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딴지곰의 겜덕연구소] 차세대 게임기대전!! 새턴과 PS1, 승리자는 누구?
(해당 기사는 지난 2016년 12월 29일 네이버 포스트 게임동아 꿀딴지곰의 겜덕연구소을 통해서 먼저 소개된 기사입니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꿀딴지곰의 겜덕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는 조기자입니다.
오늘도 국내 최고의 고전 게임 전문가이신 꿀딴지곰님을 모셨습니다. 이번 시간에도 진성 고전 게임 덕후님들의 영원히 끝나지 않는 싸움,
기종 싸움에 대해 알아보려고 합니다.
꿀딴지곰 : 한 주 또 잘 보내셨습니까. +ㅂ+) 새해가 되어 또 만나뵙게 되니 반갑군요. 이 포스팅 보시는 분들,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시구요!! 오늘은 기종 싸움 두 번째 시간을 가져보도록 하겠습니다 ^^
조기자 : 흐흐. 지난 번에 저희가 PC 엔진CD와 메가CD까지 다루었는데요, 이번 시간에는 세가새턴과 플레이스테이션1, 그리고 드림캐스트와 플레이스테이션2 정도 까지 다루어보려고 합니다. 저번 시간에도 보셨지만, 기종 싸움이라기 보다는 당시의 시대적 흐름을 파악하는 쪽에 초점을 맞추다보니 다행히 큰 논란은 없었던 것 같네요. 하하.
꿀딴지곰 : 이번 시간에도 재미있는 얘기를 진행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시작해볼까요 =ㅂ=)/
[3DO를 시작으로 차세대 게임기 전쟁이 열리다]
조기자 : 음. 기종 싸움이라고 하면.. 본격적으로 세가새턴과 플레이스테이션1의 이야기가 나와야 하겠습니다만.. 소제목이 3DO로 되어 있는데요. 이유가 있습니까?
꿀딴지곰 : 사실 당시 CD 게임기가 본격적으로 등장했을때 야심차게 시장을 정복하겠다고 나선 게임기가 바로 파나소닉의 3DO입니다. 당시 소장하셨던분들 제외하고는 지금은 아시는 분이 극소수일 정도로 워낙에 마이너하기도 하고.. 이 게임기에 대해서 이번 기회에 다루지 않으면 영원히 다룰 일이 없을 것 같아서 말이죠. 먼저 언급해보려 합니다 -ㅂ-a
조기자 : 아아.. 게임기 소개 차원으로 3DO를 내세웠군요. 하하.
꿀딴지곰 : 3DO라는 게임기는 기존의 8비트, 16비트 콘솔들과는 확연히 차이를 보여주는 게임기였지요. 강력한 동영상 재생기능, CD를 활용해 대용량을 확보하면서 사운드도 좋아졌고 또 무엇보다 공개 플랫폼 방식을 채택해서 제조사들이 자기 마음대로 기기를 만들어낼 수 있었죠.
조기자 : 오 그랬던 것이로군요. 그래서 3DO는 그렇게 다양한 기기가 나왔던 것이네요. 옛날 MSX 컴퓨터와 비슷한 방식이었네요.
(파나소닉의 3DO. 당시 차세대 게임기 전쟁의 선봉장에 섰던 녀석이다)
꿀딴지곰 : 파나소닉의 기기 모습만 보면 디자인 좋다고 생각하실지 모르겠는데.. 당시 기준으로 참 어마무시하게 크기가 컸습니다. 가운데 파나소닉 로고에 들어가는 게 바로 CD 트레이니까, 얼마나 큰지 확인하실 수 있겠지요. 그리고 국내에서도 자그마치 금성(LG이전의 GOLDSTAR라니..ㄷㄷ)을 통해 출시가 되었었죠. TV 광고 등 꽤 많은 홍보를 했던 기기입니다.
(국내에서도 금성을 통해 '3DO 얼라이브' 라는 이름으로 출시되었다)
(굉장히 레어한 3DO 얼라이브2. 하반기 모델이라 잘 보이지 않는다. 키르디아님 블로그 발췌)
조기자 : 흐흐. 저도 잘 알지요. 저는 3DO 처음 나왔을때 구입했었습니다. 당시에 고등학생이었던 것 같은데, 게임기 매장에서 틀어놓은 동영상에 반해 구입을 했지요. 결론은.. 엄청난 후회를 했었습니다만..;;
꿀딴지곰 : 왜 후회를 하셨나요?
