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딴지곰 겜덕연구소] 세상에 이런 게임기가? 듣도보도 못한 희귀 게임기 특집!
(해당 기사는 지난 2017년 9월 21일 네이버 포스트 게임동아 꿀딴지곰의 겜덕연구소을 통해서 먼저 소개된 기사입니다.)
안녕하세요! [꿀딴지곰 겜덕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는 조기자입니다.
이번에도 지식인에서 고전게임 전문 답변가로 활동하고 계신 꿀딴지곰님을 모셨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웬만해선 구경할 수 없었던, 시중에
존재했던 희귀 게임기들을 찾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도록 하겠습니다.
[세상엔 정말 다양한 게임기들이 많이 존재했다..]
조기자 : 안녕하십니까. 꿀딴지곰님. 이번에도 색다른 주제로 찾아 뵙게 되었네요. 세상에 이런 게임기들이 있었나 싶었을 만한, 희귀 게임기들에 대해서 알아보려고 하는데요. 어떠신지요.
꿀딴지곰 : 사실 이번 주제를 보고 어떤 게임기들을 선정해야 하나.. 다소 애매하게 생각하긴 했습니다. 소위 덕후님들 대상으로 하다보면 굉장히 하드코어하게 가야하는데, 그렇게 하다보면 일반 유저분들은 전혀 공감대를 형성할 수 없고, 또 다소 라이트한 게임기까지 다루자니 덕후님들이 식상해하실 것 같고.. 그래서 수위를 조절하기가 쉽지는 않을 것 같은 느낌이 들더군요.
조기자 : 그렇죠. 하지만 뭐.. 심플하게 가면 될 것 같습니다. 30~50대 유저분들, 특히 어릴 적에 게임을 좋아하셨던 분들을 대상으로 '아 이런 것도 있었나?' 하고 호기심을 가지실만한 게임기들을 소개하면 괜찮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
꿀딴지곰 : 뭐 하긴 지금까지 저희 스타일이 그렇지 않았습니까. 저희가 원하는대로~ 맘대로 소개해보자! 이런 것이니까요. ㅋㅋ
[다양한 기기와 콜라보레이션 된 게임기들, 어떠한 것들이 있을까]
조기자 : 희귀 게임기들이, 이 세상에 엄청 많지 않습니까?
꿀딴지곰 : 뭐 희귀의 기준이 모호하긴 합니다만, 적당히 잡으려고 합니다. 예를 들어서.. PC엔진은 희귀 게임기는 아니지만 GT나 LT는 모르시는 분들이 많이 계실 듯 하니 간단하게 소개하고 넘어가본다.. 그정도 수준으로 잡죠
조기자 : 네에 그러시죠. 그런데 사실 기본적인 게임기의 역사에 대해서도 모르시는 분들이 계실 듯 해서, 이전에 OGN에서 촬영했던 '게임기의 역사' 1부와 2부를 공개해봅니다. 얼굴이 공개되는 것 같아서 매우 부끄럽군요 ㅡㅡ;;
게임기의 역사 1부 : https://www.youtube.com/watch?v=J3EXW4OPzZE
임기의 역사 2부 : https://www.youtube.com/watch?v=5Mk9lPuq1V4
링크 참고하세요. ^^
꿀딴지곰 : 살만 좀 빼시면.. 보기 좋을 것 같습니다.. ^^;;
조기자 : 험.. (-_);; 일단 이 영상으로 평범한 메이저 게임기들을 소개했다 치고, 희귀한 게임기들을 본격적으로 소개해보시죠. 그럼 꿀교수님.. 어떤 게임기를 먼저 소개해주실 예정인가요?
꿀딴지곰 : 흠.. 일단은 PC나 모니터, CD플레이어 등 게임기가 아닌 것들과 콜라보레이션이 되었던 게임기들 먼저 소개해볼까 합니다. 종류가 많긴 한데요, 처음으로는 메가드라이브와 IBM PC가 합체한 게임기죠. '테라드라이브'를 먼저 소개하고자 합니다.
(테라드라이브. 메가드라이브 게임기와 IBM PC(286)의 합체 머신이다)
꿀딴지곰 : 테라드라이브는 1991년 5월에 세가와 IBM이 합작으로 개발되어 탄생한 게임기 겸 16비트 컴퓨터입니다. 15khz와 31khz를 대응하는 멀티 싱크 브라운관 모니터, 그리고 당시에 인기가 높았던 IBM 키보드를 탑재한 형태로 출시되었죠. 검은색 본체에 컴팩트한 디자인이어서 소수의 매니아분들에게 인기를 얻었습니다. 특히 IBM 키보드가 굉장히 귀하기 때문에 키보드 때문에 테라드라이브를 구입하는 분들이 계실 정도였죠.
조기자 : 오호~ 테라드라이브가 처음 소개되는군요~ 저 안에 286 PC와 메가드라이브가 함께 합쳐져 있다는 얘기죠?
꿀딴지곰 : 그렇습니다. 당시가 일본 버블 경제 시절이라.. 이 테라드라이브 역시 굉장히 좋은 부품으로 이루어졌다고 하더군요. 이전에 내부 PCB를 본 한 기술자분이 굉장히 잘 설계됐다고 극찬하시던 얘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다만 286 CPU 중에서는 성능이 약한 10MHz 이고, 메인 메모리도 2.5MB가 한계여서 XT 보다야 나은 성능이긴 하지만 후반부 386이나 486 게임이 돌아가지 않는다는 게 활용성의 한계로 지적을 받았었죠.
또한 하드가 Jr44라는 아주 희귀한 규격으로 되어 있어서 업그레이드 하기가 굉장히 어려워서, 빛좋은 개살구 취급을 받는 기기였기도 합니다.
조기자 : 흠..겉으로 보기엔 그냥 PC 같은데 메가드라이브 팩은 어디에 꼽는 건가요?
(베어너클을 구동한 화면. 왼쪽에 팩이 보인다)
꿀딴지곰 : 사진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왼쪽에 팩을 꼽는 슬롯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저렇게 팩을 꼽고 전원을 켜면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되죠. 저 모니터가 메가드라이브와 PC 둘 다 쓸 수 있도록 제작된 모니터이고 팩 슬롯 아래에 메가드라이브 패드를 꼽는 곳이 있지요.
