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게임업체 전망] 체질 개선한 넥슨, 게임시장 판도 흔들 준비 마쳤다
"그동안 진짜 할 만큼 다했다"
지난해 12월 발매된 김정주 NXC 대표의 자서전 ‘플레이’에 수록된 말이다. 2015년 넥슨은 창업자 김정주 대표의 말처럼 한국 게임 역사상 최대의 빅딜이라는 엔씨소프트와의 결별과 모바일 게임 시장 공략을 위한 체질 변화, 모바일 게임들의 연이은 성적 저조와 하반기 ‘히트’의 대 성공까지 분쟁, 변화 그리고 성공이 공존하는 그야말로 다사다난했던 한 해였다.
이렇듯 수많은 이슈로 가득한 2015년을 보낸 넥슨은 올 한해 그동안 쌓아왔던 역량을 총동원해 온/모바일게임을 가리지 않고 총공세를 펼쳐 국내 게임 시장의 판을 뒤흔든다는 각오다. 특히, RPG, 액션 그리고 유명 IP에 이르기까지 장르를 가리지 않은 역대급 라인업을 선보여 모바일게임 시장의 지각변동을 예고했다. 한동안 움츠리고 있던 ‘잠룡’이 모바일게임 시장이라는 거대한 바다에 나설 출사표를 던진 모양새다.
< 모바일게임 시장 공략을 위한 체질개선. 모든 준비는 끝났다>
한가지 분야에서 성공한 회사가 다른 분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전반적인 체질개선이 필요하지만 이는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과거 소셜네트워크 게임(이하 SNG)의 신화로 불리던 징가가 새로운 플랫폼 스마트폰게임의 흐름에 따라가지 못해 곤두박질 친 것이 좋은 예다.
하지만 넥슨은 2015년 조직 개편을 마무리하며 기존에 강세를 보인 온라인게임과 새롭게 도전하는 모바일게임 두 분야에 전력할 수 있는 체질개선에 성공한 모양새다. 넥슨은 전담부서에 불과 했던 모바일 사업팀을 ‘본부’급으로 승격 시키며 양적/질적 팽창과 함께 더욱 무게를 실어 주었으며, 온라인분야와 모바일분야 사업을 모두 책임지는 부사장 직책을 새롭게 신설하는 동시에, ‘피파온라인3’ 성공적인 론칭을 이끌어낸 이정현 사업본부장을 이 자리로 승격시켰다.
이러한 조직개편에는 넥슨의 창업자이자 최대 주주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김정주 NXC 대표의 입김이 강하게 들어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 많은 온라인게임을 성공시킨 핵심 인력들이 모바일게임 시장 공략에 집중할 수 있는 체재로 전환된 2016년. 넷마블, NHN엔터, 433 등의 게임사들보다 모바일로의 전환이 늦은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었던 넥슨이 어떤 전략으로 모바일게임 시장의 판도를 흔들어 놓을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중이다.
< 장르와 분야를 가리지 않는다. 2016년 대형 모바일게임 라인업으로 총공세>
2015년 모바일게임 시장은 넥슨에게 희로애락을 모두 안겨주었다. 국내 최고의 RTS 개발팀으로 꼽히는 김태곤 PD 사단이 개발하여 큰 기대를 모은 ‘광개토태왕’의 경우 소기의 목적만을 달성했으며, ‘탑오브탱커’, ‘타이탄’, ‘천룡팔부’ 등의 퍼블리싱 작품도 흥행하지 못했다. 물론, 빅휴즈게임즈의 ‘도미네이션즈’가 한때 매출 순위 15위에 올랐고, ‘마비노기듀얼’, ‘슈퍼판타지워’ 등의 게임이 선전했지만 했지만 넥슨이라는 이름값에 걸맞지 않은 성적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박용현 사단의 넷게임즈에서 개발한 ‘히트’가 그야말로 ‘대 히트’를 기록하며 매출 순위 1위를 기록해 처음으로 넥슨에게 큰 성공을 안겨주어 2015년 하반기 뜨거웠던 신작 경쟁에서 우위를 점했다. 이렇듯 2015년 한 해 동안 모바일게임 시장의 흐름을 파악한 넥슨은 2016년 더욱 강력한 게임 라인업으로 시장을 뒤흔들 준비를 끝마친 모양새다.
