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풍 지나간 포켓몬고의 본고장, 신기함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게임동아 김남규 기자] 나이언틱이 2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포켓몬 IP를 사용해 만든 AR 게임 포켓몬고가 7개월이나 걸린 지각 출시에도 불구하고 한국 모바일 게임업계에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밖에 다니기 쉽지 않은 한파에도 불구하고 사용자 700만명에 매출도 단숨에 2위로 뛰어올랐으며, 너무 많은 사용자로 인한 사건사고 발생으로 AR 게임의 부작용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올 정도다.
7개월 전 구글맵 문제로 국내에서는 실행조차 되지 않았을 때도 속초 여행 열풍을 불러일으키면서 어느 정도 가능성을 보이긴 했으나, RPG 중심으로 변모한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이 정도로 폭발적인 반응을 보일 것이라고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 열풍이 계속돼 AR게임 열풍으로 확대될 가능성은 아직 미지수라는 의견이 많다. 해외에서도 포켓몬고 첫 출시 때에는 국내와 마찬가지로 폭발적인 반응을 보였으나, 출시된지 7개월이 지난 현재는 포켓몬고의 인기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 AR 게임으로 인기가 이어지는 모습도 보이지 않고 있다.
현재 포켓몬 IP의 본고장이라고 할 수 있는 일본에서 포켓몬고의 순위는 20위권으로 내려간 상황이다. 상위권은 몬스터스트라이크, 퍼즐앤드래곤 등 기존 강자들이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으며, 인기 IP를 바탕으로 만든 신작 드래곤볼Z폭렬격전, 파이어엠블럼 히어로즈 등도 무서운 기세로 치고 올라오고 있다.
일본에서 포켓몬고를 실행시켜보니 국내와 달리 사방에서 포켓스탑과 체육관을 찾을 수 있어 포켓몬고를 손쉽게 즐길 수 있는 환경이었으나, 길거리에서 포켓몬고를 즐기는 이들의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게이머들이 가장 많이 모이는 아키하바라를 방문해보니 인형, 피규어 등 포켓몬 관련 캐릭터 상품들을 많이 발견할 수 있었으나, 다른 IP에 비해 유달리 많다고 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었다. 포켓몬고가 출시되기 이전부터 포켓몬 IP가 많은 인기를 얻고 있었던 나라인 만큼, 출시 초기에 보였던 포켓몬고의 폭발적인 유행이 지속되고 있다고 볼 수는 없는 상황이다.
이렇게 포켓몬고가 출시 초기의 폭발적인 인기를 유지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7개월이라는 시간으로 인해 포켓몬고의 핵심 콘텐츠가 대부분 소모됐기 때문이다.
AR 기능을 활용한 포켓몬 수집과 육성이 포켓몬고의 핵심이지만, 이제 대부분의 게이머들이 어느 정도 포켓몬 수집을 완료하면서 더이상 즐길거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것. 포켓몬 대결을 즐길 수 있는 체육관을 확인해보니 이미 강력한 포켓몬이 점령하고 있어, 신규 게이머들은 도전할 엄두도 못내고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체육관 점령 외에는 아직 다른 대결이나 협동 콘텐츠도 없다. AR 기술을 활용해 현실에서 포켓몬을 사로잡을 수 있다는 신선함 때문에 폭발적인 인기를 얻기는 했으나, 신선함이 익숙함으로 변하고 나니, 부족한 게임성이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다.
또한, 밖에서 걸어다니면서 즐기는 게임이다보니 안전 사고에 대한 위험성 문제를 아직 해결하지 못하고 있으며, 계속 게임을 실행시키고 있어야 해서 배터리 부족 등 여러가지 불편함이 지적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포켓몬고 때문에 AR게임에 도전하는 국내 게임사들이 많아지고 있으나, 포켓몬고의 인기가 AR게임의 확산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알 수 없다"며 "AR게임 열풍을 이어가고 싶다면 포켓몬고의 장점과 단점을 잘 분석해서 게임성을 보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