또 하나 특이점으로는 키보드로 메가드라이브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점입니다. 에뮬레이터를 이용하지 않고 키보드로 메가드라이브 게임을 즐기는 거의 유일한 방법 중 하나인 것이죠.
조기자 : 단순히 합친 거면 별다른 의미가 있는 건 아닌 것 같은데요? 장점이 따로 없을까요?
꿀딴지곰 : 아, 좋은 점이 있긴 합니다. 메가드라이브의 연산을 담당하는 68000 CPU가 메가 드라이브는 7.6MHz의 속도를 나타내는데, 테라드라이브는 그보다 더 빠른 10MHz의 CPU를 사용했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일반 메가드라이브에서 살짝 버벅이는 게임도 부드럽게 돌아간다고 하니 게임기의 성능으로 볼때 약간의 차별점을 갖췄다고 하겠습니다.
조기자 : 그렇군요.. 갑자기 흥미가 동하는데요. 한 대 구해볼까요?
꿀딴지곰 : 가끔 일본 옥션에 물품이 올라오긴 하지만, 사실 추천드리진 않습니다. 왜냐면 아까 설명드렸듯이 활용하기가 어렵습니다. 하드없이 디스켓으로 써야하는 기기라 한계가 명확하죠. 게다가 아직도 본체만 4만엔 정도는 하기 때문에, 기념비적으로 한 대 들여놓는 의미 말고는 들여놓기엔 좀 부담이 되는 기기이기도 합니다.
조기자 : 쩝.. 그렇군요. 그러고보니 유럽에서도 테라드라이브 같은 PC와 메가드라이브가 합쳐진 기기가 있지 않던가요? 언뜻 들었던 것 같은데요.
꿀딴지곰 : 네 기억하시는군요. '암스트라드 메가 PC (Amstrad Mega PC)'라는 제품이 북미와 유럽 쪽에 출시되었었죠. 인지도도 그렇고 판매량 면에서도 테라드라이브 보다 훨씬 희귀한 PC 라 하겠습니다.
(386 IBM PC와 제네시스(북미판 메가드라이브)가 합쳐진 암스트라드 메가PC)
(팩 슬롯 아래에 메가CD 연결 슬롯과 아래쪽에 컨트롤 단자가 2개 배치되어 있다)
조기자 : 사진으로는 봤지만 아직까지 실제로는 한 번도 본적이 없는 메가 PC네요. 동호회 분 중에 가지고 계신 분이 있으니 언제 한 번 보여달라고 졸라볼까 싶습니다만.. ㅎ
꿀딴지곰 : 사실 이 PC는 테라드라이브와는 전혀 상관이 없고, 테라드라이브 보다 2년 늦은 1993년도에 출시되면서 386SX CPU를 채용했습니다. 또 메모리를 16MB까지 확장할 수 있고 일반 PC 하드가 탑재되었기 때문에 테라드라이브 보다 확장성은 훨씬 좋다고 할 수 있지요. 다만 아쉬운 점은 PAL 이라서 국내 TV와 호환이 잘 안된다는 점이 있겠네요.
조기자 : 386이면 테라드라이브 보단 낫습니다만..역시나 도스 머신으로도 약간 아쉬운 모델이네요.
꿀딴지곰 : 흐. 그래서 뒤늦게 암스트라드 메가 PC 플러스 모델이 출시되기도 했습니다. 사실상 후속 모델인데 486 CPU가 탑재되어 쓸만해졌죠. 북미나 유럽 쪽에 가끔 이베이에 올라오는데 가격이 천정부지로 솟고 있으니 혹 구하고 싶으시더라도 꿈을 접으세요 -ㅂ-a
조기자 : 쩝.. 그렇군요. 그럼 다음으로 소개해주실 기기는 무엇인가요?
꿀딴지곰 : 흠. 이번에는 '레이저 액티브'를 한 번 소개해볼까 합니다.
조기자 : 레이저 액티브요? 그 덩치 엄청나게 큰.. LD 플레이어 말씀하시는 거죠?
(레이저 액티브. LD플레이어와 게임기가 융합된 하이브리드 기기다)
(PC엔진 팩, 메가드라이브 팩, 가라오케 팩이 별도로 존재했다)
(이런 식으로 구동되어 게임을 즐길 수 있었다)
꿀딴지곰 : 1993년도에 파이오니어에서 출시한 '레이저 액티브'는 그 자체로 크기가 육중하고 위엄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미려한 외관은 아주 잘 생긴 갑충을 보는 느낌 마저 줍니다. 헤라클레스 장수풍뎅이라거나 거대 사슴벌레 같은 느낌이랄까요? ㅋㅋ
일단 기기가 커질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LD 자체가 엄청 크기 때문이죠. 아날로그의 감성을 그대로 느끼게 해주는 매체여서 요즘도 LD플레이어를 고집하시는 분들이 가끔 보이시는데, 레트로 게임기와 LD플레이어가 동시에 필요하다면 '레이저 액티브'는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을 겁니다. 물론 그런 사람들이 많지는 않겠지만요;
조기자 : 흐.. 전 포기입니다. 저만한 덩치의 기기를 집에 놓을 곳이 없네요;;
꿀딴지곰 : ㅋㅋ 크기는 진짜.. 어마어마합니다. 또 하나 레이저액티브의 특징은 도킹 시스템을 탑재했다는 것인데요. 사진을 자세히 보시면 아시겠지만 메가드라이브를 즐기고 싶으면 메가드라이브 팩을, PC엔진을 즐기고 싶으면 PC엔진팩을 꼽는 식입니다. 해당 팩을 꼽으면 해당 게임기로 변신하는 재미난 녀석이라 할 수 있지요. 다만...
조기자 : 다만..?
꿀딴지곰 : 비디오 출력 부분이 한계가 있어서 게임 매니아분들에게 어필하기는 힘들죠. 비디오 출력이 AV(콤포지트) 밖에 없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화질이 좋지 못하거든요. 적어도 RGB 출력이 나와야하는데 원천적으로 RGB 개조도 안되기 때문에 아쉽죠. 프리볼트가 아니라 110V 전용인 점도 사용을 더 힘들게 하는 요소네요.
