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넷마블게임즈, "글로벌 경쟁 절박…게임산업에 보탬 되겠다"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와 넷마블게임즈(대표 권영식 / 이하 넷마블)가 글로벌 게임 시장 진출을 위한 전략적 제휴를 체결하고 긴밀한 협업 관계에 나선다. 엔씨소프트는 자사의 지적 재산권(IP)를 제공하고, 넷마블게임즈는 모바일게임의 크로스 프로모션과 플랫폼 등을 제공하고 공유하는 것이 핵심이다.

양사의 제휴가 체결 된 이후 엔씨소프트와 넷마블의 창립자인 김택진 대표와 방준혁 의장은 17일 서울 소공동 프라자호텔에서 진행된 기자 간담회에서 질의 응답 시간을 갖고 이번 전략적 제휴 체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특히 준비된 질의 응답 시간을 모두 사용한 뒤에도 별도의 이야기를 꺼내며 현재 글로벌 경쟁이 절박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이번 전략적 제휴가 게임산업에 보탬이 되기 위한 것임을 알아달라고 부탁했다.

현장에서 진행된 질의응답에 시간에는 엔씨소프트 김택진 대표, 넷마블 게임즈 방준혁 의장과 함께 엔씨소프트 윤재수 CFO, 배재현 부사장, 넷마블게임즈의 권영식 대표, 백영훈 사업총괄 부사장이 참석했다.

아래는 현장에서 진행된 질의 응답 전문이다.

Q. 엔씨소프트와 넥슨의 관계에 대해 많은 관심이 몰리고 있다. 속 시원한 답변을 부탁 드린다. 또 양사의 협의를 어느 쪽에서 먼저 제안했는지 궁금하다.
A. 김택진 대표 : 넥슨과의 관계로 여려 근심 걱정을 사회적으로 일으키고 있는 것에 대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이 일 같은 경우 그런 일과는 상관 없이 진행됐다. 모바일 시장에 대한 고민이 갑자기 나온 것도 아니다. 몇 년 전부터 계속해서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을 추구해온 것이고, 방준혁 의장뿐만 아니라 여러 모바일 시장 대표들과 함께 상의하는 자리가 여러 번 있었다. 모바일 시장 진입에 있어서 시행착오를 줄여줄 수 있는 적극적인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그리고 더 큰 그림이 중요하다. 현재 우리나라 게임산업 사정이 여의치가 않다. 세계적인 경쟁 속에 이미 들어왔는데 한국 게임들이 정체기에 있었다. 중국을 비롯한 해외에서 게임이 성장하면서 예전에 온라인게임은 우리나라였지만, 지금은 산업의 지속이 가능한가에 대한 의문이 남을 정도다. 이런 것들을 깨보고 싶었다.

또 항간에 여러 가지 이야기들이 있지만, 세계적인 경쟁에서 살아남느냐에 대한 것이 더 절박한 일이다.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큰 계기가 되는 것이 이 자리라고 판단한다. 제안은 서로 자연스럽게 얘기하는 와중에 있었고, 이 고민 저 고민 이야기 하면서 자연스럽게 나왔다.

Q. 넥슨 경영권 분쟁 이후 사태 해결을 위해 노력 중인데 어떤 부분에서 해결되고 있지 않은지?
A. 김택진 대표 : 넥슨에 대한 이슈는 나중에 말할 기회가 있을 것이다. 말할 수 있을 때 설명 드리도록 하겠다.

Q. 양사가 처음으로 함께할 프로젝트는 무엇인가.
A. 방준혁 의장 - 내부적으로 많은 고민을 해야 했다. 엔씨소프트가 상장사이기 때문에 내부 공시 위반 등 여러 가지 문제가 있어 아직 논의가 안된 상태다. 이제 본격적인 논의를 해야 하고 첫 번째는 '아이온'이 되었으면 좋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Q. 3개월 전쯤 김택진 대표는 오픈마켓에 종속된 현실을 소작농이라고 표현하고, 클라우드나 이런 방식을 통해 탈피하고 싶다고 했는데 오늘의 제휴와 상충되지는 않는가? 또 아직 그 생각은 유효한지 어떻게 전개할 것이 궁금하다.
A. 김택진 대표 : 연장선에 있다고 본다. 그리고 단순히 게임을 퍼블리싱 하는 것은 특별히 제휴를 맺지 않아도 된다. 우리가 원하는 모습은 그것이 아니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성공적으로 독자 진입하는 것이다. 넷마블의 경우 자사게임이나 퍼블리싱 외에 크로스 프로모션 등의 지원을 해준 적이 없는데 이런 지원들을 통해 그 길을 열 수 있도록 도움을 주신 것에 대해 굉장히 고마움을 느끼고 있다.

