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큘러스VR 서동일 지사장, “수개월 내에 오큘러스 리프트 출시할 것”
“이 기기가 나왔을 때 사람들이 어떻게 세상을 바라볼 것인가 기대된다”
오큘러스VR 코리아의 서동일 지사장은 오큘러스 리프트를 통해 크게 달라질 세상의 모습을 기대했다. 스마트폰의 등장 이후 지난 6~7년간
사람들의 생활이 달라진 것처럼 오큘러스 리프트가 비단 게임을 넘어 사람들이 콘텐츠를 즐기는 양상을 바꿔놓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러한 기대는 서동일 지사장의 개인적인 바람은 아니다. 실제로 오큘러스 리프트가 처음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2012년 이후로 많은 개발자들과 게이머들이 가능성을 보고 환호했다. 단순히 평면적인 화면을 게이머의 시야에 비춰주는 기존의 헤드 마운트 디스플레이와는 달리, 자기 자신이 가상현실 공간 한가운데에 자리한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는 점이 다른 기기와 비교했을 때 오큘러스 리프트가 지닌 가장 차별화된 요소였다.
오큘러스 리프트의 발전 속도도 대중이 이 기기에 더욱 큰 기대를 하도록 만들었다. 처음 등장한 오큘러스 리프트의 개발자 키트인 DK1은 1280x800 해상도의 LCD를 장착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해상도와 반응속도를 보였지만, DK2 버전은 1920x1080 해상도의 AMOLED를 통해 더욱 선명하고 잔상 없는 영상을 선보이기에 이르렀다.
해상도 이외에도 포지션 트랙킹 카메라를 통해 이용자의 움직임을 좀 더 적극적으로 반영하게 된 것도 장점이다. 오큘러스 리프트를 착용한 상태로 몸을 앞으로 움직이면 가상 공간에 비춰지는 사물에 좀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으며, 몸을 좌우로 기울이는 정도에 따라 사물이 보이는 각도가 달라지는 효과도 확인할 수 있었다.
다양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는 오큘러스 리프트는 얼마나 우리들의 삶에 가까이 다가왔을까. KGC 2014가 진행 중인 코엑스에서 오큘러스 VR 코리아의 서동일 지사장을 만나봤다.
질: 오큘러스 VR이 생각하는 기능이 현재 얼마나 구현이 된 것인가?
답: 소비자 버전으로 가기엔 아직 구현할 것이 많다고 본다. 해상도를 더 올려야 하며, 포지셔널 트래킹 범위도 넓힐 필요가 있다. 또한
하드웨어가 준비가 되더라도, 이를 활용할 수 있는 콘텐츠가 확보되야 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기술적인 구현을 어디까지
할 것이냐는 정해진 것은 없다. 개발이 진행 되면서 목표가 더욱 늘어나는 상황이다.
질: 어떤 엔진과의 협력을 진행 중인가? 또한 협력하는 엔진 개발사에게는 어떤 혜택이 주어지나?
답: 게임 엔진 시장은 유니티와 언리얼 엔진이 양분하고 있는 상황. 다른 엔진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실질적으로 많이 활용되는 것은
이들이니까. 유니티 트라이얼과 프로버전 5.0에 오큘러스의 SDK가 포함된다.
이는 아예 제품이 나갈 때부터 오큘러스 SDK가 소스에 포함되어 있기에 이를 활용하기 위한 별도의 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다. 언리얼 엔진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하이엔드와 로우엔드를 양분하고 있는 이들과 협력하게 되면 좀 더 개발을 빠르고 용이하게 할 수 있다.
이들 엔진 개발사도 오큘러스 VR과의 협력에 관심을 갖는 이유가 게임이 줄 수 있는 새로운 경험이 한계에 다다르고 있기 때문에 경험의 폭을 넓히기 위함이다. VR이 비단 게임 뿐만 아니라 다른 영역에도 활용될 수 있는 좋은 플랫폼이기에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고 있다고 본다.