조기자 : 에고.. 아쉽네요. 파이오니어의 후반기 LD플레이어는 컴포넌트 출력이 나오는 녀석도 있었던 것으로 아는데..그렇게라도 출력을 해주었으면 엄청 가치가 높아졌을텐데 말이죠.
꿀딴지곰 : 그러게 말입니다. -_-; 거대한 레이저 액티브를 소개했으니 이번엔 최소형 기기... CDX 라는 기기를 한 번 살펴보겠습니다. CD 플레이어와 메가CD, 메가드라이브를 합친 기기죠. 본의 아니게 계속 세가 하드웨어를 소개하게 되네요. ^^
조기자 : 세가 하드웨어를 소개해주시니 너무 기분이 좋습니다 교수님 ㅎㅎ
(굉장히 컴팩트한 모습으로 각광받았던 세가 CDX)
(일본에서는 멀티메가 라는 이름으로 불리웠다)
조기자 : CDX!! 흐흐. 제가 세가 하드웨어 중에 엄청 좋아하는 TOP3 안에 드는 하드웨어입니다. 컴팩트한 본체에 메가드라이브와 메가CD가 동시에 들어있는! 미니멀라이즈의 극치! 라고 할 수 있거든요. 요즘은 가격이 꽤 올라가던데.. 예전에 그나마 쉽게 구할 수 있던 시기에 구해서 다행히 좋은 가격에 가질 수 있게 됐네요. 휴우.
꿀딴지곰 : CDX는 원래 메가CD가 한참 출시되고 32X가 등장하기 전 시점에 북미 지역 한정으로 출시되었습니다. 당시 휴대용 CD롬에 대한 이용이 많았는데, 그래서인지 휴대용으로 컨셉을 잡고 건전지를 탑재해서 CD롬으로 음악을 들을 수 있게끔 제작되었죠.
원래 메가CD 게임을 즐기려면 메가드라이브에 메가CD를 도킹시켜서 어댑터도 2개를 꼽아서 즐겼어야 했습니다만..가방에 쏘옥 들어가는 CDX의 등장은 굉장히 파격적인 것이나 다름없었습니다. 일본에는 멀티메가라는 이름으로 원래 영어용 교재로 들어왔다는데.. 사실 확인은 잘 안되는군요.
조기자 : 저는 CDX를 보면서.. '아니 이렇게 작게 만들 수 있는데 왜 그렇게 크게 만든 거지?' 하고 오히려 의아해했었습니다. 메가드라이브도 크고 메가CD도 한 덩치하는데 이렇게 조그마하게 만들었으면 당연히 인기를 얻지 않았겠나 싶거든요. 정말 이해할 수가 없는 부분입니다.
꿀딴지곰 : ㅋㅋ 그게 바로 세가 하드웨어의 허세스런 특징 아니겠습니까? ^^; 농담이구요(세가 매니아 분들 화내실라...) 이번에도 세가 하드웨어를 보도록 하겠습니다. 아이와와 세가가 합작해서 만든 'CSD-G1M'이라는 모델입니다. 메가CD와 포터블 음악기기가 합쳐진 기기죠.
(집에 이런 게임기가 있었다면.. 부모님부터 게임광이었다는 증거다)
(아래쪽에 메가드라이브 팩을 꼽을 수 있는 슬롯이 마련되어 있다)
(게임 성능은 메가드라이브 및 메가CD와 동일하다)
(32X를 연결하면 이렇게 괴상하게 연결할 수 밖에 없다..아 세가여...;;;)
조기자 : 아.. 이렇게 보니 세가가 참 메가CD를 보급시키기 위해 백방으로 애를 썼다는 것을 알 수 있네요. 이렇게 다양한 업체와 다양한 기기를 내놓다니.. 제가 웬만한 세가 하드웨어는 다 가지고 있는데.. 이 'CSD-G1M'는 없네요. 예전부터 노리긴 했는데 일본 옥션에 올라오는 가격이 만만치가 않아서 아직까지 구하지 못했습니다 ㅠ_ㅠ
꿀딴지곰 : 'CSD-G1M'은 1994년도에 일본에서만 제한적으로 출시가 되었죠. 세가에서도 메가CD 사업을 포기하고 세가새턴을 개발하고 출시할 준비에 한창이던 시기이기 때문에 재고정리 차원으로 나온 기기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나름 컴팩트하고 귀엽기 때문에 저도 하나 정도 가지고 싶은 기기이긴 합니다만.. 조기자님과 마찬가지로 쉽지 않더군요. -_-;; 그저 군침만 삼킬 뿐이죠.
조기자 : 언젠가 로또가 된다면 꼭 들여놓을 예정입니다 하하.
꿀딴지곰 : 로또 되면 저도 한 대 사주세요..(퍽!) 자아 다음은.. 모양이 정말 이쁜 기기를 소개하겠습니다. 드림캐스트와 모니터의 콜라보레이션, 바로 '드림캐스트 TV DIVERS 2000 SEROES CX-1'를 보도록 하시죠.
(드림캐스트와 TV가 결합되었다! 엄청나게 멋진 디자인의 CX-1)
(외계인이 디자인한 TV같은 모습의 드림캐스트 TV)
(옆 모습을 보라. 흡사 귀여운 게임 캐릭터 같은 디자인이다)
(위쪽에 이렇게 게임 GD가 들어간다)
꿀딴지곰 : 일단 디자인부터가 획기적인 드림캐스트 TV 'Divers CX-1' 입니다. 이 무렵의 세가는 CRT가 저물어가는 시기에 아이들에게도 어필할 수 있는 마지막 브라운관 콜라보 작품을 만들고 싶었던 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Divers 2000dms 세가와 후지 텔레비전 네트워크 등이 드림캐스트 플랫폼을 기반으로 멀티미이더 장치를 생산하는 합작 회사였는데요, 2000년 3월에 단 5천 개 한정으로 CX-1을 발매하게 되죠. 가격은 자그마치 88,888엔!!!! 현재 환율로 1백만 원에 가까운 놀라운 가격!!!
