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준 기자의 놈놈놈] HIT의 성공요인은? 편

어느 계통이나 마찬가지겠지만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1위라는 단어는 참으로 매력적인 단어다. 하나의 게임이 게이머들에게 가장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는 의미도 되며, 많은 이들에게 인정을 받고 있다는 의미는 남다르다. 여기에 또 하나. 가장 많은 수익을 내고 있는 게임이다라는 점에서도 큰 의미를 갖는다.

PC방 점유율을 기준으로 게임의 순위가 책정되는 온라인게임 시장과는 달리 모바일게임 시장의 순위는 ‘매출액’을 기준으로 통용된다. 즉, 흔히들 말하는 1위 모바일게임이라는 이야기는 지금 이 순간 ‘돈 잘 버는 게임’이라는 의미가 되기도 한다. 너무 적나라한 표현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올 수도 있지만, 수익창출이 최대의 목적인 기업에 있어서 이것처럼 마음에 드는 표현도 없지 싶다.

넥슨이 서비스 하는 모바일게임 HIT(Heroes of incredible tales / 이하 히트)는 국내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순위 정상을 차지한 게임이다. 기존의 쟁쟁한 게임들이 차지하고 있던 TOP 5 구도를 무너트렸으며, 비슷한 시기에 출시된 동종 장르의 경쟁작과의 승부에서도 한 발 앞서나가는 모습이다. 금전적인 측면은 물론,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브랜드 이미지’ 측면에서도 무척이나 만족스러운 성과를 거둔 게임이라 하겠다.

히트
히트

조영준 기자(이하 편드는 놈): 넥슨이 선보인 게임이 오랜만에 차트 1위를 차지했네요.
조광민 기자(이하 말리는 놈): 모바일게임 분야에서는 처음이에요. 여러 게임이 출시되며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기는 했지만 1위는 커녕 TOP 5에도 들어가지 못 했었으니 HIT가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순위에서 1위를 차지한 순간은 넥슨에게는 나름 감격스러운 순간이었을 겁니다.

김한준 기자(이하 까는 놈): 마음 같아서는 잔치라도 하고 싶을지도 모르겠다. 넥슨 본사에 종종 갈 일이 있는데… 나는 은근히 현수막 같은 거라도 걸려 있을까 싶었거든?

말리는 놈: 무슨 현수막이요?
까는 놈: ‘권위있는 국내 어플리케이션 매출 순위에서 우승!’ 이라는 현수막 같은 거 말이야.
편드는 놈: 그런 현수막 내거는 순간부터 ‘권위’와는 거리가 생기는 겁니다.

까는 놈: 히트의 출시 전부터 넥슨 내부 분위기는 정말 기대 반, 걱정 반이었다고 해. 다양한 게임을 출시하고 있는 넥슨이지만, 이번 히트의 출시는 다른 게임들과는 달리 좀 더 ‘각 잡고’ 출시했다고 해야할까?

말리는 놈: 결국 1위를 했으니 걱정은 덜었겠네요. 순위를 오래 유지하는 것이 관건이기는 하지만요.
까는 놈: 1위라는 순위는 넥슨의 역량이 전부 집결된 결과물일 테니 나름대로 홀가분하지 않을까?

편드는 놈: 무슨 넥슨의 역량이 집결된 결과물이에요. 퍼블리셔의 역할을 무시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것도 게임이 좋을 때나 가능한 이야기죠.
까는 놈: 순위가 낮은 게임 중에서도 완성도가 높은 게임은 얼마든지 있단다. 게임성만 갖고는 성공을 장담할 수 없는 게 모바일게임 시장이라고. 얼굴 예쁘다고 다 인기배우 되고, 노래 잘 한다고 전부 실시간 음원 사이트에서 1위 기록하는 게 아니듯이 말이지.

짧은 기간에도 다수의 게임이 수도꼭지에서 물 틀면 물 나오듯이 쏟아져 나오는 이 상황에서 결국 게이머들을 게임으로 끌어들이는 것은 퍼블리셔의 역량이 필요한 부분이야. 히트는 넥슨의 모바일게임 퍼블리싱 역량이 빛을 발한 결과물이고.

말리는 놈: 올해 초에 모바일게임 사업본부를 발족한 이후에 출시된 게임들이 다소 아쉬운 성적을 거두긴 했습니다만…
까는 놈: 그런 시행착오가 있었기에 히트의 성공이 있었다고 본다. 운영적인 측면에서 저지를 수 있는 실수를 넥슨은 그 동안 다양하게 겪었거든. 그런 실수를 통해 얻은 경험을 히트의 마케팅과 운영에 투영한 거 같아.

