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트업, 세계적인 인디게임축제 '인디케이드' 참여하다
가족을 테마로 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문화예술기획사 우리가족플레이 연구소(대표 김나형)가 개발 중인 새로운 개념의 모바일 게임 미트업이 지난달 22일부터 25일까지 진행된 세계적인 인디 게임 축제인 2015 인디케이드 행사에 참가해 화제가 되고 있다.
인디케이드 행사는 매년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위치한 Culver City의 시청, 소방서, 광장, 공원 등지에서 열리는 세계적인 인디게임 축제로, 올해는 세계 각지에서 출품된 1,200개의 게임들 가운데 96개의 게임이 선정됐다. 한국팀으로는 유일하게 '미트업’이 선정됐으며, 우리가족플레이 연구소의 김나형 대표와 이시은 미술비평가, 장재곤 게임 개발자가 대표로 참가했다.
미트업은 우리가족플레이연구소와 인디 개발자이자 스킬트리랩 강사로 활동중인 장재곤 개발자 등 전문가들이 협력해 만들고 있는 게임으로, 아이들이 직접 만든 가면을 바로 게임 캐릭터로 변신시켜 놀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모바일 게임이다. 이번 인디케이드 행사에서도 실제로 미술 시간처럼 운영되는 게임 메이킹 워크숍 현장 덕분에 많은 관심을 받았다.
우리가족플레이 연구소의 김나형 대표는 "국내 뿐만 아니라 우리와 다른 특색을 지닌 해외의 커뮤니티와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어서 대단히 흥미로웠고, 현지에 게임 관련 학교 및 이번 행사의 주요 크리에이터들과도 국제적인 교류를 논의하고 약속할 수 있었던 뜻깊은 시간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다음은 질의응답
Q : 인디케이드 행사에 출전하게 된 소감은?
A : 미트업은 가족과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커뮤니티 아트 프로젝트이자 게임개발자와 협업하여 제작하는 모바일 게임이다. 이번 인디케이드
참가를 통해 국내 뿐만 아니라 우리와 다른 특색을 지닌 해외의 커뮤니티와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어서 대단히 흥미로웠고, 현지에 게임 관련
학교 및 이번 행사의 주요 크리에이터들과도 국제적인 교류를 논의하고 약속할 수 있었던 뜻깊은 시간이었다.
Q : 국제적인 행사인 만큼 출품작으로 선정되기 쉽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어떤 점 때문에 선정됐다고 생각하는가?
A : 인디케이드는 출시 또는 시장을 염두하고 개발한 게임에만 국한하지 않았다. 게임이라는 플랫폼을 활용한 여러 장르의 아티스트들의 실험적인
작품들도 초대하여 ‘게임과 놀이’의 정의를 묻고 그 가능성을 탐색하며 전시, 워크숍, 컨퍼런스, 파티 등을 열어 특정 세대나 직업군을 위한
행사가 아닌 전 세대의 지역 주민들이 함께 어울리며 유쾌하게 호흡하는 열린 축제로 확장해 나갔다. 또한 이번 인디케이드의 주요 스팟들 가운데
Cara Ellison이 진행한 ‘The State of Games Criticism’에서는 Katherine Cross가 게임 분야에서
최근 전 세계적으로 ‘게임+어떤 것(미술, 연극 등)’이 발생하는 현상에 대해 소개했다. 그녀는 게임의 신기술이 아닌 게임이 맡고 있는
‘중재자(mediator)’ 역할을 거론하며 게임의 미래를 이야기했다. '미트업'은 'All family is the producer'라는
기본 철학을 바탕으로 아티스트와 게임개발자 뿐만 아니라 지역의 커뮤니티 참여로 완성되는 게임을 실험한 아트 프로젝트다. 이번 인디케이드의
큐레이터들은 우리가족플레이연구소가 완성 중인 '누구나 생산자가 되는 게임 시스템’에 주목하였고, 실제로 미술 시간처럼 운영되는 게임 메이킹
워크숍 현장을 직접 목격하고 싶어했다. 그리하여 ‘미트업’은 빅게임(Big Game) 섹션에 선정되었으며, 현지 커뮤니티 안에서 그들을
연결하는 중재자 역할을 요청받게 되었다.
Q : 현지에서 즐겨본 사람들의 반응은 어떠한가?