조기자 : 헉.. 88,888엔!! 무슨 소니 방송용 모니터도 아니고 놀라운 가격이로군요;;
꿀딴지곰 : 아 세상에 사이버 텔레토비가 있다면 바로 이 'CX-1'이 모티브가 아닐까 생각될 정도로 귀엽고 세련되었죠. 양 옆에 찬란한 불빛과 여러모로 신경 안 쓴 부분이 없지만 드림캐스트가 망하는 시점에 최저 30만 원까지 떨어졌다고 하더군요. 지금은 매니아들의 열광적인 수집에 힘입어 일본 옥션에서 제대로 구하려면 돈 백만원은 우습게 사용하셔야 할 겁니다. ^^
조기자 : 이쁘긴 한데.. 공간 문제도 있고 구하기 쉽진 않은 기기로군요.. 하하
꿀딴지곰 : 이번엔 PC엔진 쪽으로 살짝 고개를 돌려볼까 싶습니다. 아마도 아실만한 기기인데요, PC엔진GT와 PC엔진LT부터 가볍게 다뤄보도록 하죠 ㅋㅋ
조기자 : PC엔진GT와 LT... 그래도 지금까지 소개해주신 게임기 중엔 가장 메이저 한 게임기로군요 ^^
(PC엔진GT. 북미명은 터보 익스프레스이다. 외관은 같다)
(게임보이 냉장고와의 크기 비교)
꿀딴지곰 : PC엔진GT는 NEC의 가정용 게임기였던 PC엔진을 그대로 휴대용으로 담아낸 NEC의 야심작 휴대 게임기입니다. 1990년에 출시되었으며 PC엔진을 오롯이 휴대용으로 즐길 수 있다는데 큰 의미가 있었죠. 그만큼 크기가 커서 과연 휴대용인가 논란이 있던 게임기이기도 하죠.
조기자 : PC엔진GT를 처음 실물로 봤는데.. 이렇게 외쳤었습니다. '이렇게 검고 굵은 것이...' 아니 아니... '크.. 크고 아름답다' 라고요.
꿀딴지곰 : 아니 조기자님. 자제하시죠.. ㅡㅡ+
조기자 : 알겠습니다.... -ㅁ-;;
꿀딴지곰 : 2.6인치 LCD를 탑재한 PC엔진GT는 지금 보면 격자형에 도저히 볼 수 없는 수준의 화면을 보여주지만, 당시에는 게임보이나 게임기어 보다 훨씬 선명한 화면으로 각광받았습니다. 다만.. 가격이 .. 무려 44,900엔!! 당시의 시세로는 정말 어마어마한 가격이었죠. 건전지 6개를 넣고 3시간 정도 밖에 못가는 것은 휴대용 게임기로 굉장히 치명적인 일인데다, 더 큰 단점이 하나 더 있었으니..
조기자 : 단점이 무엇인가요?
꿀딴지곰 : 바로.. PC엔진의 세이브 문제였습니다. PC엔진의 근간이 되는 휴카드가 세이브 저장 기능이 없었기 때문에 보통 PC엔진 게임들은 패스워드 방식으로 세이브를 했거든요. RPG를 하다가 세이브를 하면 관련 패스워드가 나오게 되고, 나중에 게임기를 켰을때 그 패스워드를 입력하면 다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방식이었죠. 하지만.. PC엔진GT의 2.6인치 LCD로는 넘 작아서 패스워드 자체를 알아볼 수 없었으니..
(PC엔진GT와 휴카드. 이 휴카드를 이용해서 게임을 즐겼다. 세이브 기능이 없어 RPG 장르의 게임은 패스워드 방식으로 꾸며졌다)
조기자 : 헉.. 그럼 패스워드를 하나라도 잘 못 받아 적으면..
꿀딴지곰 : 그렇죠. ㅡㅡ; 하나라도 잘 못 받아적으면 다시는 그때로 돌아갈 수 없었습니다. 저도 PC엔진GT로 게임을 즐기다가 눈물을 흘린 적이 있지요. ㅠㅠ 아 그리고 또 하나 PC엔진GT의 특징으로는 TV를 볼 수 있는 튜너가 있었다는 점입니다.
(TV튜너. 이것을 이용하면 TV를 보거나, 혹은 외부 입력을 통해 다른 게임기의 게임을 즐길 수 있었다)
꿀딴지곰 : 사진 오른쪽에 혹처럼 생긴 것이 붙어있죠? 저것이 바로 TV튜너라는 것입니다. 저것이 있으면 무려 TV를 볼 수 있었죠. 수험생 시절에 PC엔진GT만 있으면 얼마나 유용하게 공부를 안하고 딴짓을 할 수 있었는지... 특히나 콤포지트로 다른 게임기나 비디오를 연결할 수 있었기 때문에 TV튜너는 꽃 중에 꽃이었죠.
조기자 : 참 훌륭하네요. 새삼 일본의 버블시절이 대단한 기기들을 만들어냈구나.. 생각이 듭니다.
꿀딴지곰 : 놀라긴 이릅니다. NEX는 PC엔진GT에 만족하지 않고, 더 대단한 휴대용 게임기를 만들어내게 되죠. 바로 PC엔진LT 입니다.
(PC엔진LT. PC엔진GT의 고급형 휴대용 버전)
(컴팩트 식으로 화면을 열면 이렇게 표현된다)
조기자 : 아~ GT 보다 훨씬~ 비싸고 훨씬~ 귀하다는 그 PC엔진LT 로군요. 일본 아키하바라 레트로 게임 매장에 가면 유리상자 안에 9만엔 이상의 가격으로 적혀있다는 바로 그... 전설의 기기...;
꿀딴지곰 : ㅋㅋ 잘 알고 계시는군요. PC엔진LT는 1991년도에 등장한 PC엔진GT의 개량형 버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일단 액정이 여전히 격자형이긴 하지만 4인치로 커져서 훨씬 볼만해졌고 컴팩트 처럼 접히는데다 CD롬 같은 주변기기와 그대로 결합이 될 수 있었죠. PC엔진GT가 확장성이 없는 독자적인 기기였다면 PC엔진LT는 확장성에 화면 확대까지 이루어진 완전체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게다가 TV튜너도 내장되어 TV를 바로 볼 수 있었죠!