히트 스크린샷
히트 스크린샷

말리는 놈: 다른 게임이 희생양이 된 거 같은데요…;
까는 놈: 히트를 띄우기 위해 다른 게임을 깔고 간 것도 아닌데…;;

편드는 놈: 사람들을 몰려들게 만드는 것은 퍼블리셔의 역량이 중요하겠지만, 그렇게 몰려든 사람들을 게임에 머무르게 만드는 것은 게임 자체의 역량이 중요하게 작용해요. 히트는 충분히 잘 만들어진 게임이고 재미있습니다. 일단…

까는 놈: 언리얼엔진4로 개발되어 시각적인 효과가 미려하다고 할 거면 말하지 마라.
말리는 놈: 타격감이 빼어나다는 이야기도 빼구요.

편드는 놈: 아니! 분명히 그게 장점인 게임인데 그걸 말하지 말라고 하면 어째요!
까는 놈: 누가 그게 장점이 아니랬냐! 하도 얘기 많이 나오는 부분이니까 빼고 말하자는 거지! 한말 또 듣고 또 들으면 질려!!!

말리는 놈: 사실 히트가 재미있다는 것과는 별개로 게임성이 완전히 특출난 게임은 아닙니다. 기존 모바일 액션 RPG의 구성요소를 전반적으로 가다듬은 덕분에 전체적인 퀄리티가 높아지기는 했지만, 시장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뒤집거나 모바일 액션 RPG가 다음 세대로 가기 위한 길을 보여준 게임은 아닌 듯 해요.

까는 놈: 물론 그렇다고 해서 그게 큰 잘못은 아니지. 분명히 발전한 부분이 있는 게임이기도 하고… 그리고 애초에 뭐 윗선에서도 돈 벌어오라 그랬겠지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꿔오라고 시켰겠냐.
편드는 놈: 종종 느끼는 거지만 선배는 그런 말 너무 쉽게 한단 말이죠.

까는 놈: 사실 액션 자체가 호쾌해. 액션에 중점이 되는 장르에서 액션이 뛰어나다는 것은 엄청난 장점이지. 하지만 이것만 갖고는 히트가 성공할 수 있었다고 하기엔 부족해. 모바일게임 순위를 보면 게임성 자체는 출중한데 마무리가 덜 되서 아쉬운 게임이 제법 많거든. 틀은 잘 짰는데 그 틀을 제대로 채우지 못 한 게임들 말이야. 사실 이런 부분에서 역량차이가 드러나는 거지만… 사소한 차이가 1등과 2등을 가른다고 하잖아?

말리는 놈: 퍼블리셔의 역량이라는 게 단순히 마케팅과 운영적인 측면에만 발휘되는 건 아니에요. 사실 게임의 완성도에 퍼블리셔가 주는 영향은 의외로 높아요. 최근에는 게임 내의 BM 설계나 폴리싱 작업에도 퍼블리셔의 영향력이 나날이 높아가는 추세구요.

히트 정식 서비스 이미지
히트 정식 서비스 이미지

까는 놈: 히트의 완성도를 무시할 필요가 없듯이 넥슨의 모바일게임 퍼블리싱 역량도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라는 뜻이야. 퍼블리싱 역량을 강조하면 게임성을 무시하는 거라고 여길 필요가 없어.

편드는 놈: 뭐 그렇게까지 말한다면야… 이해하고 넘어가도록 하지요.
까는 놈: 뭐야… 저 녀석 왜 갑자기 저렇게 우쭐거리는 거냐. 영준이가 개발했어?
말리는 놈: 얼마 전에 개발진 인터뷰 하고 오더니… 개발사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영혼의 FTA를 체결한 모양입니다.
까는 놈: 지나가는 연예인이랑 눈 마주쳤는데, 자기보고 눈인사 한 번 해주면 영원히 그 연예인의 포로가 될 스타일이구만.

말리는 놈: 여담이지만 저는 히트의 성공요인은 개발사와 퍼블리셔의 역량 말고 ‘운’도 크게 작용했다고 봅니다. 더 위로 올라갈 수도 있었고… 아니면 적어도 치열하게 1위 싸움을 할 수도 있었다고 봅니다. 지금처럼 빠르게 1위로 올라가고 굳건하게 1위를 지키는 게 아니라요.

까는 놈: …경쟁작의 실수를 언급하고 싶은 모양이구만. 뭐 그건 확실히 운이라면 운일 수도 있지; 정말 의외의 요소였으니까. 그러고보니 광민이가 넷마블 담당기자였구나;;;

히트 스크린샷
히트 스크린샷

편드는 놈: 사실 경쟁이 완전히 끝났다고 하기엔 이른 감이 있어요. 이데아도 다시 힘을 내기 위해 업데이트나 다양한 이벤트를 시도할 수 있는 노릇이며, 기존 양강체제를 구축했던 레이븐과 뮤 오리진도 업데이트로 분위기를 반전시킬 기세거든요. 히트가 1위를 차지한 것과는 별개로 1위를 유지하는 것은 좀 더 지켜볼 일입니다.

까는 놈: 아… 결국 또 이렇게 진부하게 마무리 되는구나. ‘모바일게임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는 느낌의 마무리…;
말리는 놈: 만화에서 ‘우리들의 싸움은 이제부터 시작이야!’ 하는 느낌이네요. 그래도 어쩌겠습니까. 그게 사실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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