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사악한 영웅들에 맞서 싸워라 마왕이여! '던전스3'
게임명: 던전스3(Dungeons 3)
개발사: 렐름포지 스튜디오
유통사: 에이치투 인터랙티브
플랫폼: PS4, PC
현지화: 자막 한글
필자명: 구석지기
선과 악의 경계를 뒤바꾼 게임은 많다. 악을 생산하는 기업을 만드는 '이블 지니어스'부터 악의 수장이 돼 던전에 침입해 오는 적을 물리치는 '던전 키퍼', 귀여운 도트가 인상적인 '용자 주제에 건방지다' 등이 대표적인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그 중 던전 키퍼는 이런 시리즈의 시작을 알린 게임 시리즈로 국내는 물론 전 세계 많은 게이머들의 사랑을 받은 작품이다. 아쉽게도 원 개발사였던 불 프로그사의 EA 합병(매각) 이후 시리즈가 중단돼 더 이상 볼 수는 없지만 아직도 많은 이의 입에 오르내리는 유명 게임이 아닌가 싶다.
이런 아쉬움을 달래주기 위함인지 모르지만 이와 흡사한 이와 흡사한 게임이 존재한다. 바로 렐름포지 스튜디오에서 개발한 '던전스' 시리즈다. 2편부터 자막 한글화돼 국내 정식 출시가 이루어졌으며, 확장팩도 모두 한글화가 추진돼 많은 게이머들의 선택을 받았다.
최근 해당 시리즈의 최신작 '던전스3'가 국내 정식 출시됐다. 전작에 이어 자막 한글화가 이루어졌으며, 더욱 뛰어난 그래픽과 새로워진 유닛과 던전 시스템, 각종 마법 및 함정 등이 더해져 전투 및 생산, 건설의 재미를 한층 강화 시켰다.
기본적인 구성은 전작과 동일하다. 가장 먼저 악의 핵이 존재하는 던전을 크리쳐들이 살 수 있게 만들고 다양한 생산 시설 및 놀이 시설(?), 함정 등을 건설해 용사들의 침입에 대비한다. 그리고 어느 정도 이상의 아군이 모이며 지상으로 나가 적을 소탕하게 된다.
쉽게 이야기하면 던전을 발전 시켜 유닛을 만들고 그들을 성장 시켜 더 이상 던전에 침입하지 못하도록 물리친다는 것이다. 던전 키퍼 시리즈가 공격해 오는 모든 용사를 막아내면 되는 방식이었다면 던전스3는 지상의 모든 선까지 물리치는 식으로 확대된 느낌을 준다.
그러면서도 성장의 개념을 도입해 단순히 유닛을 많이 생산하는 형태가 아닌 훈련 시키고 다양한 아이템으로 발전 시켜 높은 레벨의 영웅들을 물리쳐야 한다. 글로 보면 이 과정이 귀찮고 어려워 보이지만 게임 내 대 부분은 자동화 처리돼 크게 힘들다고 생각되지는 않는다.
기본적으로 게이머는 '절대 악'이라는 악의 수장의 역할을 맡게 된다. 게이머는 일꾼에게 명령을 내려 던전의 공간을 파고, 그 곳에서 마련되는 금화를 이용해 공간을 꾸민다. 이렇게 만들어진 공간들은 각각 금고, 맥주 시설, 운동 시설, 휴식 시설, 공장 시설, 음식 시설 등으로 만들 수 있다.
이 공간들은 특정 조건의 건축물이 아닌 이상 원하는 공간 내 원하는 크기와 형태로 구성할 수 있다. 쉽게 이야기하면 사각형 모양의 공간 1개에 1개의 시설을 설치할 수 있다는 것이다. 건축물의 경우는 모양 변경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그만큼의 공간을 필수적으로 필요로 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공간은 함정과 같은 방식이 아닌 이상은 그냥 둔 형태로 사용이 된다. 일꾼을 비롯해 몬스터들이 알아서 사용하기 때문이다. 물론 그냥 설치 후 끝이 아니다. 몬스터들이 사용하는 과정 내내 비용이 소비되고, 만약 비용이 없을 경우에는 문제가 발생해 시설이 멈춘다.
