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력 터지는 캐릭터들과 유적 탐험, '헌터스 어드벤처'
[게임동아 김원회 기자] '리니지', '아이온', '블레이드 앤 소울' 등 국내 MMORPG의 중심엔 엔씨소프트가 자리를 잡고 있다 이야기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엔씨소프트의 이름은 낯설기만 하다. 온라인게임과 연동되는 앱이 몇 종류 출시됐을 뿐 넥슨, 넷마블게임즈, 웹젠 등 국내 유명 게임 업계가 차지한 모바일게임 순위에 엔씨소프트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2016년부터는 사정이 달라질지도 모른다. 엔씨소프트가 2016년 하반기를 기점으로 모바일게임 시장 공략을 위해 움직이기 시작했으며, 첫 타자로 롤플레잉 모바일게임 '헌터스 어드벤처'가 뽑혔다. 지난 2015년 3월 중국에서 출시 후 좋은 성적을 거둔 '용자대모험'에 현지화 작업을 맡아 몸을 풀어보겠다는 의도로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너무 늦었던 걸까? '헌터스 어드벤처'는 플레이하면서 단점부터 눈에 들어오게 된다. 특히, '로스트킹덤', '히트' 등 고퀄리티 그래픽을 앞세운 액션롤플레잉 모바일게임이 기준이 된 국내에서 '헌터스 어드벤처'의 그래픽은 동급으로 평가하기 어렵다. 3D 그래픽으로 구현된 캐릭터, 배경의 묘사 퀄리티만이 아니라 이벤트, 공격, 피격 연출 등도 상당히 단조롭다. 구색만 겨우 맞춘 효과음도 아쉬운 부분이다.
슈팅게임 요소가 강조된 전투도 처음부터 재미를 느끼기 어렵다. 또한, 초반에는 캐릭터 스킬을 활용하거나 스테이지 내 아이템을 습득해 공략하는 플레이 패턴 없이 캐릭터에게 몰려드는 적의 공격을 피하고 쏘는 단순 조작만 반복된다. 스테이지마다 준비된 히든 퀘스트의 경우, 좋은 보상을 획득할 수 있지만 갈수록 체력, 캐릭터, 기술 사용 조건이 까다로워져 스트레스가 쌓이기 쉽다.
게이머가 활보할 수 있는 스테이지는 여러 종류가 있으나 세계 각지의 보물을 찾는다는 콘셉트에 맞춘 장식물 몇 가지만 다를 뿐 유의미한 차이가 없다. 게임의 주요 특징으로 꼽히는 탈 것 역시 적을 압도할 수 있을지언정 별다른 특징이 없어 '헌터스 어드벤처'만의 재미를 느낄 수 있다고 평가하기 힘들다. 이 밖에 자동 전투 중에는 탈것에 탑승하지 않는 문제점이 존재해 상황에 따라선 탈것이 있을 때가 더 불편하다.
반면에 검증된 콘텐츠만을 따와 완성된 성장 시스템 및 방대한 콘텐츠는 중국에서의 인기를 수긍하게 만든다. 조각을 모으는 캐릭터 수집과 육성, 재료를 소비해 강화 및 진급을 거칠수록 강해지는 장비, 모든 보유 캐릭터의 전투력을 올려주는 엠블럼 시스템 등 익숙하지만 직관적인 콘텐츠들이 게이머를 기다리고 있다. 아울러 전투 중 강력한 성능을 발휘하는 유물 스킬을 비롯한 고고학 콘셉트의 아이템 수집 및 거래 시스템 역시 유용하다.
그리고 게이머가 조작할 수 있는 12종의 개성적인 캐릭터는 '헌터스 어드벤처'의 핵심 콘텐츠나 마찬가지다. 12종의 캐릭터는 단순히 외형만이 아니라 소총, 활, 바주카, 표창 등 자신만의 무기를 갖췄으며, 이로 인해 파생되는 스킬들의 효과 역시 여러 효과를 자랑한다. 또한, 메인과 서브 캐릭터가 동시에 전투에 나서고, 언제든지 조작 캐릭터를 바꿀 수 있기 때문에 게이머가 활용할 수 있는 캐릭터의 조합도 수십 가지에 이른다.
캐릭터의 활용 방법도 무궁무진하다. '썬더'나 '클라크'처럼 초보자도 쉽게 익숙해질 수 있는 캐릭터를 비롯해 '쿠노이치', '아이린' 등 생존 능력이 탁월한 캐릭터, 화력이 뛰어난 '알버트'와 '쿠베라', 상태 이상 능력이 돋보이는 '에이미'까지 특화 분야가 분명하게 나뉘어 전투 환경과 게이머의 취향에 맞춰 고르는 맛이 있다.
특히, 두 명의 캐릭터의 상관관계에 따라 추가 효과가 적용되는 '팀워크' 시스템이 '헌터스 어드벤처'의 재미와 공략을 책임진다. '팀워크' 등급이 높을수록 공격력, 생명력 증가 혜택이 커지며, 특정 조건을 맞출 때 발생하는 스킬 조합의 위력 및 효과도 다양하다. 캐릭터 보유 수가 적을 때는 단조로운 플레이 패턴에 질리지만 여러 캐릭터를 번갈아 플레이하면 새로운 재미에 눈을 뜨게 된다.
게이머가 수집 및 육성한 캐릭터들은 요일 던전에 해당하는 '문명의 유적', 클리어 층수에 따라 각종 보상이 지급되는 '미노스 미궁', 한정된 캐릭터로 최대 15개의 스테이지를 돌파하는 '버뮤다 삼각지', 보유 캐릭터를 총동원해 보스 몬스터와 결전을 벌이는 '영웅의 시련' 등 여러 전투 콘텐츠에서 활약한다. 또한, 완전 자동전투로 진행되는 PvP냐, 대형 보스를 상대하느냐에 따라 유용한 캐릭터가 달라지기 때문에 게이머의 전략적인 선택도 필요하다.
이 밖에 퀘스트, 출석, 퀴즈, 다양한 보상이 게이머에게 플레이 동기를 부여한다. 과금 게이머에게도 10회 시도할 때마다 정해진 특별 아이템이 추가로 지급되는 '알까기', 레벨이 올라갈 때마다 소탕권, 초기화 횟수가 대폭 늘어나는 VIP 혜택 등 쓸수록 더 주어지는 선물 보따리가 추가 결재를 부추긴다.
결국, 국내 게임업체가 출시한 고퀄리티 사양과 비교하면 모자란 구석이 두드러지지만 '헌터스 어드벤처'만의 개성과 재미는 분명히 갖췄다. 중국에서 개발된 모바일게임 특유의 쓴 만큼 더 주는 보상체계도 한번 경험하면 계속 끌리는 매력이 있다. 일부 스테이지 및 콘텐츠에 걸린 캐릭터, 계정 레벨 제한을 풀기 위해 반복 플레이를 강요받기도 하지만 여러 캐릭터를 시험해본다는 마음가짐으로 플레이하면 생각보다 크게 지루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