네오위즈의 야심작 '애스커', 1차 CBT에서 높은 완성도를 뽐내다
밑그림은 완성됐고, 남은 것은 채색이다.
지난 7일부터 10일까지 진행된 온라인 액션 RPG '애스커'의 1차 비공개 테스트(CBT)에서 느낀 '애스커'의 첫 인상이다. '애스커'는 이번이 1차 CBT 임에도 불구하고 게임이 추구하는 방향이나 게임의 시스템 등에서 상당히 완성된 형태의 모습을 모이며 성공적으로 CBT를 종료했다.
'애스커'는 마을에서 의뢰를 받아 던전에서 전투를 진행하는 온라인 액션 전형적인 MORPG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 과정에 교황이 운영한다는 비밀 수사기관인 블랙쉽의 이야기를 녹여냈으며, 게임 진행 곳곳에서 만날 수 있는 스토리와 연관된 다양한 오브젝트와 이야깃거리 등은 게임의 몰입도를 높여주는 역할을 한다. 액션게임이라면 가장 중요한 액션도 챙기면서 게임에서 빼놓을 수 없는 감초 중 하나인 스토리까지 동시에 챙긴 부분이 꽤 괜찮은 방법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스토리나 게임의 진행 방식에 앞서 '애스커'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부분은 단연 그래픽을 꼽을 수 있다. 이번 1차 CBT에서는 최적화가 덜 이뤄진 것임에도 불구하고 최고 옵션에서 보여주는 그래픽 수준은 상당히 뛰어난 편이다. 게임 내 바닥의 질감이나 캐릭터의 모습, 배경 그래픽, 화려한 스킬과 거대한 보스 등은 최근 출시되는 여느 온라인게임 대작들과 견줘도 손색이 없다.
여기에 아직은 최적화가 더 이뤄져야 하겠지만, 그래픽 옵션을 조절하면 비교적 저사양의 그래픽카드를 가진 PC에서도 쾌적하게 즐길 수 있는 편이다. 이번 1차 CBT에서는 만날 수 없었지만 게임 내 계절의 변화 등과 캐릭터 커스터 마이징 시스템 등도 빠르면 다음 CBT애서 만나볼 수 있을 예정이다.
'애스커'는 단순히 그래픽만 뛰어난 것이 아니다. 게임에는 유명 물리엔진인 하복엔진이 사용됐는데, 이를 통해 게이머들에게 조금은 신선한 액션을 선사한다. 게이머는 게임 화면에 존재하는 대다수의 오브젝트를 파괴할 수 있으며, 게임 내에 등장하는 다양한 사물을 이용해 전략적으로 게임을 진행할 수 있다.
예를 들면 폭발하는 통을 적이 올라가 있는 초소에 던져 초소를 무너트리거나, 적이나 주변의 생물체를 얼리는 통을 적 방향으로 던져 던전 플레이를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폭탄의 폭발이나 캐릭터를 얼리는 효과는 게이머의 캐릭터에게도 그대로 적용되는 시스템으로 전략적인 사용이 중요하다. 단순히 적을 물리치는 반복 액션만으로는 자칫 지루해질 수도 있는 액션게임 특유의 문제를 뛰어난 물리엔진을 기반으로 다양한 접근 방식을 만들어 낸 셈이다.
그래픽과 함께 눈에 띄는 것은 게임 내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의 특징을 살린 '애스커'가 추구하는 액션이다. CBT 버전에서 공개된 캐릭터는 검투사, 어쌔신, 배틀메이지 등 총 3종으로 각기 다른 특징과 개성을 지녔다. 게임을 진행하는 방법이 각 캐릭터 마다 다르게 나타나는 것도 당연한 이야기다. 검투사는 선이 굵은 묵직한 캐릭터로 거대한 대검을 기반으로 전투를 펼친다.
어쌔신은 현재 공개된 캐릭터 중 가장 화려하고 빠른 움직임을 자랑하는 캐릭터로 3D 액션 RPG가 보여주는 액션의 재미를 그대로 전해준다. 배틀메이지는 근접과 원거리 마법공격이 어우러진 하이브리드형 캐릭터로 스킬의 활용이나 게이머의 운용에 따라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여기에 '체력', '민첩' 등으로 구분된 무기나 방어구의 능력치도 마나의 회복속도를 빠르게 한다거나 등의 효과를 갖고 있어 게임의 진행에 있어 큰 역할을 한다.
