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DC 15, 규모는 줄었지만 내실은 더해졌다

올해로 9회째를 맞이한 넥슨 개발자 컨퍼런스(이하 NDC). 지난 5월 19일부터 금일(21일)까지 진행된 이번 컨퍼런스가 마지막 날에 접어들었다.

지난 2007년에 넥슨 사내 행사로 시작한 이 컨퍼런스는 2011년부터는 넥슨을 넘어 한국 게임업계를 아우르는 거대한 컨퍼런스로 성장했으며, 매년 새로운 주제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그에 상응하는 다양한 세션을 마련해 업계 관계자들의 찬사를 받았다.

이번 NDC 15의 주제는 'Pathfinder'(개척자). 작년의 주제인 'Checkpoint'(중간 검사점)과 일맥상통하는 내용으로 구성되며, 다시 한 번 국내 게임업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ndc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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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길을 끄는 것은 이번 NDC 15의 규모가 예년에 비해 다소 작아졌다는 것이다. NDC 15의 전체 세션은 총 99개로 115개로 진행된 NDC 14보다 적은 수의 세션으로 구성됐으며, 2009년 이후 처음으로 100개에 미치지 못 하는 수의 세션이 마련된 것을 알 수 있다.

얼핏 보면 '컨퍼런스의 열기가 예년에 미치지 못 한 것 아니냐'는 의문이 들 수도 있는 상황. 작년 NDC 14가 넥슨 창사 20주년을 기념해 다양한 키노트 스피치가 진행되면서 눈길을 끌었고, 김정주 회장이 깜짝 등장하는 등 화제성이 만발했었기에 더더욱 그렇다.

이번 NDC 15는 작년보다는 상대적으로 화제성은 부족했다 할 수 있지만 그런 와중에도 내실을 더했다는 것에 주목할만 하다. 실제로 이번 NDC 15는 뜨거운 열기 속에 진행됐으며, 다양한 세션을 통해 국내 게임업계의 방향성을 제시하는데 성공했다.

NDC 15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길건너친구들', '살아남아라 개복치' 등 독특한 아이디어로 성공을 거둔 해외 인디 개발자들의 경험담을 다채롭게 들어볼 수 있었다는 점과 야생의 땅 듀랑고, 삼국지 조조전 온라인, 메이플스토리2 등 넥슨의 차세대 게임을 개발 중인 현역 개발자들이 개발 노하우와 라이브 서비스 비결에 대한 세션을 진행했다는 점이다.

개발자들의 노하우를 직접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은 '넥슨 개발자 컨퍼런스'라는 이름에 가장 잘 부합하는 가치였다 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너무 넥슨 게임 위주로 편성된 것이 아니냐며 아쉬워하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한다. 맞는 말이다. 최근 몇년 사이 NDC에서는 넥슨 이외의 다양한 업체 소속 인물들의 강연을 만나볼 수 있었기에 더더욱 이런 아쉬움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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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번 NDC 15의 다양한 세션을 차지한 넥슨의 게임들은 모두 기존 한국 게임시장에서는 찾아볼 수 없던 시도를 하고 있는 게임들이다. 자연스럽게 과거에 어디선가 들어봤던 것 같은 이야기가 아닌, 완전히 새로운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됐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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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유명IP를 모바일로 옮겨오는 작업을 하고 있는 작품(삼국지 조조전 온라인)과 즐길거리를 제공하는 플랫폼이 아닌 플랫폼 자체가 즐길거리가 되는 작품(메이플스토리2), 생태계 질서를 모바일게임에 담아내려는 시도를 하고 있는 작품(야생의 땅 듀랑고)에 대한 세션은 굳이 넥슨게임이라는 시선을 접어두고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는 작품'이라는 선에서 바라봐도 문제가 없는 게임들이다.

강연에 참가한 청중의 입장에서는 기존에 걷지 않던 길을 걷고 있는 이들의 심정을 들어보는 것만으로도 가치가 있었으리라 생각한다.

ndc 2015 팀 트레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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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적으로 이번 NDC는 작년의 콘셉트의 뒤를 잇는 적절한 콘셉트를 잡았고, 그런 콘셉트에 상응하는 세션을 알차게 준비하는데 성공한 컨퍼런스다. 양적인 면에 치중해 질적인 면을 놓치는 우를 범하지 않은 NDC 15.

작년에는 지금까지 한국 게임산업이 걸어온 발자취를 돌아봤고, 뒤를 돌아본 이후에는 앞으로 나아갈 길을 찾는 모습을 보였다. 과연 올해의 'Pathfinder'(개척자)들이 찾아낸 게임산업의 항로는 어떤 모습일지. 벌써부터 내년 NDC 16이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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