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라그나로크 : 포링의 역습, 백업으로 딱 좋은 방치형 게임
필자에게 '라그나로크'라는 이름은 꽤나 특별하게 다가온다.
오래전부터 만화가 이명진 씨와 친분이 있었기에 만화 '라그나로크'가 연재되기 전에 컨셉서를 본 적도 있고, 그라비티 또한 압구정 시절부터 취재를 해왔기에 오랜 친구같은 느낌이 들 정도다.
때문에 필자에게 '라그나로크 : 포링의 역습'과 '라그나로크M'의 출시는 상당히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라그나로크M'은 현재의 정체기에 있는 그라비티를 다시 전성기 시절로 돌려놓을 수 있는 빅 타이틀로 보였고, '포링의 역습'은 '라그나로크' 팬들에게 던져주는 에피타이저 같은 게임으로 보여 둘 다에게 흥미가 동했던 것.
그런 이유로 3월 중에 오픈베타를 시작한다는 '라그나로크M'을 뒤로 하고, '포링의 역습'을 먼저 플레이해보면서 새로운 '라그나로크'에 대한 궁금증을 해갈해보았다.
< 방치형 게임의 발전, 그 컨셉은 채팅>
'포링의 역습'은 앞서 밝혔듯 방치형 게임이다. 방치형 게임이란 그냥 켜두면 알아서 캐릭터가 크거나 혹은 재화가 불어나는 게임을 말하는 것으로, 일정한 시간 뒤에 한 번씩 켜서 얼마나 전리품을 획득했는지 정도만 파악하면 되는 게임이라는 뜻이다.
바쁜 일상 중에 소소하게 즐기기에 최적화된 방치형 게임 장르는 '거지 키우기' 열풍 이후에 국내 뿐만 아니라 글로벌 지역에서도 상당한 반향을 보이며 게임 장르의 한 축으로 자리잡았다.
후속주자 격인 '포링의 역습' 역시 초창기의 방치형 게임에서 벗어나 상당히 발전된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채팅이라는 독자적인 시스템으로 차별화를 꾀한 점이 눈에 띈다.
사진을 보면 알 수 있겠지만 '포링의 역습'은 처음부터 게임 화면의 절반 정도가 채팅으로 이루어져 있다. 윗 부분에서는 캐릭터가 열심히 전투를 하고 있으니 그냥 놔두면 되고, 게이머는 채팅을 하면서 심심한 시간을 떼우면 된다.
처음엔 방치형 게임에 채팅이 웬말인가 싶기도 했었는데, 채팅이 활성화되다보니 좋은 점 또한 몇 가지 발견할 수 있었다. 일단 궁금한 것들을 바로 바로 다른 게이머들에게 물어볼 수 있었으며, 이 게임을 즐기는 게이머들이 어떠한 생각을 하는지 등도 엿볼 수 있었다.
필자같은 경우도 'PVP' 시에 내 캐릭터가 스킬을 쓰지 않길래 채팅창에 물어봤는데, 캐릭터 설정으로 들어가서 별도의 PVP 설정을 해줘야 한다는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또한 올라오는 채팅 내용을 보면서 이 게임을 즐기는 게이머들이 어떤 분야에 관심이 많고 연령대가 어떤지 등등도 짐작할 수 있어 그 자체로도 상당한 만족감을 얻을 수 있었다.
< 캐릭터 키우기와 펫 키우기가 중점>
'포링의 역습'이 가진 궁극적인 목적은 캐릭터의 전투력을 올리고 펫을 얻어 키우는 것이다. 캐릭터의 전투력을 올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답은 간단하다. 그냥 켜놓으면 된다.
아니 사실 그럴 필요도 없다. 게임을 꺼놔도 계속 서버 상에서 전투를 하고 있기 때문에 하루에 한 번 정도만 켜주면 캐릭터가 얼마나 레벨을 쌓았는지 알 수 있다.
