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준의 게임 히스토리] 12년간 이어온 축구 온라인게임의 왕자 피파온라인의 발자취
"인간의 도덕과 의무에 대해 내가 알고 있는 것은 모두 축구에서 배웠다" 프랑스의 대문호이자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알베르 카뮈의 말이다. 공을 상대 골대에 넣는 단순한 공놀이로 치부할 수 있지만, 축구는 현존하는 스포츠 중 가장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스포츠이며, 그 인기는 UN 가입국 보다 국제 축구협회인 FIFA(이하 피파)에 가입된 국가가 더 많다는 것으로 증명된다.
더욱이 축구는 선수 한 명 이적료로만 몇 백억원 이상이라는 뉴스가 심심찮게 들려 올 정도로 전세계 수 많은 기업과 부호들이 구단주 혹은 스폰서로 나서는 천문학적인 돈이 움직이는 시장으로 발전한지 오래이며, 이와 더불어 유니폼, 축구화 등의 패션, 엔터테인먼트 산업도 매년 성장하는 중이다.
이번에 소개할 피파온라인은 이 엄청난 시장을 지닌 콘텐츠인 축구를 소재로 한 게임 중 가장 오랜 시간 서비스되었으며, 가장 높은 인지도를 지닌 온라인 게임으로 손꼽힌다. 더욱이 2006년 처음 모습을 드러낸 이래 네오위즈게임즈에서 넥슨으로 서비스가 이전된 3편을 거쳐 올해 열리는 러시아 월드컵에 맞추어 4번째 작품인 '피파온라인4'가 출시를 앞두고 있는 등 12년의 세월 동안 그 인기를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피파온라인 시리즈의 시작은 20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피파06'의 엔진을 사용한 피파온라인은 당시 기준으로도 '뛰어난 그래픽'으로 평가 받지는 못했지만, 다양한 옵션 기능과 최적화 작업을 통해 안정적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것은 물론, 당시 플스방이나 친구 집에서나 즐길 수 있었던 대전을 네트워크로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에 큰 충격을 주었다.
여기에 나만의 팀을 꾸리는 커리어 모드를 통해 기존 피파 시리즈의 재미를 함께 담았으며, 선수를 사고 팔 수 있는 이적 시장 및 정식 라이선스를 통한 실제 팀의 유니폼, 선수들의 개성을 그대로 즐길 수 있는 등 여느 콘솔 게임 못 지 않은 재미로 높은 인기를 누리기도 했다.
더욱이 2002년 월드컵의 4강 신화의 여파로 국내에 그야말로 축구 마케팅의 광풍이 불었던 '2006년 독일 월드컵' 시즌에 출시됨으로써 홍보 효과도 톡톡히 누렸으며, 정식 서비스 이후 2006년 6월 온라인 게임 사상 최단기간 동시접속자 10만 돌파를 기록했고, 한 달 만에 동시접속자 15만 명을 기록하는 등 승승장구 했다.
이 피파온라인의 인기를 발판 삼아 새롭게 등장한 게임이 바로 '피파07'의 엔진을 탑재하여 2008년 정식 서비스를 실시한 피파온라인2였다. 피파온라인2는 '피파07' 물리엔진과 최신 로스터를 적용해 전작보다 더 사실적인 플레이를 할 수 있으며, 새로운 선수영입 방식과 무한 성장시스템 등을 도입해 자신만의 팀을 꾸미거나 선수를 육성하는 시스템이 더욱 강화 되어 등장했다.
여기에 랜덤 카드의 도입으로 선수를 성장시키는 육성 콘텐츠가 본격적으로 도입되어 선수를 카드로 관리하여 이를 강화하고, 세트 효과를 발생시키는 등 지금의 피파온라인의 모습을 갖춘 게임으로 평가되기도 했다. 또한, 다수의 업데이트를 통해 지속적으로 게임의 콘텐츠를 쌓아 나갔고, 이중 2010년 진행된 '그랜드 업데이트'는 게임의 그래픽을 대대적으로 업데이트 하는 등의 끊임 없는 변화로 게임의 인기를 유지하기도 했다.
아울러 월드컵 혹은 챔피언스 리그 등 굵직한 국내외 축구 이벤트에 맞춘 마케팅을 펼쳐 게이머들이 지속적으로 게임으로 유입하도록 유도해 전작의 단점을 완벽하게 보완한 운영으로, 당시 축구팬들에게 폭발적인 인지도를 얻으며, 피파온라인2는 월 매출액 100억 원을 기록하는 국내 최고의 축구 게임으로 자리잡았다.(이 피파 온라인의 인기에 이후 위닝일레븐 온라인 등이 등장하기도 했지만, 결국 국내 축구 게임 시장은 피파온라인으로 정리되었다)
하지만 이 피파온라인2는 정식 서비스 된 지 5년 만인 2013년 3월 정식 서비스를 종료하고 만다. 그 이면에는 다소 복잡한 사연이 있는데, 게임을 개발한 EA 서울 스튜디오(현 스피어헤드)와 네오위즈는 2010년 7월 서비스 계약이 종료된 후 2년 간 매월 계약을 갱신하는 불안한 동거를 계속하고 있던 상황이었다.