조기자 : 왜긴요. 할 만한 게임이 없어서죠. ㅎㅎ 파나소닉 3DO를 출시되자마자 샀는데, 코닥 사진 공CD와 이상한 데모CD가 하나 껴 있었어요. 그 데모CD에 아주 허접한 게임 몇 개 뿐이었죠. 심지어 레이싱 게임이 있었는데 같은 곳을 영원히 돌고 돌아도 끝나지 않는 게임이었습니다. 친구가 빌려가더니 100바퀴 정도 돌고 포기했었죠.
꿀딴지곰 : ㅋㅋㅋ 초창기 3DO 게임이라는 게 괜찮은 게 없지요. 시간이 좀 지나고 나서 '슈퍼 스트리트파이터2 터보'나 'D의 식탁' 같은 게임들이 나와줘서 겨우 체면치레를 했달까요. 생각해보니 '폴리스너츠' 같은 명작도 있긴 했군요..
조기자 : 기억납니다. 3DO 하면 절대 빠질 수 없는 세 게임이니까요. 하하.
(슈퍼 스트리트파이터2 터보. 기존 게임기들을 초토화시킬만큼 완성도가 높았던 게임)
(D의 식탁. 당시로써는 충격적인 영상미를 보여줬던 게임이다)
조기자 : 3DO.. 생각해보니 당시의 그 엄청난 TV 광고도 기억이 나는군요. 이정재 씨가 직접 연기했던 그 광고! '아니 이게 영화야 게임이야!' 라는 명언을 남겼던..!
꿀딴지곰 : ㅋㅋㅋ 아 잊을 수 없지요. 이정재씨도 당시에 얼마나 민망했을까요.. -_-;
https://www.youtube.com/watch?v=NlcAOSv66h0 여기 가보면 당시의 광고를 보실 수 있지요.
(3DO광고를 찍은 배우 이정재 씨. 최첨단 시대에 최첨단 게임을 어필하는 모습. 신세대 답다)
(하반기 3DO 대작 데드러스(다이달로스) 인카운터. 헐리우드 배우를 투입한 대작이다)
(PC 슬롯에 꼽아서 활용할 수 있는 3DO 블라스터. 크리에이티브에서 만든 것으로 펜티엄급 PC에서 3DO 게임 실행이 가능. 현재 매우
희귀하다.)
조기자 : 이런 3DO의 선전은 안타깝게도 곧이어 등장한 세가의 세가새턴과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1에 완전히 무너지고 말았던 비극으로 종지부를 찍게되었죠..
꿀딴지곰 : 사실 세가새턴과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의 대결은, 이전 거치형 콘솔 게임기의 제왕 닌텐도의 삽질로부터 일어난 것이었죠. 닌텐도는 당시에 아주 치명적인 2개의 실수를 했지요.
조기자 : 2개의 실수라니... 닌텐도가 실수도 하나 보죠?
꿀딴지곰 : 닌텐도가 당시에 너무 잘나가다보니 오만했던 것이죠. 실수 중 하나는 소니와 CD매체를 탑재한 기기를 협력 개발하다가 일방적으로 파기했다는 것, 그리고 또 하나는 계속 팩을 고집했다는 점이었습니다. 당시에는 이 두가지가 엄청나게 치명적인 실수가 아닐 수 없었죠.
조기자 : 아~~ 저도 어렴풋이 기억이 납니다. 원래 닌텐도는 소니랑 CD 매체를 탑재하는 기기를 공동 개발하고 있었다고 알고 있어요. 세가의 메가CD에 대응하는 기기 아니었을까 싶습니다만..
꿀딴지곰 : 네 바로 그렇습니다. 바로 이런 형태의 기기였지요. 슈퍼패미콤 아래에 CD매체가 탑재되는 형태의 기기.. 아마 당시 게임 잡지등에서 많이들 접해보셨을겁니다.