조기자 : 이야~ 비쌀만 했다 싶은데요?
꿀딴지곰 : 네 비쌀만 하긴 했지만... 가격이 높아도 너무 높았습니다. 무려.. 99,800엔.. 하하하. 당시 닌텐도 게임보이(미니컴보이)가 9,800엔 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무려 10배 차이가 나는 초 고오오오오오급 게임기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조기자 : 그야말로 버블시대가 낳은 괴물이라고 할 수 있겠군요.
꿀딴지곰 : 최근에도 장난 아니게 비싼 게임기이긴 합니다만, 국내에서도 이 게임기를 액정을 개조한다든지 다양하게 개조하시는 분들이
계시더군요. 이전에 꿀딴지곰 포스팅에서 소개한 적이 있으니 한 번 주소를 드리겠습니다. 참고하세요~
http://m.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5041281&memberNo=11878375&navigationType=push
조기자 : 휴우.. 이렇게 하면 PC엔진 계열의 게임기는 끝인가요?
꿀딴지곰 : 그럴리가요. 아직 하나 더 남았습니다. NEC PC-KD863G 모델까지는 소개를 해야죠.
조기자 : 음.. 생소한 이름이네요.
(PC엔진과 모니터가 하나로 합쳐지다! PC-KD863G)
(PC엔진 휴카드가 들어가 바로 게임을 즐길 수 있다)
꿀딴지곰 : PC-KD863G는 1988년 9월에 NEC에서 출시한 모니터 일체형 PC엔진 게임기입니다. 컴퓨터 모니터(31khz이 아니라 15khz와 24khz 지원이어서 사실상 PC 9801 용)로도 활용이 가능한 이 게임기 모니터의 가격은 자그마치 138,000엔!! 150만 원을 호가하는 엄청난 녀석이었죠.
조기자 : 이야~ 150만원.. ㅎㅎ 당시의 돈 가격을 보면 현재에는 250만원은 하지 않을까 싶은데요. 참 대단합니다.
꿀딴지곰 : 사실 이 모델의 강점 중 하나는, PC엔진을 RGB 화질로 즐길 수 있는 유일한 모델이었다는 점이죠. 기존의 PC엔진들은 (최근에는 RGB앰프 개조를 통해 RGB 출력을 뽑아낼 수 있긴 하지만) RGB로 연결된 화면을 볼 수 가 없었거든요. 그런데 이 모니터 게임기는 애초에 PC엔진이 RGB로 연결되어 있어서 극상의 화질을 맛볼 수 있었던 것이죠.
조기자 : 호오.. 저런 엄청난 가격에도 활용성이 있어 선호하시는 분이 계셨다는 얘기로군요. 흐...
꿀딴지곰 : 그렇습니다. 지금 봐도 참 탐나는 기기인 건 맞지만.. 가격도 가격이고 공간도 없어서 여전히 입맛만 다시게 되는 녀석이지요. 흐흐
조기자 : 흠.. 저는 저 모델을 보니.. 2가지 소개해드릴만한 기기가 생각나는데요 교수님.
꿀딴지곰 : 무엇인가요?
조기자 : 바로.. 슈퍼패미콤TV와 재믹스 TV 가 생각나네요. ㅎㅎ
꿀딴지곰 : 아하~ 슬슬 소개할 때 였는데 조기자님이 잘 짚어주셨네요. 그럼 슈퍼패미콤TV 먼저 소개해드리겠습니다. 닌텐도가 샤프와 제휴해서 만든 'SF-1' 입니다.
(샤프 TV와 슈퍼패미콤이 만났다! SF-1)
(자세히 보면 머리 위쪽에 이렇게 슈퍼패미콤 팩을 꼽을 수 있게 되어 있다)
(14인치와 21인치 모델 2종류가 존재한다)
꿀딴지곰 : 이 게임기가 탑재된 TV는 샤프가 닌텐도의 라이센스를 받아 1990년에 출시한 기기지요. 일반 TV의 위쪽에 슈퍼패미콤이 내장되어 있는 형태이고, 전원이나 리셋, 팩 꼽는 곳 등이 위치해있으며 하단 부에 조이패드를 꼽는 곳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간편하게 슈퍼패미콤을 즐기기엔 더할 나위 없는 좋은 기기인데다 화질도 좋아서 의외로 많이 보급되었습니다.
이 모델 시리즈를 좋아하시는 분이 계셔서 가끔 가서 즐기곤 했는데.. 특히 21인치의 경우 사운드가 빵빵하게 터져나와서 박진감 넘치게 게임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샤프가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사운드가 모노라고 하더군요.
조기자 : 뭔가 좋아보이긴 하는데... 가격은 어느정도 였는지요?
꿀딴지곰 : 14인치 모델인 14G-SF1의 경우 100,000엔, 21인치 모델인 21G-SF1의 경우 133,000엔 정도였죠. 10만엔이면 단순 환율로도 110만원이 넘어가는 고비용인데다가..당시의 화폐 가치로 따지면 어마어마하게 비싼 물건이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조기자 : 이런 식으로 TV류와 합쳐진 게임기들이 굉장히 많았군요. 새삼 놀라게 되네요.
꿀딴지곰 : 부록으로 하나 더 소개하자면 1983년도에 이미 닌텐도는 패미콤 TV라고 해서 C1이라는 모델도 출시했었죠. 14인치와 19인치로 출시되었고 93,000엔, 145,000엔으로 가격이 상당했습니다. ^^
(패미콤이 합쳐진 샤프의 14CC1R 모델. 14인치 C1 레드 모델이라는 뜻..)
꿀딴지곰 : 두 번째는 말씀하신대로 '재믹스 TV' 입니다. 슈퍼보이라는 이름으로 불리우기도 하며, 모델명은 DTX-1493FW 입니다.
(재믹스(MSX)와 TV가 만났다! 재믹스 TV! )
(후면의 모습. 상당히 고전TV인 것을 알 수 있다)
(1989년도 신문에 등장한 재믹스 TV)
(성능은 초창기 재믹스인 CPC-50 시리즈와 동일했다.. 크으 추억의 광고여..)