그러던 중 2012년 7월 EA와 넥슨의 피파온라인 계약이 공개됨으로써 이 불안한 동거는 끝이나게 된다. 정식으로 서비스 중이던 온라인게임의 퍼블리셔가 이전된 초유의 사태에 당시 게임계의 시선이 한 곳에 집중되었고, 피파온라인2 역시 피파온라인1과 공동 서비스기간을 거치다가 피파온라인1 서비스를 종료하면서 단일화한 전력이 있는 만큼 동시 서비스에 대한 예측도 있던 것이 사실이었다.
하지만 넥슨과 계약을 체결한 EA는 네오위즈게임즈의 피파온라인의 퍼블리싱을 종료를 선언했고, 연 매출 842억을 기록(2011년 기준)하던 피파온라인2는 그렇게 서비스를 종료하게 된다.
그리고 2012년 12월 5일 시작된 피파온라인3의 시대. 피파11의 콘솔과 PC버전에 적용된 엔진으로 개발된 '피파온라인3'는 전세계 40개 국가대표팀과 30개 리그에 소속된 15,000여 명에 달하는 선수들이 실명으로 등장한 것을 비롯해 로 패싱 시스템과 몸싸움 시스템, 선수 개개인의 개성을 표현한 ‘퍼스널리티’ 시스템을 통한 다양한 전술 구현이 구현되어 전작 보다 진화한 콘텐츠를 선보였다.
또한, 같은 시기인 12월 27일 시작된 위닝일레븐 온라인, 넷마블에서 선보인 차구차구와 피파온라인3의 각축전이 예상되었지만, 이 대결은 피파온라인3의 싱거운 승리로 막을 내렸다. 피파온라인3는 출시와 동시에 스포츠 온라인게임 장르에서 1위, 전체 순위에서 5위를 차지하며 인상적인 데뷔를 기록했으며, 서비스 초기 서버문제를 빠르게 해결한 것을 비롯해 스포츠 전문 브랜드를 연상시키는 광고를 공중파로 선보이며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쳤다.
여기에 2013년 4월 전작인 피파온라인2의 서비스가 종료되면서 게이머들이 본격적으로 피파온라인3에 유입되면서 이러한 피파온라인3의 인기에 불을 지폈다. 본격적인 e스포츠 게임으로의 발돋움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었다. 피파온라인3는 '피파온라인3 챔피언십'을 통해 새로운 e스포츠 인기 종목으로 떠올랐고, 넥슨의 e스포츠 전용 경기장 넥슨 아레나에서 열리는 피파온라인3의 e스포츠 리그는 연일 만원 관중으로 가득하기도 했다.
특히, 2014년 12월 아시아 7개국에서 4천만 명의 누적가입자를 기록한 것에 이어 국제 e스포츠 대회인 '피파온라인3 스피어헤드 인비테이셔널'을 개최한 것을 시작으로, 아시아 지역 통합 e스포츠대회 '피파 온라인3 아시안컵 2015'를 개최하는 등 글로벌 e스포츠 리그로 자리잡았다. 아울러 2016년 당시 피파온라인3 최강자로 불리던 김정민 선수가 성남FC에 입단하여 아시아 최초의 e스포츠 선수의 프로스포츠구단 입단이라는 진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그리고 이런 굵직한 발자취를 남긴 피파온라인3의 후속작 피파온라인4가 이제 정식 출격을 앞두고 있다. 피파온라인4는 현재 등장한 그래픽 엔진 중 가장 사실적인 효과를 재현할 수 있는 '프로스트바이트'를 장착해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구현한 것은 물론 'FIFA 시리즈'의 최신 버전인 FIFA 18(이하 피파18)의 콘텐츠와 '피파17'을 베이스로 개발된 게임이다.
또한, 선수들의 개인기가 추가된 것은 물론, 더욱 전략적인 세트피스, 잔디의 형태에 따라 움직이는 축구공 효과까지 세밀하게 변화하고, 향상된 인공지능(AI) 및 디펜스 시스템 등을 활용한 전략적인 게임 플레이를 즐길 수 있는 등 피파온라인4는 세 번의 테스트를 통해 게이머들에게 호평을 받기도 했다.
2006년 처음 등장해 12년이 지난 지금 네 번째 시리즈의 출시를 앞두고 있는 피파온라인 시리즈는 이렇듯 세계 최대의 스포츠 시장인 축구를 가장 현실적이고, 온라인에 최적화된 시스템을 선보이며 그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과연 이번 2018 러시아 월드컵 시즌을 맞아 선보일 피파온라인4는 과연 게이머들에게 어떤 평가를 받게 될지 앞으로의 모습이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