요렇게 생겼습니다만.. 사실 슈퍼패미콤이 동시 발색수도 괜찮았기 때문에, 용량의 한계가 풀리는 CD롬 기기가 보급됐었다면 소위 CD롬을 매체로 하는 차세대 게임기 전쟁이 1~2년은 늦어졌을지도 모릅니다. 그만큼 슈퍼패미콤 CD는 상당한 파급력을 보일 수 있었으리라 생각되는데요, 닌텐도가 소니와의 협력체계를 일방적으로 깨면서 현실에서 볼 수 없는 기기가 되어버렸지요. 이때 닌텐도가 소니를 물먹였던 것이.. 소니가 게임사업으로 직접 뛰어들게 하는 계기가 되었기도 하고요.
조기자 : 그런 기준으로 보면 꽤 아쉽네요. 슈퍼패미콤CD라...;
꿀딴지곰 : 거기에 닌텐도는 슈퍼패미콤 시절에 롬팩으로 어마어마한 라이선스비를 벌어들이고 있었단 말이죠. 그런 롬팩을 포기하지 못하고 차세대 게임기 분야로 와서는 롬팩을 채용한 닌텐도64를 내놓았는데, 롬팩을 채용했다는 것은 결국 대용량을 포기했다는 말이고, 상대적으로 CD게임기에 비해 용량이 작아서 음성이라든가 고용량 그래픽, 영상같은 것을 넣을수 없어서 표현력이 떨어지다 보니 결국 닌텐도는 슈퍼패미콤 이후 차세대 게임기 대결에서는 한 발자국 밀려나게 되지요.
조기자 : 이전 게임기의 왕자 닌텐도 얘기가 왜 안나오나 했더니.. 결국 이렇게 희대의 삽질로 자멸해버리고.. 드디어 새턴과 플레이스테이션의 대결이 이어지는 것이로군요. 하하.
꿀딴지곰 : 넵 그렇습니다. 이제 본격적인 희대의 라이벌간 기종싸움이 시작되는 순간인셈이죠. +ㅂ+
[세가새턴과 플레이스테이션의 싸움이 시작되다]
조기자 : 이제 역사에 길이 남을 세가새턴과 플레이스테이션의 싸움이 시작된 것이군요?
꿀딴지곰 : 사실 94년도 말에 세가새턴이 처음 등장하기 전에는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보다 세가새턴이 더 기대를 받았던 것이 사실이었습니다. 메가드라이브 시절의 노하우도 가지고 있고, 게임을 개발해주는 서드파티들 또한 세가새턴이 압승할 것으로 예상했죠. 소니는 사실상 게임기 시장에 처음 뛰어든 것이었구요..
(세가새턴의 모습. 회색 계열에 단단하게 생겼다. 북미판은 검은색이다)
(소니 플레이스테이션1. 날렵한 본체 디자인이 돋보인다)
조기자 : 맞아요. 저도 사실 당시에 새턴의 승리를 예상했었습니다. 소니 측은 게임사업이 처음이었기 때문에 '가전제품 만들던 애들이 제대로 게임을 알겠어?' 라고 은근히 무시하기도 했죠. 특히나 '버추어파이터'를 게임센터에서 즐기고 있던 차에 세가새턴으로 이식된다는 소식은 그야말로 꿈같은 얘기였거든요.
꿀딴지곰 : 역시 버파덕후님.. 제대로 낚이셨군요.. 새턴기기의 장점은 그게 아니었죠?
조기자 : 휴.. 나중에 알게 되었죠. 세가새턴이 극강의 2D 머신으로 개발되어서, 3D 이식과는 거리가 멀었다는 그 사실을 말입니다... OTL
꿀딴지곰 : 매우 오래전부터 3D 게임으로 게임센터를 호령하던 제작사가 바로 세가였습니다. 3D하면 세가라는 공식은 바로 그들의 오래된 노하우와 역량에서 나오는 것이었죠.. 그런 세가가 가정용 기기는 2D 머신으로 만들다니.. -_-;; 아이러니했던 일이죠. 반면에 소니는 서드파티들에게 가서 적극적으로 3D 게임을 개발해야 한다고 어필할 수 있었습니다. 오히려 세가의 아케이드 게임센터 게임들을 예시로 들면서 말이죠..