꿀딴지곰 : 재믹스TV는 재믹스 시리즈 중에서도 가장 희귀한 기기 중 하나입니다. 다만 89년도에 MSX1 모델(CPC-50)로 출시되어서 성능 자체는 좋지 않았습니다. 저용량 롬팩의 게임만 돌아가는 수준이었으며 브라운관 오른쪽에 재믹스 팩을 꼽는 슬롯이 있었고 그 아래에 조이패드를 꼽을 수 있게 되어 있었죠. 이름이 슈퍼보이로 불리웠는데 재미난 것은 남색 외에도 검은색, 흰색, 빨간색 등 색상 종류가 다양했습니다.
조기자 : 네에 그렇죠. 사실 저도 한 대 가지고 있긴 한데.. 색상 별로 모으는 건 엄두도 내지 못하는 희귀 게임기이지요. 흘. 그나저나.. 이렇게 TV와 합본형태로 출시된 게임기들이 꽤 많았던 것 같네요.
꿀딴지곰 : 헐 갖고 계시다구요? 역시 부자님 같으니... ㅂㄷㅂㄷ 그런데 이런식으로 합쳐진 게임기가 상당히 많지요. 심지어 플레이스테이션2에도 합쳐진 모델이 있습니다.
조기자 : 오 그런가요?
꿀딴지곰 : 플레이스테이션2는 LCD TV와 합쳐졌는데요, 소니의 TV 브랜드인 브라비아로 출시됐으며 모델명은 KDL-22PX300 입니다.
(PS2와 22인치 LCD TV가 만났다. KDL-22PX300)
(모니터 하단 부가 흡사 PS2 7만번 대와 흡사하다)
꿀딴지곰 : 이 제품은 2010년 말에 소니에서 자사의 핵심 TV 브랜드인 브라비아 시리즈와 PS2를 합쳐서 출시한 모델입니다. 기본적으로 720P 해상도를 지원하고 3개의 USb단자, 스카트 단자, PC 입력단자 등을 탑재해서 범용성을 꾀했지요. PS2가 내장되어 있기 때문에 DVD 재생 능력이 탑재되어 있다는 점도 장점 중 하나입니다.
조기자 : 오 이런 모델은 또 처음 보네요. 왜 알지 못했던 것일까요 흠..
꿀딴지곰 : 아, 잘 모를 수 밖에 없습니다. 소니에서 유럽 한정으로 내놓은 모델이거든요. 스카트 단자가 달려있다는 것만 봐도 벌써 유럽의 냄새가 확 나지 않습니까. ㅎ 그리고 가격은 300달러 수준이었는데요, 35만원 선인 걸 감안해보면 브라비아TV 제품군 치고는 괜찮은 가격이 아니었나 생각해봅니다.
조기자 : LCD 모니터에 스카트 단자라.. 흠.. 화면이 다소 이상할 것 같은데;
꿀딴지곰 : 조금 애매하긴 합니다만 그래도 그럭저럭 봐줄만은 했습니다. DVD 재생도 그렇고요. 물론 CRT 연결 화질 보다는 한참 못하긴 하지요. ^^
[잘 찾지 못했던 나머지 희귀 게임기들을 알아보자!]
꿀딴지곰 : 이렇게 다양한 기기와 합쳐진 게임기들을 먼저 알아보았는데요, 어떠셨습니까?
조기자 : 아 굉장히 신세계였습니다. ㅎ 이렇게 많은 콜라보 종류의 게임기들이 있었는지 미처 몰랐네요. 수집가분들이 저런 걸 다 수집하시려면 참 고달프지 않나.. 생각되기도 하고요.
꿀딴지곰 : 그렇죠. ^^ 이렇게 다른 기기와 합쳐진 게임기 외에도 시중에는 여전히 희귀한 게임기들이 많이 존재하는데요, 그런 게임기들도 찬찬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조기자 : 기대됩니다 교수님. 어떤 게임기를 먼저 소개해주실 것인지요?
꿀딴지곰 : 일단 3DO 먼저 살펴볼까 하는데요, '3DO 얼라이브2'를 살펴보겠습니다.
(3DO 출시시절.. LG에서 3DO 얼라이브를 출시했다. 이정재가 광고 모델로 등장했고.. 사진의 얼라이브1은 꽤 대중적이다)
꿀딴지곰 : 혹시 저 광고 기억나시는지요 ㅎㅎ 굉장히 멋진 광고였죠. '와~ 이게 영화야 게임이야?' 라는 LG의 3DO 광고는 국내 게이머분들께도 깊은 인상을 남겼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조기자 : 기억나죠. 사실 저 광고에 낚여서 3DO 얼라이브를 구입하신 분들도 많이 계실테니까요. 저는 그 이전에 파나소닉 3DO로 이미 낚여있었습니다만 말이죠 (-_);
꿀딴지곰 : 그런 3DO 얼라이브가 2가 출시되었다는 소식을 아는 분은 많지 않죠.
조기자 : 아.. 3DO 얼라이브2 라는 게 있나보군요.
(20만원대로 출시된 32비트 게임기! 3DO 얼라이브 II !!)
(3DO 말기에 출시된 얼라이브2. 한정 수량만 출시되어 보유한 분이 많지 않다)
(둥글둥글한 외견과 GOLD STAR 라는 로고가 매니아들의 구매욕구를 불러 일으킨다!)
꿀딴지곰 : 1994년도 말에 출시된 3DO 얼라이브2는 이미 3DO가 얼마나 재미없는 게임기인지 충분히 알려진 다음에 출시되어, 출시 되는둥 마는둥 했었죠. 컴팩트한 외견에 유선형 몸체가 매력적인 기기입니다만 국내에서 가지고 있는 분은 극소수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제 주변에 통틀어도 2~3명 정도 밖에 기억이 안나는군요.
조기자 : 일반 3DO와 성능은 완전히 같은가요? 조금 더 향상됐다거나...
꿀딴지곰 : 완전히 똑같습니다 ㅎ 원래 3DO가 오픈플랫폼이었거든요. 정해진 규격만 지킨다면 외관은 제조사가 마음대로 만들어서 출시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굉장히 다양한 모델들이 출시가 되었었죠.
조기자 : 오 얼라이브2 말고도 희귀한 모델들이 많이 출시되었다는 것이로군요?
