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죽음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 완벽한 버전 PS4용 '블러드본 디 올드 헌터즈 에디션'

10년 전까지만 해도 프롬소프트웨어 개발사를 생각하면 가장 먼저 떠 오르는 건 엄청난 커스텀 기능을 앞세운 '아머드 코어' 시리즈였다. 그러나 지금은 '유 다이'(You Die)가 제일 먼저 떠오른다. 바로 2015년을 떠들썩하게 만든 빅 타이틀 '블러드본'(Bloodborne) 때문이다.

프롬소프트웨어의 소울 시리즈(데몬즈, 다크)는 쉬워지고 편해지는 게임들 위주로 고착화되는 게임 시장을 일순간에 바꿔버린 액션 RPG로 상상을 초월하는 난이도와 살벌한 PvP 기능, 그리고 암울한 분위기의 세계관 등으로 국내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큰 화제를 끌었다.

이 시리즈의 특징을 계승하면서도 PS4 전용으로 개발된 작품이 블러드본이다. 이 게임은 한층 강화된 그래픽과 다양한 무기 및 마법, 그리고 심오한 이야기가 더해져 2015년 상반기 국내 게임 시장 내 돌풍의 핵이 됐다. 지금도 PS4의 인기를 견인한 대표 타이틀로 인식되고 있다.

수많은 게이머의 멘탈을 붕괴 시킨 이 게임을 올해 하반기 다시 만나게 됐다. 바로 확장팩 '올드 헌터즈 에디션'(The Old Hunters Edition)이 정식 출시 됐기 때문. 이 게임은 원작에서 새로운 무기와 방어구, 신규 지역, 몬스터, 연맹 시스템 등이 추가된 버전이다. 난이도 상승은 덤이다.

신규 지역은 총 3구역으로 나눠진다. 이 지역들은 '피에 취한 사냥꾼의 눈'을 사용하면 입장 가능해지며 '사냥꾼의 악몽' '지하감옥, 연구동' '어촌' 등이 있다. 각 지역은 기존 지역들과 차별화된 독특함을 가지고 있다. 특히 사냥꾼의 악몽은 매우 신선하면서도 괴기스럽다.

각 지역은 새로운 보스들과 몬스터가 등장한다. 처음에 만나게 되는 '저주 받은 루드비히'는 한층 올라간 DLC의 난이도를 체험 시켜주는 보스 캐릭터다. 압도적인 데미지부터 다양한 패턴의 공격은 이번 DLC가 절대 만만하지 않다는 것을 개발자가 이야기해주는 것처럼 보인다.

두 번째 지하 감옥과 연구동, 세 번째 어촌 구역 역시 마찬가지다. 새로운 함정과 몬스터, 그리고 예상치 못한 보스들의 공격 패턴은 그야말로 입이 딱 벌어질 정도다. 그만큼 이번 확장팩은 게이머들의 호기심과 정복 욕구를 자극하는 뛰어난 촉매제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을 사냥하기 위한 헌터들의 장비 역시 한층 강화됐다. 이번 확장팩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대목이다. 새롭게 생긴 수십 종의 장비들은 기존 장비보다 한층 발전되고 새로운 요소를 가득 품고 있다. 특히 톱니바퀴가 달린 무한궤도 톱 무기는 독특한 외형으로 눈길을 사로 잡는다.

특정 사냥꾼의 특정 무기인 '라쿠요'를 비롯해 만화 '기생수'가 생각나는 '코스 기생충', 적들의 출혈을 이끌어내는 '출혈검', 검과 활 2가지 형태로 사용 가능한 '시몬의 궁검', 프롬소프트웨어 전통을 계승하는 '신성 월광검', 톱단창과 흡사한 '야수 사냥의 사이프' 등도 추가됐다.

개인적으로는 최고 수준의 단타 데미지를 주는 확장팩 전용 '폭발 망치'가 새로운 재미를 주는 요소로 판단했다. 적의 패턴을 읽고 회피 후 공격을 넣는 기존 스타일에서 강하고 넓은 공격으로 상대방에게 큰 경직을 유도하고 왼손 장비로 견제 및 거리 확보하는 방법은 꽤나 재미있다.

새롭게 추가된 무기들은 전체적으로 전투 및 공략의 패턴을 한층 풍부하게 만들어 블러드본이 가진 재미를 한층 올려준다. 무기마다 특색이 강해서 획득 이후 본편의 지역들에서 사용하는 재미도 뛰어나다. 물론 일부 무기는 획득 과정이 발암 수준이지만 그 과정조차도 즐겁다.

장거리용 무기와 신규 복장, 신규 아이템, 마법 등도 다수 추가됐다. 오른손, 왼손 장비의 조합이 한층 풍부해져 본편에서 높은 난이도로 게이머를 힘들게 만들었던 부분들을 한층 수월하게 극복할 수 있다. 다수 늘어난 장비 덕분에 수집하는 재미도 한층 높아졌다.

이야기 부분에서는 큰 변화는 없다. 비르겐워스의 어두운 비밀을 감시했던 사냥꾼의 악몽을 경험하는 이번 편은 과거에 영원히 사로잡힌 사냥꾼의 비밀에 다가가며 더 큰 위험에 빠지는 헌터들을 다루고 있다. 본편과 연관성 부분은 스포일러가 되므로 직접 확인해보길 바란다.

200만장 이상의 판매량을 올린 게임의 확장팩인 올드 헌터스 에디션은 더욱 높아진 난이도로 라이트한 취향을 가진 게이머에겐 부담스럽고 어려운 존재다. 그러나 본편의 재미에 빠진 마니아들에게는 새로운 시작이자 더 큰 모험, 자극이 된다.

특히 신규 무기와 복장을 이용해 기존 지역들을 다시 탐험하는 과정의 즐거움도 상당하다. 무기들이 가진 다양한 속성을 활용, 기존에는 없던 새로운 공략법을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다회차 플레이를 선호하는 블러드본 마니아들을 만족 시켜주는 대목이 아닐까 싶다.

확장팩 올드 헌터스는 완벽한 재미를 가진 작품을 더욱 완벽하게 만들어주는 '화룡점정'이다. 이미 웅장하고 화려하면서도 탄탄한 재미를 가진 게임을 더욱 완벽하게 만들어주는 '한 방'이라는 것. 이렇게 본 편을 수준 높게 만들어주는 확장팩을 만난 것이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물론 아쉬운 부분이 있지만 이는 확장팩의 단점이라기 보단 본 편의 단점이기에 여기서는 따로 언급하지 않겠다. 본 편을 가진 분이라면 스토어에서 DLC만 따로 구매하면 되며, 본 편과 확장팩이 포함된 패키지 올드 헌터스 에디션은 아직 블러드본을 즐기지 못한 사람을 위한 버전이다.

엄청난 난이도 덕분에 많은 게이머들에게는 공포의 대상이지만 재미에 빠지면 이만큼 대단한 게임도 찾기 어렵다. 아직 블러드본에 입문하지 못한 게이머라면 올드 헌터스 에디션으로 완전한 야수의 사냥에 빠져보시길 추천 드린다.

글=김동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