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섭기에 아쉬운 게임, '언틸 던'

공포영화처럼 게이머의 심장을 자극하는 두려움, 불안감을 안고 사건의 실마리를 직접 찾아가는 모험, 실제 배우가 캐릭터의 그래픽 구현 및 목소리 연기에 참여해 실감 나는 연출, 인디 공포 영화감독이 협력해 완성된 시나리오. 이 모든 것을 갖췄지만 플레이스테이션4용 어드벤처게임 '언틸 던'을 추천할 수 있느냐 누군가 묻는다면 선뜻 대답하기 어렵다. 무섭고 재미있지만 엔딩까지 도달했을 때 플레이 보람보다 아쉬움이 더 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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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틸 던'은 프리뷰 버전이 공개됐을 때부터 게이머의 공포심을 효과적으로 자극한다는 평으로 많은 기대를 모았다. 정식 버전에서도 마찬가지로, 사소한 선택이 향후 전개에 큰 영향을 주는 나비효과 시스템과 조건에 따라 캐릭터가 잔인하게 살해당하는 연출의 조합이 게이머의 신경을 날카롭게 만든다. '언틸 던'의 스토리는 특정 캐릭터가 사망해도 그대로 진행된다. 하지만 사망 캐릭터가 늘어날수록 해당 캐릭터의 조작 과정이 생략돼 플레이 분량도 줄어든다. 따라서 일부러 캐릭터를 죽이려는 게이머가 아닌 이상 캐릭터의 생존을 최우선 목표로 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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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나비효과 중 상당수는 캐릭터의 사망과 연관이 있어 나비효과 발생을 알리는 연출이 나타나면 게이머는 반사적으로 긴장하기 쉽다. 또한, 나비효과가 아닌 선택에도 캐릭터의 성격, 인간관계가 변해 일부 연출이 달라지며, 네트워크 연결 중 다른 게이머들의 선택을 퍼센티지로 나타나는 시스템이 존재해 게이머의 고민을 부추긴다. 이와 함께 게이머를 깜짝 놀라게 하는 연출도 많아 함부로 안심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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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틸 던'의 조작체계도 게이머의 몰입을 돕는다. 조작 캐릭터의 동선은 외길 구성에 가깝지만 막다른 길, 통로 구석 등에 준비된 단서를 찾기 위해선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 단서가 근처에 있어도 아날로그 스틱을 움직여 캐릭터의 시선을 단서 쪽으로 옮겨야 확인 버튼이 표시되기 때문이다. 이 밖에 버튼을 누른 상태로 아날로그 스틱을 사용하거나 터치 패드를 문지르는 조작 방식의 경우, 직접 해당 사물을 만지는 느낌을 준다. 더 실감 나는 조작을 바라는 게이머를 위해 옵션에서는 듀얼쇼크4의 모션 센서를 활용한 조작법도 준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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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위급한 상황에서 등장하는 버튼 액션이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탐사 플레이의 단점을 보완했다. 짧은 시간 안에 눌러야 하는 버튼은 세 종류로 한정됐으나 입력 타이밍이 조금 까다로워 버튼 액션이 나타날 때 들리는 효과음에도 귀를 기울여야 빨리 반응할 수 있다. 또한, 캐릭터가 가만히 있어야 할 때는 듀얼쇼크4의 라이트바가 조금만 움직여도 실패 판정으로 이어져 듀얼쇼크4를 손에 든 게이머의 신경을 예민하게 만든다. 버튼 액션에 따라 실감 나게 반응하는 캐릭터의 움직임과 목소리 역시 '언틸 던'의 주요 볼거리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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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게임에 몰입할 콘텐츠와 시스템이 갖춰진 '언틸 던'이지만 플레이를 마치고 아쉬움이 큰 이유는 후반의 스토리 전환점이 공포의 근간을 흔들기 때문이다. 앞서 설명했듯이 '언틸 던'에서 느끼는 공포, 긴장감은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는 불안에서 비롯된다. 그러나 후반 스토리의 전환점을 거치면 불안에 떨 여유조차 없어 게이머가 어찌하기 어려운 압도적인 위협으로부터 도망치기 바쁘다. 이렇게 되면 결국 액션게임 혹은 리듬게임 같은 다수의 버튼 액션과 잔인한 연출만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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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초현실적인 묘사가 문제인 것은 아니다. 게이머가 발견할 수 있는 단서 중 앞으로 일어날 일의 단편을 보여주는 토템 역시 현실성과 거리가 먼 묘사다. 하지만 토템은 불확실한 힌트를 남겨 게이머의 불안을 키우는 역할로 작용한다. 하지만 '언틸 던'의 후반 스토리는 지금까지 불안에 떨면서도 흥미를 느끼던 게이머에게 찬물을 끼얹는다. 이것이 정말 최선이었는지 의구심이 남는다. 아울러 '언틸 던'의 배경 설정에 대한 설명이 부족해 뒤로 갈수록 몰입하기 어려운 부분도 많다. 게임 내 단서를 찾아 게이머가 직접 배경 설정을 유추하도록 기획된 탓도 있지만 게임의 성격이 바뀐 이후 결말까지 도달하는 과정이 상당히 짧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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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아쉬움은 게임 플레이 중 해금되는 특전을 확인하면 더욱 커진다. '언틸 던'의 보너스 콘텐츠 영상을 통해 게이머는 할리우드 배우를 섭외해 최대한 사실적으로 재현한 캐릭터 모습과 연기, 여러 소품을 활용한 연출, 방대한 시나리오 등 개발진들의 노력을 확인할 수 있다. 실제로 이런 과정을 거친 끝에 '언틸 던'은 구색을 잘 갖춘 게임으로 완성됐다. 다만, 플레이 초반의 기조가 끝까지 이어지지 않기 때문에 게이머는 배신감을 느낄 수 있다. 만약 '언틸 던'을 계승한 작품이 다시 나온다면 과거의 자충수를 반면교사 삼아 한 단계 발전한 퀄리티로 출시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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