꿀딴지곰 : 그렇죠. 대표적으로는 '3DO 블라스터' 정도가 희귀한 모델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겸사겸사 한 번 보시죠.
(사운드 블라스터로 유명한 크리에이티브에서 개발한 3DO 블라스터)
(IBM PC에 삽입하는 카드 형태로 구성되어 있다. 3DO 전용 CR롬과 패드가 인상적이다)
(윈도우 상에서 3DO게임을 실행시킨 모습)
조기자 : 이야~ 이런 3DO까지 출시되었던 것인가요? 상당히 인상 깊네요.
꿀딴지곰 : 재미있죠? 3DO의 오픈형 라이선스 구조가 얼마나 자유로운 형태의 제품으로 만들어질 수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지요.
조기자 : 네. 펜티엄1 정도의 PC에 하나정도 세팅해놓으면 재미있을 것 같네요. 도스 머신으로도 활용하고 3DO로도 활용하고요.
꿀딴지곰 : 이미 제 지인분들 중에서는 그런 식으로 세팅해놓으신 분들도 한둘 정도 계시죠. 별도의 3DO 플레이어를 틀어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것인데요, 구동 화면이 궁금하신 분은
https://www.youtube.com/watch?v=l2CzI3qoci8
여기를 확인해보시면 될 겁니다.
조기자 : 하핫 색다른 경험입니다. 교수님.
꿀딴지곰 : 아까 3DO 얼라이브2를 말씀드릴때.. 수명이 끝날 때 마지막으로 등장한 기기여서 빛을 보지 못하고 굉장히 희귀품이 되어버렸다는 말씀을 드렸는데.. 재믹스 중에서도 비슷한 기기가 또 하나 있습니다.
조기자 : 오 어떤 기기인가요?
꿀딴지곰 : 재믹스 시리즈의 마지막 종착역을 찍는 기기죠. '재믹스 터보' 입니다.
(회색 비행기 모양의 멋진 몸체. 재믹스의 최고봉 '재믹스 터보')
조기자 : 오 이거 처음 보는 재믹스네요.
꿀딴지곰 : 모델명 CPG-120. 아까 3DO 말기에 얼라이브2가 나와서 큰 빛을 보지 못했다고 말씀드렸는데요, 재믹스터보 또한 16비트 컴퓨터가 등장하던 시점에 8비트인 MSX와 재믹스가 동반 몰락할때 나온 마지막 모델로써 판매량이 극히 적었다고 알려지고 있습니다. 제 주변에 통틀어봐도 가지신 분이 5명이 넘지 않는 초 희귀 게임기지요.
조기자 : 오.. 재믹스의 마지막 기기라니.. 성능은 어떤가요?
꿀딴지곰 : 재믹스터보는 미약하나마 MSX 2+의 기능을 가진 최후의 재믹스 모델이지요. Z80B CPU와 V9958 VDP의 채택으로 일반 MSX2 보다 높고 MSX2+ 보다 약간 떨어지는 성능을 가진 것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일단은 MSX2+ 기반의 기기이지만 아쉽게도 바이오스는 2 기반이기 때문에 MSX2+ 라고 완전히 인정하기도 그런 모호한 모델이기도 합니다. 그런 불완전성이 재믹스터보의 매력인지도 모르겠습니다만..ㅋㅋ
조기자 : MSX 2+ 면 더 좋은 건가요?
꿀딴지곰 : 그럼요. MSX와 MSX2는 원래 하드웨어 가로 스크롤이 지원되지 않았거든요. 그런 제약 때문에 옆으로 진행하는 게임들이 많이 나오지 못했죠. 하지만 MSX2+로 넘어오면서 가로 스크롤이 완벽하게 진행되기 시작했습니다. 대표적인 게임으로는 '슈퍼레이독2' 같은 게임을 떠올릴 수 있겠군요.
조기자 : 흠.. 반다이나 애플도 게임기 사업을 시도한 적이 있지 않던가요? 갑자기 생각나는데요.
꿀딴지곰 : 헉.. 혹시 그 전설의 게임기 '애플 반다이 피핀'을 떠올리신 건 아닌지요 ㅎ
조기자 : 바로 그 게임기를 떠올렸습니다 교수님 ㅋㅋ
(애플과 반다이가 합작으로 만든 피핀. 여기에 소개될 정도면 아주 망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을 터..)
(블랙 버전도 존재한다)
꿀딴지곰 : 애플 반다이 피핀은 1996년에 애플과 반다이가 손잡고 만든 게임기입니다. 애플에서 게임기 하드웨어 설계를 담당하고 반다이에서 외관 설계를 맡았는데.. 둘 다 썩 괜찮지는 않았죠. 출시 당시에 세가새턴이나 플레이스테이션, 닌텐도64와 대결을 펼쳐야 했는데 파워PC 계열을 활용하긴 했지만 성능상 가장 안좋은 정도였습니다. 게다가 가격은 자그마치 64,800엔... 필연적인 판매 부진으로 출시 1년만에 사라진 게임기라고 하겠습니다.
조기자 : 가격이 64,800엔이면 엄청 비싼 거 아닌가요?
꿀딴지곰 : 그럼요. 플레이스테이션이 당시에 가격을 할인해서 2만엔 대 안팎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애플 반다이 피핀의 가격은 그야말로 미친 것이나 다름없었죠 (-_); 그래도 북미지역에서는 초반에 좀 판매가 되어서 4만 대 정도는 판매가 됐다고 하더군요.
조기자 : ㅎㅎ 사실 '피핀'하면 또 하나 생각나는 기기가 있긴 한데요. 반다이가 한 번 더 삽질한 적이 있다는 기억이 얼핏 드는데요. 피핀 이전에 만들었던 기기가 하나 있지 않던가요?
