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소 이후 침체 겪은 무협 장르, '천애명월도'가 부활 외친다
90년대 후반 형성되기 시작한 국내 PC용 MMORPG 시장에서는 무협과 판타지 세계관이 단연 두 개의 축을 이뤘다. 게이머들은 중세풍의 서양 판타지와 동양 판타지인 무협 세계관에 푹 빠지며 다양한 게임들을 즐겼다. 특히, 홍콩영화나 김용의 소설 등으로 무협에 익숙한 게이머들이 한창 게임을 즐기던 시절에는 '무협' 기반 게임들의 인기가 가히 하늘을 찌를 듯했다.
1997년 등장한 무협 MMOPRG '영웅문'을 시작으로 고대 신화와 무협 그리고 판타지 요소까지 섞은 '미르의전설', 당시 엄청난 파장을 불러일으킨 '천년' 등 다양한 무협 게임들이 출시됐고 큰 성공을 거뒀다. 특히, '미르의전설2'는 해외 시장에도 적극적으로 진출해 중국에서 국민 게임 반열에 올랐고, 지금까지 IP(지식재산권)만으로도 엄청난 영향력을 보여주고 있다.
다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판타지나 서양 세계관이 익숙한 게이머들이 늘어나면서 무협 기반 MMORPG는 조금씩 자취를 감췄다. 엠게임이 2004년 인기 만화인 '열혈강호'를 기반으로 제작해 선보인 '열혈강호 온라인'이나 2005년 중원게임즈가 선보인 '구룡쟁패' 등이 쟁쟁한 '월드오브워크래프'를 비롯한 서양 판타지 기반의 게임들과 내공을 겨뤘다.
이후 한동안 명맥이 끊기는 듯했었던 무협 MMORPG는 엔씨소프트에서 선보인 '블레이드&소울(이하 블소)'을 통해 다시 한번 정점을 찍었다. 2012년 OBT(오픈베타서비스)에 돌입한 '블레이드&소울'은 서버 오픈 한 시간만 에 동시접속자 수 15만 명을 돌파했고, 상용화와 함께 23만 명의 동시접속자 수를 기록했다. 특히, 당시 최고의 인기게임으로 군림하고 있던 '리그오브레전드', '디아블로3' 등을 PC방 순위에서 한동안 밀어내는 하는 파괴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하지만, '블레이드&소울'의 출시 이후에는 이렇다할 무협 기반 MMORPG가 등장하지 못했다. '열혈강호2' 등이 등장하며 무협 MMORPG의 중흥기를 함께 이끌고자 했으나 여력이 부족했고, PC용 신작 무협 MMORPG 소식은 자취를 감췄다. 이처럼 무협 기반 MMORPG가 침체기를 겪고 있는 가운데, 넥슨이 '천애명월도'를 출시하며 PC용 무협 MMORPG의 부활을 외친다.
'천애명월도'는 넥슨이 서비스하고 중국의 대형 인터넷 기업이자 최고의 게임 기업인 텐센트 산하 오로라 스튜디오에서 개발한 PC용 MMORPG다. 이 게임은 '절대쌍교' 등의 작품으로 작가 특유의 색을 보여주는 무협 소설의 대가 고룡의 원작 소설 '천애명월도'의 IP(지식재산권)을 활용해 개발된 작품이다.
이 게임은 원작 기반의 탄탄한 스토리와 스타일리시한 무협 액션 연출, 타겟과 논타겟 전투를 선택할 수 있는 전투 시스템, 미려한 그래픽 등으로 무장한 것이 강점이다. 특히, 영화 '첨밀밀' '명장' 등의 감독인 첸커신과 '일대종사', '와호장룡2' 등에 작업에 참여한 위안허핑 무술 감독이 참여해 영상미와 액션의 완성도를 더욱 높였다. '천애명월도'의 액션과 초식, 경공술 등은 영화에 버금가는 연출을 자랑한다.
게임은 지난 2012년 개발을 시작해 2016년 중국에서 서비스에 돌입했고, 중국 현지에서 서비스 중이던 '블소'의 매출과 동시접속자 수마저 모두 넘어서며 최고의 무협 MMORPG 자리에 올랐다. 최근에는 중국 북경에서 열린 '천애명월도' 국풍가년화('국풍가년화'는 중국 전통음악을 지칭하며 하나의 음악 장르로 자리잡고 있는 '국풍'에 카니발(carnival, 축제)의 뜻을 지닌 '가년화'를 더한 의미가 있다.)를 통해 북송시대를 배경으로 구현한 천애명월도의 분위기와 특징을 음악과 공연으로 표현하고, 이를 게이머들과 함께 즐기기도 했다.
'천애명월도'는 오는 25일 국내에서의 OBT도 앞두고 있으며, 금일(24일)까지 사전예약을 진행해 무협 MMORPG를 기다려온 무협 MMORPG 팬들의 큰 관심을 끌고 있다. 22일부터 24일까지는 게임의 사전 다운로드와 함께 사전 캐릭터 생성 이벤트를 진행해 게이머들을 맞이할 채비에 한창이다.
'블소' 이후 약 6년의 시간 만에 등장하는 무협 기반 대형 MMORPG '천애명월도'가 그간 무협 MMORPG의 부활을 손꼽아 기다려왔던 게이머들의 마음을 채워줄 수 있을지 앞으로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