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너도 나도 한방! '다운타운 난투행진곡 배틀로얄 스페셜'
게임명: 다운타운 난투행진곡 배틀로얄 스페셜
개발사: 아크시스템웍스
유통사: H2 인터렉티브
플랫폼: PC, PS4
현지화: 한글
필자명: 구석지기
과거 테크노스 저팬의 간판 타이틀로 불리던 '열혈' 시리즈는 1985년 첫 시리즈를 출시한 후 지금까지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처음에는 단순히 스테이지 기반의 경파 액션이었지만 피구 시리즈가 큰 인기를 얻자 다양한 형태로 시리즈를 이어오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이 시리즈는 양산되듯 쏟아진 시리즈에 대한 기대치 하락과 밸트 스크롤 등 아케이드성 액션 게임의 인기 하락 등이 겹치며 하락세를 타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1995년 12월 테크노스 저팬은 도산하게 되고 지금은 여러 회사를 거쳐 아크시스템웍스로 판권이 넘어간 상태다.
2008년 3월 아크시스템웍스가 개발한 '초열혈고교 쿠니오군 돗지볼부'를 시작으로 다양한 시리즈가 출시됐고 PS3용 '다운타운 열혈행진곡 나아가라 대운동회 올스타 스페셜' 버전부터 PC로 이식되는 등 활발하게 시리즈를 이어나가고 있다.
그 중에서 오늘 리뷰에서 다룰 다운타운 난투행진곡 배틀로얄 스페셜은 PS4로 출시된 최초의 시리즈이자 자막 한글화까지 이루어진 게임이다. 시리즈 중 '열혈 행진곡'에 있던 대전 모드를 따로 빼 총 4명이 싸우는 난투형 격투 게임으로 만든 버전으로 이해하면 쉽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이 게임은 기대에 비해 많이 부족하다. 열혈 행진곡에 있던 모드 중 하나를 정말 그대로 쓰고 있으며, 일부 스테이지와 아이템이 추가된 것, 그리고 등장 캐릭터가 무수히 많다 정도를 빼면 딱히 내세울 장점이 없다.
난전 형태와 2대2 태그 매치, 그리고 온라인 모드가 존재하지만 성장이나 변화 요소가 없기 때문에 1~2시간 정도면 대 부분의 콘텐츠를 맛볼 수 있다. 물론 왁자지껄한 시리즈 특유의 맛은 그대로 살아 있고 다양한 캐릭터와 기술을 조합해 적을 날리는 재미도 좋다.
하지만 정말 이정도 밖에 없다는 것이다. 주연급 캐릭터를 제외하면 평균 2개 정도의 기술만 있고 그나마도 대 부분 겹친다. 한 학교마다 6명의 캐릭터가 있지만 상위 2명 정도를 빼면 대 부분 약하기 때문에 크게 다른 캐릭터를 사용할 이유가 없다.
싱글 모드에서 한 개의 스테이지는 최대 3라운드로 이루어지는데 상위 2명과 3, 4번 캐릭터를 선택하면 되는 것이다. 능력이 되면 1명의 캐릭터로 3라운드를 모두 제압하는 것도 가능하다. 전략적인 픽을 만들 수 있지만 상위 2명을 굳이 안 쓸 이유가 없기에 의미가 없다.
물론 각각의 학교마다 이야기가 따로 존재하고 엔딩도 있기 때문에 학교 모두를 보는 걸로 볼륨에 대한 이야기를 할 수 있겠지만 대사 정도의 차이지 엔딩 자체는 똑같다. 마지막에 상대하는 최종 학교도 동일하고 관심도가 낮은 학교는 내용도 거의 겹친다.
게임 내 등장 학교는 25개다. 각각 6명이 있기 때문에 처음 선택 가능한 캐릭터만 해도 150명이다. 이들이 전부 각각 다른 스킬을 썼다면 얼마나 좋았을지 모르지만 아쉽게도 기술 수는 이에 비해 한 없이 부족하다. 대략 30개 정도가 안된다.
그러다 보니 주인공 쿠니오의 시그니처인 '연속 발차기'를 쓰는 캐릭터들이 상당히 많고 주요 기술도 대 부분 겹친다. 그러니 150명이 있어도 실제는 몇 명 안 쓰는 느낌이다. 문제는 이걸로 끝나지 않는다. 게임 내 스테이지는 7개 밖에 없다. 그나마도 4개는 동일한 외형에 크기만 틀리다.
다양한 스테이지가 존재해 여러 변수를 만들어내는 것이라면 나중에 이야기할 온라인 모드 등도 활성화가 되겠지만 이렇게 부족한 수에서 뭔가 차별화된 재미가 생기기엔 어렵지 않을까 싶다. 당연히 성장이나 추가 요소, 스킬 조합 등도 없다.
그러면 대전 자체의 재미가 이 게임의 승부 포인트인데 그나마도 별로다. 오히려 예전 열혈 행진곡 버전을 훨씬 재미있다. 아크시스템웍스가 담당해 대전 퀄리티가 좋아졌을 것이라는 홍보 문구는 아무리 봐도 거짓말 같다. 그냥 밋밋하고 밸런스도 형편 없다.
강력한 기술 이후에 벌떡 자동 낙법 되는 적 때문에 '파일 드라이버' 계열의 잡기는 반격 당하기에 너무 좋고, 일부 기술은 난발 시에는 일반 공격으로 쳐내기 너무 어렵다. 특정 위치에서 회전하며 공격하는 계열은 빠져 나오기 너무 어려워 온라인에서는 문제가 된다.
즉 150명이 등장하는 캐릭터 게임인데 밸런스 수준은 바닥이고 캐릭터들 대부분은 겹치고 유명 몇몇 캐릭터마저도 기술이 겹쳐 개성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요란하기만 할 뿐 완전히 빈 수레다. 그럼에도 가격은 비싸다.
참고로 온라인은 사람이 너무 없고 설령 되더라도 랙이 심해서 즐기기 어렵다. 만약 열혈 시리즈의 추억 때문에 이 게임을 구매하려고 한다면 많은 실망을 느끼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