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게임업체 전망] 네시삼십삼분, 숨죽였던 2015년은 갔다 '이제는 진격뿐'
지난 2014년 4월 22일, 네시삼십삼분(이하 433)이 서비스하고 관계사 액션스퀘어가 개발한 '블레이드'가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의 판도를 완전히 뒤바꾸었다.
캐주얼 게임 일변도였던 국내 모바일 게임업계는 '블레이드'의 출시 후 급격하게 3D RPG로 트렌드가 옮겨갔고, 그 여파는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 매출 상위권을 점령한 넥슨의 '히트', 넷마블의 '레이븐' 등도 결국은 '블레이드'가 일궈낸 RPG의 열풍을 이어가고 있는 게임이다.
이런 가운데 2015년 숨고르기를 한 네시삼십삼분은 2016년을 '가장 중요한 해'로 보고 있다. '블레이드' 이후 자사가 준비 중인 게임들로 '새로운 트렌드 바람'을 불게 하겠다는 각오다. 그만큼 433은 올해 단단한 준비를 하고 있다.
< 굵직한 신작들 줄줄이.. 달라진 행보>
지난 해에 433이 출시한 6개의 게임은 대체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돌격전차'가 반향을 일으키며 한 때 매출 11위, '챔피언'이 한때 매출 20위권에 근접했었지만 나머지 게임들의 영향은 미미했다. 하지만 2016년이 되면서 분위기가 확 바뀌는 모양새다.
일례로 지난해 12월31일에 출시한 433의 첫 디펜스RPG '이터널클래시'는 출시 후 별다른 마케팅을 진행하지 않았음에도 첫주에 매출순위 48위, 현재는 매출순위 22위에 올라와 있다. 게임평가 또한 '간만에 해볼만한 게임이 나왔다', '재미 자체는 인정'한다는 글이 대부분이다.
부적절한 챕터명 논란으로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지만 개발사인 벌키트리 대표의 사퇴와 1월 수익금에 대한 기부 등 결단을 통해 현재는 논란이 가라앉고 있는 상황이다.
'이터널클래시'에 이어 433의 자회사 텐포인트나인의 신작 FPS 게임과 드래곤플라이의 '스페셜포스 모바일'도 상반기 내에 연이어 출시된다. 텐포인트나인은 과거 스마일게이트의 '크로스파이어'를 직접 개발해 성공시킨 주역들이 뭉친 스타트업 회사이며 1분기 433의 비밀병기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상반기 출시가 예정된 '스페셜포스 모바일' 역시 국내 뿐만 아니라 글로벌로 강력한 IP이기 때문에 관심이 높다. 433 측에서는 지난 해에 '백발백중'이 큰 인기를 누린 만큼 PVP(이용자간 대결) 방식의 FPS 게임이 성공할 수 있는 기반이 다져졌다는 판단을 내리고 있으며, 두 게임이 열풍을 이어나갈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글로벌 지역을 노린 '마피아'의 흥행도 관심거리다. 차량 위에서의 전투를 소재로 다룬 이 게임은 지난 지스타2015 게임쇼에서 대표적 이색 게임이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북미향 그래픽과 색다른 게임성을 보여줬다.
< 대작 RPG 군단들, 시장 장악을 위한 발걸음>
433의 주요 먹거리가 될 프리미엄 RPG 군단도 건재하다. 가장 먼저 소개될 '로스트킹덤'은 433의 가장 큰 관심사 중 하나다. 지난해 하반기에 국내 3대 RPG로 손꼽히던 게임들 중에 '이데아'와 '히트'가 이미 출시되었고 마지막 남은 게임이 '로스트킹덤'인 만큼 업계의 관심 역시 특별하다.
'로스트킹덤'은 최신 유니티5 엔진을 통해 개발중이며 이 엔진으로 인해 뛰어난 그래픽과 타격감을 손에 넣었다. 또 박진감 있는 전투 외에도 대기 시간이 필요 없는 인스턴트 PVP, 실시간 커뮤니티가 가능한 마을 시스템, 900여 개의 음향 효과 등이 공개되어 큰 반향을 일으킨 바 있다.
