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큰둥 하던 와우저들, 왜 '군단'에는 응답하는가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가 오랜만에 신났다. 요즘 유행하는 말로 표현하자면 정말 '하태핫태'다.
[게임동아 김남규 기자] 스타크래프트2가 3부작을 완결했음에도 불구하고 주춤하고, 야심차게 선보인 히어로즈 오브 스톰이 기대 이하의 반응을 보일 때만 해도 예전의 블리자드가 아니라는 얘기가 많았지만, 의문부호였던 오버워치가 난공불락의 리그오브레전드를 꺾으면서 다시 시장의 중심에 섰으며, 오랜만에 등장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이하 WOW) 확장팩 군단까지 주목을 받으면서 겹경사가 터졌다.
특히,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의 자존심이라고 할 수 있는 WOW는 이전에 선보였던 확장팩 판다리아의 안개, 드레노어의 군주가 미풍으로 그치면서 이제 저물어가는 게임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었던 만큼 이번 군단의 흥행이 더욱 뜻 깊다. 실제로 군단이 출시된 직후 WOW의 PC방 점유율은 이전보다 2배 상승해 순위가 8위로 껑충 뛰었다. 현재 분위기를 볼 때 더욱 상승세를 탈 것으로 전망된다.
판다렌이라는 새로운 종족을 선보인 판다리아의 안개와 WOW 초창기 영웅들을 대거 등장시킨 드레노어의 군주에도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던 기존 WOW 게이머들이 이번 확장팩에 열광하면서 복귀를 선언한 가장 큰 이유는 WOW 역사상 가장 카리스마 넘치는 영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일리단의 복귀라고 할 수 있다. 이번 확장팩에서는 WOW 세계의 악의 축이라고 할 수 있는 굴단이 불타는 군단을 되살리기 위해 일리단을 부활시켰기 때문에, 게이머들은 일리단과 함께 불타는 군단에 맞서 싸우게 된다.
일리단은 아서스의 라이벌이자 가장 비극적인 삶을 살아간 캐릭터로, WOW의 전성기라고 할 수있는 불타는 성전 확장팩 검은사원의 최종 보스로 등장해서 “너흰 아직 준비가 안됐다”라는 유명한 대사를 날리며 멋진 모습을 선보인 바 있다. 특히 일리단을 잡으면 최초로 완성품으로 드랍된 전설급 아이템이자 멋진 외형으로 유명한 아지노스의 전투검 세트를 획득할 수 있어 전사와 도적들의 사랑을 듬뿍 받았다.
또한 이번 확장팩에 추가된 새로운 직업인 악마 사냥꾼은 일리단의 추종자 집단인 일리다리의 일원이자 일리단의 화려한 전투를 대리체험할 수 있는 직업으로, 민첩한 몸놀림으로 파괴적인 공격을 퍼붓는 파멸의 화신이나, 악마의 힘을 이용하여 아군을 보호하는 복수의 화신이 될 수 있다.
생성 조건은 70레벨 이상의 캐릭터가 있는 서버이며, 이전 죽음의 기사와 마찬가지로 생성하자마자 98레벨부터 시작하므로 마음껏 신규 콘텐츠를 즐겨볼 수 있다. 단, 나이트 엘프와 블러드 엘프 종족 외의 종족은 선택할 수 없다.
얼마전 개봉해 WOW 게이머들에게 추억을 되살려준 영화 워크래프트 전쟁의 서막도 이번 확장팩의 기대치를 높여주는데 큰 몫을 했다. 워크래프트 전쟁의 서막은 WOW 이전 워크래프트 시절에 호드와 얼라이언스 진영이 대립이 시작하게 된 계기를 다루면서 오랜 기간 WOW를 떠났던 게이머들에게 다시 WOW 스토리의 매력을 다시 느끼게 해줬다.
이번 확장팩은 WOW 영화와 바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영화에서 주요 인물이었던 굴단, 카드가, 그리고 레인 린 왕의 아들로 잠깐 등장했던 바리안 린 등이 주역으로 등장한다.
영화에서 강한 인상을 남긴 오그림 둠해머의 무기였고 나중에는 오크의 정신적인 지주인 스랄이 사용하게 되는 둠해머 같은 전설적인 무기들도 복귀 게이머들을 반긴다.
둠해머, 파멸의 인도자, 살레라스의 홀 등 WOW 스토리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무기들로 구성된 유물무기는 사용자와 함께 성장하는 무기 시스템이다. 각 직업별, 특성별로 각자 다른 무기를 받게 되며, 레이드, 던전, 필드, 전장 등에서 획득할 수 있는 유물력을 소모해서 자신의 스타일에 맞게 더욱 강력한 무기로 변형시킬 수 있다.
이 외에도 같은 직업의 동료를 결집해 군단에 대한 저항 계획을 수립할 수 있는 연맹전당, 새롭게 선보인 전투 명예 시스템, 최고레벨 캐릭터를 위해 끊임없이 변화하는 다양한 모험이 마련된 전역퀘스트 등 다양한 즐길 거리가 마련돼 WOW 게이머들을 유혹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