그래서 절대 악 게이머는 게임을 하는 내내 금화 및 공간, 그리고 시설 관리에 힘써야 한다. 이 과정에서 빠질 수 없는 요소가 '연구'다. 연구는 시설 확대 및 던전 발전에 꼭 필요한 요소다. 연구는 테크 트리와 같은 형태로 선행 연구가 없으면 발전 되지 않는 형태다.
단계의 진행 자체는 어렵지 않지만 비용 자체가 작지 않고 한 번 만들어진 연구도 계속 발전을 시켜야 하기 때문에 꾸준히 관리해줘야 한다. 연구 자체가 활성화 되면 몬스터들의 활동 자체도 방대해지며 함정부터 추가 시설 확충, 공간 확장 등이 가능해진다.
하지만 맹목적인 성장만을 추구해서는 안된다. 던전 밖에 있던 영웅들이 시간 내 맞춰 조금씩 던전에 쳐들어오기 때문이다. 특정 캠페인의 경우는 정해진 시간에만 오거나 외부로 아군을 만들어 나가기도 하지만 대 부분 5~6분 정도마다 몇 명의 영웅이 들어와 방해를 펼친다.
그래서 어느 정도 성장, 건설이 완성되면 적을 막기 위한 병력 또는 함정을 제작해야 한다. 초반에는 몇 개의 함정이나 3~4명의 몬스터만으로도 제압이 가능하지만 플레이 중, 후반부터는 레벨이 높아진 강한 영웅들이 등장하기 때문에 그에 맞춘 성장도 필요하다.
게임의 전반적인 과정은 기본적인 건축과 연구, 그리고 몬스터 생산, 지역 확장에 맞춘 함정 반영, 들어온 영웅 제압, 외부로 나가 남은 잔당 제거, 마지막 시간에 몰려오는 영웅 무리 제압 등 이렇게 이루어진다. 이 과정은 꽤나 매끄럽고 순탄하며 나름 재미있다.
특히 사이사이 마다 나오는 예상 밖의 이벤트나 간단한 대사 장난, 의외의 동료 등으로 다소 느린 진행 속에서도 게이머가 게임의 몰입을 놓치지 않도록 해준다. 이 부분은 전작에서도 빛난 부분이다. 이번 게임에서는 더욱 강화된 요소들이 많아 이걸 찾아 보는 재미도 솔솔 하다.
캠페인도 인상적이다. 전작에서 이어지는 이야기로 진행되는 캠페인은 절대 악이 평화로운 영웅들이 사는 신대륙으로 침공을 이어나가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을 담았으며, 새로운 히로인의 등장부터 이와 경쟁하는 영웅들 사이의 이야기도 나름 솔깃해서 즐기는 재미가 좋다.
하지만 여러 장점에도 불구하고 이 게임의 아쉬운 부분은 꽤 많다. 우선 그래픽이다. 전작에서는 꽤나 호평을 받은 그래픽이었지만 이번에는 그리 큰 개선점이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최신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시각적인 측면에 아쉬움이 많이 느껴진다.
그리고 전체적인 게임 속도가 애매하다. 좋다고 보기도 어렵고, 전체적으로 느리다는 느낌이다. 물론 해야 할 이슈가 많기 때문에 이와 같은 속도감을 선택한 것으로 보이지만 전투까지도 속도감이 떨어지기 때문에 중요한 요소임에도 불구하고 다소 식상하게 보인다.
그 외에도 PC와 PS4 프로 등 모두에서 발생하는 프레임 저하와 PS4 버전의 조작이 불편하다는 점 등이 있다. 프레임 저하는 다수의 아군과 적군이 싸울 때나 여러 개의 함정이 동시에 발동될 때 자주 발생했다. PS4 버전 조작은 더 나은 방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많이 아쉬웠다.
총평을 한다면 아이디어와 독특한 컨셉의 캠페인, 유닛들의 개성은 만족스럽지만 게임성 전체적인 밸런스가 아쉽고 다소 식상한 그래픽, 느린 게임 진행, 그리고 게임 자체의 재미를 얻기 까지 많은 시간과 적응을 소요로 한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던전 키퍼 시리즈나 독특한 개성을 가진 특이한 장르의 게임을 원한다면 던전스3는 괜찮은 선택이다. 다만 PS4 버전보단 PC 버전을 추천하며 게임 내 마련돼 있는 튜토리얼을 착실하게 플레이해보길 권한다. 그렇지 않으면 재미를 찾기엔 다소 어렵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