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임성춘 "프로게이머에서 배우까지, 일장춘몽 되지 않게 최선을 다하고 있죠."
국내의 e스포츠 팬들 중에 소위 '고수'로 불리우는 사람들은 임요환, 홍진호만 기억하지 않는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1세대 프로게이머들을 두루두루 기억하고 있으며, 어떤 일을 하고 현재까지도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늘 체크한다.
그런 '고수'들에게도 가장 이색적이라고 생각하는 인물이 있다면 누굴까. 단언하긴 어렵지만 임성춘 전 프로게이머를 꼽는 이도 꽤나 있지 않을까.
프로게이머 1세대 출신으로 활약했던 임성춘 씨는 은퇴 후 MBC플러스(당시 MBC게임)에서 게임방송 해설자로 다 년간 일했고 아주부 프로게임단 감독으로도 활약했다. 그리고 이번에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웹드라마 일장春몽의 주인공으로 해설자가 아닌 출연자로서의 도전을 하게 된 것이다.
"감독 시절엔 정말 고민이 많았어요. 사람들을 관리한다는 게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고 다시 하라면 못할 것 같아요. 그때에 비하면 지금 배우 역할은 비교적 적성에 맞는다고 할 수 있지요."
오랜만에 배우로 만난 임성춘 씨는 막 방송을 마치고 활짝 웃는 모습이었다. 6회차 방송을 찍고 홀가분하다는 표정을 지은 그는 "한동안 대본이 안 외워져서 골치였는데, 이제야 방송이 적응된다."며 인터뷰를 시작했다.
"오빠가 처음하는 건데도 굉장히 잘해요. 호흡도 잘 맞고요. 제 주변에 지인분들도 임성춘 오빠를 다 알더라구요. 신기했어요."
임성춘의 상대역인 신인 여배우 최배영 씨도 반갑게 말을 이었다. 그는 웹드라마 '멈추지마'와 영화 '경주'에 출연한 한예종 출신의 신인배우로, 현재 대학교 4학년에 재학중이다. 이번에 임성춘 씨와 첫 호흡을 맞추게된 그는 임성춘 배우가 처음인데도 꽤나 잘한다고 치켜세우며 활짝 웃었다.
"제가 원래 외모에 신경쓰는 편은 아닌데 최근 미백도 했어요. 7회차 정도 이르니까 NG가 적어진 것도 같고, 책임감 같은 것도 느끼죠. 일단 제가 잘 되어야 동종업계 분들도 이끌 수 있잖아요. 열심히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프로게이머에서 해설자로, 또 감독으로, 여기에 배우까지 하면서 어떤 느낌이냐고 물었더니 의외로 '책임감이 커졌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동종업계의 지인들이 처음에는 배우를 하기로 했다고 했을때 그냥 웃었는데, 회차가 거듭될수록 점점 인정해준다는 말도 덧붙였다.
e스포츠 업계에서 다른 쪽으로 전향한 몇 안되는 예이기 때문에 더 잘해서 후배들을 이끌어야 한다는 책임감에 마냥 즐거운 것은 아니라며, '더 잘해야 한다'고 다짐하게 된다고 임성춘 씨는 각오를 다지는 모습이었다.
"일장春몽은 일종의 코미디 물이죠. 게임 쪽을 잘 알지는 못했지만 촬영은 너무 재미있어요. 예능은 모르겠고, 드라마나 영화는 가리고 싶지 않아요. 액션 쪽도 관심이 많고요."
임성춘 씨에 이어 최배영 씨도 '일장春몽' 촬영이 즐겁다고 진단했다. 어려서부터 다양한 운동을 했다는 그는 게임은 물론 액션이나 SF 등 다양한 장르에 도전하고 싶다고 했고, 좋아하는 배우가 있냐고 물었더니 얼마전에 영화 '헝거게임'에 나왔던 제니퍼 로렌스가 너무나 매력적이었다고 털어놨다.
옆에 방송작가가 슬쩍 '최배영 씨가 전작 '멈추지마'에서 클레이 모레츠 급의 화려한 액션을 선보였다."고 귀띔해주자 새삼 배영 씨가 다시 보이기도 했다.
"일장春몽은 현세대 젊은이들의 애환을 다룬 코미디 웹드라마에요. 드라마의 주인공 임성춘의 모습에 실제의 제가 많이 투영되는 것 같아요. 임성춘이 또 다른 임성춘을 연기하는 느낌이랄까요."
100% 같지는 않지만, 임성춘 씨는 드라마 속 주인공이 젊은이들의 애환을 그대로 가지고 있고 자신과도 꽤 닮았다고 진단했다. 그렇기에 자신이 캐스팅됐을 거라는 예상을 하면서, "최대한 감정이입을 하는데 중점을 둔다."라고 했다.
"2015년도 다 갔네요. 2016년에도 뵐 수 있으면 많은 도움 바래요. '일장春몽'은 몇화까지 갈지 정해지지 않은 방송이고, 꽤 길게 갈 수도 있어요. 그러니까 '쌀사게 도와주세요~'. 정말 열심히 하겠습니다."
잠깐의 쉬는 시간, 배우 임성춘 씨와 최배영 씨는 이내 7회 방송을 찍으러 갈 채비를 했다. 열심히 대본을 외우고 있는 둘, 그리고 진지하게 호흡을 맞춰보는 둘의 모습은 영락없는 프로 배우의 모습이었고 또 앞으로의 얘기가 기대되었다.
현재 웹드라마 '일장春몽'은 6회(http://m.tvcast.naver.com/v/646619)가 방영중에 있으며, 매주 수요일에 볼 수 있다. 배우 임성춘의 새로운 도전, 그 끝이 어떻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