라인업도 매우 화려하다. 국내 게이머들에게 명작 SRPG로 회자되는 ‘삼국지 조조전’의 모바일게임 ‘삼국지 조조전 온라인’이 상반기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오픈 월드 샌드박스 스타일의 모바일게임이라는 희귀한 장르를 선택한 ‘야생의 땅 듀랑고’, ‘던전앤파이터’와 ‘메이플스토리’를 모바일로 개발한 ‘던전앤파이터 모바일’(가칭), ‘메이플스토리M’, 미소녀 메카닉이 등장하는 M.O.E(마스터 오브 이터니티)까지 완성도와 흥행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것으로 평가받는 자체 개발작이 연이어 출격을 기다리고 있다.
‘뮤오리진’의 성공으로 업계의 화두로 떠오른 IP(지적재산권)를 활용한 기대작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특히, 넥슨의 게임들은 기존 게임들과 비교를 불허하는 글로벌 히트작들의 IP로 이뤄져 있다는 점에서 그 파급력이 엄청날 것으로 예상된다.
먼저 파이널판타지 시리즈 중 가장 뛰어난 작품으로 평가받는 ‘파이널판타지6’의 모바일 버전과 레고 IP를 활용한 ‘레고 모바일’이 내부에서 넥슨 내부에서 개발 중이다. 아울러 블루홀의 ‘테라’를 기반으로 한 ‘T2’, 새로운 액션 스타일을 선보인 FPS ‘타이탄폴’의 모바일 버전인 ‘타이탄폴 모바일’(가칭), 이스트소프트에서 서비스 중인 ‘카발2’을 활용한 ‘프로젝트 MC2’ 등 이름만 들어도 게이머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게임 라인업이 즐비하다.
또한, 넥슨에서 운영중인 벤처투자 프로그램 ‘넥슨 앤 파트너스 센터’(이하 NPC)에 입주한 스타트업 개발사들의 개발력 역시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어 NPC 출신 개발사에서 예상치 못한 히트작이 탄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여기에 ‘영웅의 군단’, ‘히트’ 등의 게임에서 보여준 바 있는 온/온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진행되는 넥슨의 어마어마한 마케팅 역량 역시 이들 기대작에 큰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이는 상황. 작품성과 흥행성으로 무장한 넥슨의 2016년 모바일게임 시장 폭격이 국내 게임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41종의 온라인게임 라인업, 신작과 구작의 조화로 성공 이어간다>
모바일게임에 이목이 쏠려 있지만, 온라인게임 역시 2016년 넥슨의 전망을 밝게 해주는 요소다. 현재 넥슨에서 서비스 중인 온라인게임은 연초 테스트를 진행 중인 샤이아워즈를 포함해 무려 38종. 2016년 넥슨은 이들 기존의 온라인게임과 신규 게임들의 조화로 성공을 이어간다는 각오다.
먼저 국내 FPS 온라인게임 시장을 평정하고 있는 서든어택의 후속작 서든어택2가 오는 봄에 진행되는 CBT를 시작으로 게이머들에게 모습을 드러낸다. 연내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이다. 서든어택2는 보다 강화된 그래픽과 게임성으로 지난 지스타 2015에서 게이머들의 호평을 받으며 기대를 모으고 있는 중이다.
또한, EA의 대표 레이싱게임 니드포스피드의 IP를 활용한 온라인버전인 ‘니드포스피드 엣지’의 경우 기존 온라인 레이싱게임과 차별화된 실사풍 그래픽과 다양한 모드로 무장했다. 아울러 현존하는 슈퍼카를 직접 튜닝하여 레이싱을 즐기는 재미와 컨트롤로 승부를 가리는 ‘스피드전’, 다양한 아이템을 사용해 승부를 가리는 ‘아이템전’ 등의 다양한 모드를 통해 국내 게이머들의 입맛을 충족시킬 예정이다.
