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버워치 무료 다운로드” 속에 담겨있는 게임 인식의 현주소

“오버워치 무료로 다운로드 받는 법”, “오버워치 어디서 다운 받아요?”

[게임동아 조영준 기자]최근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는 블리자드의 온라인게임 오버워치에서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이슈는 다름아닌 ‘무료’다. 실제로 포털 사이트에서 오버워치만 검색해도 ‘오버워치 무료로 플레이하는 법’이라는 연간 검색어를 쉽게 찾아볼 수 있고, 게임 관련 질문을 찾아봐도 어떻게 “이 게임을 무료로 플레이할 수 있느냐”는 문의가 끊이질 않는다.

게임저작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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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이 이런 질문을 하는 연령층이 대부분 초중고생에 몰려 있는 상황. 이런 점을 이용해 몇몇 게이머들이 블리자드에서 히어로즈오브스톰(이하 히오스)를 30번 플레이 하면 무료로 플레이할 수 있게 해주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등의 답변을 달아 각종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물론, 이는 실제는 없는 이벤트. 더욱이 몇몇 능력자들이 마치 홈페이지에서 실제로 진행되는 이벤트인 것처럼 위장한 합성 이미지를 만들면서 ‘오버워치 무료’는 더욱 유명세를 탓다. 얼핏 보면 몇몇 게이머들의 장난 같아 보이는 일이지만, 이를 바라보는 게임업계의 관계자들의 다소 맥이 빠진다는 반응이다. ‘게임=무료로 하는 것’ 이라는 인식이 아직도 만연하게 퍼져 있다는 것을 증명한 사례가 아니냐는 것이 그 이유다.

< ’오버워치 무료’에 담겨 있는 저작권 인식의 현주소>

그렇다면 ‘오버워치 무료’를 문의하는 이들은 과연 이 게임을 구매해야 되는 패키지 게임이라는 것을 모르고 있는 것일까? 정답은 ‘아니요’다. 이들의 질문을 살펴보면 대부분 이 게임을 어떻게 공짜로 다운로드 받느냐에 집중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한마디로 게임을 구매하는 정식 루트 이외에 다른 방식으로 게임을 할 수 있느냐고 묻는 것이다. 이는 개발사에서 허락하지 않는 무인가 파일을 다운 받는 행위. 즉 ‘불법 다운로드’에 해당하는 일이다.

게임저작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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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이러한 질문이 너무 빈번하게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비단 오버워치 뿐만 아니라 GTA5, 위쳐3 등 인기 있는 패키지 게임에는 어김없이 ‘무료로 다운로드 하는 법’을 문의하는 이들이 많으며, 파일을 잘못 받아 바이러스에 걸렸다는 사례도 끊임없이 이어지는 것이 사실.

이들의 동기는 단순하다. 재미있어 보여서, 반 친구들이 모두 하고 있어 게임을 다운받고 싶다 등의 이유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더욱이 이런 문의를 하는 게이머들의 연령대가 초중고생에 몰려있는 상황. 지속적으로 게임을 즐길 저연령 게이머들이 저작권에 대한 의식이 희박하다는 것은 향후 국내 게임시장에 큰 문제로 다가올 만한 일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 게임에 부정적인 기성세대의 인식도 한 몫.. 게임은 엔터테인먼트라는 인식이 자리 잡아야>

하지만 이러한 현상은 단순히 저연령층 게이머들만의 문제는 아니라는 주장도 있다. 바로 게임을 하는 것을 마치 공부를 기피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부모세대의 인식이 게이머들이 ‘무료 게임’을 선호하는 것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게임과 학업을 상극으로 생각하는 것이 기성세대의 생각하는 게임의 현 주소다. 게임 규제의 대표적인 사례인 셧다운제가 실시된 이유도 바로 ‘학생들의 수면권을 보장하기 위해서’였다. 게임을 하면 잠을 자지 않고, 학업에 게을러진다는 부모세대의 부정적인 인식이 전반에 깔려 있는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부모에게 동의를 얻고 게임을 구매한다는 것은 그야말로 ‘하늘의 별 따기’만큼 어려운 일이다. 하던 게임도 멈춰야 하는 일이 빈번한데 새로운 게임을 구입한다는 것은 엄두도 못 낼 일이라는 것. 때문에 학생들의 경우 관심이 가는 게임이 있다 한들 구입하기는 어려우니 무료로 다운로드 받아 조금씩 즐기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고, 이 때문에 무료 게임을 찾는 일이 끊이지 않는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하지만 부모의 그늘에서 벗어나 일정 경제력을 갖춘 성인 게이머의 경우 편하게 게임을 즐기기 위해 오히려 스팀 및 각종 게임 할인 사이트를 통해 게임을 정식으로 구매하고 있는 상황이다. 스팀에서 게임을 구입한 국가 중 한국이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으며, 게이머들의 수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 그 증거다.

부모세대가 자녀들의 게임에 대한 지나친 압박이 게임의 불법 복제를 유도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이는 단순히 게임을 넘어 음악, 영화, 만화 등 저작권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엔터테인먼트 산업군과도 밀접하게 관련된 사안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성세대의 ‘양보’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게임은 이미 오래 전부터 청소년들에게 가장 대중적인 취미로 자리잡은 지 오래이며, 부모들은 이를 인정하고, 자녀와 많은 대화를 통해 건전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지적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게임에 대한 청소년층의 저작권 인식은 심각할 정도이며, 이는 단순 이들의 문제만은 아니며, 기성세대의 부정적인 게임 인식도 한 몫을 하고 있다”라며, “이미 게임을 엔터테인먼트 산업으로 분류한 해외와 같이 국내에서도 게임을 유치한 놀이가 아닌, 하나의 엔터테인먼트 산업으로 인식시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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