조기자 : 세가 팬으로서는 참 웃을 수 없는 일입니다. ㅜㅜ 쩝.. 일단 기억나는 것은, 94년 말 부터 세가와 소니의 치열한 기종싸움이 시작되었다는 점이네요. 당시에 몇 폴리곤이냐로 엄청 싸웠어요. 어느 게임기가 성능이 좋냐, 어느 게임기에 재미있는 게임이 많이 나오겠냐 등등으로 하이텔 등 커뮤니티가 아주 뜨겁게 달아올랐던 기억이 나네요. 저도 세가 게시판에서 많이 활동했었구요 흐흐.
꿀딴지곰 : 뭐.. 초반에 새턴의 강세는 당연한 것이었죠. 하지만 그 강세가 오래가지 못했으니.. 바로 아케이드 이식작들의 퀄리티 차이 때문이었습니다. 새턴의 '버추어파이터'의 이식도는 완전 엉망인 반면, 플레이스테이션의 '릿지레이서'는 매우 미려했으니까요. 금새 사람들의 인식이 바뀌기 시작한 겁니다..
(벙어리 장갑에 이식도가 엉망이었던 새턴용 '버추어파이터'. 사람들에게 많은 실망을 안겨주었다)
(비교적 이식도가 높았던 플레이스테이션의 '릿지레이서')
조기자 : 아 저도 새턴용 '버추어파이터' 처음 해보고 완전 충격을 먹었었죠; 벙어리 장갑에 폴리곤이 뚝뚝 흐르는 그 엉망의 이식도...;; 하지만 더욱 충격을 먹었던 것은, 그 다음 2차 쇼크 때였어요.
꿀딴지곰 : 1차 쇼크 2차 쇼크가 따로 있었나보죠?
조기자 : 네; '버추어파이터'가 이상하게 나오긴 했지만.. 세가팬들은 '이것이 새턴의 진정한 실력이 아니다.' '급하게 만들어서 그런 거다'라면서 스스로 위로를 했죠. 그리고는 다음 게임을 기대하기 시작했습니다. 바로 '데이토나 USA'이었죠 하하.
꿀딴지곰 : 당시 게임센터에서 막강한 성능을 자랑했던 모델2 기판으로 돌아가던 '데이토나USA'!! 그야말로 명작 게임이었는데! 그 게임의 새턴 이식도는!?
조기자 : 네에. 2차 쇼크라고 할 만큼 엉망이었던 겁니다;; 세턴 매니아들의 꿈을 산산히 흩어놓았죠.
(새턴용 데이토나USA의 이식도는 정말 처참한 수준이 아닐 수 없었다)
꿀딴지곰 : 세컨드 임팩트였군요.. ㅠㅠ 그렇게 해서 새턴 진영이 충격과 공포로 정신을 차리지 못할 때, 플레이스테이션 진영에는 참신한 3D 게임이 많이 등장하죠. 제 기억으로 '투신전' '제로 디바이드' '토발' 같은 게임들은 퀄리티가 꽤 괜찮았다고 봅니다. 당시 플스는 물 만난 물고기 같이 다양한 명작들을 쏟아내었지요..
조기자 : 저도 기억나네요. 그리고 두 게임기의 기종 싸움에 종지부를 찍은 게임!이 있었죠....
꿀딴지곰 : 바로 '파이널판타지7' 입니다! 에어리스~! 하면서 보게 되던 바로 그 게임. 처음 3D 게임을 접하던 많은 유저분들에게 전설의 명작이라 칭송받는 게임이었죠.. 아는 지인의 경우 당시 미려한 3D 오프닝 영상을 보고있다가 곧바로 3D로된 본게임으로 연결된걸 보고 아직도 데모가 계속되는줄 알고 한동안 멍하니 바라보고만 있었다죠.. 설마 이게 게임일까? 하며 게임이 시작된줄도 몰랐다더군요 ㅋㅋㅋ 그만큼 당시 3D 그래픽으로 돌아가는 RPG 자체가 혁신적이었다는거죠.
(파이널판타지7의 등장은 차세대 게임기의 세력판도를 확 바꿔놓았다)
조기자 : 에효.. 물론 새턴 진영도 '킹오브더파이터즈' 시리즈, '엑스맨' 시리즈 등 2D 유명 대전 격투 게임 등을 이식하면서 분전했고, '버추어파이터2'와 '그란디아'를 내세우면서 반전을 노렸지만.. 대세는 그렇게 플레이스테이션 쪽으로 기울고 말았습니다 ^^
(새턴 진영의 가뭄의 단비 같았던 '그란디아'. 플스로도 이식이 발표되면서 새턴 팬들은 좌절하게 된다)
(성능 논란에 종지부를 찍은 '데드 오어 얼라이브'. 새턴(좌)와 플레이스테이션(우) 그래픽 기법(쉐이딩 등)의 차이가 확연하다.)