사전등록 이벤트에도 약 80만 명 이상의 게이머가 참가했으며, 홍보 모델로 뽑힌 영화배우 올랜도 블룸이 선정된 것도 이슈다. 올랜도 블룸은 영화 '반지의 제왕' 시리즈에서 활을 자유자재로 사용하는 엘프 '레골라스' 역을 비롯해 '캐리비안의 해적'의 주인공 '윌 터너' 역, '트로이'의 '패리스' 왕자 역, '킹덤 오브 헤븐'의 '발리안' 역 등을 맡은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 연말부터 넥슨의 '히트'가 큰 인기를 얻어온 만큼 '로스트킹덤'이 '히트'를 꺾고 장기간 1위를 수성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로스트킹덤'의 출시 후 3개월 뒤엔 액션스퀘어의 대작 '삼국블레이드'가 기지개를 켠다. 이미 2번의 동영상 공개를 통해 압도적인 액션감각을 과시해온만큼 이 게임에 거는 기대감도 남다르다. 다만 최근 '로스트킹덤'이 일부 늦어질 수 있다는 소문이 들림에 따라 출시 시기가 상반기에서 하반기로 연기될 수 있는 가능성도 미약하지만 남아 있다.
게임 자체의 평가는 무척 뛰어나다. 최근 '삼국블레이드'를 실제로 플레이해본 한 관계자 또한 "정말 뛰어났다. 워낙 괜찮아 1위 수성은 문제없을 것."이라며 혀를 내두르는 등 게임성이 탄탄하다는 후문이다. 이외에도 연말과 내년 초에 현세대 RPG들을 뛰어넘는 대작들이 줄줄이 준비되고 있어 근 1~2년간 433은 바쁜 걸음을 계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 우려점은 3가지, 대형 게임사로 거듭나는데 불안한 점들>
이렇게 다양하고 가능성 있는 게임들로 무장한 433이지만 올해 우려할 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가장 큰 적은 내부 직원들의 피로도다. 433 설립 후 임원을 포함한 전 직원이 하루가 멀다하고 밤샘작업을 해온 만큼 직원들의 피로도 누적이 한계에 달해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넷마블, 위메이드 등 다른 모바일 게임업체들 또한 그렇지만 이같은 강행군이 계속되다 보면 어느 순간 둑 터지듯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팽팽한 고무줄처럼 긴장감이 팽배한 지금 즈음이 가장 위험한 때가 아닌가 생각된다.
433 측에서도 이 사실을 알고 있으며, 최근 6개월간 183명에서 228명으로 급격히 인원을 늘리며 피로도 풀기에 한창이다.
또 하나는 인력 유출 문제다. 지난해 433은 '블레이드' 운영 멤버를 비롯해 일부 노하우를 갖춘 인력들이 한차례 이탈한 바 있다. 과거 피처폰 시절부터 개발해온 소태환 대표, 김충식 본부장 등 핵심 인사들은 10여 년 이상 신뢰로 이어져온 만큼 탄탄하지만 이외에 중견 직원들의 이탈은 433 입장에서 뼈아픈 부분이 아닐 수 없다. 올해 많은 이슈가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대비도 철저해야 한다.
마지막으로는 소외 장르에 대한 계속적인 시도도 불안요소다. 천편일률적인 게임들이 넘쳐나는 현실에서 새로운 장르를 개척해 트렌드 세터가 되려는 모습은 박수를 쳐줄만큼 훌륭하다 판단되지만 ,그만큼 리스크가 큰 부분이기도 하다.
실제로 433은 지난해 '회색도시' 등을 통해 소외받는 장르에서의 도전을 감행했지만 아쉽게도 좋은 결과는 보지 못했다. 회사 매출상으로는 상당한 타격이 있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역시 433은 2종의 강력한 FPS 게임으로 시장을 노크할 계획이고 상반기 중에는 433의 첫 성공작이라 할 수 있는 '활'의 차기작 '활2' 마저 선보인다.
이같은 시도는 긍정적이지만, 만에 하나 실패한다면 결국 '로스트킹덤'과 '삼국블레이드'와 같은 대작 RPG에 의존할 수 밖에 없게 된다. 새로운 시도에 대한 의욕이 움츠러들기 전에 새 장르에 대한 성공 모델이 꼭 필요한 시점이라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