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게임, 모바일게임 시장의 당당한 주역으로
[게임동아 조광민 기자] 최근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을 살펴보면 기존 대형 게임사들의 게임과 다른 매력으로 똘똘 뭉친 인디게임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유료게임 시장은 인디게임의 텃밭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많은 게임들이 자리하고 있으며, 인기 무료 게임 순위에서도 저마다 다른 매력과 재미로 뭉친 게임들이 게이머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으며 높은 순위에 자리하고 있다. 여기에 일반 상업 게임도 달성하기 힘든 100만 다운로드를 훌쩍 넘긴 게임이 등장하기도 했으며, 억대의 매출을 거둔 인디게임 개발사도 존재한다.
이처럼 인디게임이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모습은 인디게임 개발사들의 다양한 노력과 시장의 상황 등이 맞아 떨어져 나타난 것으로 볼 수 있다.
먼저 남녀노소 누구나 게임을 즐기는 정도로 커진 모바일게임 시장을 주요 요인으로 꼽을 수 있다. 구글 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에서 게임을 내려받을 수 있는 오픈마켓법이 통과됐고, 2012년 카카오 게임하기를 통한 성공작이 나오면서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게임을 즐기는 게이머의 층이 넓어졌으며, 인디게임 개발사도 별도의 심의를 받지 않고 자신들이 개발한 게임을 게이머들에게 더욱 쉽게 선보일 수 있는 시장이 형성된 것이다.
개발자 풀 자체가 넓어진 것도 인디게임 흥행의 주요한 요인이다. 유니티, 코코스와 같은 게임 개발엔진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게 되면서 인디게임 개발자에게 부담일 수 있는 엔진 구입 비용 부담이 덜어졌다. 이를 통해 누구나 쉽게 게임을 개발할 수 있는 환경이 구성됐다. 회사 생활에 지친 개발자나 각자의 사연을 가진 개발자들이 회사를 나와 1인으로 개발을 진행하거나 소규모 개발사를 꾸려 게임을 개발하는 케이스도 늘었다. 여기에 게임개발 전문 기관 등도 생겨나며, 더욱 개발자의 폭이 넓고 다양해졌다. 이는 더 많은 참신한 인디게임이 등장할 수 있는 배경이 됐다.
인디게임 개발자간의 활발한 소통도 인디게임 흥행에 주효했다. 일반적인 상업용 게임을 개발하는 개발사라면 생각할 수 없는 수준의 다양한 고급 정보가 개발자 네트워크를 통해 다방면에 걸쳐 공유된다. 예를 들면 A라는 게임을 개발한 개발자가 A게임으로 얼마를 벌었고, 마케팅을 어떻게 했더니 성과가 좋게 나오더라 등의 정보를 인디게임 개발자들과 활발하게 교류한다. 경험자의 노하우를 그대로 전수받아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는 셈이다.
실제로 국내를 대표하는 인디게임 개발자 모임인 '인디라! 인디게임개발자모임'의 경우에는 운영 중인 페이스북 페이지의 가입자가 8,000명을 넘어섰으며, 각종 문제 해결부터 다양한 정보 나눔과 게임 홍보가 매일매일 이뤄진다. 그야말로 상생의 공간이다. 이와 함께 인디 개발자 서밋 등을 통해서도 다양한 정보를 나누고 있으며, 각종 게임잼 등을 통해 서로 네트워크를 다지고 더 나은 게임 개발을 위해 다방면에서 노력을 펼치고 있다. 최근에는 인디게임으로 성공을 거둔 인디게임 개발사들이 다른 인디게임 개발사의 퍼블리싱까지 돕는 수준이다.
상업용 게임이 긁어줄 수 없는 가려운 부분을 해결해준 것도 인디게임 흥행의 빼놓을 수 없는 부이다. 마치 게임이 그저 하나의 상품처럼 변질돼 게임성이 아닌 마케팅으로 승부하는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인디게임이 게이머들의 가려운 부분을 해결해준 것이다. '흙수저'와 '금수저', '헬조선' 등이 2015년 우리 사회 전반을 가로지른 가운데 '흙수저 키우기', '내꿈은 정규직' 등의 게임이 현실을 풍자한 재미로 게이머들의 사랑을 받았다. '거지키우기'와 같은 게임은 100만 다운로드를 돌파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수익을 올리는 것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상업용 게임에 지친 게이머들의 시선이 색다름으로 무장한 인디게임으로 돌려진 것이다.
유료게임 시장이라는 틈새 시장과 다양한 수익화 방식도 인디게임의 성장에 한몫 했다. 대다수 상업용 게임이 더 많은 수익을 위해 부분 유료화 방식의 수익 모델을 취한 가운데 인디게임은 1,000원에서 5,000원가량을 금액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해 과금 유도에 지친 게이머들을 유료게임 시장으로 끌어들였다. 여기에 게임 내 동영상이나 배너 광고를 진행해 개발사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광고 시스템도 대거 등장해 개발사들이 게임 내 유료 결제 외에도 수익을 올릴 수 있는 환경이 구성됐다. 꼭 게임 결제를 통한 수익이 아닌 다른 수입원이 생겨난 셈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모바일게임 마케팅 업체들도 인디게임의 지원에 대대적으로 나섰다. 사전등록 마케팅 업체들은 인디게임을 대상으로 무료 프로모션을 펼치고 있으며, 게이머 유입에 좋은 쿠폰 입력을 위한 서버 구현이 힘든 인디게임 개발사를 위해 서버 환경이나 다양한 편의 기능을 제공 중에 있다. 신선한 재미과 감각으로 무장한 인디게임들이 성장하고 등장해야 게임 시장이 더욱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아래 인디게임 지원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인디게임이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는 가운데, 모바일게임 시장에서의 성공을 다른 플랫폼으로 이어가기 힘들다는 아쉬움은 남는다. 해외에서는 스팀의 그린라이트나 다양한 유통 채널을 통해 '마인크래프트'와 같이 시장을 뒤엎을 정도의 PC기반의 다양한 인디게임이 등장해 호평을 받고있다. 반면 국내는 PC게임 시장규모가 턱없이 작고, 국내법상 PC게임이나 콘솔게임은 심의를 꼭 받아야 하기 때문에 복잡하고 준비할 것이 많은 심의과정 자체가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수익도 수익이지만 구조적인 상황 때문에 많은 인디게임 개발사가 게임을 게이머들에게 쉽게 선보일 수 있는 모바일게임 시장에 집중할 수 밖에 없다. 모처럼 인디게임이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아쉬울 수 밖에 없는 대목이다.
인디라! 인디게임개발자모임 대표인 부산게임아카데미 김성완 교수는 "국내의 경우 심의 등의 문제로 PC 인디게임 시장이 상당히 위축됐었다. 하지만 모바일게임 시장이 확대되고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인디게임 성공작이 하나 둘씩 등장하며, 모바일게임 시장을 기반으로한 인디게임 개발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성공한 인디게임 개발사가 인디게임 퍼블리셔를 자처하며 나서고, 빅(BIC)페스티벌과 같은 국제 행사도 진행하면서 인디게임의 저변이 확대됐다"라며, "다만 여전히 대부분의 인디 게임 개발자들은 전업을 해도 힘든 상황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인디게임 개발자들끼리 모이면 수익보다는 더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기 위해 열을 올린다. 앞으로도 인디 게임에 많은 응원을 부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