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차이가 명품을 만든다? 후속작의 의미를 고민하게 만드는 '데스티니2'
게임명: 데스티니2(베타 버전)
개발사: 번지 소프트웨어
유통사: 소니인터랙티브엔터테인먼트코리아(SIEK)
플랫폼: 플레이스테이션4(PS4)
현지화: 영문
필자명: 구석지기
세계적으로 유명한 개발사 '번지 소프트웨어'에서 선보였던 FPS 게임 '데스티니'는 아름다운 그래픽과 독특한 세계관, 그리고 다양한 무기와 도전 욕구를 불러 일으키는 여러 콘텐츠로 출시 이후 지금까지 많은 사랑을 받았다.
총 4개의 확장팩을 선보인 전작을 뒤로 하고 공개된 후속작 '데스티니2'는 전작이 가진 느낌을 그대로 살리면서도 한층 나아진 게임성과 재미를 자랑한다. 이미 선행 공개된 영상과 각종 영상 사이트에서 나온 정보에 많은 게이머들이 기대감을 표하고 있다.
이번 베타 테스트는 전작과 마찬가지로 접속 자체에는 제한이 없으나 일부 기능은 PS Plus 회원이어야 가능하다. 그리고 다른 플랫폼인 PC 버전은 8월쯤으로 예정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론을 먼저 언급하고 간다면 데스티니2는 후속작이라는 느낌보단 버전업 된 1.5 같다. 그래픽은 여전히 아름답고 멋지지만 전작과 차이점이 있다고 보긴 어렵고 게임성은 몇몇 서브 스킬이 생겼다는 점과 일부 기능 자체가 좀 더 편리하게 변했다는 느낌 정도 수준이다.
물론 마니아들 입장에서는 세세한 차이가 있겠지만 어느 정도 적당히 즐긴 게이머들 입장에서 데스티니2는 확장팩 수준 이상이라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그래픽, 게임성, 그리고 추구하는 방향까지 전작에서 거의 벗어나지 않고 있기 때문.
베타는 '홈커밍' 미션과 4대4 PvP(크루시블) 2종, 최대 3인이 함께 진행할 수 있는 협력 미션(스트라이크) 등으로 구성돼 있다. 그리고 3개의 직업군과 새롭게 추가된 서브클래스 3종, 여러 종의 신규 무기 등도 만나게 된다.
홈커밍 미션은 이미 공개된 영상에서 나온 도입부다. 전작의 무대인 뱅가드 사령부에 예측할 수 없던 카발 함대의 공격이 시작되고 이로 인해 그 일대는 초토화가 된다. 적을 피해 후퇴를 하지만 미쳐 빠져 나오지 못한 예언자를 구하기 위해 가디언이 투입되면서 베타의 막이 오른다.
하지만 예언자를 찾지 못하고 궁지에 몰리자 자발라는 가디언들에게 적의 모선의 방어막을 해제하라는 명령을 내리고 이를 수행하던 가디언(게이머)는 모선의 최하부에서 카발 제국의 황제 '도미누스 가울'을 만나게 된다.
이 대면에서 가울은 가디언들의 힘을 차단하고 빼앗는 방법을 알고 있다며 특수한 기계로 '여행자'(거대한 구)를 덮어버려 빛을 막아 버린다. 이로 인해 모든 가디언들은 힘을 잃게 되고 결국 전투에서 패배하고 만다.
도입부의 볼륨은 상당히 크다. 멋진 전투부터 다수의 적, 새로운 무기와 서브스킬 등을 경험할 수 있게 해주며 특유의 아름다운 그래픽도 충분히 감상할 수 있다. 새로운 적은 물론 다양한 환경 변화 등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해 게임에 대한 기대감을 드높여준다.
그리고 진행 후 만날 수 있는 스트라이크 모드와 2개의 크루시블 모드도 만족스럽다. 스트라이크 모드는 1개의 협력 미션을 체험하는 형태로 꽤 큰 볼륨과 강력한 능력을 가진 보스 등과 싸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전작에서 보지 못했던 새로운 공간과 적들을 만날 수 있다.
