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가 힘이다] "이제는 큰물에서 논다!" 글로벌 e스포츠 리그로 도약하는 게임들
현재 글로벌 시장의 화두는 바로 e스포츠다. 한국의 스타리그에서부터 시작된 이 작은 불꽃은 이제 글로벌 시장에 들불처럼 번져, 1인칭 슈팅게임(FPS), 멀티 온라인 배틀 아레나(MOBA) 그리고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RTS)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의 게임의 e스포츠 리그가 전세계에서 진행되고 있다.
더욱이 급속히 성장하고 있는 e스포츠 시장에 거대 게임사들 역시 주목하고 있다. EA는 자사의 대표 프렌차이즈 게임 피파 시리즈의 e스포츠 리그에 대한 운영 계획을 구체적으로 알리고 있으며, 유비 소프트, 베데스다 등의 거대 게임사들도 자사의 게임에 대한 e스포츠 리그를 추진 중이다.
이 같은 행보에 스포츠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해외 축구 클럽도 동참하여, 최근 엄청난 이적료로 세계 축구 시장을 충격으로 몰아넣은 파리 생 제르맹(이하 PSG), 샬케 04 등 해외 유명 축구팀들 역시 e스포츠 팀을 창단 혹은 스폰서로 나서 많은 화제에 올랐다. 또한, 멘체스터 시티, 발렌시아, 아약스 등의 축구 클럽도 e스포츠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어 새로운 시장에 대한 진출이 임박했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는 상황이다.
게임사들에도 e스포츠는 매력적인 시장이다. e스포츠 리그를 통해 게이머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전략이 프로 게이머를 통해 완성되어 대회에서 선보이고, 게이머들이 이를 다시 사용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져 게임의 콘텐츠를 풍성하게 유지해 주기 때문이다.
이렇듯 e스포츠의 위상이 점차 높아지자 이 신흥시장을 차지하기 위한 게임들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현재 세계 e스포츠 시장에서 가장 성공리에 정착한 게임은 바로 라이엇게임즈의 리그오브레전드(이하 LOL)이다.
이미 LOL은 북미, 유럽, 중국, 동남아시아 그리고 한국에 이르는 다양한 지역의 리그가 진행되고 있는 중이다. 아울러 각 지역별 리그를 진행해 각 리그 1위 팀이 격돌하는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 네티즌 투표로 선발되는 '올스타전' 그리고 세계 최고의 LOL 프로팀을 가리는 LOL 월드챔피언십('롤드컵')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e스포츠 이벤트를 통해 메이저 리그로 올라선 모습이다.
LOL이 남긴 데이터도 인상적이다. 지난해 9월부터 10월까지 약 한달 간 진행된 '2016 롤드컵'의 누적 시청자수는 무려 3억 9,600만 명, 최종 결승전을 지켜본 시청자 수는 만 4,300만 명에 이른다. 여느 한 국가의 인구가 한 게임의 결승전을 보기 위해 모인 셈이다.
가장 최근 진행된 MSI의 경우 누적 시청자 수는 3억 6,400만 명, 생중계를 직접 시청한 시간만 생중계 시청 시간은 2억 1,800만 시간으로 집계됐다. 이러한 LOL의 e스포츠 리그의 인기 중 하나는 팀 재정의 악화로 프로선수들의 입지가 흔들리는 것을 막기 위한 다양한 대비책에 기반한다.
실제로 라이엇게임즈는 LOL 리그에 참여한 팀에게 별도의 상금을 확정적으로 지급하는 것이 아닌 해당 대회 기간 동안 게임에서 판매된 게임 수익의 일부를 배분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이를 통해 대회에 참가한 팀들의 수익도 크게 늘어나 지난해 열린 롤드컵에서는 챔피언십 스킨'과 '챔피언십 와드'의 매출액 중 25%가 상금에 추가돼 총 510만 달러(약 60억 원)의 상금이 집계되기도 했다.
수익의 일부를 상금에 포함시켜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e스포츠의 발전을 위한 포석을 통해 지속적으로 e스포츠 리그의 활성화를 유도하겠다는 라이엇게임즈의 전략이 돋보이는 부분이다.
아직 정식 리그가 출범하지는 않았지만 글로벌 e스포츠로 성장할 가능성 1순위로 꼽히는 게임도 있다. 바로 블루홀 스튜디오에서 개발한 배틀그라운드가 그 주인공.
시작부터 스팀 패키지 판매라는 방식으로 국내 시장이 아닌 글로벌 시장을 노린 배틀그라운드는 현재 7백만 장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하고 있는 것에 이어 스팀 동시접속자 수 부동의 1위를 기록한 벨브의 도타2를 밀어내고 사용시간 1위를 기록하며 올해의 게임 이른바 'GOTY'(고티)의 유력한 후보로도 거론되고 있는 게임이다.
