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회 없는 한판을 위해! 매직스틱 M5 스페셜

게이머들은 도구에 민감하다. 장인은 도구를 가리지 않는다는 말이 있지만, 적어도 게이머들에게 이 말은 적용되지 않는다. 순간의 선택과 행동으로 승패가 갈리는 게임에서 자신의 생각대로 캐릭터가 고스란히 움직이기를 원하는 게이머들은 이를 위해 보다 정확하게 반응하는 게이밍 입력기기에 대한 로망을 갖기 마련이다.

매직랩에서 출시한 매직스틱 M5와 M5 스페셜은 대전격투게임을 보다 쾌적하게 즐기기 위한 이들을 위한 제품이다. 조이스틱이라 하면 막연히 오락실에서 즐기던 느낌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도구를 떠올리기 쉽다.

매직스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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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제품은 역시 이러한 범주에 속하는 물건이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보다 정확하고 민감하게 반응하는 입력기기를 원하는 이들의 입맛에 맞는 성능을 갖춘 물건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매직스틱 M5와 M5 스페셜은 플레이스테이션3, 플레이스테이션4, PC(운영체제 윈도우7 이상) 등의 기기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다. 별도의 스위치 전환을 하지 않아도 동봉된 USB 케이블을 통해 기기와 조이스틱을 연결하기만 하면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

두 모델 사이의 차이점은 전체적인 크기와 무게, 옵션/리셋/쉐어 버튼의 배치 차이만 있을 뿐 성능상으로는 완전히 동일한 제품이다. (본 리뷰는 매직스틱 M5 스페셜을 사용한 후 작성됐다)

이 제품과 다른 저가형 조이스틱을 비교했을 때의 차이점은 사용된 부품에서 확연하게 드러난다. 조이스틱을 구성하는 기판, 레버, 버튼이 모두 고급형 부품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러한 차이는 게이머들이 스틱을 쥐고 버튼을 누를 때 캐릭터들이 더 정확하고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모습으로 나타난다. 눈으로 봐서는 알기 힘든, 하지만 직접 캐릭터를 움직이는 이들에게는 ‘쾌적하다’는 느낌을 주는 부분이다.

매직스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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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직스틱 M5와 매직스틱 M5 스페셜에는 각각 MSR-58 레버와 산와의 OBSF-30 버튼이 사용됐다. OBSF-30 버튼은 같은 제조사의 OBSF-30RG에 비하면 좀 더 보급형에 가까운 물건이지만, 일반적인 오락실이나 저가형 조이스틱에 사용되는 버튼에 비하면 훨씬 민감한 입력감을 자랑한다.

MSR-58 레버는 다소 생소하다. 조이스틱에 큰 관심이 없는 이들이 레버의 제품명에 관심을 갖는 일은 없을 테니 이들에게는 당연히 생소할 것이지만, 조이스틱에 어느 정도 관심이 있는 이들에게조차 조금은 생소할 수 있는 제품이다.

하지만 직접 손에 레버를 쥐고 조작을 해보면 상당히 만족스러운 움직임을 보여준다. 레버는 기존 제품들이 흔히 사용하는 형태인 ‘사탕 그립’이 아닌 국내 게이머들이 선호하는 형태인 ‘몽둥이 그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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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버의 입력 반경과 탄성, 움직임의 형태도 국내 게이머들의 입맛에 맞춰졌다. 레버의 상하좌우 움직임의 폭이 넓은 레버를 사용하게 되면 입력 실수가 반복적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나는 충분히 한 쪽 방향으로 레버를 움직였다고 생각했지만, 실제로 기기가 인식할 만큼의 움직임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반대로 움직임의 폭이 좁은 경우는 내 캐릭터가 자꾸 벽에 부딪히는 것처럼 ‘이거 왜 이렇게 걸리적거리지’ 하는 느낌을 갖게 된다. 탄성이 높은 경우에도 캐릭터를 움직이는 게 쉽지 않다. 특히, 레버를 슬쩍 잡고 게임을 즐기는 이들은 스틱이 자꾸 손아귀에서 빠져나가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매직스틱 M5에 사용된 레버는 상당히 밸런스가 잘 맞는 물건이라는 느낌을 전한다. 입력반경이 넓지도 좁지도 않으며, 중립위치로 돌아가려는 탄성도 그다지 강하지 않아서 큰 힘을 들이지 않고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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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버가 회전하는 형태도 정확한 입력과 편안함 사이의 타협점을 찾은 느낌이다. 레버가 원형으로 회전하게 될 시에는 캐릭터를 좀 더 원활하게 이동시키거나, 반원 형태의 커맨드를 쉽게 입력할 수 있지만, 반대로 대각선 입력이 정확하게 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 사각이나 팔각 형태로 회전하는 레버의 경우는 각 방향의 입력을 좀 더 정확히 할 수 있지만, 반원이나 원형 커맨드를 입력할 때 원을 그리지 않고 사각을 그리며 입력을 해야 해서 부자연스러운 느낌을 전하기도 한다.

