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인정한 모비릭스, "눈 앞의 이익에만 매달렸으면 지금의 우리는 없었다"
최근 방한한 조너선 알퍼니스 구글 글로벌 모바일 광고 제품 총괄은 구글이 제공하는 앱 프로모션 솔루션을 잘 활용해 성공을 거둔 회사로 한국 개발사 두 곳을 소개했다. 하나는 블레이드, 영웅 등을 연이어 성공시키며 가장 뜨거운 회사로 발돋움한 네시삼십삼분이고, 또 하나는 대부분 생소할 게임사 모비릭스다.
모비릭스는 텐가이, 1945 시리즈 등 과거 인기 있던 오락실 게임을 주로 선보인 회사로, 구글의 발표에 따르면 모비릭스는 자사의 앱 내에서 다른 앱을 광고하는 인 앱 하우스 광고를 잘 활용해 다운로드를 500% 증가시켰다고 한다.
“모비릭스는 지난 2004년에 설립됐으며, 현재 60여가지의 게임을 글로벌 원빌드로 서비스하고 있습니다. 현재 매일 매일 한명이라도 접속하고 있는 국가가 220~230개국 정도이고, 구글플레이에서 지난 2월 한달동안 모비릭스 게임이 기록한 다운로드 수가 천만이 넘습니다”
모비릭스의 노현관 이사의 설명에 따르면 모비릭스가 글로벌 서비스에 주력한 것은 약 2년전부터다. 카카오 열풍으로 인해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자, 규모가 크지 않은 모비릭스 입장에서는 동등한 경쟁을 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당시 모비릭스도 카카오 열풍에 동참해 포켓볼 매니아 for kakao라는 게임을 출시하기도 했지만, 모비릭스의 상황상 이대로 카카오에 올인해 대형 퍼블리셔들과 경쟁하는 것은 자살행위라는 것을 더욱 확신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결국 카카오를 포기한 모비릭스가 선택한 것은 남들이 아직 관심을 가지지 않던 구글의 애드몹이다. 모바일 광고 플랫폼 애드몹은 광고 노출에 따라 수익을 배분하는 방식인 만큼 인앱 결제가 중심이 되는 다른 회사처럼 대박은 꿈꿀 수 없더라도, 폭넓은 사용자층만 확보된다면 안정적인 수익 증가를 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처음에는 경험이 부족하다보니 게임을 글로벌 원빌드로 전세계에 출시하는 것도, 사용자가 다른 게임까지 설치하게 만드는 것도 난관의 연속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2년동안 꾸준한 분석과 연습을 통해 사용자 층을 점점 더 늘려갔으며, 2014년 말에 하루 15~20만 정도이던 전체 게임 다운로드 수치가 지금은 하루 45만을 돌파했다고 한다. 실제로 모비릭스의 대표작인 미로찾기의 왕이라는 게임은 지금까지 1700만 다운로드를 기록했을 정도다.
노이사는 돈을 쫓기보다는 돈을 따라오게 만들게 하자는 것이 회사의 방침이었기 때문에 초반 힘든 시기를 극복하고 지금처럼 안정적인 수익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며, 눈 앞에 이익만 보고 인앱 결제 방식에만 매달렸다면 돈 욕심에 게임을 망치는 것을 반복했을 텐고, 그 결과 벌써 회사가 없어졌을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저희가 전세계에서 사용자를 이렇게 많이 늘릴 수 있었던 것은 구글 플레이의 애드몹 기능을 철저히 분석해서 활용하고, 사용자의 반응에 적극 대응했기 때문입니다”
현재 모비릭스가 거둔 성과는 구글과 친해서 구글 추천 게임에 많이 등록됐기 때문도 아니고, 비용을 써서 마케팅을 많이 진행했기 때문도 아니라고 한다. 심지어 모바일 마케팅에서 필수라고 하는 CPI 마케팅도 진행하지 않고 순수히 게이머들의 선택에 의한 자연 발생 다운로드 수치다. 노이사는 모비릭스가 구글에게 인정받을 수 있었던 것은 그들의 서비스를 누구보다 더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개선할 부분을 적극 건의하는 파워유저였기 때문이라며, 구글 추천 게임에 등록되는 것 역시 효과가 일시적이니 구글과 친해지려고 노력하기 보다는 전세계 게이머들의 입맛에 맞는 게임을 찾아내고 문제없이 서비스하기 위해 노력하는게 낫다고 강조했다.
그럼, 전세계에 통하는 게임을 서비스하기 위해 제일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노이사의 말에 따르면 기능을 제거하는 것이다. 최근 유행하는 모바일RPG들처럼 복잡한 콘텐츠가 많이 추가되면 몇몇 열성 사용자들의 인앱 결제가 늘어나긴 하겠지만, 그 결과 스마트폰 요구 사양이 높아져 서비스할 수 있는 국가가 제한되고, 초기 사용자 모집에서 제일 중요한 안정적인 서버 상황을 유지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푸쉬 메시지 역시 그 순간만 보면 접속자가 늘어나기에 좋아보이지만, 결국 잦은 푸쉬 메시지는 게이머들을 지치게 만드는 만큼 결과적으로는 좋은 선택이 될 수 없다고 한다.
노이사는 글로벌 원빌드 서비스를 꿈꾸는 회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묻자 스마트폰은 전화, 문자, SNS, 인터넷을 하기 위한 휴대용 작은 컴퓨터이지 게임만 즐기기 위해 구입하는 게임기가 아니라며, 전세계 대다수의 사람들은 게임을 여유있을 때 잠깐 시간을 보내는 용도로 사용하고 있으니 가장 단순하고 원초적인 재미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최근의 게임들은 큰 보상을 미끼로 게이머들을 끌어들이려고 하는데, 기본적인 재미가 부족하면 아무리 큰 보상이라고 하더라도 한계가 있다는 것을 절대 잊어서는 안되다고 덧붙였다.
“현재 한국 시장에서 중소 스타트업이 대박을 꿈꾸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고 생각합니다. 때문에 치열한 국내 시장을 벗어나 글로벌 서비스를 노리는 회사들이 많은데, 단순히 게임만 재미있으면 된다거나, 마케팅 비용을 많이 지출하면 된다는 생각은 오산입니다. 가장 기본적인 재미를 추구하는 것부터 시작해 경험을 쌓고, 더디더라도 점진적인 성장을 노리는 것이 더욱 성공에 가까워지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