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조이2015] 中모바일게임 시장에 韓게임 멸종..'경쟁력 없어진지 오래'
"한국 모바일 게임을 찾지 않은지 꽤 됐습니다. 차이나조이에 한국 게임이 없는 것은 놀랄만한 일이 아니에요."
지난 7월30일부터 중국 상해 뉴인터내셔널 엑스포 센터에서 열린 세계 최대게임쇼 '차이나조이2015'. 이 행사에서 한국 모바일 게임들이 약속이나 한 듯이 싹 사라졌다. 더이상 한국 모바일 게임을 취급하지 않는다는 중국 게임업계 관계자의 말이 현실로 다가오는 순간이었다.
< 중국 메이저 개발사부터 중견 개발사들까지.. '한국 게임 NO'>
이번 차이나조이2015에 참가한 중국 개발사들은 자사 부스 내에서 높은 비중으로 모바일 게임을 다루었지만, 한국 모바일 게임을 전시한 곳은 제로에 가까웠다.
국내에서 압도적 1위를 하고 있는 '레이븐' 마저도 시연대가 단 1대였고, 그외에 한국 개발사들이 직접 차린 한국 공동관 외에 한국 게임을 볼 수 있는 곳은 없었다. 텐센트, 퍼펙트월드, 넷이즈, 창유, 추콩 등 수많은 메이저 게임사들을 비롯해 중견 중국 개발사들 까지도 철저히 한국 게임들을 외면했다.
이는 이들 중국 개발사들이 지난해까지 부분적으로나마 한국 모바일 게임을 다루었던 것과 대조되는 부분이며, 한국 모바일 게임의 위상이 극히 떨어지고 있다는 반증이라고도 볼 수 있다.
< 비투비 시장도 완전히 변해..뒤바뀐 위상 극명히 드러나>
이같은 기류와 함께 중국 게임사들이 한국 게임사들을 찾는 태도도 확 바뀌었다.
국내 메이저 모바일 게임사의 한 관계자는 "작년만 해도 한국 모바일 게임을 사겠다고 찾아오는 중국 관계자들이 많았는데, 올해들어 그런 문의가 거의 없다."며 "오히려 게임은 자신들이 전부 다 만들테니 괜찮은 IP만 달라는 요청이 더 많다."고 말했다.
실제로 본지에서 '차이나조이2015' 기간 동안 만난 50여 개의 중국 모바일 게임 개발사들 중 상당수는 한국 개발사들보다 자신들이 기획, 디자인, 시스템, 결제 방식 구축, 서버 등 대부분의 분야에서 앞서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마나 한국이 앞서고 있다고 보는 것은 '타격감, 연출, 그래픽의 세련미' 정도 였다.
한 중국 개발사는 "한국 개발사와 합작해서 게임을 개발한다면 디자인 외주 정도를 의뢰하고 싶다."고 말해 이미 한국 모바일 게임들의 위상이 극히 추락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기도 했다.
< 한국 게임사들 '빨간불'...진정한 현지화에 관심 가질때>
이러한 기류는 한국 게임사들을 더욱 어렵게 하는 요소가 될 예정이다. 중국의 투자와 진출 양쪽에서 지독한 경화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원래 텃밭인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이 넷마블을 비롯한 몇몇 게임사들의 선점으로 성공 가능성이 극히 낮아진 상황에, 중국 시장 진출 마저 요원해진 것이 국내 게임사들에겐 가장 큰 타격이다. 또 중국에서 개발된 '뮤 오리진'의 성공으로 올해 하반기부터 우수한 중국 게임들이 국내 시장으로 몰려드는 것도 국내 게임사들을 위협하는 요소가 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 시장 뿐만 아니라 해외 시장에 맞는 '진정한 현지화'가 진행되어야 성공 사례가 되어 중국 개발사들의 시선을 다시 돌릴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하고 있다.
한 중국 지사의 관계자는 "한국에서는 레벨업, 무기, 스킬 등등만 갖춰주고 타격감만 좋게해주면 게이머들이 잘 따라오지만, 중국에서는 딱 그렇게만 준비하면 게이머들이 지루하다며 다 떠나간다."라며 "점술, 별자리 등 다양한 즐길거리를 추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다른 한 관계자도 "이제 한국이 세계 최고라는 인식은 버릴 때가 됐다."며 "도전하는 자세로 임해야 앞으로 펼쳐진 글로벌 모바일 시장의 전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