꿀딴지곰 : 헐.. 세가사랑 조기자님이 우째 순순히 인정하시는군요. ^^; 골수 세가 빠 분들은 '새턴은 지지 않았다' 라고 하실 줄 알았는데 말이죠.
조기자 : 뭐.. 저도 나름 저널리스트니까요. 객관적 사실에 기반해서 경험을 말해야하니까요.. ;ㅁ; 게다가 전설의 게임이랄까.. '데드오어얼라이브'가 양 기종의 최신 기술을 모두 활용해서 나왔는데.. 플스판이 월등히 좋은 바람에.. 세가 새턴의 기종 싸움도 끝을 내리고 만 것이죠. ㅠㅠ 양 기종의 그래픽 차이에 대한 것은 https://www.youtube.com/watch?v=IO5towF_bhU 여기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조기자 : 그래도! 뭐랄까요. 현대 시점에 와서, 새턴 쪽이 더 정감이 가는 건 사실입니다. 2D 머신이어서 그런지 몰라도, 레트로 게임에 대한 향기는 플레이스테이션 보다 새턴 쪽이 더 있는 것 같아요.
꿀딴지곰 :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플레이스테이션은 현재 플레이스테이션2나 3의 연장선상에 있는 기기라서 그런지 레트로 게임 느낌이 잘 안나는데, 새턴은 2D 게임들 덕분에 보다 레트로의 냄새가 물씬 나는건 사실인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2D 게임을 더 좋아하기도 하구요.. ^^
조기자 : 참!!!!! 그건 그렇고.. 저는 세가의 '세가새턴' 광고 쪽도 패인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아이고 세가야~~~~ (-_)+
꿀딴지곰 : 세가새턴의 괴랄한 광고들 개인적으로는 참 좋아합니다만 ㅋㅋㅋ 지금 생각하면 당시의 광고 센스가 대중적이진 않았던거 같네요 ^^; 몇가지 예시를 한번 살펴볼까요?
(북미 지역의 세가새턴 광고. 행성을 표현한 것 같긴 한데.. 정체를 알 수 없는 센스가 넘처 흐른다!)
(아.. 딱히 니 기분 좋으라고 만든 광고는 아니야... 같은 느낌. 누가 이 광고를 보고 기분좋게 세가새턴을 살까...;;)
(세가새턴 말기의 명물. 세가타 산시로. 센스는 있었는데.. 새턴이 저물던 시기라 보는 내내 우울함이 느껴졌었다)
[드림캐스트와 플레이스테이션2, 무대에 오르다]
조기자 : 크으.. 세가새턴의 시대는 가고...!! 드림캐스트! 크어 으어으어!!
꿀딴지곰 : 아니 갑자기 왜 포효를 하시나요.. 블랑카인줄.. -_-; 드림캐스트에 특별한 애정이라도 있으신 건지요? 어울리지 않게 짐승소리를 내시다니..
조기자 : 드림캐스트가 세가의 마지막 콘솔 게임기 아니겠습니까. 드림캐스트만 보면 참 안타까운 생각이 들곤 합니다. 세가 게임기 중에서는 거의 유일하게 밸런스가 잘 맞는 게임기거든요. 나름 완벽하다고 할 정도로 잘 맞는 기기.. 그래서 더 아쉽습니다. 항상 보면 아쉬워요.
꿀딴지곰 : 그 기분 이해합니다. 드림캐스트도 훌륭한 게임기입니다만, 사실 상대가 너무 강했어요. 결론만 말하자면 플레이스테이션2는 역대 콘솔 게임기 중에 가장 많이 팔려나간, 그레이트 메가 히트 게임기 아니겠습니까(플스2는 저에겐 아직도 현역기기입니다) 그런 플레이스테이션2를 상대로 상당히 선전했다는 것에 위안을 삼아야 하죠.. ㅠㅠ
(세가의 마지막 하드웨어 드림캐스트)
(공전절후의 판매량을 보여준 전설의 기기 '플레이스테이션2')
조기자 : 사실 드림캐스트의 출발도 상당히 좋지 않았습니까?
