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피 한 방 안 나오지만 소름 끼치게 만드는 게임 PS4용 '리틀 나이트메어'
게임명: 리틀 나이트메어 (Little Nightmares)
개발사: Tarsier Studios
유통사: 반다이남코엔터테인먼트코리아
플랫폼: 플레이스테이션4(PS4)
현지화: 자막 한글
필자명: 구석지기
'림보'(LIMBO) 게임의 호평은 퍼즐식 어드벤처 장르에 대한 기대치를 다시 높여주는 계기가 됐다. 당시 호평 받은 게임성은 스크롤 기반의 환경 속에서 무언가의 메시지를 주는 듯한 연출과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이야기 전개, 그리고 간단하지만 심오한 게임성에 있었다.
게임 '인사이드'(INSIDE) 역시 마찬가지였다. 개발사 였던 '플레이데드'는 디스토피아적 미래에서 갇혀 버린 주인공이 탈출하는 이야기를 묘한 그래픽으로 구현해 냈다. 전작 림보 보다 한층 잔혹해지고 섬세해진 연출은 많은 게이머 및 평론가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오늘 소개할 '리틀 나이트메어' (Little Nightmares) 역시 그 연장선에 있는 게임이다. 물론 개발사는 같지 않지만 기본적인 전개 방식이 흡사하고 상상력을 자극하는 공포, 그리고 심오한 연출 등으로 몰입도를 극대화 시켰다는 점에서 영향을 어느 정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이 게임은 '유년 시절'의 공포를 담았다. 처음에는 이 설명 자체가 크게 와 닿지 않았으나 게임을 즐기는 내내 개발사가 무엇을 주고 싶었는지 알 수 있었다. 게임은 간단하고, 단순한 목적을 제공하지만 즐기는 내내 묘한 소름을 전해주며 게이머의 뇌를 자극한다.
주인공 '식스'(Six)는 노란 우비를 쓰고 있는 소녀다. 게이머는 소녀를 조작해 미쳐버린 영혼들이 가득한 '목구멍'이라는 거대한 배를 탈출 시켜야 한다. 이곳의 어둡고 축축하며 무언가 알 수 없는 존재들로 채워져 있다. 주인공이 왜 이곳에 갇히게 된지에 대해서도 알 수 없었다.
주인공 소녀는 뛰기, 웅크리기, 매달리기, 물건 잡고 던지기, 라이터 켜기, 달리기 등이 가능하다. 이 동작들은 초반 과정에서 튜토리얼처럼 조금씩 배울 수 있다. 물론 사용 자체에는 제한이 없다. 게임 내 모든 퍼즐들은 이 동작만으로 진행이 된다.
기본적으로는 특정 방향으로 이동하면서 정해진 퍼즐을 풀고 (또는 미쳐버린 존재들의 손을 피해) 공간 자체를 탈출하면 다음 챕터로 넘어가는 식이다. 로딩이 거의 없기 때문에 진행 자체는 쾌적하지만 실수 한 번이 곧 바로 죽음으로 연결되는 일이 많아 다소 스트레스가 크다.
소녀는 체력도 없고 높은 곳에서 떨어지면 곧 바로 죽는다. 그리고 배고픔을 느끼기 때문에 식사를 하지 못할 경우 허기 때문에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고 사망하기도 한다. 당연히 이상한 존재들의 공격 한 번이면 무조건 게임 종료가 돼 버린다.
그리고 이 이상한 존재들 모두 각각 다른 방식으로 소녀를 괴롭히기 때문에 한 두 개의 패턴으로는 살아 남기가 어렵다. 특히 초반 만나게 되는 '관리인' 캐릭터는 살짝 소리만 나면 빠르게 쫓아와 식스를 낚아 채버리기 때문에 이런 게임성에 익숙하지 않은 게이머에겐 괴로운 요소다.
이상한 존재들은 해당 챕터를 지키는 일종의 보스 캐릭터다. 스포일러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자세한 이야기를 언급할 수 없지만 그들의 눈에 띈 상태에서 도망치는 과정은 웬만한 공포 게임 못지 않은 심장을 두근거리게 한다.
진행 과정에서 무언가 생각하게 만든 요소들이 많다. 목을 멘 시체를 발견하게 된 후 어느 정도 후에 다시 방문하게 되면 해당 시체가 없는 경우도 있고, 예상치 못한 시점 전환으로 '무언가'를 보게 되는 일도 있다. 세계관이나 이야기를 암시하는 장치들도 꽤 많이 있다.
퍼즐 요소는 상당히 독특하다. 기본적으로 공간을 파악하고 어떤 행동을 한 후 그곳을 무사히 빠져나가는 방식이지만 플랫포머처럼 액션 동작들을 연속적으로 해서 해결하는 요소도 있다. 공간 자체가 3D 형태로 돼 있어 조작 실수로 낙하해 죽는 경우도 자주 발생한다.
물론 체크 포인트가 있기 때문에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게 되는 일은 생기지 않지만 특정 공간에서는 예상보다 긴 동선을 다시 플레이 해야 하는 일들이 생겨서 다소 스트레스를 준다. 물론 이는 퍼즐식 어드벤처 게임들이 가진 공통적인 제한(?) 정도로 보는 것이 맞는 것 같다.
게임은 예상치 못한 부분의 매력도 있다. 바로 물리엔진이다. 이 게임은 퍼즐식 어드벤처 게임들이 가진 '단순함'과 달리 매우 사실적인 물리 표현을 가지고 있다. 게임 내 상당수의 사물은 파괴가 가능하고, 이동이나 환경에 맞춰 조작하는 것이 가능하다.
그 중에서는 '검은색 동상' 같이 깨면 무언가 얻게 되는 요소도 있다. 검은색 동상은 일반적인 공간보다는 게이머가 생각하지 못하고 놓칠 수 있는 공간 등에 존재한다. 이것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는 스포일러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말할 수 없다.
게임 자체에 대한 평가는 좋은 편이다. 꽤나 괜찮은 그래픽 수준부터 묘하게 게이머를 자극하는 공포적인 요소들, 그리고 잘 구성된 효과음과 배경음악 등은 퍼즐식 어드벤처나 공포 게임을 선호하는 게이머에게 안성맞춤이다.
다만 볼륨 자체가 작고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실수 한 번에 죽는 경우들이 많기 때문에 이에 대한 부담을 싫어하는 게이머라면 피하는 것이 좋다.
림보나 인사이드와 같은 게임에서 재미를 느낀 게이머라면 리틀 나이트메어를 통해 또 한 번 퍼즐식 어드벤처에 빠져보는 것이 어떨까 싶다. 유년 시절의 공포가 자신에게 어떻게 각인돼 있는지 확인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