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 세계의 건물주가 되자. 던전 경영 게임 로드오브던전

판타지 세계에서 모험가들은 항상 가난하기 마련이다. 매번 던전을 탐험할 때마다 끝없이 들어가는 물약과 소모품을 보충해야 하며, 파괴된 장비를 수선하고, 더 강력한 몬스터들과 싸우기 위해 더 좋은 장비도 사야 한다. 어쩌다가 강력한 몬스터를 퇴치해서 비싼 보물을 획득한다 해도, 다른 모험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모두 소모된다. 몬스터에게 납치당한 공주를 구출해서 왕위를 계승하지 않는 한 무한 반복일 뿐이다.

로드오브던전
로드오브던전

이런 악순환의 고리를 끊는 독특한 컨셉의 게임이 등장했다. 현실 세계에서 조물주 보다 위에 있다는 건물주처럼 판타지 세계에서 던전을 경영하면서 돈을 벌어, 최고의 자리에 오르는 게임. 이케이게임즈가 출시한 던전 경영 시뮬레이션 게임 로드오브던전이다.

로드오브던전
로드오브던전

“회사를 설립하고 나서는 인원이 부족하기 때문에 간단한 퍼즐 게임부터 시작했습니다만, 망했습니다. 그래서 잘 할 수 있는 분야에 도전하자. 그리고 남들을 따라는 것이 아니라 첫번째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이케이게임즈는 윈디소프트, 네오위즈게임즈, 엔트리브 소프트 등에서 근무했던 조은기 대표를 필두로 RPG, 시뮬레이션 등 다양한 장르의 개발 경험을 가진 10년차 이상 개발자 9명으로 구성된 3년차 스타트업이다. 처음에는 적은 인원으로 간단히 만들 수 있는 퍼즐 게임부터 도전했지만, 퍼즐게임을 해보지 않은 비전문가들이 쉽게 도전할 수 있을만큼 만만한 분야가 아니라는 것을 실감했다고 한다. 그래서,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잘 할 수 있는 것을 하자. 그리고 남들이 시도하지 않은 새로운 장르에 도전하자고 결심한 후 만든 것이 로드오브던전이다.

로드오브던전
로드오브던전

“로드오브던전은 던전을 경영하는 시뮬레이션 게임입니다. 예전에도 던전키퍼 등 비슷한 스타일의 게임이 없었던 것은 아니나, 그들과는 조금 성격이 다릅니다. 스포츠로 비교하면 던전키퍼는 감독 입장이고, 로드오브던전은 구단주 입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조대표의 설명에 따르면 로드오브던전의 게임 흐름은 다음과 같다. 탐색을 통해 자신의 영지를 탐험해서 던전을 발견한 후 점령한다. 점령한 던전에 자신이 고용한 동료와 몬스터를 배치하고 규모를 확장시켜서 고급 아이템을 찾는 다른 모험가들이 방문하고 싶도록 만든다. 매력적인 던전을 많이 보유하고 있으면 던전을 방문하고 싶은 모험가들이 이용자의 영지에 방문해 무기상점 등 다양한 시설물에서 돈을 쓰게 된다. 이렇게 번 돈으로 던전 및 영지를 발전시키고, 더 많은 동료를 고용해 더 많은 던전을 탐색하고, 점령한다. 탐험, 전투, 운영, 고용, 성장 등 기존 모바일 게임에서 익숙하게 즐길 수 있었던 요소들이 새롭게 결합해 기존에는 즐길 수 없었던 새로운 컨셉의 게임이 등장한 것이다. 기존에 있던 요소들을 조합하고 자신만의 색깔을 더해 새로운 것들을 만들어내는 것으로 유명한 블리자드식 접근법이다.