질: 자체적으로 사운드 출력은 지원할 것인가?
답: 개발 로드맵에 사운드 출력도 포함되어 있다. DK2의 다음 버전인 ‘크레센트 베이’에는 3D 공간 출력도 포함되어 있다. 처음에는
이러한 기능 탑재를 고민하지 않았지만 이를 통해 줄 수 있는 몰입감이 엄청나기 때문에 3D 사운드 기능도 포함했다.
질: 오큘러스 VR과 연계한 주변기기를 직접 개발할 생각은 있나?
답: 지금 가장 집중하고 있는 부분은 어떻게 하면 어지러움을 덜고 부자연스러움을 줄일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시각적인 부분에 가장 집중하고
있다. 시각적으로 현장감을 주고 잔상과 픽셀이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올리는 것이 급선무다.
주변기기를 직접 개발할 것인지 아닌지 지금은 대답할 수 없지만, 오큘러스 VR의 등장으로 많은 주변기기가 만들어지고 있다. 이런 부분이 시사하는 점이 크다고 본다. 오큘러스 리프트의 탄생에 의해 시장 생태계가 움직이고 있다는 뜻이니까 말이다. 우리는 앞으로 VR에 최적화된 인풋디바이스가 무엇이 될지는 고민 중이며 다양한 솔루션을 구축 중이다.
질: 게이머들에게 새로운 체험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다양한 체감형 기기가 나왔지만 기세를 이어가지 못 했다. 오큘러스 리프트도 그들처럼 되지 말란 법은 없는 상황인데 이에 대해 어떤 대책을 갖고 있는가? 그리고 게임 말고 어떤 분야가 관심을 보이고 있나?
답: 오큘러스 리프트는 가상현실 게임을 하고 싶어서 만들어진 기기. 게임은 이미 가상현실이고 여기에 몰입감만 준다면 이를 제대로 구현하기
쉽기에 게임에 적용하는 것이 더 적합하다고 판단을 했던 것이다.
노르웨이에서는 탱크 탑승원이 고개를 돌리기만 하면 탱크 외부의 카메라가 이에 맞춰 움직여서 시야를 확보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포드사에서는 자동차를 조립하기 전에 미리 완성차를 둘러볼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을 지니고 있다. 나사에서는 우주 공간에서의 작업을 위해
작업자의 움직임이 로봇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하는 등 많은 분야에서 이러한 기술에 관심을 보인다.
오큘러스 리프트를 개발하면서 이 기기가 게임 뿐만 아니라 인간이 가진 많은 한계점을 돌파할 수 있는 플랫폼이 됐다고 생각한다. 하드웨어가 어떻게 이용될 것인지는 우리가 관여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다. 컨텐츠 개발자들이 얼만큼 상상력을 발휘할 것인지가 관건이고 우리는 그들이 좀 더 몰입할 수 있는 기기를 만드는 것이 최우선이다.
질: 오큘러스 리프트의 시제품 가격은 어느 정도가 될 것이며, 언제 출시가 되는가? 그리고 어떤 콘텐츠를 선보일 것인가?
답: 오큘러스 VR은 지금까지 시판 계획을 발표하지 않았다. 출시에 앞서 내부적으로 고민할 것이 많다. 하지만 출시를 앞으로 몇 년간 끌
지는 않을 것이다. 수 개월 내에 여러분들에게 시제품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시제품에 필요한 스펙은 이미 알고 있으며, 지금은 비용과 디자인 측면을 고려 중이다. 콘텐츠는 오큘러스 앱스토어를 통해 공급할 것이다. 오큘러스 리프트를 착용하면 앱스토어에 접속할 수 있고, 이 곳에서 앱을 다운받아서 이를 구동하는 식이다. VR 전용 앱스토어를 고민 중이며, 이를 통해 많은 개발사들이 수익을 가져갈 수 있는 구조를 갖출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