꿀딴지곰 : 맞아용! 드림캐스트도 아까 조기자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안정적인 성능을 보여주고 있었거든요. 파워VR 기반 그래픽 파워부터 RGB 출력과 VGA 출력까지 내장되어 그야말로 뛰어난 게임 환경을 제공해줬지요. 새턴이 확실하게 밀리면서, 세가는 재빨리 후속기 프로젝트로 드림캐스트 개발에 들어갔는데요, 돈이 많이 들어가면서 회사 내부에서 반대도 제법 심했다고 하죠.
조기자 : 당시 상황은 이해가 됩니다. 아케이드 게임센터의 왕자로 불리우면서 벌어들인 돈이 가정용 콘솔기기로 깨진 독에 물붓듯 계속 투입되던 상황이었으니... 그래도 전 드림캐스트의 탄생을 정말 축하합니다. '젯셋라디오', '크레이지택시'와 같은 명작들이 드림캐스트를 통해 멋지게 나왔으니까요.
(신나고 경쾌한 명작 '크레이지 택시' 그냥 질주하고 또 질주하는 쾌감이 대단하다!)
(독특한 그래비티 액션을 선보인 '젯셋라디오')
(소닉에서 범고래가 쫓아오는 연출은 하나의 쇼킹함과 같았다)
꿀딴지곰 : 이러한 드림캐스트의 선전을, 소니가 가만히 보고만 있을 순 없었죠.
조기자 : 네에 그렇습니다. 드림캐스트가 날개돋친듯 팔려나가는 상황에서, 소니의 구타라기켄은 플레이스테이션2를 공식 발표했죠.. 그것도.. 실시간 100만 폴리곤! 이라는 구라까지 치면서 말이죠..
꿀딴지곰 : ㅋㅋㅋ 맞습니다. 그런 소니의 거짓 퍼포먼스 때문에, 드림캐스트의 판매량은 급격히 줄어들고 말았지요. 플레이스테이션2를 기다리겠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세가 진영은 한 순간에 어두워졌죠. 그중에서도 가장 큰 임팩트는 바로.. '파이널 판타지8'의 오프닝. '아이즈 온 미' 였습니다..
조기자 : 아.. 파판8 오프닝의 충격은 참.. ㅎㅎ 정작 '파이널 판타지 8' 게임 자체는 망했지만 말이죠; 여기서 보시면 아련한 기분을 느끼시는 분들 많이 계실 것 같네요. https://www.youtube.com/watch?v=0oQv3leISYU
꿀딴지곰 : 제 친구 중에도 그 동영상 보면서 '야!! 쟤가 날 보고 웃고 있어! 웃고 있다고!' 라고 흥분하던 녀석이 있으니까요. 얼마나 반향이 컸는지 알 수 있지요. ^^
(당시 전 게이머들의 눈을 현혹시켰던 그 오프닝! '아이즈온미'. 당시에 여신과도 같았던 모습도 시간이 지난 현재에는 폴리곤 마네킹으로
보일뿐;;)
조기자 : 이 오프닝을, 소니 측에서는 '실시간 리얼타임 영상'이 될 것이다! 라고 뻥 쳤었죠. 결과적으로 그렇게 되진 않았지만.. 당시에 사람들이 플스2를 선택한 결정적 떡밥으로는 충분했다고 봅니다; 그야말로 소니의 전략에 사람들이 낚인 것이죠.
꿀딴지곰 : 뭐 이 영상이 큰 역할을 했지만, 사실 이 영상만이 전부는 아닙니다. 정말로 플레이스테이션2의 라인업은 훌륭했으니까요. 그리고 플레이스테이션2가 PC와는 다른 독자적인 아키텍처로 상당히 훌륭한 성능을 가진 것도 사실이었죠. 다만 비디오램이 무척이나 적어서, 개발사들의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지만요.
조기자 : 플레이스테이션2의 선전도 선전이지만.. 드림캐스트는 어떻게 보면 자멸한 것이나 마찬가지 아닙니까? 전설의 게임 '쉔무' 때문에.
