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솔 야구 게임의 유일한 희망, PS4용 'MLB 더 쇼 16'
게임명: MLB 더 쇼 16
개발사: SIEA 샌디에이고 스튜디오
유통사: SIEK
사용기기: 플레이스테이션4(PS4)
필자명: 구석지기
한 때 위닝 일레븐과 피파 시리즈처럼 야구 게임 시리즈도 무수히 많이 등장하던 시기가 있었다. EA의 MVP 베이스볼과 2K게임즈의 MLB 2K, 그리고 오늘 이야기할 MLB 더 쇼까지 말이다.
물론 굴욕적 해프닝으로 MVP 베이스볼 시리즈는 강제 종료됐고 계약 종료 이후 개발 포기를 한 2K게임즈 덕분에 MLB 더 쇼 시리즈만이 현재는 유일하게 남아 있는 상태다.
매해 그래픽이나 애니메이션, 그리고 콘텐츠의 변화가 부족하다는 지적으로 몸살을 앓고 있지만 위에서 말한 것처럼 MLB 더 쇼 시리즈는 꿈과 희망이 없는 야구 게임의 마지막 교두보다.
게이머들의 이런 지적을 개발사가 모를 리 없다. 당연히 그에 대해 고민하고 1년이라는 짧은 시간 내 개선하기 위해 노력한다. 어떻게 보면 이번 버전은 이런 특징이 잘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사실 PS4로 첫 시리즈를 출시한 전작은 시리즈 10주년이라는 명성에는 다소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다. 정확히 말하면 PS3와 PS4의 중간 버전 같은 어색함이 컸다.
그래서 MLB 더 쇼 16이 나오기 전 우려를 나타낸 게이머들도 많았고 일부 영상이나 테스트 당시에도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은 평론가들도 있었다.
그러나 실제로 즐겨본 입장에서는 그런 우려는 기우에 가깝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전작보다 확실히 좋아졌고 다양해졌으며, 충실한 게임 모드로 채워져 있다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어떻게 보면 이 느낌은 늘어난 코리안 메이저리그 선수들의 등장 여부가 컸다고 볼 수도 있다. 확실히 전작보다 풍부해진 한국 선수들의 모습은 좀 더 게임에 몰입할 수 있는 여지를 준다.
표지를 장식한 피츠버그 파이러츠의 강정호 선수부터 텍사스의 출루 머신 추신수 선수, 그리고 새롭게 메이저리그 신인이 된 박병호, 김현수, 오승환 선수 등의 등장은 확실한 장점이 됐다.
특히 강정호 선수는 한국 선수 중에서는 가장 많은 신경을 쓴 느낌을 준다. 외모는 물론 그의 특유 타격폼도 잘 재현돼 있다. 아쉽게도 캉캉 세리머니는 없지만 구현 수준만 놓고 보면 최고다.
그 외에는 아직 정식으로 나오지는 않았지만 크리에이티브로 만들어진 오승환 선수나 다른 선수들의 모습은 꽤나 신경 쓴 느낌을 받을 수 있어 좀 더 몰입할 수 있었다.
선수들의 제작 수준도 좀 더 강화된 느낌이다. 우선 기존에 선수들의 특정 폼들이 더 많이 추가됐으며, 커쇼를 비롯한 유명 선수들의 동작이나 모습도 한층 현실적으로 변했다.
특히 단점으로 지적되던 선수 모델링 부분은 확실히 개선된 느낌이 강하다. NBA 2K 시리즈의 압도적 비주얼과 비교하면 여전히 부족하지만 확실히 나아진 느낌을 준다.
팀 단위의 세리머니나 끝내기 상황의 액션, 홈런 후 펼쳐지는 동작 등도 많이 추가가 돼 좀 더 현실적인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모션 중에서는 특히 수비 동작들이 매우 다듬어진 느낌을 준다. 수비 중인 선수들은 자연스럽게 동작을 보여주고 공의 움직임에 맞춰 매우 다양한 수비 동작을 펼친다.
덕분에 야수 쪽 수비의 모습들은 꽤나 멋있게 느껴진다. 이는 로드 투 더 쇼의 쇼타임 기능과 함께 스포츠 게임 특유의 잔재미를 잘 살려준다.