이러한 배틀그라운드의 인기 요소에는 수십 명의 게이머들이 하나의 맵에서 격돌하며 펼쳐지는 다양한 플레이와 시간이 지날 수록 좁아지는 맵을 통한 변수 그리고 여러 게이머들이 하나의 스쿼드를 이뤄 팀플레이를 펼칠 수 있다는 것이 결정적이다.
이렇듯 이미 글로벌 히트 게임으로 발돋움하고 있는 배틀그라운드는 이미 여러 거대 게임사들을 통해 e스포츠 리그에 대한 제안을 받고 있는 상황. 실제로 지난 2017 게임스컴에서 배틀그라운드의 첫 대회는 많은 게이머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비록 아직 완성되지 않은 '옵져버' 시스템 덕에 경기 중계가 매우 부자연스러웠고, 적극적인 공격보다 숨어서 생존하는 플레이가 주를 이루는 등 아직 e스포츠로는 미숙한 모습을 보였지만, 다양한 화제를 불러일으키며 그 가능성을 유감없이 선보이기도 했다.
배틀그라운드가 가능성을 보여준 게임이라면 스마일게이트의 크로스파이어는 전세계 단일 e스포츠 대회 중 가장 많은 관중을 기록 중인 e스포츠 리그를 보유한 게임으로 명성을 높이고 있다.
이미 중국 시장에서의 큰 성공으로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수익을 벌어들이고 있는 온라인게임으로 명성이 높은 크로스파이어는 자체 e스포츠 리그 '크로스파이어 글로벌 인비테이셔널'(이하 CFGI)을 진행 중이다. 물론 중국에서 성공한 게임이라고 해서 중국 팀들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CFGI는 중국, 브라질, 필리핀, 베트남, 유럽 등 5개 지역의 프로리그 CFEL(CROSSFIRE ELITE LEAGUE)에서 1~2위를 기록한 팀들이 참가하는 크로스파이어의 월드챔피언십으로, 각 리그 별로 약 12개의 프로팀이 존재하는 크로스파이어의 최강을 가리는 대회 이기도 하다.
이러한 크로스파이어의 인기에는 막강한 중국 내 흥행력을 바탕으로 매년 업데이트 되는 게임 내 다양한 콘텐츠, 그리고 프로 선수들이 펼치는 박진감 넘치는 플레이를 게이머들이 빠르게 받아들이고 이를 게임 속에 적응시키는 일종의 선순환 구조가 이뤄져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다양한 방식의 세부 리그를 진행하는 것은 물론, 총 상금 20만 달러(한화 약 2억 2,500만원)이르는 상금을 내거는 등 여느 글로벌 리그 못지 않은 뜨거운 인기를 보유하고 있는 것도 크로스파이어 e스포츠 리그의 장점 중 하나로 꼽힌다.
컴투스의 글로벌 흥행작 서머너즈워는 모바일게임으로 글로벌 e스포츠의 포문을 연 게임으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 3월 첫 오프라인 대회 '월드아레나 인비테이셔널'을 시작으로 아시아와 북미 등 다양한 지역 오프라인 대회를 개최하여 e스포츠 리그로 발돋움하기 위한 준비를 끝마친 서머너즈워는 미 동부 뉴저지에서 대규모 토너먼트를 개최하고, 아시아 지역별 대회를 진행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에 나서고 있다.
여기에 컴투스는 서머너즈워의 글로벌 리그‘서머너즈 워 월드아레나 챔피언십’를 발족시키고 한국 예선전을 시작으로, 로스앤젤레스, 뉴욕, 파리, 상하이, 도쿄, 타이페이, 홍콩, 방콕 등 9개 주요 도시에서 약 3개월 간의 리그를 진행하여 올 연말 미국에서 각 지역 대표가 함께 겨루는 월드 결승 무대를 펼친다는 계획이다.
현재까지 모바일 게임으로 e스포츠 리그의 성공 사례가 없는 가운데 글로벌 흥행을 바탕으로 e스포츠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서머너즈워가 과연 어떤 성적을 낼 수 있을지 업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e스포츠 시장이 급속히 확장됨에 따라 글로벌 시장에서도 통할 수 있는 인지도와 콘텐츠를 지닌 게임의 주가가 점점 높아지는 것이 사실"이라며, "e스포츠의 종주국이라고는 하지만 크로스파이어를 제외하면 이렇다 할 작품이 없는 국내 게임시장에서 앞으로 글로벌 e스포츠 리그를 주도할 게임의 탄생을 위해서는 제2, 제3의 배틀그라운드와 같은 히트작이 등장해야 할 필요가 있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