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G-NEXT 게임잼', 그 숨막혔던 3일간 일정 속으로
[게임동아 조영준 기자 / G-NEXT JAM 김에스더 인턴 기자] 경기도가 주최하고, 경기콘텐츠진흥원이 주관한 ‘제1회 G-NEXT 게임잼’이 지난 8월 12일부터 14일까지 판교 스타트업 캠퍼스에서 성황리 개최됐다.
문화체육관광부, 한국콘텐츠진흥원, 유니티 코리아의 후원으로 진행된 이번 행사는 국내 최대 규모의 인디게임 개발 행사로서 개막전부터 큰 관심을 받았으며, 3일간 밤을 잊은 개발자들의 뜨거운 열정을 만날 수 있었다.
제1회 G-NEXT 게임잼’ 은 미국에서 처음 시작된 인디게임 개발 행사 ‘게임잼’ 형태로 진행됐다. 게임잼은 현장에서 만난 기획, 프로그래머, 디자인 등 각 분야의 개발자들이 한 팀을 이뤄 짧은 시간 동안 게임을 개발하는 일종의 게임 개발 콘테스트다.
실제로 이번 행사 내내 각 팀들은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무장한 게임을 선보여 현장을 방문한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기도 했다.
게임잼 1일차- “너 내 동료가 되라!” 프로젝트 가동 실시
행사가 진행된 판교 스타트업 캠퍼스에는 주관, 후원 측에서 지원한 많은 이벤트가 진행됐다. 게임 산업 홍보를 위한 영상팀, 게임 개발자들의 해외진출을 지원하는 번역팀, 원활한 행사 진행을 위한 진행팀 등 여러 가지의 팀이 꾸려졌다.
등록이 시작되는 저녁 7시 이전부터 사람들이 속속 도착하기 시작했다. 등록은 저녁 7시부터 저녁8시까지 한 시간 동안 진행됐지만, 많은 수의 참가자들이 행사장 입구에서 등록을 기다리며 다른 참가자들과 인사를 나눴다.
참가자들은 행사를 위해 마련된 "G-NEXT GAMEJAM" 티셔츠를 지급 받았으며, 티셔츠에는 각각 기획자, 프로그래머, 아티스트 등으로 분류가 되어 있어 참가자들의 전문 분야를 확실히 구분할 수 있었다.
경기콘텐츠진흥원에서 게임산업육성을 담당하고 있는 이문택 팀장의 인사말로 본격적인 게임잼 행사가 시작됐다. 아울러 경기콘텐츠진흥원의 이슬기 매니져가 현재 진흥원에서 진행 중인 게임아카데미라는 사업을 소개했다. 이 사업은 게임 창업을 준비 중인 개발자를 지원하고 현재 주니어 단계의 개발자들을 시니어로 성장시키기 위한 지원 프로그램이다.
아울러 다에리소프트의 유다엘 대표의 강연도 진행됐다. 유대표는 ‘프리스타일 베이스볼’의 글로벌 출시 과정에 겪은 과정과 경험 그리고 느낀 점을 참가자들과 함께 나누었다. 특히, 개발자로 참여한 이들에게 게임의 해외 서비스를 준비할 때 어떻게 성공적으로 현지화 할 수 있는지 도움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전달했다.
아울러 현재 게이머들이 가지고 있는 인디 게임에 대한 편견을 바꿀 수 있는 노력이 개발자 각각에게 요구된다고 전하며 “인디 게임은 규모가 작을 것이다, 업데이트가 느릴 것이다, 문제 사항에 대한 수정이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다” 등의 문제를 개발자들이 관심을 기울인다면 편견을 바꿀 수 있을 것이라는 조언도 덧붙였다.
특강이 끝난 이후 게임잼의 주제가 발표됐다. 이번 게임잼의 주제는 “여름이야기”로 개발자들은 여름이야기와 관련된 아이스크림, 첫사랑, 모기, 해변, 캠핑 등의 키워드를 통해 자신들이 어떤 게임을 만들 것인지에 대해 주변 개발자들과 상기된 표정으로 의견을 나누기도 했다.
게임개발에 앞서 팀을 이루는 팀빌딩 순서가 이루어졌다. 기획자 23명이 각기 자신이 가지고 있는 개발 계획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고, 프로그래머와 아티스트들은 3일 동안 함께 게임을 개발할 팀원들을 이루기 위해 분주한 모습이었다. 약 120명 정도의 규모가 참가한 이 행사에서는 총 23개의 팀이 구성됐으며, 각 팀들은 세미나실로 이동해 게임 개발을 시작했다.