이와 함께 블루홀의 온라인게임 ‘테라’의 서비스 역시 진행된다. 2011 대한민국 게임대상 4관왕을 비롯해 북미, 유럽, 중국, 일본, 러시아 등 해외 지역에서도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테라의 서비스를 통해 그동안 넥슨의 고질적인 약점으로 지적된 MMORPG 라인업을 보강하여 더욱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기존 온라인게임들 역시 꾸준한 관리로 게이머들의 관심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대규모 업데이트로 게이머들을 찾는다. 역대 최장수 온라인게임인 ‘바람의 나라’에서 지속적으로 업데이트가 진행되는 것에서 살펴 보듯 넥슨은 기존 인기작들의 관리를 게을리 하지 않았고, 매년 다양한 콘텐츠로 게임을 변화시켜 나갔다.
2016년 역시 이와 같은 행보를 걸어 갈 전망이다. 특히, ‘던전앤파이터’, ‘메이플스토리’, ‘마비노기 영웅전’ 등의 게임에서 대규모 콘텐츠가 추가되는 업데이트가 예정되어 있으며, 약 30여 종에 이르는 기존 게임들 역시 다양한 업데이트를 통해 게이머들을 맞이할 계획이다.
인기작들의 연이은 e스포츠 리그 개최 역시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지난해 인터넷 시청자가 10만 명에 이를 만큼 큰 인기를 얻은 바 있는 피파온라인3의 e스포츠리그 ‘피파온라인3 챔피언십’의 경우 올 한해 더욱 큰 규모로 진행될 예정이며, 서든어택, 카트라이더 리그 등의 e스포츠 역시 이전해 보다 보강된 수준으로 개최된다. e스포츠와 대형 업데이트 그리고 대규모 신작까지 여느 온라인게임사 못지 않은 활발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 2016년 넥슨의 온라인게임을 주목해야 할 이유다.
< 올 한해 넥슨의 리스크와 불안요소는 무엇?>
올 한해 넥슨의 행보에 가장 큰 리스크를 꼽는다면 모바일게임의 성공 여부다. 신작 게임의 성공 여부는 모든 게임사들의 고민이기도 하지만, 넥슨의 게임들은 많은 자금이 투자된 것은 물론, EA, 스퀘어에닉스, 레고, 코에이 등 굵직한 게임사들의 IP 활용한 작품들로 이뤄져 있어 최소 매출 20위 이상을 기록해야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
또한, 세븐나이츠, 모두의 마블, 몬스터길들이기 등 기존 상위권 게임들이 오랜 시간 서비스를 이어오며 매출 순위의 고착화가 이뤄진 상황에서 이들 게임의 성적을 뛰어넘어야 한다는 것도 넥슨이 2016년 해결해야 할 과제 중 하나.
더욱이 모바일게임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한 상황에서 성과를 거두지 못할 경우 새로운 조직 자체가 흔들릴 우려가 있으며, 자칫 넥슨 내부의 계열사들에서 혼란이 벌어질 수 도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기존 온라인 게임이 건재하다고는 하나, 그게 계속될 수 있을지 그 누구도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인 만큼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온라인 게임 라인업 확보의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작년 야심차게 선보인 메이플스토리2가 기대만큼의 성과를 거두지 못했고, 트리 오브 세이비아 역시 각종 버그로 몸살을 앓고 있다.
더욱이 새롭게 서비스되는 서든어택2의 경우 원작인 서든어택이 현재 FPS 온라인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게임이라는 이유로 “이 두 게임의 공존이 과연 가능할 것인가?”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아울러 ‘니드포스피드 엣지’는 같은 레이싱 온라인게임 장르인 ‘카트라이더’와 수요 층이 겹친다는 점에서 자칫 신규 게이머 유치가 아닌 ‘제 살 깎아먹기’ 식의 흐름으로 흘러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넥슨의 2016년 행보는 ‘온라인은 업데이트와 e스포츠 리그 등의 새로운 영역 개척을 통한 유지보수, 모바일은 대규모 신작들의 공습을 통한 영향력 확대’로 귀결된다”라며, “대규모 조직개편과 블록버스터급 신작이 즐비한 모바일 그리고 기존의 작품의 인기를 유지하고 있는 온라인게임까지, 지난해 거둔 히트의 성공으로 ‘1등 DNA’에 눈을 뜬 넥슨이 2016년 국내 게임시장의 지각변동을 얼마나 일으킬 수 있을지 앞으로의 모습이 주목된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