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DC 2017] 2017년 모르면 손해 보는 새로운 게임법은?
게임업계의 법정 분쟁이 날로 심해지고 있다. 더욱이 게임업계가 급격한 성장을 거듭했지만, 법률적, 제도적인 요소가 이를 따라 가지 못하는 상황에서 게임산업에 대한 규제는 여전해 몸집은 커졌지만 제도는 과거 수준에 묶여 있는 것이 게임업계의 현실이다.
넥슨의 개발자 컨퍼런스인 'NDC 2017'에서는 이러한 게임업계의 분쟁과 앞으로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게임법률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게임관련 법령 리뷰 2017' 세션을 통해 이를 자세히 소개했다.
넥슨의 이홍우 법무실장과 김광중 법무팀장 그리고 이원의 A1 게임 라이터가 함께한 이 세션은 지난 2016년 한 해 동안 게임업계에서 벌어진 주요 이슈들을 정리하고, 사회 현상, 개발과 서비스 그리고 법률적인 측면에서 분석해 관람객들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
< 점점 늘어나는 게임 표절 시비, 아이디어는 보호 받지 못한다?>
가장 먼저 공개된 사안은 킹닷컴과 아보카도의 소송을 통해 불거진 '게임의 표절'에 대한 것이었다. 킹닷컴이 자사의 게임인 ‘팜히어로 사가’와 아보카도의 ‘포레스트 매니아’의 유사성을 지적하며 ‘저작권 침해금지’ 소송을 건 이번 사건은 맵, 캐릭터와 픽셀 퍼즐 진행 방식의 유사성 덕에 1심은 킹닷컴이 승소했지만, 아보카도의 재 소송으로 2심에서는 킹닷컴이 패소한 상태로 현재 3심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다.
강연자들은 게임의 표절은 표현에 대한 문제 그리고 게임 디자인에 해당하는 아이디어는 보호받지 못하며, 킹닷컴에서 이를 반대로 해석하는 시도도 있었지만, 결국 2심에서 패소함으로써 저작권법에서 인정받기 매우 어려운 사안이라고 전했다.
또한, 2016년은 NHN의 ‘프렌즈 팝’과 카카오게임즈의 ‘프렌즈 팝콘’, 넷마블의 ‘모두의 마블’과 아이피플스의 ‘부루마블’ 이츠게임즈의 ‘아덴’과 엔씨소프트의 ‘리니지’, IMC게임즈의 ‘트리오브세이비어’와 넥스트무브의 ‘로스트테일’ 등 유난히 표절 시비 분쟁이 많이 일어난 한 해 였다고 강조했다.
특히, 지난 2014년부터 시행된 부정경쟁방지법에 의해 아이디어의 보호 가능성이 제기되었지만, 부정경쟁방지법 저작권 법에 아래에 위치한 보충적 지위에 놓인다고 설명하며, 킹닷컴과 아보카도의 3심이 대법원에서 진행 중이기 때문에 이를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 점차 늘어나고 있는 IP 분쟁, 공동 소유는 무조건 피하라!>
최근 불거지고 있는 지적재산권 즉 IP 분쟁 역시 관심을 끌었다. 강연자들은 게임업계의 침체와 성장 둔화로 그리고 중국 시장 의존도가 눈에 띄게 커지면서 가장 효율적인 전략으로 IP 산업이 떠오르고 있으며, 이과 관련하여 게임산업의 IP 분쟁도 계속해서 증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아울러 IP 분쟁을 피하기 위해서는 명확한 갑/을 지위를 확립하고, 계약 결과물에 대한 소유권을 규정하며, 계약기간 및 개인정보 처리와 같은 지금까지 관례적으로 진행한 사안에 대한 분명한 계약서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IP 공동 소유는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액토즈와 위메이드의 미르의 전설2 법적 분쟁 같이 무조건 피해야 하며, 계약을 체결할 시 무조건 법적 자문을 구하라고 덧붙였다.
<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정부따로 업계따로 게이머따로? 확률형 아이템 논란의 쟁점>
게임산업의 '뜨거운 감자'인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이야기도 소개됐다. 확률형 아이템은 업계와 정치권 그리고 게임을 즐기는 게이머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영역으로, 실제로 19대 국회에서 이를 규제하는 입법이 시도되었지만 무산되어 현재 20대 국회에 다시 입법을 예고하고 있고, 게임업계는 자율 규제를, 게이머들은 이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강연자들은 랜덤박스/럭키박스/가챠로도 불리는 확률형 아이템은 게임산업 이외에도 다양한 업종에서 사용되는 일종의 마케팅 기법으로, 확률은 상대적인 것이기 때문에 기업이 설정한 확률과 게이머가 체감하는 확률의 온도 차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현재 국회에서 입법화 되고 있는 확률형 아이템 규제 법안은 IP에 해당하는 기업의 영업비밀을 침해할 가능성이 있으며, 현재 게임산업협회에서 추진하고 있는 자율 규제는 해외의 규제보다 굉장히 높은 제재를 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시프트업에서 개발한 데스티니차일드에서 공개한 확률과 실제 확률이 다른 사건이 벌어져, 조작의 의심을 받았고, 자율 규제 역시 강제성이 없어 정치권과 게이머들 역시 이를 부정적으로 보고 있는 것이 사실이며, 누구의 편을 들어 주기 힘든 상황에서 정치권과 업계 게이머가 끊임없는 대화로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결론을 유추해 낼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현재 국내 게임시장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지만, 본사가 외국에 존재하고 국내 에는 유한회사라는 형태로 설립되어 매출 및 실적을 공개하지 않는 외국계 회사들의 재무제표 및 감사 보고서를 공개해야 하는 ‘외부 감사법 전부 개정안’이 6월 임시국회에 재 상정 될 가능성이 있어 이들 회사의 실적이 공개됨에 따라 국내 게임시장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 것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