Q. 양사가 협력할 때 문제가 없을까 하는 의문도 든다. 양사가 서로의 차이를 어떻게 해결해나갈 것인가?
A. 김택진 대표 : 이번에 일을 진행하면서 넷마블과 엔씨가 공통점 있다고 느꼈다. 그 공통점은 한국에서 게임을 개발해서 글로벌에서 성공시켜야겠다는 부분이다. 저나 방준혁 의장 모두 개발실에서 사는 사람들로 유명하다. 게임을 개발하고 세계 시장에 내놓는데 사명이 있고 노력하고 있다. 서로간의 경험이 도움이 될 수 있는 확신을 갖고 있다. 모바일 쪽에 대한 시장 경험부터 기술적인 노하우를 넷마블을 통해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 넷마블에서 이야기한 세계 모바일게임 시장의 트렌드는 코어한 게임으로 넘어가는 것이다. 코어 게임의 노하우를 갖고 있는 엔씨소프트의 DNA가 넷마블을 한 단계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양사의 장점이 잘 섞여서 좋은 그림을 그려줄 것이라 확신한다. 저희가 넷마블의 도움을 받는 것만이 아니라 서로 IP를 활용하고, 저희도 온라인게임 시장에서 마케팅을 도와주며 양사간의 개발은 물론 양사의 게임을 즐기는 플레이어들에게도 '윈윈'이 될 것으로 보이는 모습을 상호간에 갖췄다고 본다.

Q. 넷마블 게임즈가 비상장 회사라 기업가치를 어떻게 산정했는지 궁금하다.
A. 김택진 대표 : 일단 넷마블의 경우 비상장사 이기 때문에 기업 가치에 대해서는 많은 고민을 했고, 제 3자의 회계법인에 의뢰를 맡겨서 작년도 연말 결산한 것까지 감안해 기업가치, DCF 등 여러 가지 제시된 범위 내에서 정리했다.

권영식 대표 : 작년 텐센트 투자 때도 기업가치에 대한 질문이 있었다. 넷마블은 최근 3년 정도 계속해서 성장해 왔다. 성장이 다소 떨어지긴 했지만 질적인 성장으로 보면 보드 게임과 온라인 게임 쪽이 하락했고 모바일 게임은 40% 이상 고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기업 가치가 현재의 실적만으로 평가하는게 아니고, 미래의 넷마블을 반영했다고 본다. 그리고 넷마블은 현재 외부에 투자 제안을 많이 받고 있다. 엔씨와의 협력관계는 가장 좋은 파트너로 판단한 것이다. 엔씨와의 협력 관계가 지금보다 훨씬 크게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Q. 넷마블의 성공한 게임의 경우 대부분 카카오 플랫폼을 통했다. 3할을 애플과 구글이 2할을 카카오가 가져간다. 여기에 엔씨의 IP까지 더해지면 쉽게 말해 남는 장사가 될 것 같지 않다.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방준혁 의장 – 모바일 산업은 잘 알고 계시는 것처럼 안드로이드 마켓이나 애플의 마켓을 통해서 성장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앞으로도 어떤 마켓이 나오고 시장을 형성할지 지켜봐야할 것이다. 하지만 가장 크게 봐야하는 부분은 글로벌 시장에서 어떻게 인지도를 높이고 시장 점유율을 키울 것이냐 그리고 글로벌 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IP를 확보하느냐 등이다. 이것이 현재의 우선 순위다.

카카오와는 국내의 좋은 파트너로 함께 하고 있다. 최근 '레이븐'과 '크로노블레이드'를 네이버와 함께하는 것을 보고 탈 카카오톡으로 보시는 분도 있는데 두 게임이 카카오톡의 소셜 플랫폼 보다는 좀 더 코어한 유저를 모을 수 있는 쪽에 어울린다고 판단한 것이다.

넷마블의 사업 전략은 한 방향이 아니라 글로벌 경쟁력을 가져갈 수 있는 좋은 파트너와 협력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익률 20% 정도라면 다른 산업군에 비해 적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시장의 변화에 따라 이익률을 높이는 방향도 찾아갈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Q. 지금의 심정이 궁금하다.
A. 김택진 대표 = 항상 똑같다. 인생에 늘 파도가 온다 그 파도를 넘어서 잘 살아봐야지 생각한다. 최근 몇 년 동안에 굉장히 많은 변화가 있었다. 스타트업 하는 기분으로 모바일 시장에 뛰어 들고 싶은 생각도 있다. 하지만 우리가 기존의 역량을 지켜나가는 것도 중요하다. 그리고 넷마블과 함께 양사가 글로벌 시장에서 승자가 되기 위해 기쁘게 일을 해나갈 것이 지금 드는 생각이다.

