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수저가 아니어도 재미와 감동의 폭풍. '나루티밋 스톰 4'
[게임동아 조광민 기자] 1999년 첫 연재를 시작해 폭발적 인기를 모으며 소년 만화의 대표작으로 거듭난 나루토가 지난 2015년 긴 역사를 마무리했다. 15년이 넘는 시간 동안 최고의 인기를 누려온 나루토는 다양한 개성과 매력을 가진 닌자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특징을 살려 그간 게임으로도 다수의 작품이 출시됐다.
2003년 원더스완으로 출시된 첫 게임인 '나뭇잎 인법첩'을 시작으로 30여개 이상의 등장했으며, 특히 닌자들의 대전을 게임의 핵심으로 삼은 대전 게임들이 게이머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특히, 닷햇 시리즈로 유명한 사이버커넥트2가 개발한 나루티밋 히어로, 나루티밋 엑셀, 나루티밋 스톰 시리즈는 원작의 스토리를 담아내는 동시에 캐릭터성을 살린 대전의 재미로 원작 팬들을 사로 잡았다.
그리고 최근 나루티밋 스톰 시리즈의 최신작 '나루토-질풍전-나루티밋 스톰 4(이하 나루티밋 스톰 4')가 현세대 기종인 플레이스테이션4(이하 PS4)로 출시됐다. 시리즈 최초로 자막 한국어까지 지원한다.
팬들의 기대 속에 PS4로 최초 등장한 '나루티밋 스톰 4'의 기본적인 게임 틀은 기존 시리즈와 크게 다르지 않다. 기본적으로 버튼 기반의 대전 액션이 중심이며, 동그라미 버튼으로 근접 공격, 세모 버튼을 눌러 차크라를 로드하고 이후 인술이나 오의 등을 발동하는 식이다. 점점 입문의 벽이 높아만 지고 있는 대전 격투 게임 장르에 타고난 재능을 보유한 '금수저'가 아니라도 간단한 액션 게임을 즐기는 것처럼 쉽게 적응할 수 있는 장점을 갖췄다.
그리고 이 과정에도 차크라 대시의 활용이나 리더 캐릭터와 서포트 캐릭터의 적절한 교체 타이밍을 기반으로 콤보를 이어가는 요소, 방어를 기반으로하는 반격이나 던지기를 활용한 플레이, 바꿔치기를 통한 타이밍 승부, 특정 캐릭터 간의 연계 오의 등 다양한 요소를 마련해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으면서도 상급자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고급 플레이를 익혀야 하는 요소도 준비했다. 초보자와 고수를 동시에 만족시키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것이 드러나는 부분이다.
각종 신규 시스템도 선보여졌다. 게임의 기본이라 볼 수 있는 대전은 3:3이나 1:1 대전이 주를 이루며 3:3 대전의 경우 앞서 이야기한 리더와 서포트 캐릭터를 전환해 플레이할 수 있는 기능이 추가됐으며, 단숨에 거리를 좁히거나 타이밍 승부를 위한 필수 조건인 차크라 대시도 차지 차크라 대시가 생겼다. 아울러 일정 수준 이상의 대미지를 받으면 장비가 파괴되며 방어력이 떨어지지만, 공격력이 올라가는 시스템, 캐릭터에 불이 붙은 상황에서 물에 떨어지면 불이 꺼지거나 물 위해서 번개 관련 기술을 사용하면 더 많은 대미지가 들어가는 요소들이 마련됐다. 이외에도 차지 차크라 대시가 추가되고 연계 오의, 각성 등 다양한 부분에서 일부 보완과 개선이 작업이 이뤄졌다.
기존의 연출을 뛰어넘는 볼거리도 강점이다. 원작의 설정상 핵무기에 버금가는 각종 능력을 가진 닌자들의 화려한 기술을 화면에 그대로 표현해준다. 특히 PS4로 등장한 만큼 실시간으로 눈 앞에서 펼쳐지는 각종 기술들의 항연은 만화와 함께 많은 사랑을 받은 애니메이션과 비교해도 게임의 연출이 크게 부족함이 느껴지지 않는다. 게이머 본인이 스스로 플레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오히려 게임의 연출이 보는 재미가 한층 크게 느껴질 정도다.
특히 '나루티밋 스톰 4'의 연출이 가진 장점은 스토리 모드에서 더욱 만끽할 수 있다. 스토리 모드에서는 일반적인 대전 모드에서 맛볼 수 없는 특수한 형태의 연출이 다수 마련됐다. 여타 게임의 퀵타임이벤트와 유사한 인터랙티브 액션이 마련됐으며, 해당 조건을 만족하면 시크릿 팩터라는 특별한 연출을 만나볼 수 있다. 그리고 인터랙티브 액션 과정 하나하나가 애니메이션을 직접 본인이 플레이한다는 느낌을 전해줄 정도로 수준 높게 구현됐다. 원작의 팬이라면 당시 상황을 본인의 손으로 만들어갈 수 있다는 점에서 전율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아울러 대전과 대전 사이에는 애니메이션이나 게임 내 캐릭터를 활용한 다양한 컷씬이 등장해 스토리를 이어준다. 특히 자막 한국어화가 완료된 만큼 원작을 모르는 게이머도 쉽게 즐길 수 있다. 아울러 대전액션 게임임에도 단순히 대전만 마련한 것이 아니라 보스배틀, 프리배틀, 군집배틀. 드라미틱 배틀 등 다양한 방식을 준비했다. 특히 스토리 모드 후반부에 마련된 전투의 경우 마치 비행 슈팅 게임과 같은 시스템으로 준비돼 제법 신선한 재미를 전해준다.
