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DC2017] 넥슨의 이근우 아티스트가 밝히는 '게임 일러스트의 A to Z'
NDC 최초의 개인 일러스트 전이 넥슨 본사에서 진행됐다. '이근우 아티스트 개인전'으로 진행된 이번 행사에서는 테일즈위버, 마비노기, 마비노기 영웅전 등 다양한 작품의 원화와 일러스트 총 27점이 공개되어 현장을 방문한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근우 아티스트는 개성 넘치는 원화로 두터운 팬층을 보유한 넥슨 산하의 데브캣스튜디오 소속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이번 개인전을 통해 자신만의 작품관과 세계관의 변화 과정 그리고 향후 작품에 대한 지향점 등을 이번 전시회를 통해 공개했다.
그렇다면 2004년부터 넥슨의 메인 일러스터로 활약한 이근우 아티스트는 과연 어떻게 자신의 작품을 평가하고 있을까? NDC 2017 현장에서 직접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Q: 개인전을 열게 된 소감이 궁금하다.
A: 'NDC 2017' 기획 당시 개인전을 넣어보면 어떻겠냐 하는 이야기가 1월 즈음에 나왔다. 그때 내부 일러스터들을 상대로 지원을
받았는데, 기회가 되어서 참여하게 되었다. 아마 2004년에 입사해서 올해로 14년차가 될 만큼 근속 년 수가 오래 되어서 추천을 많이 받은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한다.(웃음) 넥슨 내에 저보다 훨씬 뛰어나신 분들이 많은데 이런 기회를 받게 되어 매우 기쁘다.
Q: 개인전 컨셉은 따로 있는지?
A: 컨셉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다. 넥슨에서 오래 있다 보니 오랜 시간 만들어낸 결과물들의 히스토리를 담고자 했다. 작업한 년도 순서대로
작품을 보여주는 컨셉으로 작품을 진열한 것으로 안다.
Q: 일러스트는 어떤 과정으로 제작되는가?
A: 라이브 프로젝트 같은 경우는 업데이트 컨셉에 대해 설명을 받고 그에 맞게 시안을 작성해서 디렉터와 협의를 하고 범위를 좁혀 가는데, 그
과정이 시간이 상당히 오래 걸린다. 그 이후로는 아티스트의 개인 역량에 맡겨서 진행되는 편이다.
Q: 아티스트 마다 고유의 색깔이 있다. 이를 어떻게 표현하는가?
A: 기본적으로 프로젝트의 컨셉에 맞춰야 한다. 하지만 기존에 그려오던 습관이 있기 때문에 아티스트의 색이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이때
프로젝트에 맞출 것이냐? 아니면 본인의 색을 드러낼 것이냐?를 결정하는데,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회사나, 내부 분위기, 그리고 프로젝트의
특성마다 그 비율이 다르다.
Q: 일러스트의 큰 비중을 자치하는 원화는 게임 속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가?
A: 게임의 장르가 많아진 지금은 원화가 하는 기능이 회사나 팀마다 다르다. 원초적인 단계에서는 시각적인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유일한
방식이기 때문에 매우 중요한 단계라고 생각된다. 개인적으로는 이 원화를 그릴 때 자료조사를 굉장히 많이 한다. 기획 회의에서 방향이 정해지면
그 컨셉에 맞는 자료를 찾는다. 물론, 이를 그대로 사용하면 표절이 되기 때문에 자료의 장점을 파악해서 그걸 나만의 색으로 필터링해야 한다.
물론, 이 과정이 굉장히 어렵다.
Q: 작품을 그릴 때 영감을 어떻게 얻는가?
A: 영감을 스스로 얻기 보다는 초기 캐릭터를 어떤 식으로 정할지에 대해 기획자와 디자이너들과 회의를 굉장히 많이 한다. 팀원들과 함께
회의실에서 화이트 보드에 그림도 그리면서 캐릭터와 분위기를 잡아 나가는 경우도 많다. 개인적으로는 혼자서 무엇을 하기 보다는 다른 팀들과
미팅을 하면서 캐릭터 스타일을 정해 나가는 것이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이 과정을 통해 형태가 구체화가 되면 살을 덧붙이는 방향으로
나아간다.
Q: 넥슨에서 일을 하면서 힘들었던 것?
A: 넥슨 뿐만 아니라 아티스트에게 가장 힘든 순간은 프로젝트가 종료가 되었을 때다. 프로젝트라는 것이 항상 매끄럽지는 않기 때문에 생기는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작업한 결과물을 사람들이 좋아해 줄 때가 역시 가장 기쁘다.
Q: 넥슨 만의 차별화된 일러스트 특징이 있다면?
A: 다른 회사를 직접 다녀본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다른 회사의 이야기를 하기는 힘들다.(웃음) 넥슨의 특징을 꼽자면, '다양성을 추구한다'가
아닐까 생각한다. 캐릭터 컨셉 일러스트나 원화에 있어서 일러스터들이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는 판을 마련해 주는 것이 넥슨의 분위기다.
Q: 일러스트와 실제 게임 캐릭터는 조금씩 괴리감이 생긴다. 원화가로서 이를 어떻게 생각하나?
A: 주로 3D 게임들이 그런 경우가 많은데, 최대한 모델 작업을 하는 팀과 피드백을 많이 주고받는 편이다. 실제로 모델링 스크린샷 위에
캐릭터 리터치를 한번 해주고 양측이 최대한 원하는 방향으로 진행한다. 마영전을 작업할 때 이런 식으로 진행했는데, 그중 '린'이 실제 원화와
모델링의 격차가 가장 크지 않은 캐릭터였다.
Q: 일러스터로서 가장 많이 부딪치는 부서는 어디라고 생각하나?
A: 회사마다, 조직마다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딱 어디라고 공론화 하기는 힘들다. 개인적 가장 이야기를 많이 하는 부서는 모델링 부서다.
그렇다고 의견이 대립되는 것은 아니다. 서로 원하는 방향이 다르고 일러스트가 실제 게임에 적용될 때 모든 요소를 구현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캐릭터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커뮤니케이션이 굉장히 많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Q: 게임 일러스터를 꿈꾸는 지망생들에게 조언을 하자면?
A: 솔직히 말씀드리면 게임 일러스트 산업은 신입이나 경력자에게 모두 '레드오션'이라고 생각한다. 모바일 시장으로 넘어오면서 더욱 커졌는데,
이는 캐릭터 원화 하시는 분들이나 지망생들도 아는 사실이기도 하다. 개인적으로는 본인이 지망하고 싶은 프로젝트에 최대한 맞춰서 작품 준비를
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실제로 게임 원화 시장에서도 지망생들이나 경력자들이 이런 식으로 준비를 많이 하는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