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추억을 재미를 다시 한번! 풍성한 재미로 돌아온 'NBA 플레이그라운즈'
게임명: NBA 플레이그라운즈
개발사: Saber Interactive
유통사: Mad Dog Games
플랫폼: PC, 플레이스테이션4(PS4)
현지화: 영문
필자명: 구석지기
90년대 당시 우리나라는 NBA 열풍 속에서 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만화 '슬램덩크'와 드라마 '마지막 승부', 그리고 아마추어 농구 리그였던 농구대잔치 등의 붐과 맞물려 그야말로 NBA의 인기는 하늘 높은 줄 올라갔다.
어떻게 보면 지금보다 훨씬 많은 농구 중계와 자료, 카드 등을 구할 수 있던 시기이기도 했다. 당시 농구 게임들도 많은 인기를 얻었는데 친구들과 모여 PC로 농구 게임을 즐기던 생각이 지금도 든다. 그 중에서 단연 최고의 인기는 미드웨이에서 만든 'NBA 잼' 게임이었다.
1993년 출시된 NBA 잼은 스트리트 농구와 흡사하게 2대2 대결에 4~5등신 비율로 줄어든 귀여운(?) 유명 농구 선수들이 등장해 화려한 슛과 액션을 펼치는 게임이었다. 말이 농구였지 그냥 폭력이 난무하는 '슈퍼액션' 농구였다. 그래도 단순한 조작과 화려한 동작은 많은 팬들을 사로 잡았고 꾸준히 명맥을 이어왔다.
하지만 미드웨이의 도산 이후 이 시리즈는 갈 곳을 잃고 사라져 버렸다. NBA 판권도 문제였지만 당시 하락세를 타고 있던 농구 열기는 물론 사실적인 수준을 추구하는 스포츠 게임 분위기게 고조되면서 아케이드성의 스포츠 게임들이 큰 인기를 끄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었다.
그래서 오늘 리뷰로 다룰 'NBA 플레이그라운즈'의 출시는 매우 반가운 일이었다. 당시 NBA 잼이 보여줬던 특유의 느낌은 물론 더욱 새로워진 다양한 기능과 멋진 연출로 화려하게 꾸며진 모습을 자랑하는 이 게임은 어떤 재미가 있는지 알아봤다.
이 게임은 철저히 예전 NBA 잼 스타일을 표방하고 있다. 스틸 등이 매우 자유롭고 어떤 상황에서도 공격을 끊어낼 수 있게 해준다. 조작 자체도 매우 간단해서 초보자들도 금방 게임의 재미에 빠져들 수 있다.
당시 NBA 잼에서는 3골 이상 연속으로 골을 넣을 경우 무조건 들어가는 '필살기 슛'이 발동되는데 플레이그라운즈에서는 이 부분을 무작위화 시켜 게임의 변수를 좀 더 살렸다. 그래서 큰 점수차의 역전부터 예상 밖 버프, 디버프 등으로 인한 색다른 재미까지 느끼게 해준다.
골을 넣고 있는 쪽이 무조건 유리한 것보단 어떤 조건들이 무작위로 나왔을 때 그 패턴을 연속적으로 성공 시키며 더 큰 득점이나 찬스를 만들어내는 형태라고 보면 된다. 그래서 처음에는 너무 쉽게 이길지 모르지만 중, 후반부터 인공지능에게 12점을 맞는 그런 상황도 자주 발생한다.
이 부분은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만족스러웠다. 특히 상대방이 추가 점수를 위해 무리하게 해당 전술을 사용하는 걸 눈치 채고 끊어내는 재미나 고득점 패턴을 성공 시키기 위해 다양한 머리 싸움을 하는 재미 등은 NBA 잼 이상의 재미로 보인다.
게임 조작 자체는 꽤 심오하다. 초반에는 기존 NBA 잼처럼 다소 단순한 패턴 플레이 위주가 진행되지만 등급이 높은 선수나 성장을 통해 다채로운 스킬 플레이를 유도할 수 있다. 특히 레전드 등급 선수들은 자체 고유 스킬이 존재해 더욱 화려하게 상대 팀을 압박하는 것이 가능하다.
그렇다고 해서 단순한 패턴만 있는 건 절대 아니다. 농구 게임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기술들과 전략을 사용할 수 있으며, 버튼의 조합에 따라 페이크부터 심리적인 전술 등도 쓸 수 있다. 그래서 처음에는 단순하게 느껴지지만 중, 후반으로 갈수록 난이도가 높다는 걸 느끼게 된다.
게임은 온, 오프라인으로 연습 경기를 즐기거나 아니면 새로운 선수를 뽑기 위한 토너먼트 모드를 선택하는 방식으로 나눠진다. 핵심인 토너먼트 모드는 말 그대로 해당 시즌에 있는 모든 팀을 꺾고 우승하는 내용이다. 우승 보상으로 무작위 선수 카드가 주어지는데 이걸 통해 자신만의 팀을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
처음에는 스틸이 잘되어 쉽게 이길 수 있을 것으로 보지만 중, 후반부터는 상대 팀의 엄청난 수비에 당황할 수 밖에 없다. 조작이나 게임 자체의 진입 장벽은 낮지만 인공지능의 패턴이나 방식은 매우 높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매우 낮춘 난이도에서도 인공지능의 강력함은 여전했다.
그래도 승리 시에는 그만한 보상이 있기 때문에 꾸준히 즐겨볼 가치는 있다. 특히 플레이에 따라 레벨이 오르면 실버 선수라고 해도 다양한 패턴의 슛이 생기고 페이크 동작이 가능하기 때문에 자신이 좋아하는 선수를 구해 성장 시키는 재미는 나쁘지 않다고 본다.
현재까지는 온라인 매치는 잠겨 있다. 이는 향후 업데이트로 제공될 예정이다. 그래서 오프라인 매치만 되는데 인공지능 전보다 이 부분이 더 재미있다. 확실히 최근에 접대용 게임이 많이 부족했는데 NBA 플레이그라운즈는 확실히 그런 부분에서 만족감을 준다.
하지만 단점도 많다. 우선 생각보다 속도감이 떨어진다. 전술 상 리바운드 후 크로스오버 패스, 슛이나 덩크 등으로 많이 해결하는데 이때에도 속도감이 잘 안 느껴진다. 오히려 덩크 연출이나 스킬 상황에 슬로우 연출이 흐름을 끊는 느낌도 종종 든다.
그리고 레전드와 아래 등급 차이가 워낙 크고 선수층이 두껍지 않기 때문에 접대용으론 좋지만 매우 오랜 시간 가지고 놀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 물론 가격만 본다면 저렴하기 때문에 큰 무리는 아니지만 그래도 플레이 시간 부분은 아쉬운 대목이 아닐 수 없다.
그래도 고전 특유의 재미도 살아 있고 화려한 연속 동작들을 보고 있으면 통쾌함도 많이 느껴진다. 최근 접대용 게임이 없었다거나 가볍게 즐기고 싶은 게임을 찾는 사람이라면 NBA 플레이그라운즈를 선택해보는 것이 어떨까. 꼭 한 번 즐겨보길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