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버워치의 성공적 데뷔.. e스포츠 시장도 요동칠 수 있을까?
블리자드의 '오버워치'가 PC방 점유율 13%를 넘어서면서 최근 국내 PC방 순위 3위로 올라섰다.(5월 4주 PC방 순위 기준)
원래가 패키지 게임이고 PC방에서 무료라는 점을 인식하더라도 이 수치는 어마어마하다. 점유율 1위인 '리그오브레전드'가 30% 대로 넘사벽을 유지하고 있고 '서든어택'이 건재하기에 더 위로 올라갈 일은 없겠지만 기존의 기득권 게임들을 꺾고 3위를 차지한 것에 대해서 놀라는 이들이 많다. 한동안 변화가 없던 PC 온라인 게임 시장에 활력을 주었다는 점에서 업계가 긍정적이기도 하다.
다만, 향후 장기적 흥행에 대해 '오버워치'를 바라보는 시각차는 다소 갈리고 있다. 초반 열기가 뜨거울 것임은 모두가 예측했던 가운데, 이후에 계속 현재의 위협적인 수치를 유지할 것인가와 또 e스포츠 종목으로 확고하게 자리매김할 수 있느냐에는 의견이 엇갈리는 상황이다.
< 개성있는 콘텐츠와 다양한 전략 플레이.. e스포츠 성공 충분>
먼저 '오버워치'의 장기적 흥행을 예측하는 전문가들은 '오버워치'의 게임성을 근거로 둔다. 정식 출시 전에 테스트를 진행한 후 "자꾸 '오버워치'가 아른 거린다."며 토로하는 이들이 적지 않았고, 게임성이 훌륭하기 때문에 결국 게임은 흥행한다는 분석이다.
각 캐릭터 마다의 개성적인 고유 능력, 딜러, 탱커, 지원이라는 포지션,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한 밝은 그래픽, 지점 점령과 호위 미션 등의 요소를 잘 배합하여 훌륭한 '맛'을 이뤄낸 것에 대해서 높은 평가가 이어지고 있고, LOL, 도타2와 같은 전략적인 플레이 요소 역시 게임 플레이에 큰 축을 차지하고 있어 프로 리그가 활성화 될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하다. 프로게이머들의 실력에 따라 경기의 양상이 달라지는 e스포츠의 핵심 재미가 충분히 보장되어 있는 셈이다.
오버워치를 플레이하는 게이머들의 수가 점차 늘어나고 있는 것도 긍정적인 신호다. 과거 스타크래프트부터 지금의 LOL까지 e스포츠를 주도한 게임들은 수 많은 게이머들이 플레이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아울러 국내 혹은 해외 게이머들이 새롭게 고안한 오버워치의 전략, 전술이 등장할 확률이 높으며 이는 곳 게임의 새로운 즐거움으로 다가온다.
때문에 기본지식이 있어야 제대로 즐길 수 있는 스포츠의 특성상 게이머들의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오버워치는 e스포츠에 최적화된 상황이며, 게임 출시에 앞서 성대한 페스티벌을 진행한 블리자드가 e스포츠 리그에 집중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인 것도 오버워치 e스포츠 리그의 장기 흥행을 예측하는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 직관성이 떨어지는 옵저버 시스템. FPS 장르에서 e스포츠 성공 사례 전무>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다. 아무리 전략 전술이 도입된 팀 대전 게임이지만, 오버워치는 기본적으로 e스포츠의 흥행이 어려운 장르인 FPS를 기본으로 하고 있으며, 중계 시스템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옵저버 역시 아직 기존 FPS 방식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 그 이유다.
오버워치의 경우 각 캐릭터마다 공간이동, 타워 건설, 주변 사물을 모두 난사하는 등 다양한 스킬을 지니고 있다. 더욱이 이 캐릭터 별 스킬을 얼마나 잘 활용하는지에 따라 고수와 하수의 차이가 나눠지며, 프로게이머들의 경우 여기에 뛰어난 심리전과 사격 실력까지 함께 구비하고 있다.
이러한 프로게이머들이 맞붙는 오버워치의 게임플레이를 시청자들에게 직관적으로 전달하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실제로 유명 오버워치 플레이들이 한자리에 모인 오버워치 페스티벌에서 진행된 이벤트 전에서 몇몇 선수들의 플레이를 포착하지 못하거나, 딜러, 탱커, 지원으로 이어지는 전략 플레이보다는 단순히 어떤 선수가 킬을 올렸는지에 집중하는 경향이 강했으며, 중계에는 잡히지 않는 이른바 ‘의문사’도 계속해서 나왔다.
이는 오버워치의 e스포츠 리그에 적지 않은 위험요소다. LOL이 전세계 언론이 주목하는 e스포츠리그로 발전한 이유 중 하나는 프로게이머들의 화려한 플레이와 긴박한 현장의 분위기를 생생히 전달할 수 있는 직관적인 중계가 큰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현재 캐릭터 시야, 전체 맵 확장 등 기존 밀리터리 FPS 게임의 옵저버 방식을 채택하고 있는 오버워치는 화려한 플레이를 생생하게 전달하기 어렵다는 중론이다. MOBA 슈터에 최적화된 새로운 게임 중계 방식을 도입해야 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여기에 총 21종의 캐릭터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몇몇 캐릭터를 제외하면 실제 대회나 게이머들이 선택하는 캐릭터의 폭이 고정되어 있는 등 벌써부터 OP 챔피언이 등장하고 있는 상황. 이는 지속적인 밸런스 패치 등으로 풀어나가야 하지만, 스타2, 디아3, 하스스톤에 이르기까지 최근 블리자드 게임들은 한결같이 밸런스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는 자칫 단조로운 플레이로 이어져 게이머들에게 뻔한 경기를 반복적으로 제공하는 ‘지루한’ 게임 리그로 인식될 수 있는 부분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오버워치의 열풍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이며, 블리자드가 e스포츠 활성화를 천명한 만큼 전작인 ‘히어로즈오브스톰’과 같은 상황이 반복될 가능성은 매우 적다”라며, “다만 FPS 게임의 e스포츠 활성화는 벨브의 팀포트리스2도 이루지 못했을 만큼 굉장히 어려운 요소로, 이는 블리자드가 풀어나가야 할 숙제이며, 향후 이를 어떤 방식으로 풀어나갈지에 따라 오버워치의 e스포츠 흥망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