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캐주얼 게임의 부활? 애드플러스 적용한 농장 밖은 위험해
현재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은 RPG 천하다. 과거 시장을 지배했던 애니팡이나 드래곤플라이트, 쿠키런 등 캐주얼 장르의 게임은 매출 순위권에서 찾아보기 힘들며, 그로 인해 게임사, 투자사들도 결제율이 높은 RPG를 선호하면서 자연스럽게 캐주얼 장르가 고사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플랫폼의 특성상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캐주얼 게임이 필요한 카카오가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나섰다. 기존의 부분 유료화 방식과 달리 인게임 광고를 통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카카오 게임 애드플러스 사업이다. 이는 SDK 적용만으로 간편하게 인게임 광고를 노출하고, 광고를 통해 얻어지는 수익을 카카오와 개발사가 배분하는 방식으로, 카카오는 애드플러스를 적용하고 월 1억 이하의 매출액을 올린 게임에 대해서는 수수료를 14%로 인하해 중소 게임사들과 상생하겠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지난 12일 출시된 농장밖은 위험해 for Kakao는 애브리타운 개발로 유명한 슈퍼노바일레븐이 개발하고, 카카오의 게임 담당 자회사 엔진이 퍼블리싱한 게임으로, 이 애드플러스 상품이 처음으로 적용된 게임이다. 아직 베타 서비스 단계이고, 자세한 사항은 오는 22일 파트너스데이에서 발표될 예정이지만, 전체적인 서비스의 모양새는 지금과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농장밖은 위험해의 게임 방식은 과거 애니팡과 비교될만큼 무척 간단하다. 농장 밖으로 탈출한 동물들이 안전하게 농장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화면을 터치해 문을 열어주는 것이 게임 규칙의 전부. 조작이라는 것이 화면을 터치하는 것 뿐이기 때문에 무척 심심해보이지만, 실제로 해보면 그리 만만하지는 않다. 동물들이 여러 라인으로 한꺼번에 돌진해오고, 터치할 때마다 문이 번갈아가며 열리기 때문에 들어오는 타이밍에 맞춰 문을 잘 열어줘야 하며, 겁에 질린 동물들과 같이 섞여서 들어오려고 하는 여우들은 문으로 막아야 해서, 상당한 동체시력과 순발력을 요구한다. 간혹 코인을 달고 있는 동물이 농장 안으로 들어오는데 성공하면 코인을 획득하게 되고, 그 코인으로 게임 플레이에 도움이 되는 아이템을 구입할 수 있다.
게임 규칙이 워낙 단순해서 돈을 써야 할 부분이 많지 않다고 생각될 것이다. 실제로 게임을 플레이해보면 정말 아예 없다. 굳이 돈을 꼭 쓰고 싶다면 게임을 플레이할 때마다 소모되는 하트 충전 정도? 코인으로 구입할 수 있는 아이템들도 친구와 고득점 대결을 펼친다면 모를까 없어도 별 문제 없다. 게이머들에게 결제 부담을 전혀 주지 않은 애니팡 같은 스타일의 게임인 것이다.
요즘 같은 시대에 인디 개발사도 아니고 중소 개발사가 이런 게임을 출시하면 그냥 자선사업이라는 소리를 듣겠지만, 애드플러스가 있기 때문에 이 게임은 출시될 수 있었다(물론, 구글 애드몹 등 다른 인게임 광고 서비스도 많이 있긴 하지만, for Kakao 플랫폼에서도 이를 시도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의의를 찾자).
게이머들이 이 게임에서 애드플러스의 존재를 인지하게 되는 것은 죽었을 때다. 기존에 이런 게임들은 죽었을 때 이어하기를 선택하면 캐쉬를 소모하는 형태였지만, 이 게임은 죽었을 때 이어하기를 누르면 동영상 광고를 관람한 뒤 이어하기가 된다. 광고 시간이 부담될 정도로 긴 것은 아니며, 광고를 보고 이어하기를 하면 코인이 등장할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에 거부감이 심하지는 않다. 광고를 보기 싫은 사람은 이어하기를 하지 않고 그냥 새로운 게임을 시작하면 된다.
상점 메뉴를 클릭하면 광고 상품을 또 만날 수 있다. 상점에서는 게임에 도움되는 아이템을 구입할 수 있는데(현재는 3개 밖에 없다), 코인이 부족할 경우에는 무료 충전소를 눌러서 광고 상품을 클릭하면 무료 코인을 획득할 수 있다. 이것은 이전에 출시됐던 게임들도 많이 사용하고 있는 TNKAD 솔루션이기 때문에 이것이 애드플러스 상품에 포함된 것인지, 아니면 그냥 별개로 추가한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이것 역시 결제 부담없이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도움을 준다.
게임 자체로만 보면 게임 내 튜토리얼도 부족하고, 아직까지는 너무 단순해서 깊게 파고들 요소가 없어 오래 즐기기에는 다소 부족한 점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다만, 친구들과 부담없이 경쟁을 즐길 수 있는 게임이라는 것도 분명한 사실이다. 이 게임이 뽑기, 강화, 합성 등 게이머들에게 부담을 주는 요소를 억지로 넣지 않아도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을지, 그리고 이 게임으로 인해 애드플러스를 적용하고 등장하는 캐주얼 게임이 많아질 수 있을지 결과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