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실한 구매층을 노린다, 뜨거워지는 한정판 마케팅
[게임동아 김원회 기자] 한정 특전. 이것은 게임에 애정이 깊은 게이머를 위해 게임과 함께 동봉되는 특별한 상품으로, 이 특전이 동봉된 게임 한정판은 일반 상품 대비 적게는 수십 퍼센트, 많게는 수 배의 가격을 자랑한다. 이로 인해 과거에는 소수를 위한 전유물로 여겨졌지만 국내 PC 및 비디오게임의 한정판 출시 사례가 늘어나면서 게이머들의 관심 역시 커지고 있다.
게임 한정판에 수록된 특전들은 대부분 게임에 대해 애정이 큰 게이머에게 매우 매력적인 구성으로 출시된다. 게임 내 삽화가 수록된 화보집이나 게임 속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이하 O.S.T)을 비롯해 게임 속 캐릭터들의 특별한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 CD와 특전 영상, 캐릭터의 모습을 본뜬 피규어, 일반 상품과 차별화되는 특별 패키지, 게임 공략본 등 그 종류도 다양하다.
특히, 대부분의 한정 특전은 한정판에만 수록되는 비매품인 경우가 많아 인기가 많은 게임의 한정판일수록 구매 경쟁률이 높다. '언차티드4' 화보집과 주인공 '네이선 드레이크'의 피규어, '삼국지13' O.S.T, '스트리트 파이터5'의 특별 패키지, '슈퍼로봇대전 OG 문 드웰러즈' 픽쳐 드라마 블루레이 디스크 등을 구하기 위해 여러 게이머가 예약 판매 경쟁에 뛰어들어 희비가 엇갈리기도 했다. 게임업체 역시 매력적인 특전을 내세워 게임의 마케팅 수단으로 자주 활용한다.
이러한 게임 한정판은 유통사들이 국내 시장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소니인터랙티브엔터테인먼트, CFK, 반다이남코엔터테인먼트코리아, 인트라게임즈, 디지털터치 등 국내 PC 및 비디오게임 유통사들이 출시하는 게임 한정판의 수도 최근 수 년 동안 꾸준히 증가세를 기록 중이다.
게임 한정판이 늘어난 이유는 꾸준히 성장 중인 국내 시장의 현황에서 찾을 수 있다. 2015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지난 2013년 -41.8% 성장률을 기록한 국내 비디오게임 시장은 2014년 70.7% 성장률로 반등했으며, 2015년 성장률 예측치의 경우, 16.9%로 나타났다. 국내 PC게임의 성장률도 2013년에는 -44.1%였으나 2014년 -11.3% 머물어 성장률 하락 폭이 줄었으며, 2015년에는 16.9%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측됐다.
하지만, 한정판 마케팅이 과열될 조짐도 보이고 있다. 특히, 한정 특전의 확보 여부를 둘러싼 각종 사건사고, 구설수로 인해 게이머들의 반발이 나타났다.
지난 2016년 2월, 삼국지 관련 모 인터넷 카페에 '삼국지13'의 한정 특전이 별도로 배정된다는 소식에 게이머들이 들고일어났다. 수량이 한정된 상품 중 일부를 특정 모임에 소속된 게이머만 도전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부정 특혜 의혹이 불거진 것이다. 이로 인해 게이머들의 비판으로 여러 커뮤니티 및 해당 인터넷 카페에서 갑론을박이 이어졌고, 카페 운영진은 공동구매 형식으로 예약 판매에 참여할 의사를 밝힌 것이라며 해명 글을 올리는 등 큰 소란이 벌어졌다.
지난 7월 2일 '슈퍼로봇대전 OG 문 드웰러즈' 오프라인 예약 판매 현장에서도 한정판을 둘러싼 잡음이 발생했다. 판매 측의 미숙한 운영 탓에 차례를 어긴 부정 구매자가 발생했으며, 이로 인해 새벽부터 규칙을 지킨 선량한 게이머들이 피해를 봤다는 주장이었다. 이와 함께 한정판을 구하지 못한 게이머들이 현장에서 항의 행동을 벌이고, 이들에게 금전적 보상이 약속됐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관계자들의 해명으로 사태가 진정될 때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이 밖에 일부 상품을 제외하면 예약 구매 개시 후 게임 한정판 상품이 수 분 내로, 짧게는 수 초 만에 매진되는 현상이 이어져 피로감을 호소하는 게이머가 늘어나는 추세다. 선착순 판매에 가까운 현재의 게임 한정판 판매 방식이 게이머들의 불편함을 강요한다며 비판을 받고 있다.
게임 업계의 한 관계자는 "PC 및 비디오게임의 성장세가 두드러지면서 판매량과 구매자 모두 늘어나는 추세다. 이로 인해 소장 가치가 높은 한정 특전에도 자연스럽게 관심이 높아져 다양한 한정판 상품이 발매되고 있다"라며, "하지만, 현재 게임 한정판을 둘러싸고 여러 문제가 발생하는 만큼 '선 주문, 후 제작' 방식 등 게이머의 불편을 줄일 수 있는 개선 방안을 마련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