'애스커'는 이러한 특징을 지닌 캐릭터를 기반으로 자신이 보여주고자 하는 액션을 게이머들에게 전한다. '애스커'에서 공격은 마우스 버튼을 통해서 이뤄지고 스킬 버튼은 1~6번까지의 숫자 키에 대입해 사용한다. 게이지를 채워서 사용하는 차징 스킬부터 바로 발동되는 스킬 등 다수의 스킬이 마련됐음에도 불구하고 게이머가 던전에서 사용할 수 있는 스킬은 숫자 키 단축 창에 등록한 6개과 클래스별 특화 액션 등에 그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캐릭터는 자신의 플레이 패턴에 따라 주로 사용하는 스킬을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패시브 스킬을 장착해 게임을 즐길 수 있다. 특히, 던전에 입장하면 별도로 스킬 설정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어떤 던전에서 어떤 스킬을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연구도 필요하다. 다양한 스킬이 존재하지만 분명 버려지는 스킬이 생기기 마련인 액션 게임의 특성을 색다른 방식으로 극복한 것이다. 현재 공개된 캐릭터가 3종뿐이라도 게이머들 사이에서 던전 공략에서의 차이가 나타나는 것과 각기 다른 개성을 자랑하는 것도 이 시스템 덕분이다.
'애스커'에서 또 빼놓을 수 없는 점은 거대 보스와 대결을 펼치는 보스전이다. 본격적인 보스전투에 입장하기 전에는 컷인 영상을 통해 보스의 공격 패턴을 엿볼 수 있게 설계했으며, 게이머는 이러한 영상에서 힌트를 얻어 전투를 치를 수 있다. 특히, 보스 전투의 경우 던전의 난이도를 올려서 즐길 경우 쉬운 난이도에서는 볼 수 없었던 패턴의 공격을 펼쳐 색다른 재미를 전해준다.
앞서 이야기한 교황의 비밀 수사단체 블랙쉽에 대한 이야기도 게임 속에 재미있는 방식으로 녹여냈다. 게이머는 그저 마을에서 퀘스트를 받거나 까마귀를 통해 전해 받는 퀘스트의 내용을 읽는 것 외에도 던전에서 스토리의 중심을 이루는 단서들을 수집할 수 있다. 각 단서들을 수집하면 던전에서 새로운 까마귀 퀘스트가 전달 되기도 하며, 게임의 스토리 흐름을 한눈에 읽을 수 있는 스토리 북의 페이지가 하나씩 채워진다. 내용이 채워지는 책을 보면서 게이머들이 서사의 중심에 있다는 점을 직접적으로 전달한다.
물론 이는 빠르게 전투를 진행하는 던전에서 이러한 스토리텔링이 이뤄진다는 점에서 액션이 잠깐 끊기는 느낌이 있어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으나, 액션게임에서 스토리를 전달하고자 하는 새로운 신선한 방식으로 다가온다.
1차 CBT임에도 '애스커'가 완성도 높은 느낌으로 다가온 이유는 다른 부분에도 있다. 대개 게임의 출시를 앞둔 상황에서 이뤄지기 마련인 성우의 더빙 등도 이번 CBT 버전부터 더해져 있어 이미 밑그림인 시스템이 완성된 상황에서 콘텐츠라는 색을 더해가는 과정임을 엿볼 수 있게 했으며, 거대한 마을 광장을 이리저리 이동하지 않고 아이템의 강화나 조합, 분해 등을 인벤토리에서 바로 진행할 수 있도록 한 시스템, 메뉴에서 사용할 수 있는 파티 매칭 시스템 등 다양한 이용자 편의 시스템 등은 '애스커'가 많은 준비를 하고 게이머들 앞에서 선보여졌음을 살펴볼 수 있는 대목이다.
물론 같은 채널에 있어도 상대 캐릭터를 찾을 수 없는 문제 등 아쉬운 부분이 발생하기는 했으나 1차 CBT임을 감안하면 '애스커'는 꽤 높은 수준의 완성도를 보여줬다. 이제 막 게이머들에거 처음 선보여진 '애스커'가 지금의 단점을 보완하고 어떤 콘텐츠라는 색을 더해 2차 CBT 그리고 서비스까지 이어질지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