Q. 엔씨소프트의 우호 주주 세력으로 활동할 것인가?
A. 방준혁 의장 : 엔씨의 주주이니 당연히 엔씨소프트의 세력이다. 넥슨과의 분쟁 건에 대해서 이야기 주신 것 같은데 넷마블의 경우에도 저만 주주가 아니고, 주주로서 항상 넷마블의 이익에 부합되는 결정을 할 수 밖에 없다. 엔씨소프트의 경영진이 올바른 선택을 하는지, 회사를 미래 지향적으로 잘 경영하는지에 대한 관점에서 바라볼 것이다. 궁극적으로 엔씨가 한국의 훌륭한 게임 개발사를 넘어서 글로벌에서 성장할 수 있길 바란다. 조언하거나 도와줄 것이 있으면 도와주고 이야기를 해나갈 것이다.

Q. 넷마블의 주요 주주 중 하나가 텐센트다보니 이번 제휴로 엔씨소프트의 기술이 중국에 넘어갈 위험은 없나?
A. 방준혁 의장 - 지금 텐센트가 넷마블의 기술을 가져가 성공하고 있는 것일까? 텐센트는 넷마블에게 어떤 기술도 요구하지 않고 필요하지도 않다. 일례로 중국은 우리나라에서 쓰는 서버기술과 다르다. 한국게임이 중국에 진출할 때 6개월씩 진행하는 이유 중 하나가 서버 기술 때문이다. 지금 시장은 10년전 5년전 시장이 아니다. 한 쪽이 일방적으로 기술 수준이 높고 낮지도 않다. 게임 시장은 각 나라의 인프라 수준에 맞춰서 각자의 기술이 발전하고 있는 단계다. 서로 신규 게임을 벤치마킹하고 상호 학습하고 배우는 단계라고 이해하면 좋을 것 같다.

Q. '아이온' 모바일게임 현재 개발 중이고, 일본에서 엔씨의 IP를 이용한 게임도 나온적이 있다. 지금의 제휴와 어떤 부분이 다른가?
A. 김택진 대표 : 일본에서 리니지 IP를 사용한 모바일게임은 우리가 가진 IP를 열었다기 보다는 우리가 가진 IP를 실험하는 단계였다고 본다. 이를 통해 모바일 시장 전략을 수립하는데 도움이 많이 됐다. 이번 제휴 같은 경우는 우리의 IP를 본격적으로 확장하기 위한 독점 계약이다.

질의 응답을 마치며

방준혁 의장 : 오늘 사안에 대해서 넥슨과의 경영권 이슈에 관심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단순히 경영권 이슈에 지분을 투자한다, 또한 이 일로 이러한 기자회견을 한다는 것은 넷마블 측 입장에서 말이 안 된다. 이 이슈는 엔씨와 넷마블이 왜 이런 협업을 하려는지 그 취지에 대해서 좋은 시각으로 이해해 주시길 부탁드린다.

앞으로 6개월만 지나면 PC 시장처럼 모바일 시장도 해외의 글로벌 회사들이 큰 점유율을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본다. 이미 30위 권 내 30% 이상이 해외 게임이기도 하다. 상황이 이렇게 계속되면 국내에서 잘하는 것이 큰 의미가 없게 된다. 넷마블과 엔씨 모두 상당히 절박하다. 그리고 두회사 모두 글로벌로 시각을 돌리는 순간 아직도 작은 회사고 경쟁력이 약하다. 이럴 때 힘을 합쳐 큰 경쟁력을 가져가지 않으면 글로벌 경쟁에서 상당이 어렵다.

국내에서 1등을 해도 서구권에서 상위권을 차지하는 회사보다 경쟁력이 떨어진다. 또 해외에서 마케팅 융단폭격을 해버리면 우리도 버틸 힘이 없다. 이런 현실을 인지하고 굉장히 큰 위기감을 느끼기 때문에 IP와 플랫폼도 개방하며 양사가 큰 경쟁력을 갖추려고 하는 것이다.

텐센트의 경우에도 대만에 진출할 경우에는 쿤룬에게 게임을 주기도 한다. 잘하는 회사들은 잘하는 회사들에게 준다. 실제로 IP를 공유하는 경우도 상당히 많다. 도태되면 한국 시장이 굉장히 어려워질 것이다. 이제는 국내에서 누가 잘하느냐 자존심 싸움보다 세계화 시장으로 바뀌어 버린 상황에서 글로벌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본다.

김택진 대표 : 방준혁 의장과 함께 둘이 나선 이유도 진솔함을 전달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우리가 현재 갖고 있는 문제 의식, 그리고 이를 극복하고자 하는 노력이 계속될 것이다. 양사의 협력은 양사가 글로벌 경쟁시대에 어떻게든 살아남고 우리나라 게임산업에 보탬이 되려고 한다는 것임을 이해해주셨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