어느정도 레벨을 올린 후에는 도전 버튼을 눌러서 보스를 만날 수 있으며 몬스터를 잡으면 장비를 얻게 되는데 이 장비를 분해해서 더 높은 성능의 장비를 얻을 수 있다. 즉 게이머는 이따금 게임에 들어가서 장비가 쌓이면 분해해서 더 좋은 장비를 쌓고, 캐릭터 레벨업이 어느정도 되면 보스를 잡고 스테이지를 넘어가는 식으로 게임을 즐기게 된다.
이후 캐릭터를 키우다 보면 다음 콘텐츠가 해금되는데 펫, PVP, 던전 같은 식이다. 펫은 캐릭터의 동반자로 각종 버프를 해주는 존재이며 원작 '라그나로크'의 향기를 물씬 풍겨주는 존재로 채팅과 함께 이 게임의 아이덴티와도 같다. 이 펫에게 먹이도 주고 탐험도 시키면서 잘 육성하는 게 이 게임의 주 목적 중 하나다.
PVP는 다른 게이머와의 대결이긴 하지만 실시간이 아니라 인공지능과의 대결이어서 적당히 싸워주면 되고, 던전은 별도의 몬스터들이 준비된 곳으로 강해진 자신의 캐릭터를 시험해볼 수 있는 모드라 생각하면 딱이다. 이외에도 장비 제작 등을 통해 전투력을 월등히 올릴 수 있으며 길드에 들어가 활약할 수도 있다.
< 메인 게임으로는 다소 부족.. 백업 게임으로는 최상>
'포링의 역습'을 즐기면서 느낀 점은 백업 게임으로는 더할나위 없이 좋다는 것이다. 필자는 다양한 게임을 즐겨야 하는 숙명상 메이저 급 게임도 여러개 중복으로 즐기고 있는데, 예를 들어 '듀랑고' 라든지 '검은사막 모바일' 등을 즐기면서도 '푸링의 역습'의 플레이가 지겹다고 느껴본 적은 한 번도 없다.
그만큼 게이머들에게 부담도 주지않고 이따금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이었고, 반대로 그런 백업 용 게임인데도 불구하고 진행하다보면 은근히 즐길거리가 많아 만족감을 가질 수 있었다.
아쉬운 점이라면 캐릭터 공격 중에 일부가 타이밍이 안 맞으면 적을 때리지 못하고 MISS도 아니고 그냥 소멸된다는 점이다. 회심의 일격을 때릴 준비를 했는데 허망하게 헛치고 나면 상당히 화가 나게 되는데, 문제는 재도전해도 그같은 현상이 나오니 버그라 할 수 있겠다.
또한 UI상에서 터치를 해도 잘 인식이 안되는 경우도 있어서 몇 번이나 눌러야 했던 점은 자잘한 미스 요인으로 꼽힌다.
결론적으로 '포링의 역습'은 '라그나로크'를 조금이라도 아는 게이머라면 누구나 괜찮을 것 같고, '라그나로크'를 전혀 모르더라도 새로운 형태의 방치형 게임으로써 인기를 얻을만 하다.
서버상에서 계속 돌리는 방치형 게임에 채팅 이용량도 어마어마하니 서버 비용이 꽤 될 것 같다는 느낌도 들고, 또 딱히 비용을 쓰지 않아도 되는 게임이어서 '이 게임 돈을 벌고 있긴 한가?' 싶기도 한데 그라비티 내부 지인에게 물어보니 각종 수치가 조금씩이긴 하지만 상승중이라고 한다.
큰 기대를 하지 않고 한 번씩 즐기는 방치형 게임. 여러가지 메이저 게임을 즐기는 도중에 부록같은 형태로 방치형 게임을 하나 키워 본다면 즐길거리도 많고 채팅도 즐길 수 있는 '포링의 역습' 같은 식의 게임은 어떨까. 향후 나올 '라그나로크M'의 전초적인 에피타이저로도 썩 괜찮은 선택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