스토리 모드의 플레이 타임도 넉넉하다. 대전과 대전 사이를 이어주는 컷씬 영상을 포함하면 7시간 정도에 달하며 HP 90% 이상, 인터랙티브 액션 90%이상 입력해야 얻을 수 있는 S 등급 판정을 모두 얻기 위해 투입해야하는 시간까지 포함하면 스토리 모드 하나만 플레이해도 적지 않은 시간을 즐길 수 있다.
스토리 모드 외에도 마을 이곳저곳을 누비며 대전을 치르고 퀘스트를 수행하며 각종 아이템을 모아 멀티 플레이나 대전에서 활용할 수 있는 매칭 보이스, 피니시 컷 인 회상, 바꿔치기 아이템 등 커스터 마이징 관련 아이템 등을 획득할 수 있는 어드벤처 모드도 준비됐다. 어드벤처 모드의 경우 원작의 완결 이후와 최근 개봉한 극장판 보루토 사이 정도의 이야기로 구성됐으며, 게이머는 게임 속에 그대로 구현된 나뭇잎 마을이나 모래 마을, 파도 나라 등 원작의 배경을 자유롭게 오가며 모험을 즐길 수 있다.
특히 어드벤처 모드의 경우 맵 곳곳에 숨겨져 있는 파편을 수집해 원작 나루토 초창기부터의 다양한 대전을 즐길 수 있는 것은 물론, 닌자 50조항이나 열혈 배틀 등 다양한 즐길 거리가 마련돼 파고들 요소도 충분하다. 어드벤처 모드의 경우 플레이 타임이 게이머가 즐기는 방식에 따라 천차만별로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게임의 기본인 대전 외에도 스토리 모드와 어드벤처 모드를 통해 재미를 선사 하지만 역시 게임의 핵심은 배틀 모드다. 배틀 모드에서 사용할 수 있는 플레이어블 캐릭터는 시리즈 최다로 100개를 훌쩍 넘어섰으며, 추후 115개를 넘어설 것으로 기대된다. 배틀 모드는 기본적으로 오프라인 배틀인 프리 배틀과 네트워크 배틀이 마련됐으며, 게이머는 3명의 캐릭터로 팀을 구성해 펼치는 3:3 대전이나 1:1 대전을 즐길 수 있다. 게임의 기본이 대전 게임인 만큼 다양한 캐릭터의 활용과 서포터 활용, 연계 오의 등을 파고들어가는 재미를 배틀 모드를 통해 만끽할 수 있다.
프리 배틀의 경우 하나의 캐릭터로 끝까지 살아남아 대전을 펼치는 서바이벌부터, 토너먼트, VS배틀, 리그전, 연습 등이 마련됐다. 마땅한 손님 접대용 게임이 없다면 비교적 입문이 쉬운 '나루티밋 스톰 4'를 활용해 친구나 친척, 지인들과 게임을 즐기기에 좋아 보인다. 물론 실력 차가 많이 나면 우정 파괴 게임이 될 가능성도 농후하다.
네트워크 배틀은 방을 만들어 대전을 펼치는 일반적인 방식 외에도 실력이 비슷한 상대방과 매칭해 대결을 펼치는 랭크전도 준비됐다. 이 외에도 접속 시 출석 체크를 통한 아이템 제공, 현상 수배 시스템 등을 더해 부가적인 재미 요소도 가미했다.
전체적으로 높은 완성도와 충실한 재미를 자랑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다. 빠른 게임 진행에 도움이 되기는 하지만, 이긴 팀은 HP가 회복되지 않는 이상한 3판 2선승제 시스템 덕택에 첫 라운드가 박빙의 승부로 진행될 경우 두 번째 판에서 인술을 한번 맞는 것으로 한 라운드를 맥없이 그냥 내줄 수도 있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여기에 작은 한글 폰트도 불편하다. 아울러 PC 버전 보다는 낫지만, PS4 버전에서도 간혹 발생하는 게임 멈춤 버그나 프레임 드랍도 심각하진 않지만 게임의 흐름을 끊는 요소다. 아울러 너무나 많은 캐릭터가 등장하고 캐릭터 게임 자체가 밸런스를 조절하기 쉽지 않다는 점에서 네트워크 배틀 시 몇몇 캐릭터로 몰리는 현상도 반갑지만은 않다.
다만 이처럼 몇몇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나루티밋 스톰 4'는 게임이 가진 다양한 장점을 기반으로 원작의 팬들에게 후회 없는 선택이 될 것으로 보인다. 15년이 넘는 시간 동안 함께해온 원작의 감동과 재미를 '나루티밋 스톰 4'를 통해 다시 한번 만끽해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