(드림캐스트의 희망으로 떠올랐던 대작 '쉔무'. 이 게임의 실패로 드림캐스트는 멸망한 것이나 마찬가지)
꿀딴지곰 : ㅋㅋ 아니 이 이야기를 꺼내시는 겁니까? 조기자님이 가장 존경하는 게임개발자 중 한 명이 '스즈키 유' 씨가 언급되지 않을 수 없는데요!
조기자 : 할 얘긴 해야죠 (-_);; 쩝.. 사실 '쉔무'의 출현이 전세계 게임업계의 발전에 큰 이바지를 했다고 생각합니다. 일본식
오픈월드 이긴 했지만.. '용과같이' 시리즈나 'GTA' 시리즈 등 많은 명작 게임들에게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해요. 오프닝 영상 보면 참
아련합니다 ^^
https://www.youtube.com/watch?v=wTdoYbxsxyA
꿀딴지곰 : 조기자님 앞에서 이런 말 하긴 그렇지만.. '쉔무'가 게임업계에 발전에 이바지 했어도 세가에 돈을 벌어다주진 못했죠. 개발비는 자그마치 700억 원!! 판매량은 50만 장이 겨우 넘을까 말까 싶었으니까요. 게다가 로딩이 너무 잦아서 드림캐스트 잡아먹는 게임이라고 불리우기도 했죠.. -_-;
조기자 : 크흑. 그만하세요 교수님. 서글퍼집니다 ㅠ_ㅠ 여담이지만.. 유즈스키 씨의 '쉔무3' 프로젝트가 무사히 잘 끝나서, 좋은 게임으로 재탄생했으면 좋겠습니다 ㅠ_ㅠ
(개발중인 쉔무3... 아 제발 멋진 게임으로 나오기를.. '마이티9' 처럼 나오면 안된다.. ㅠ_ㅠ)
꿀딴지곰 : 잘 되겠지요. '쉔무3' 개발비 목표로 했던 200만 달러를 반나절 만에 달성했다는 것은 '쉔무'를 생각하는 매니아분들이 얼마나 많은지 알 수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쉔무3'로 유스즈키 씨가 새로운 인생 게임을 만들어내길 기대해봅니다 ^^
조기자 : 네에 명예회복 하셔야죠. 유스즈키 선생님(존경의 의미를 담아). 화이팅입니다. 하하. 휴우. 기종싸움을 얘기하다보니.. 플레이스테이션2의 전성기 시절을 다루지 못하고 이렇게 마무리되게 되었네요. 여기까지 다루다보니 시간이 정신없이 흘렀네요. 간단하게 기종싸움에 대해 알아보기로 했는데, 그냥 게임기 일대기를 간략하게 알아보는 것 처럼 되어버렸어요.
꿀딴지곰 : 그렇긴 했지만.. 한 번쯤은 다뤄야 하는 걸 다뤄서 속이 후련한 느낌이에요. 다음 시간에 또 더 재미난 것을 생각해보시죠 ^^ 플레이스테이션2만 해도 레트로 게임이라 불리우긴 좀 뭐해서 일부러 드림캐스트 중심으로 간 것도 있는 것 같습니다.
조기자 : 좋습니다!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 하고요, 혹시나 레트로 게임에 대해 더 궁금한 점이 있다면 조기자 (igelau@donga.com)나 어릴적 추억의 고전게임 이름이 궁금할때 꿀딴지곰 지식인 질문하기 http://kin.naver.com/profile/valmoonk 로 문의주시면 해결해드리겠습니다!
꿀딴지곰 소개 :
레트로 게임의 세계란 '알면 알수록 넓고 깊다'며 더욱 매진해야겠다는 레트로 게임 전문가. 10년째 지식인에서 사람들의 잊어버린 게임에 대한 추억을 찾아주고 있는 전문 앤서러이자 굉장한 수준의 레트로 게임 헌터이기도 하다.
꿀딴지곰의 고전게임블로그 http://blog.naver.com/valmoonk 운영중
조기자 소개 :
먼산을 보고 있다가 정신을 차리고나니 레트로 게임에 빠지게 되었다는 게임기자. MSX부터 시작해 과거 추억을 가진 게임물이라면 닥치는대로 분석하고 관심을 가지며, 레트로 게임의 저변 확대를 위해 레트로 장터나 네오팀 활동 등을 하고 있다. 버추어파이터 진성 매니아로 igelau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