당연히 협력 플레이가 가능하고 친구를 맺고 있으면 편하게 연결해서 함께 즐길 수 있다. 이 부분은 전작보다 한층 편해졌고, 난입이 자유로워 미션 도중에도 이탈한 구성원을 대신한 새로운 게이머가 들어오기도 한다. 게임 자체의 막힘이 없이 시원하게 전개되는 느낌을 받았다.
전작에서도 보스들의 난이도는 상당한 편이었으나 이번에는 더욱 강해진 느낌이다. 그리고 보스전 특유의 느낌을 살린 다양한 환경 변화 부분은 완수 시 성취감을 높여주는 부분이 아닐까 싶다. 여전히 재미있고 어려우며 싸우는 맛을 잘 살린 것 같다.
새롭게 등장한 서브 클래스의 기술들은 전작의 주요 기술보다 좀 더 근접 성향이 강해진 느낌이었다. 단타 보다는 특정 무기를 가진 상태에서 적들을 공격하는 방식이었다. 타이탄은 '보이드 방패'를 꺼내 꼭 '캡틴 아메리카'처럼 싸웠고 헌터는 전기창, 워록은 불검을 휘둘렀다.
시원한 타격감은 매력적이었으나 크게 향상되거나 발전된 느낌은 받지 못했다. 전작에서도 근접 무기들은 묵직하고 강력한 타격감을 보였으며 보스나 다수의 적과 싸울 때 활용도가 높았다. 서브 클래스의 스킬은 이와 흡사했지만 조금 더 강력한 느낌이었다.
베타 버전이라 추가적인 서브 클래스에 대해서는 만날 수 없었지만 새로운 방식의 추가 클래스가 더 많이 있다면 보스나 스트라이크 별 선택 사항이 늘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건 지금 수준은 기대했던 것에 비하면 아쉬운 수준이라는 점이다.
2개의 크루시블은 지역을 장악하는 모드와 서드데스 모드 2가지였다. 각각 네서스와 어스에서 진행되며 4대4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전작과 달리 모드 PvP 모드는 4대4로 진행된다. 접속 자체는 빠르고, 친구 초대나 함께 들어오는 등의 과정도 훨씬 수월하게 느껴졌다.
이 외에도 전작에서 '귀찮은' 방식이었던 궤도 복귀가 사라졌다. 즉 메뉴창에서 원하는 모드, 임무 등을 선택하면 곧바로 넘어간다는 것이다. 아직 전작의 '뱅가드' 사령부와 동일한 공간이 공개되지 않았다. 그러나 그와 상관 없이 메뉴는 확실하게 개편된 느낌을 준다.
무기 개념에 변화가 생겼다. 전작은 주무기, 특수무기, 중화기로 구분됐으나 베타에서는 물리, 에너지, 파워 무기 등으로 변경됐다. 그래서 원한다면 속성이 다른 2개의 동일한 무기를 물리, 에너지 슬롯에 장착할 수 있게 됐다.
특수무기로 구분되면 권총, 저격소총, 산탄총, 퓨전 라이플 등의 무기는 권총을 제외한 모두 파워 무기로 속하게 됐다. 새로운 무기로는 서브머신건이 추가됐다. 재미있게도 홈커밍 미션에서 이 무기를 무조건 한 번 써볼 수 있게 해준다.
하지만 이런 차이점들은 매우 미세한 수준이라 거의 느낄 수 없었다. 게임성에서도 큰 차이가 없었고 전투, 스킬 등의 과정도 전작과 동일했다. PC 버전이 나올 경우 더 높은 수준의 그래픽을 경험할 수 있겠지만 콘솔로 즐길 게이머 입장에선 거의 차이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베타 버전이 전부는 아니겠지만 여기에서 얼마나 더 많은 차이를 불러낼 수 있을지 모르겠다. 현지화 역시 아쉽게 불발이 된 상태에서 전작을 즐긴 마니아부터 신규 게이머까지 모두의 마음을 사로잡기엔 데스티니2의 선택은 충분하지 못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