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게임쇼 '지스타 2017' 폐막..e스포츠와 배틀그라운드 '부각'
35개국 676개사 2천857 부스가 참여하며 최대 규모로 개최된 국내 최대 게임쇼 '지스타 2017'이 뜨거운 호응 속에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한국게임산업협회(K-GAMES)가 주최하고 지스타조직위원회와 부산정보산업진흥원이 공동 주관한 '지스타 2017'은 '당신만의 게임을 완성하라'는 슬로건 아래 지난 11월16일(목)부터 11월19일(일)까지 4일 간 부산 벡스코에서 개최됐다.
올해로 13회째를 맞이한 이 행사는 넥슨, 넷마블, 블루홀 등 국내를 이끌고 있는 중견게임사들의 신작 게임들이 대거 선보여졌으며, 'WEGL'를 설립한 아이덴티티 엔터테인먼트와 트위치, 엔비디아 등 행사장 곳곳에서 대형 e스포츠 붐을 확인할 수 있었다.
< B2C 역대 최대..B2B는 역대 최소의 체감 효과>
'지스타 2017'을 찾은 일반인 방문객은 주최측 추산으로 개막일인 11월16일(목)에 4만111명을 시작으로 17일(금)에 4만3천173명, 18일(토)에 8만2천978명, 마지막 날인 19일(일)에 5만9천130명(17시 현재)까지 더해 전체 22만5천392명으로 집계됐다. 전년(219,267명) 대비 약 2.8% 증가한 수치다.
실제로 주말인 18일과 19일은 B2C 관이 열린지 2시간이 지난 12시까지도 긴 입장 행렬이 줄지않을 정도로 많은 인원이 몰려들었다. 체험은 커녕 제대로 걷는 것조차 불가능할 정도로 인원이 가득한 전시장은 만원 버스에 탄 듯 몸이 쓸려나가기 일쑤였고, 수용 공간에 한계가 왔다고 체감할 정도였다.
넥슨, 넷마블, 블루홀 등의 인기 부스는 물론 창업진흥원, 그라비티, 반다이남코 등 중소 부스들까지도 인원들이 꽉꽉 들어찼고 이같은 현상은 오후 5시까지 계속 됐다.
반대로 벡스코 제2 전시관 쪽 B2B 관은 역대 최악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썰렁한 모습을 보였다. 주최측에서는 11월16일~18일 중에 유료 바이어가 2천 명이 넘었다고 밝혔지만, 실제로 행사장을 돌아보면 컴투스와 게임빌 등 몇몇 부스를 제외하고는 거의 사람들을 찾아볼 수 없었다. 심지어 17일 오후부터 철수하는 부스도 곳곳에서 보여졌다.
한국 게임들을 찾는 글로벌 기업들이 줄고 있다는 분석도 있지만, B2B에 개발사가 많지 않고 마케팅이나 광고 업체가 대다수인 것도 문제점으로 지목되고 있다. 또 B2B의 비싼 비용 때문에 벡스코 행사장 맞은편 커피숍 등을 대관해서 지스타를 대응하는 회사들이 여럿 생겨난 것도 B2B관을 주춤하게 만드는 주된 이유가 된 것으로 파악된다.
< 행사장 곳곳에서 e스포츠 중계.. 모바일 최적화도 찾았다>
이번 지스타 B2C 관은 크게 e스포츠 붐과 모바일 최적화로 정의될 수 있다.
먼저 e스포츠는 아이덴티티 엔터테인먼트의 'WEGL'과 블루홀의 '배틀그라운드'가 행사를 주도했다고 볼 수 있다. 행사기간 내내 대형 전광판 및 인터넷 방송을 통해 전체 7개 종목의 e스포츠 대회를 주도한 WEGL은 엄청난 관객몰이를 하며 이슈를 불러 일으켰다. 특히 '철권7' 종목에 '쿠단스' 손병문 선수가 우승하고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에 '김민철' 선수가 우승하는 등 지스타 행사 내내 WEGL의 e스포츠 경기는 전국적인 화제거리를 만들었다.
여기에 블루홀 부스에서의 '배틀그라운드' 중계도 e스포츠의 강세를 설명하는데 부족함이 없었다. 또한 LG전자 부스, 엔비디아 부스 등 PC하드웨어 업체들이 모두 '배틀그라운드' e스포츠 중계를 틀면서 행사장 곳곳에서 '배틀그라운드' 경기를 볼 수 있었다. 다만 e스포츠 중심의 관람형 부스가 많다보니 사람들이 많아진 것은 좋지만, 관람객들 때문에 동선 관리가 안되는 점은 문제점으로 지목됐다.
모바일 게임에 대한 최적화도 이번 지스타 게임쇼의 진화점이라고 할만하다. 넷마블, 넥슨 등 대형 게임회사들이 자사의 신작 모바일 게임을 가장 최적화해서 시연할 수 있도록 고안한 부스 구성으로 많은 관람객들이 효과적으로 체험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 볼거리 풍성..부익부 빈익빈 현상과 휴식공간 부족은 문제>
이번 지스타 2017은 다양한 부대행사로 볼거리가 풍성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글로벌 미디어 파트너로 함께한 트위치(Twitch)는 파트너 게임 개발사들의 시연존 출품작을 활용한 게임 소개 및 시연 방송을 한국어와 영어로 송출하며 국내외 팬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현장에서 진행된 스탬프 이벤트의 경우 4일 간 약 1만5천 명 이상이 참가하며 행사 분위기를 한층 고조시켰다.
또 13개의 세션(키노트 2개, 특별 2개, 일반 9개)으로 진행된 국제 컨퍼런스 'G-Con 2017'(11월 16일~17일) 또한 1일차(1천29명)와 2일차(880명)를 합쳐 1천909명이 참석하는 등 호평을 받았다. 또 게임기업 채용박람회는 올해 넷마블게임즈, 스마일게이트홀딩스, 네오플, 아이덴티티게임즈, 케이오지 등 20개사가 참여했으며 1천943명의 구직자가 현장을 찾았다.
이외에도 야외 부스도 많은 관람객들이 찾는 장소였다. '소녀전선' 부스나 NHN엔터테인먼트의 '페이코' 부스 등에 긴 줄이 늘어섰고 넥슨 부스 또한 과자 등 다양한 기념품을 배포해 행사 마지막 날까지 관람객들이 산을 이뤘다.
한편, 이번 지스타2017의 단점으로는 부익부빈익빈 현상의 심화와 휴식공간의 부재가 꼽혔다. 대형 게임사들이 B2C 관을 대거 선점하면서 20~50명 정도 되는 중소 게임사의 게임은 찾아볼 수 없었고, 특히나 올 해는 지스타 조직위에서 중소업체들을 위한 '한국콘텐츠진흥원' 부스를 일방적으로 빼버리면서 관람객들이 다양한 게임을 체험해볼 기회를 잃었다.
또한 B2C 관에 너무 많은 인원이 몰리면서 먼지 농도가 불량했고, 휴식공간이 없어 길 바닥에 많은 관람객들이 쪼그려 앉아 한숨을 돌리는 등 배려가 다소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