게임잼 2일차- 밤낮을 잊은 개발자들의 개발 삼매경
게임잼 첫날부터 강행군은 시작됐다. 이틀째인 20일 점심에는 밤을 샌 개발자들이 쇼파 이곳저곳, 세미나실 바닥 등 곳곳에서 쪽 잠을 자는 풍경이 여기저기에서 펼쳐졌다. 몇몇 참가자들이 쪽 잠을 자고 있는 동시에 한쪽에서는 간이 상점으로 설치되어 있는 부스 앞에서 플랭크를 하고 있는 진풍경도 펼쳐졌다.
이번 게임잼에서는 참가자들을 위한 상점이 마련됐는데, 상점의 자유이용권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플랭크 자세로 오래 버티기를 통과 해야했다. 물론, 미션에 참여만 해도 과자, 컵라면, 음료수 등을 얻을 수 있지만, 플랭크를 오래 버티면 더욱 많은 상품을 얻을 수 있기에 개발자들은 플랭크로 자신들의 체력을 뽐내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이중 ‘Heat Hunter’이라는 게임을 개발 중인 ‘치킨과 피자’팀을 만났다. 이 게임은 더위를 피하려는 주인공이 더위를 이길 수 있는 아이스크림 등과 같은 무기를 사용해 더위에 관련된 몬스터와 맞서 싸우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치킨과 피자’팀의 기획자는 이 게임을 통해 옛날 오락실 게임의 느낌을 재현하고, 주제인 “여름이야기”에 맞추어서 즉흥적으로 게임의 내용은 더위와 싸우는 내용을 방향을 정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수 많은 팀들이 자신들의 컨셉에 맞추어 열정적으로 게임을 개발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게임잼 3일차- 모두가 함께 즐긴 게임잼, 한국 인디게임의 미래는 밝았다.
게임잼 행사의 마지막날. 게임 제출시간인 11시를 맞추기 위해 개발자들은 밤을 샌 피로에도 불구하고, 게임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막바지 작업에 매진한 모습이었다. 11시가 지난 후 게임영상을 제출한 팀들과 아직 제출하지 못한 팀들은 자신들이 준비한 게임을 소개하는 쇼케이스를 분주히 준비하고 있었다.
쇼케이스는 이번 게임잼 일정의 대미를 장식하는 부분이다. 23개의 팀이 총 23개의 작품들을 내놓았다. 3일의 일정 속에 만들어 낸 게임이지만 결과물의 수준은 훌륭했다.
두 개의 키를 눌러 올림픽 대회에서 우승한다는 내용의 “2016병림픽”조의 게임은 단순하지만 게임 속에 반전을 숨겨두어 체험자들의 놀라움과 웃음을 이끌어냈다. 아이스크림을 만드는 타이쿤 게임을 선보인 “8.12”조의 게임은 3일안에 타이쿤 게임이라는 복잡한 내용을 만들어 냈다는 점에서 놀라웠다.
이외에도 많은 조들의 작품이 각자의 개성을 나타내고 있었다. VR(가상현실), AR(증강현실)을 활용한 게임들도 많이 나왔다. “ㅁㄴㅇㄹ”의 모기가 되어 사람을 무는 게임, 밤하늘에 폭죽을 터뜨리는 “슈팅스타”조의 작품 등이 인상 깊었고, 증강현실 기술을 사용한 “AZ"조의 큐브를 맞춰 방을 탈출하는 게임 역시 신선한 느낌이었다.
최신 기술이 결합된 게임들은 아직 시작단계일지 몰라도 앞으로 게임 분야에서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나갈 것이라는 가능성을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었다. 완성된 게임은 게임잼 번역팀을 통해서 해외 유명 인디게임 사이트인 게임졸트에 출시될 예정이다.
쇼케이스 일정까지 마무리 된 후 개발자들은 2층 로비에 모여 현장에 마련된 네트워크 파티에 참여했다. 로비에 마련된 음식과 함께 서로 자유롭게 게임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특히, 10대~20대가 주를 이루고 있던 게임잼 행사였던 만큼 이들은 3일도 되지 않는 시간 속에서 서로 친밀한 사이가 된 모습이었다.
아울러 30대, 40대 참가자들도 함께 밝은 모습으로 이 시간과 공간을 즐기고 있었다. 이들은 서로 각자 만든 게임을 함께 해보기도 하고, 게임잼에 대한 느낌을 이야기하기도 하며 가볍고 보람찬 마음으로 이 파티를 즐기며 게임잼 행사를 마무리 짓고 있었다.
이제는 많은 이들에게 알려진 행사라고 할 수 있는 게임잼. 하지만 국내 최대 규모로 진행된 이번 ‘G-NEXT 게임잼’에서는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무장한 인디 게임 개발자들과 국내 게임산업을 이끌어 나갈 개발력을 갖춘 이들의 모습을 함께 확인할 수 있었다.
이제 첫 발을 내딛은 ‘G-NEXT 게임잼’. 과연 성공적인 1회를 맞은 이 행사를 통해 얼마나 많은 개발자들이 자신들의 실력을 뽐낼지 앞으로의 모습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