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스토리] 프롤로그 : 엔씨소프트를 바라보는 18년의 기록들
엔씨소프트. 한국의 게임사를 말할 때 이 이름을 빼고 논하기란 불가능에 가까울 것이다.
한국이 온라인 게임의 종주국이라고 자처하는 가운데, 엔씨소프트가 개발한 '리니지'는 한국 게임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타이틀이었고 출시 후 15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한국 최고의 게임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 이후에도 '리니지2', '아이온'에 이어 '길드워' 시리즈와 '블레이드&소울' 등 글로벌 히트작을 탄생시키며 국내 최고의 게임 거인으로 우뚝 섰다. 그리고 이후에도 '리니지 이터널'과 '프로젝트 혼' 등의 굵직한 신작을 바탕으로 미래의 고퀄리티 게임세상을 약속하고 있다.
엔씨소프트의 시작은 조그만 네트워크 회사였고 김택진 대표 또한 네트워크를 다루는 평범한 연구원에 불과했지만, 90년대 말에 다가온 '스타크래프트'의 열풍과 함께 시대가 요구한 '사이버 세상'의 시작은 엔씨소프트라는 게임 거인이 탄생하는 양분이 되기에 부족하지 않았다.
천재 개발자 송재경 씨가 담당했던 불새출의 대작 '리니지'는 또 다른 세상의 창조를 이뤄낸 업적이었고 이를 경험하는 사람들은 새로운 세상의 도래에 열광하며 게임에 빠져들어갔다. 동시접속자 1천 명을 달성하는데 환호했던 엔씨소프트는 어느 순간 수만 명을 거느린 개발사로 거듭났고, 십수년이 지난 현재까지 '리니지'의 흥행은 계속되고 있다.
개발 당시 '언리얼 엔진2'를 활용하는 등 최첨단 게임 개발 기술을 총 동원하며 수많은 천재 개발자들을 배출해냈던 '리니지2'도 동시접속자 8만 명을 기록하며 국내 3D MMORPG 시장의 역사를 새로 썼고, 북미 시장의 개척자이자 첨병이었던 리차드 게리엇 형제들, 수많은 고민 끝에 완성되어 엔씨소프트의 기틀을 잡은 '아이온'과 최신작 '블레이드&소울'까지 엔씨소프트에는 수많은 게임의 역사가 베어져 왔다.
하지만 눈부신 성공에는 그 성공 만큼이나 깊은 고민과 갈등, 시행착오가 내재되어 있었다. 조금만 고개를 숙이고 들여다보면 더욱 많은 엔씨소프트의 DNA들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성공작들의 면면에 가득한 개발자들의 오기와 '할 수 있다'는 신념, 그리고 밥먹듯 밤을 새가며 게임을 개발해온 개발자들의 거친 숨소리들은 지금도 숨막힐 만큼이나 많은 이야기를 쏟아내고 있다.
여기에, 한국에서 처음 PC 온라인 게임산업을 이끄는 동안 발생한 수많은 시행착오들과 회사 내의 수많은 정치적 이슈들 또한 현재의 엔씨소프트를 만들어낸 시간의 단편들이라 아니할 수 없다.
엔씨소프트 게임문화재단의 설립과 운영, 모바일 게임 팀과 캐주얼 팀의 진행과 철수, 야구단의 설립, 그리고 시간이 흘러 넥슨과 넷마블과 지분을 스왑하기 까지의 수많은 과정들 또한 엔씨소프트를 바라보는 주요 지표가 될 것이다.
그러한 모든 과정과 그 순간들은 제각기 한 편의 드라마이며 아름다운 화음으로 어우러져 지금의 엔씨소프트를 만들어냈다. 그리고 그런 것 모두가 소중한 역사의 산물이라는 것을 한국의 게임사들과 게이머들 역시 잘 알고 있다.
대한민국의 게임 역사에 도저히 빠질 수 없는 게임 거인 엔씨소프트, 본지에서는 2015년을 맞아 각 게임회사의 연대기를 작성하는 특별 기획을 만들었고, 그 시작으로 국내 대표 게임 회사인 엔씨소프트를 선정했다.
한정된 지면 안에서 십수년 동안 진행되온 엔씨소프트의 모든 것을 다루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겠지만.. 가능한 다양한 면을 비추어 엔씨소프트를 파헤쳐보도록 할 예정이다.
3개월에 이르는 오랜 취재 기간, 지금부터 써내려가는 이 기록이 많은 분들에게 유익한 자료로 남길 빌며 프롤로그를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