그리고 잘 언급이 안 되는 내용이지만 사운드 에디팅 기능은 이번 작품의 큰 장점 중 하나다. 이 기능은 지역 방송의 로고송이나 선수 등장 음악, 경기장 효과음 등을 게이머가 넣는 기능이다.
이걸 이용하면 정말 현실적인 메이저리그 경기처럼 할 수 있다. 물론 기능 자체를 잘 쓰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지만 그 결과만큼은 정말 최고가 아닐까 싶다.
그 외 선수 의상이나 외형 등을 수정하는 기존 에디트 기능들은 충실하고 여전히 다양한 내용으로 구성돼 있다. 이 기능은 기본적으로는 전작의 형태와 거의 동일하다.
그럼 이제 모드에 대해 알아보자. 핵심 모드인 '로드 투 더 쇼'는 여전히 재미있다. 전작의 데이터를 연동해 불러서 하거나 새로운 선수를 제작해서 즐길 수 있다.
이번 작품은 '더블A' 리그에서부터 시작해 메이저리그 입성까지 가는 과정을 담고 있다. 워낙 낮은 리그부터 시작해 다소 답답할 수도 있지만 스킵 기능이 좋아져 큰 부담은 없다.
로드 투 더 쇼에서는 쇼타임이라는 기능을 지원하고 있다. 이 기능은 특정 순간에 QTE처럼 특정 조작을 유도하고 이를 달성하면 완벽하게 수비나 송구 등을 완성하는 기능이다.
이 기능은 거추장스러울 수도 있고 어떻게 보면 스포츠 게임의 특유의 흐름을 헤치는 형태가 될 수도 있지만 실제로 해보면 오히려 몰입도를 높여주는 좋은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즐기는 내내 이 기능은 긴장감을 높여주는 계기가 됐고 투수 중심이었던 기존의 로드 투 더 쇼 느낌을 좀 더 타자 부분 쪽으로 당겨준 기분을 느끼게 했다.
그리고 프랜차이즈 모드와 디이너스티 모드 등은 전작의 개념에서 큰 변화를 주지 않았다. 진행 과정에서 좀 더 세밀해지긴 했지만 장점도 단점도 뚜렷하게는 느껴지지 않았다.
그 외로는 타격감이 한층 나아졌다는 점과 실제 경기에서 나온 결과를 바탕으로 세세하게 변하는 스테이터스, 그리고 개선된 카메라, 아날로그 존 타격 부활 등을 장점으로 들 수 있다.
그러나 아쉬운 부분도 많이 있다. 일부 모드에서 라인업이 꼬여서 반영되는 형태나 일부 동작에서 나오는 버그, 그리고 여전히 긴장감이 부족한 선수들의 행동 등이 그것이다.
사실 단점에 대한 이야기는 워낙 오랜 시기 이어져 온 내용이라서 그런지 어디서부터 이야기해야 할지 모를 정도다. 존재 의미가 약해진 GM모드나 비디오 판독 모드도 어색하다.
도루 견제나 야구의 심리를 이용한 부분들은 아직 많이 부족해 보인다. 특히 견제 동작의 과정은 오랜 단점 중 하나인데 전작과 큰 차이를 느끼기 어려워 보인다.
새롭게 추가된 컨퀘스트 모드나 배틀로열 등의 모드도 개발사의 의도는 충분히 알겠지만 정말 괜찮고 재미있다는 느낌은 받을 수 없었다. 왠지 개선사항을 늘리기 위한 시도 정도로 보인다.
물론 많은 노력을 했고 UI부터 다양한 개선사항이 MLB 더 쇼 16을 쾌적하게 즐기게 만들어주는 요인이지만 계속 언급되는 단점들을 줄여ㅉ나갈 필요가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MLB 더 쇼 16은 여전히 현존 최고의 야구 게임이다. 경쟁작이 없다고 해도 이 시리즈가 가진 특유의 게임성은 충분히 오랜 시간 동안 검증받아왔다.
그래서 언급하는 단점의 수정을 바라는 것도 그만큼 이 시리즈를 사랑하는 게이머가 많다는 의미가 아닐까 싶다. 결과적으로는 팬이면 구매를, 그렇지 않다면 좀 더 고민하는 게 맞을 것 같다.
마지막으로 한글화 정말 안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