매직스틱 M5는 레버 자체는 사각으로 움직이지만, 레버가 움직이는 가이드가 곡선처리가 되어 있어서 대각선 입력과 원형 커맨드 입력을 모두 원활하게 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레버를 움직여보면 대각선 방향에서 조금씩 걸리는 느낌이 들기는 하지만, 원형, 반원 커맨드를 입력할 때 크게 거슬리는 느낌 없이 레버를 회전시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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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레버가 중립으로 돌아가는 탄성이 낮다는 점과 곡선 처리된 가이드 때문에 대각선 입력이 상대적으로 부정확할 수 있어서, 원형 커맨드 입력이 적고 방향과 버튼 조합으로 커맨드를 입력하는 대전격투 게임(철권, 데드오어얼라이브 시리즈)을 주로 즐기는 이들에게는 아쉬움이 남을 수도 있다.

이 제품의 인풋 딜레이는 대략 3ms~4ms 수준으로 일반적인 제품과 비교했을 때는 물론이고 고가 제품군과 비교했을 때에도 우수한 수준이다. 하지만 프레임 단위로 공방이 펼쳐지는 대전격투게임을 즐기는 이들 중에는 이런 찰나의 멈칫거림 조차도 원치 않는 이들이 적지 않다.

이런 이들을 위한 모드가 매직스틱 M5의 제로랙(Zero Lag) 모드다. 말 그대로 랙이 전혀 없이 게임을 즐길 수 있는 모드로, 버튼을 누름과 동시에 반응하는 캐릭터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일반 모드에서 펀치 버튼을 누르면, 버튼을 누른 손가락이 버튼에서 떨어지려는 찰나에 캐릭터가 펀치를 뻗기 시작하는 것과 달리, 제로랙 모드에서는 버튼을 누름과 동시에 캐릭터가 손을 뻗는다.

매직스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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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스틱의 기능적인 면이 아닌 편의사항과 관련된 부분이지만 아쉬운 점이 있다. 플레이스테이션4에서 제로랙 모드를 사용하려면 8분마다 한 번씩 이 기능을 활성화 시켜야 한다는 점이다. 그렇지 않으면 조이스틱과 기기의 입력이 끊어지게 된다. 제품 상단에 제로랙 모드의 활성화 여부를 알려주는 램프가 부착되어 있다면 이를 좀 더 쉽게 확인할 수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도 있다.

제품을 이용할 때 발생하는 소음도 조금은 거슬릴 수 있는 부분이다. 이 제품은 철제 케이스로 구성되어 있다. 덕분에 묵직한 무게로 인해 과격한 입력을 해도 제품이 좌우로 움직이지 않아 안정적인 커맨드 입력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철판 내부가 비어있는 상자의 형태를 띄고 있어서 버튼을 누를 때 텅텅거리는 소리가 발생한다.

게임에 집중하고 있는 게이머에게는 전혀 문제가 될 수준이 아니며, 층간소음을 야기할 수 있는 수준의 소음도 아니지만, 방에서 방문을 열고 게임을 즐길 때 거실에 있는 이들이 ‘이게 무슨 소리냐?’는 반응 정도는 충분히 야기할 수 있는 소음이다. 소음방지를 위한 고무 가이드가 제품 내부에 장착되어 있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부분이다.

매직스틱 M5와 M5 스페셜은 기능적인 면에서 대단히 우수한 제품이다. 더군다나 레버와 버튼을 기판에 납땜하는 형태가 아닌, 플러그 형태의 부품을 활용하고 있어 확장성과 내구성 모두를 보장하고 있다. 편의성 측면에서 아주 조금 아쉬운 점이 있지만, 기능적인 면에서 얻는 만족감이 충분하다. 특히 이와 비슷한 성능을 지닌 외산 조이스틱의 가격대가 20만원 전후로 형성되어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가격 경쟁력도 뛰어나다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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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 제품이 게이머의 실력을 일취월장하게 만들지는 않는다. 기자 역시 이 제품을 사용했다고 해서 승률이 눈에 띄게 오르거나 하는 일은 경험하지 못 했다. 애초에 조이스틱은 게임을 재미있게 즐기게 하는 물건이지 잘 하게 만드는 물건이 아니지 않던가.

하지만 승리할 시에는 자신이 생각한 대로 움직이는 캐릭터로 인해 만족감을 느낄 수 있었고 패배할 시에도 적어도 ‘실수로 졌다’는 후회를 하지 않게 됐다. '후회 없는 한판'. 매직스틱 M5와 M5 스페셜은 이런 승부를 기다리는 게이머들을 위한 제품이라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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