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전4 소통의 아이콘, 라디오 팟캐스트 ‘디에네’를 만나다
[게임동아 김남규 기자] 지난해 1월에 시작해 창세기전4의 출시를 기다리는 팬들의 궁금증을 속 시원하게 풀어주던 창세기전4 라디오 팟캐스트 ‘에스카토스 정보국’이 지난 1월 29일 20회 방송을 마지막으로 마무리됐다.
소프트맥스에서 준비한 창세기전4의 최신 정보를 전달해주는 공식 홍보 방송이라는 이름을 걸고 시작한 이 방송은 소프트맥스 개발자 디에네와 창세기전4에서 이자벨로 등장한 김율 성우가 함께 창세기전에 관한 다양한 소식과 퀴즈, 팬들의 사연 등을 전해 많은 관심을 받았다.
특히, 김율 성우 외에도 창세기전4 녹음에 참여한 이올린 역의 이계윤 성우, 이안역의 박성태 성우, 노엘역의 여민정 성우, 창세기전 최고 전문가 닥터K라고 소개됐지만 누구나 다 아는 그분 등 호화로운 게스트들이 등장해 정보와 재미를 모두 잡은 성공적인 방송이라는 평가를 이끌어냈다.
“예전에 취미로 친구와 매직더게더링 팟캐스트를 진행한 적이 있었는데, 최연규 이사님이 본인의 경험을 살려 팬들과 소통할 수 있는 방송을 만들어보면 좋겠다는 얘기를 하셨어요. 그래서 한번만 파일럿 방송으로 해보자고 했는데, 그게 20회까지 1년간 이어졌네요”
에스카토스 정보국 진행자 디에네는 소프트맥스 기획팀에서 아르나카 스킬 컨셉 디자인, 보이스 디렉팅 등을 담당하고 있는 서재용 대리로 창세기전 신작이 개발된다는 소식을 듣고 바로 소프트맥스 이직을 결정할 정도로 창세기전 시리즈의 열성 팬이다. 같이 방송을 한 김율 성우는 2014년에 창세기전 녹음을 하면서 만났지만, 알고 보니 아마추어 시절에 알던 사이어서 친분을 이유로 수월하게(?) 방송에 합류시킬 수 있었다.
“친구들과 방송을 할 때는 그냥 대본도 없이 수다를 떠는 방송이었는데, 본격적으로 방송을 해야 하니 쉽지 않더군요. 특히 성우를 모셔서 하는 방송은 거의 없어서 넥슨 재팬이 진행한 마비노기 방송, 슈퍼로봇대전 라디오, 메탈기어솔리드 라디오 등 일본쪽 방송을 많이 참고했습니다”
서재용 대리가 방송을 진행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방송의 무게중심을 잡는 것이었다. 정보 전달에만 집중하면 재미가 없고, 재미를 중시하면 정보가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게 되기 때문이다. 특히, 기존 팬들 뿐만 아니라 새로운 게이머들을 창세기전4로 유입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후반부로 갈수록 방송작가의 역량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실감하게 됐다고 한다.
또한, 본인의 본래 업무인 개발 작업과 병행하다보니 시간도 문제가 됐다. 야근 후 집에 가서 작업을 해야 했기 때문에 개발 업무가 집중된 테스트 기간에는 특히 피로가 누적됐으며, 그로 인해 방송 업로드 일정이 계속 늦춰지게 돼 20회를 끝으로 더 이상 업무와 병행하는 것은 무리라는 판단을 내리게 됐다.
“실시간 방송이 아닌 녹음 방송을 선택한 이유는 난감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대응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에스카토스 정보국이 요즘 유행하는 실시간 방송이 아닌 녹음 방송으로 만들어진 이유는 편집의 필요성 때문이다. 아직 개발 중인 게임이다보니 게이머들의 질문에 명확한 답을 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우며, 욕설 등 방송으로 나가서는 안되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도 대처하기 쉽지 않다고 판단했다. 실제로 20회 방송 중 게이머를 게스트가 등장한 경우가 한번 있었는데, 그 회가 가장 편집 분량이 많았으며, 1, 2차 테스트 때에는 워낙 반응이 좋지 않다보니 굉장히 직설적인 비판글들이 많이 올라와 상당히 심적 부담감을 느꼈다고 한다.
또한, 창세기전 시리즈가 워낙 골수팬이 많다보니 개발자도 미처 파악하지 못한 오류를 지적하는 경우도 많았다. 방송 중 창세기전을 잘 모르는 김율 성우가 창세기전 퀴즈를 맞추는 아벨리안 입학시험이라는 코너가 있었는데, 내부 검수를 받고 만든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오류를 지적당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아 발생했다. 때문에 매번 방송 때마다 사과하는 것이 일이 됐으며, 개발팀 사이에서는 서재용 대리를 ‘사과의 아이콘’이라고 부르며 게이머들에게 사과할 일이 생기면 앞장 세우면 되겠다는 얘기가 나오기도 했다.
“방송을 하면서 제일 즐거웠던 것은 방송이 재미있어서 다음 방송이 언제 올라오냐는 말을 들었을 때였습니다. 그리고 제일 긴장했던 것은 마지막회에서 누구다 다 아는 창세기전 최고 전문가 닥터K를 모셨을 때였습니다. 닥터K로 소개했지만 다들 아시더군요(웃음)”
서재용 대리가 진행한 에스카토스 정보국은 20회 방송을 마지막으로 끝났지만, 이후에는 창세기전4 게이머들 사이에서 소통으로 유명한 GM 시즈가 진행하는 ’시즈의 LIVE 썰 방송’이 3월 18일부터 다음팟으로 방송될 예정이다. 서재용 대리는 이번 방송은 에스카토스 정보국보다 많은 지원이 있으니 잘 하실 것이라 믿는다며, 최대한 자연스러운 분위기에서 방송을 진행하고, 시청자들의 반응에 상처를 받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는 충고를 전했다.
만약 게이머들이 에스카토스 정보국을 다시 부활시키라는 요청을 한다면 어떻게 하겠냐는 질문에는 개발업무 때문에 현실적으로 쉽지 않으니 GM 시즈를 믿는다고는 했지만, GM 시즈가 방송을 잘 해서 그런 얘기가 아예 안나온다면 조금 섭섭할 것 같다고 애교 섞인 질투를 보이기도 했다.
“방송이 끝난 뒤부터는 개발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이전 테스트 때보다 발전된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정식 서비스 이후에도 계속 발전해가는 모습을 보여드릴 것을 약속드립니다. 많이 기대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