꿀딴지곰 : 그렇습니다. 피핀 이전에 반다이의 삽질이 한 번 있었죠. '플레이디아' 말씀하시는 거라 생각합니다만.. ㅋ
(싸구려틱한 색상과 플라스틱 재질이 인상적인 '플레이디아')
(드래곤볼이나 세일러문 등 캐릭터를 기반으로 한 게임들이 주로 출시됐다)
꿀딴지곰 : 플레이디아는 피핀이 출시되기 2년전인 1994년도에 반다이의 핵심 장점이었던 '캐릭터' 게임들을 대거 출시해 시장 점유율을 늘려보겠다는 취지로 만든, 시험적인 게임기였습니다. 당시 24,800엔으로 출시되었으며 애니메이션 재생에 특화되도록 제작되었죠. 또 무선 컨트롤러를 기본 내장함으로써 애니메이션을 보듯 게임을 즐기도록 유도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조기자 : 애니메이션을 보듯 게임을 즐긴다라.. 조금 더 설명을 해주시지요.
꿀딴지곰 : 아.. 반다이는 당시에 Q.I.S(Quick Interactive System)를 표방했습니다. Q.I.S가 뭐냐...애니메이션을 보다가 특정 부분에서 유저가 선택지를 선택해서 스토리를 이어가는 방식이죠. 이 방식으로 울트라맨이나 드래곤볼, 건담 등의 게임이 20개 정도 출시되고 1996년도에 단종되고 말았지요.
그리고.. 비슷한 게임기로는 카시오에서 출시된 '루피'를 예로 들 수 있습니다.
(카시오에서 출시한 루피.. 들어본 적 있는가?)
(이런 종류의 게임들이 출시됐다)
조기자 : 아니 이건 또 뭔가요? 참 특이한 기기로군요. '마이 리얼 컴퓨터'라고 적혀있는 부분도 신기합니다.
꿀딴지곰 : 하트가 새겨져있고 게임들도 죄다 여성향.. 상당히 특이하죠? 카시오의 루피는 게임기 중에는 거의 유일하게 여성향으로 개발된 게임기입니다. 슈퍼패미콤 시장이 조금씩 사라지고 플레이스테이션과 새턴이 무르익기 전에 틈새 시장을 노리고 1995년 19월에 출시된 게임기지요. 일본에서만 독점적으로 판매되었고 특이하게도 스티커를 만드는데 쓰이는 열 전사 프린터가 내장되어 있었습니다.
조기자 : 우와 정말 특이하네요. ㅎㅎ
꿀딴지곰 : 나름 32비트 게임기라고 할 수 있고 여성향이기 때문에 출시 당시에도 저 개인적으로는 꽤 쇼크를 받았었지요. 게임 3~4종 정도 출시되고 망할 줄 알았는데.. 나름 선전하여 11종이나 게임이 출시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
그리고..저도 갑자기 생각난 것인데.. 패미콤의 호환기로써 굉장히 특별한 기기가 하나 있었죠.샤프사에서 내놓은 '타이틀러' 말이죠.
조기자 : '타이틀러'요?
(샤프에서 내놓은 타이틀러. 자체적으로 S단자 출력이 가능한 최고의 패미콤이라고 할 수 있다)
꿀딴지곰 : 타이틀러는 많이 특별한 패미콤이지요. 본체에 있는 태블릿을 통해 자막을 넣을 수 있는 특수 기능과, 자체적으로 개조를 통하지 않은 S단자 출력으로 패미콤 계의 끝판왕이라 불리우기도 합니다. 사진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모습도 검은색에 중후한 모습을 띄고 있죠. 일본 옥션에 가끔 올라오긴 하는데 가격대가 꽤 높은 편입니다 ^^
조기자 : 휴우.. 오늘도 정말 너무 새로운 지식들이 많이 소개되어서.. 벌써 좀 어지럽네요. 이정도로 마무리할까요? 교수님?
꿀딴지곰 : 세상에 참 많은 게임기가 출시됐다는 것을 알 수 있는 시간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이대로 끝내긴 살짝 아쉬우니 LG CDi 만 살짝 다루고 마무리했으면 합니다.
(LG CDi. 상당히 희귀한 게임기라고 할 수 있다)
(벨기에의 필립스에서 출시된 것을 수입해온 것)
꿀딴지곰 : LG CDi는 제목 그대로 DVD로 가기 전 CDi 라는 규격을 탑재해 출시된 변칙형 게임기라고 할 수 있는데요, 이 게임을 마지막으로 소개한 이유는, 마리오나 젤다 게임이 있기 때문입니다. 닌텐도 하드웨어가 아닌, 유일하게 다른 하드웨어로 출시된 게임 두 개가 CDi 용인 것이죠. ^^
(마리오와 젤다라니!! 닌텐도는 무슨 생각으로 CDi 용 게임들로 게임이 등장하는 것을 허락한 것일까)
꿀딴지곰 : 휴.. 그럼 조기자님 말씀도 있고 오늘은 이정도로 마무리할까 합니다. 이외에도 엔게이지나 노매드 같은 휴대용 게임기에, FM타운즈에서 게임기 기능만 추출한 마티 등등을 추가하면 더 좋았겠습니다만.. 아쉽게도 오늘은 이 정도로 마무리하면 어떨까 싶네요.
조기자 : 크. 알겠습니다 교수님.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듣도보도 못한 희귀 게임기들'에 대해 알아보았는데요, 혹시나 더 궁금한 점이 있다면 조기자 (igelau@donga.com)나 어릴적 추억의 고전게임 이름이 궁금할 때 꿀딴지곰 지식인 질문하기 http://kin.naver.com/profile/valmoonk 로 문의주시면 해결해드리겠습니다!
꿀딴지곰 소개 :
레트로 게임의 세계란 '알면 알수록 넓고 깊다'며 더욱 매진해야겠다는 레트로 게임 전문가. 10년째 지식인에서 사람들의 잊어버린 게임에 대한
추억을 찾아주고 있는 전문 앤서러이자 굉장한 수준의 레트로 게임 헌터이기도 하다.
꿀딴지곰의 고전게임블로그 운영중 http://blog.naver.com/valmoonk
조기자 소개 :
먼산을 보고 있다가 정신을 차리고나니 레트로 게임에 빠지게 되었다는 게임기자. MSX부터 시작해 과거 추억을 가진 게임물이라면 닥치는대로 분석하고 관심을 가지며, 레트로 게임의 저변 확대를 위해 레트로 장터나 네오팀 활동 등을 하고 있다. 다양한 레트로 게임 개조를 취미삼아 진행중이며 버추어파이터 쪽에서는 igelau로 알려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