로드오브던전
로드오브던전

던전 경영 게임으로 가장 잘 알려진 던전 키퍼의 경우 던전 내부에 함정과 몬스터를 배치하고, 업그레이드시키는 등 세밀한 운영의 재미에 초점을 두고 있지만, 로드오브던전은 던전이나 영지를 발전시키는 과정은 쉽게 간소화하는 대신, 탐험과 전투를 통해 영역을 넓히는 거시적인 운영의 재미를 더 강조했다. 조대표가 던전키퍼가 감독이라면 로드오브던전은 구단주라고 표현한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로드오브던전
로드오브던전

조대표가 이런 방식의 게임을 기획하게 된 이유는 스마트폰 디바이스에서는 손맛을 느끼기가 어려운 만큼, 고민하고, 판단하는 재미를 추구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또한, 프로야구매니저 등을 서비스하면서 매니지먼트 장르에 자신감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실제로 던전과 영지를 운영하는 부분은 심시티를 연상시키며, 등장하는 동료들은 던전 탐험 전문, 전투 전문, 생산 전문으로 분야가 나뉘어져 있고, 몬스터들은 상성에 맞춰서 배치해야 성과가 나기 때문에 매니지먼트 게임 느낌이 나기도 한다.

시뮬레이션, 매니지먼트 장르에 가깝다보니 싱글 플레이 게임 같은 느낌이 강하게 들긴 하지만, 경쟁과 협동 콘텐츠도 잘 마련되어 있다. 다른 이용자의 던전을 탐험해서 아이템을 획득할 수 있으며, 그들이 소유하고 있는 자원 생산소를 약탈하거나, 연합에 소속되어 거대 몬스터를 함께 사냥할 수도 있다. 또한, 획득한 물품들을 경매장에서 다른 이용자들과 거래할 수 있도록 만들었기 때문에, 하루종일 경매장에서 시간을 보내는 이용자들도 있다고 한다.

로드오브던전
로드오브던전

“아무래도 매니지먼트나 시뮬레이션에 익숙하지 않으면 어려운 게임이다보니 호불호가 많이 갈립니다. 퍼블리싱 업체를 찾지 않고 투핸즈게임즈와 협업 하는 방식으로 직접 서비스를 선택하게 된 이유도 이것 때문이죠”

이렇게 기존에 없었던 새로운 스타일의 게임이다보니 이용자들의 반응은 극과 극이다. “기존에 없었던 참신한 게임이다. 매출이 아니라 게임성에 더 신경을 쓴 착한 게임이다” 라는 긍정적인 반응도 있고, “도대체 어떻게 하는 게임인지 모르겠다. 전투가 너무 심심하다”라는 부정적인 반응도 적지 않다.

조대표는 소규모 개발사인 만큼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대중적인 게임을 노리기 보다는, 시뮬레이션이나 매니지먼트 장르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이용자들을 확실하게 만족시킬 수 있는 게임을 만들려고 했다며, 나름 난이도 있게 만들었다고 생각했는데도, 적응하신 분들은 전혀 어려움없이 즐겁게 즐기시고 있다고 말했다.

물론, 뒤늦게 추가한 전투 부분이나, 다소 부족해보이는 경쟁 요소 등 아직은 보완할 점이 많긴 하다. 조대표는 지금까지 공개된 분량이 엄청나게 긴 튜토리얼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며, 지금까지가 게임에 익숙해지는 과정이었다면, 앞으로는 지금까지 만들어진 요소들을 본격적으로 활용하는 콘텐츠들을 추가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로드오브던전
로드오브던전

“예전 사업팀에 있을 때는 이용자분들에게 혼나는 일만 많았는데, 혜자 게임이라고 불러주시는 분들이 있을 정도로 많은 칭찬을 받고 있어서 감사하는 마음 뿐입니다. 앞으로 계속 서비스하다보면 잘 하는 부분도, 실망시켜드리는 부분도 있을 것 같습니다. 잘 하는 부분은 응원해주시고, 잘 못하는 부분은 질책해주시면 최선을 다해 고치도록 하겠습니다”

조대표의 목표는 로드오브던전을 좀 더 보안해서 여름쯤 글로벌 서비스를 시작하는 것이다. 또한, 로드오브던전 IP를 더욱 확장시키기 위해 스핀오프 개념의 신작도 만들 계획이다. 로드오브던전 세계관이 앞으로 얼마나 참신한 모습으로 발전하게 될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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