A : 미트업 프로젝트의 워크숍은 인디케이드 행사의 마지막 날이자 화창한 날씨가 이어지는 일요일 낮에 Culver city의
‘Indiecade Village’에서 3시간 넘게 진행되었다. 인디케이드 행사는 앞서 이야기 했듯이 게임 분야 관계자 외에도 지역주민 또는
가족 단위가 방문하여 함께 즐기는 지역 축제로 자리매김한 듯한 인상이었다. 이로써 미트업 워크숍이 열렸던 야외 공간은 금새 많은 참여자들이
모여 함께 웃고 떠들며 즐기는 놀이터가 되었고, 매우 다양한 연령의 사람들이 게임 캐릭터를 만들며 이름을 신중히 붙이는 등 깊은 애정과 곧
완성될 게임에 대한 기대를 표했다. 워크숍 참여자 외에도 ‘미트업’과 우리가족플레이연구소의 또 다른 프로젝트인 ‘아주 사적인 게임’과
‘귀띔체스’ 등을 소개받은 현지의 여러 크리에이터들은 한국에서 온 프로젝트 팀에 큰 관심을 보였고 함께할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 진지하게
논의하며 서로의 작업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를 풀어 나갔다.
Q : 다른 출품작들을 많이 봤을텐데 소감은?
A : 우선 전반적으로 내러티브 구조를 지닌 게임 또는 미디어 설치에 가까운 게임들이 눈에 띄게 많았다. 물론 PC와 Table, VR
기반의 게임들도 각각의 섹션을 구성하며 여럿 새로운 게임들을 선보였지만 특히 올해의 Official Nominees에 올려진 게임들 가운데는
‘Her Story’나 ‘Find Maria Rivera’, ‘Line Wobbler’, ‘Fabulous Beasts’, ‘Codex
Bash’와 같이 다큐멘터리나 LED, 3d 프린팅, 퍼포먼스 등 아날로그 또는 아날로그와 디지털 기법이 결합된 신선한 매체들이 심사위원
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큰 호응을 받았다. 특히 이들 중 대부분은 이미 여러 차례 전시장이나 다양한 공간에서 소개된 작품들이었다.
‘이것이 과연 게임일까?’하는 일차원적인 의문에서 벗어나 그동안 창작자가 얼마나 많은 관람자나 플레어들과 상호소통했는 지를 알 수 있었다.
한편 UCLA의 게임랩이나 USC를 재학 또는 졸업한 학생들의 게임들도 종종 눈에 띄었는데 한국의 게임 전공 학생들의 작품에 비해 기술이나
완성도는 뛰어나지 않아도 각자 아티스트로써 자신만의 정체성을 고민하는 게임들을 선보였다.
Q : 인디케이드 행사에서 본 한국의 인디 게임과 외국 인디 게임의 차이점이 있다면?
A : 한국과 마찬가지로 현지에서 만난 미국, 캐나다, 벨기에, 노르웨이 등 세계 각국에서 인디 게임을 제작 중인 크리에이터들은 대부분
파트타임 일을 병행해 가며 게임을 제작해 나가고 있었다. 이 때문에 인디케이드에 출품한 게임들은 간단해 보일지라도 흔히 3, 4년씩은
걸렸다고 한다. 모두 퍽퍽한 살림에서 만들어진 것들이다. 물론 자신이 만든 게임에 대한 자부심과 열정은 국내외 모두 똑같이 높지만
차이점이라면 현지에서 만난 인디 게임이 주제나 제작, 진행 방식에 있어서 국내의 인디 게임보다 좀 더 다양하다고 느껴졌다. 특히 게임 속
유머는 삶이나 사회에 초점을 맞춘 것이 많았으며 게임이 복합적인 예술 장르에서 비롯된 산물이라는 것을 그들 각자의 지난 포트폴리오에서도 알
수 있었다.
Q : 앞으로의 목표는?
A : 우리가족플레이연구소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우리 주변의 다양한 커뮤니티들을 연구하며 아티스트와 게임개발자들이 함께 진행하는 ‘미트업’과
‘아주 사적인 게임’ 등과 같은 생산적인 문화 프로젝트를 활기차게 진행해 나가기 위해 현재 여러 기관들과 협의 중에 있다. 우리는
인디케이드가 아티스트와 게임개발자 그리고 지역 주민들까지 함께 어울리며 이 시대의 ‘게임’ 과 ‘놀이’의 가능성을 탐색해 나가는 행보가
반가웠다. 이러한 행보는 우리가족플레이연구소와 닮았다. ‘놀이’를 삶과 연결하여 받아들이고 ‘게임’을 산업이 아닌 예술의 일부로 해석하려는
세계적인 흐름을 인디케이드 현장에서도 재차 목격할 수 있었다. 앞으로 국내 뿐만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의 크리에이터, 전문가들과 함께 뜻깊은
교류를 이어나갈 수 있는 실험을 지속시켜 나가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