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게임 영토전쟁] 반격에 나선 한국 게임 시장
국내 게임 시장은 외산 게임들의 연이은 매출 상위권 진입이 이어지며,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음과 동시에 판호 문제로 세계 최대 시장으로 떠오른 중국 시장의 진입이 막히는 등 내우외환에 시달리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더욱이 WTO의 게임중독 질병 코드 등록을 비롯한 악재 역시 함께 쏟아지고 있어 국내 게임 시장은 그야말로 악화 일로에 치닫고 있는 상황. 하지만 위기 속에 기회가 있듯 게임사들은 이러한 시장의 위기를 뛰어난 콘텐츠를 바탕으로 글로벌 진출을 감행하는 새로운 시장의 개척과 신규 사업을 진행함으로써 다시 반격에 나서고 있는 모습이다.
가장 눈에 띄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기업은 바로 넷마블이다. '리니지2: 레볼루션' 이후 한동안 잠잠한 행보를 보였던 넷마블은 글로벌에서 이미 효과가 입증된 대형 IP를 다수 확보하는 것은 물론, 해당 국가에 최적화된 현지화를 통해 '국산 게임의 혐지'로 알려진 일본과 영국, 미국을 비롯한 새로운 시작개척에 본격적으로 나선 모습이다.
이미 세븐나이츠, 리니지2: 레볼루션 등으로 일본 시장에서 괄목한 만한 성과를 거둔 넷마블은 '해리포터'의 IP를 활용한 최초의 모바일 게임인 '해리포터: 호그와트 미스터리'를 북미 자회사 '잼시티'를 통해 글로벌 출시를 진행한 바 있으며, 출시 직후부터 주요 국가 매출 상위권에 단숨에 진입했다. 특히, 해리포터의 인기가 높은 영국과 미국 시장에서 높은 매출을 거둬 4월 29일 출시 이후 4일만에 양대 마켓에서 69억원이 넘는 매출을 거둔 것으로 기록될 정도다(출처-모바일인덱스)
이와 함께 일본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내어 일본 유명 애니메이션이자 누계 발행 부수 2,800만 부를 돌파한 인기 만화 '일곱개의 대죄'의 IP를 활용한 모바일 게임과 기획단계부터 일본 시장을 타겟으로 개발한 '테리아사가' 그리고 대전 격투 게임 킹오브파이터즈를 활용한 '킹오브파이터즈 올스타'(이하 'KOF 올스타')를 출시할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이중 'KOF 올스타'는 사전예약 진행 한달 만에 150만 명 이상을 돌파하는 등 현지에서도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으며, 일본 구글 스토어 및 앱스토어 양대 마켓 매출 순위 7위에 오르며 심상치 않은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상태다.
아울러 넷마블은 세계적인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의 멤버를 육성하는 것은 물론, 1만장 이상의 독점 화보와 100개 이상의 스토리 영상이 제공되는 시뮬레이션 게임 'BTS WORLD'를 글로벌 출시해 아이돌 그룹 팬덤을 공략하는 새로운 시장을 열겠다는 뜻을 밝혀 기대를 모았다.
국내 최대 게임사 중 하나인 넥슨 역시 글로벌 진출을 통해 포화상태인 국내 게임시장을 넘어 새로운 돌파구를 찾겠다는 전략이다. 올해 오버히트의 일본 출시를 통해 본격적인 글로벌 진출의 시동을 건 넥슨은 뛰어난 현지화로 아시아 시장에 선보인 '진삼국무쌍: 언리쉬드', '삼국지 조조전 온라인' 등의 게임이 의외의 성과를 거두는 등 현지 퍼블리셔와 밀접하게 소통하며 현지 게이머들을 공략하는 중이다.
지난 12월 출시된 오버히트의 경우 캐릭터의 얼굴을 변화시키는 것은 물론, 장신구 및 애니메이션, 그리고 캐릭터 이름에 이르기까지 일본 게이머들이 선호하는 콘텐츠로 게임을 대대적으로 수정하는 현지화를 단행했으며, 일본에서 인기를 누리고 있는 성우들을 대거 기용해 현지에서 큰 주목을 받기도 했다.
여기에 불리언게임즈에서 개발한 다크어벤저3를 글로벌 버전으로 새롭게 다듬은 '다크니스 라이지즈'를 지난 6월 출시한 바 있으며, 글로벌 누적 다운로드 700만을 달성한 데 이어 대만, 태국, 홍콩, 베트남 등 주요 동남아 국가를 비롯한 5개국에서 구글플레이 스토어 기준 최고 매출 TOP5에 진입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아울러 최근 지난 26일 메이플스토리M을 출시해 대만과 싱가포르 앱스토어에서 인기 및 매출 순위 1위를 차지하는 것은 물론, 말레이시아, 태국, 베트남 등에서도 상위권에 올라 순항을 예고하는 등 국내 시장에서 성과를 거둔 게임을 세밀한 현지화를 통해 글로벌로 출시하는 넥슨의 전략은 한 동안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리니지M으로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을 독주하고 있는 엔씨소프트는 대만에서 엄청난 성과를 거두어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 진출에 한 걸음 다가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12월 대만 시장에 '天堂M'이라는 타이틀로 출시된 리니지M은 출시 전부터 대만의 역대 사전 예약 기록을 모두 경신하며 기대를 모았으며, 출시 직후 그야말로 대만 모바일 시장을 폭격하며 양대 게임 마켓 매출 1위를 독식하는 기록을 세웠다.
특히, 리니지M의 출시 이후 대만 모바일 게임 시장의 규모는 무려 166% 증가했으며, 이 수치를 모두 리니지M이 가져가 한때 대만 모바일 게임 매출 중 53%를 차지하는 진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이는 원작인 리니지의 인가가 높았던 대만 온라인게임 시장을 제대로 공략한 결과로 평가받았으며, 글로벌 시장에 진출한 국산 게임이 기존 시장의 매출원을 창출해 규모를 키운 희귀 사례로 남았다.
서머너즈워로 전세계 100여 개국에서 뛰어난 성과를 거두고 있는 컴투스는 글로벌 e스포츠를 통해 지속적으로 글로벌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높이고 있다. 컴투스는 지난해 개최한 글로벌 모바일 e스포츠 대회 '서머너즈워 월드 아레나 챔피언십(SWC)' 월드 파이널을 성공적으로 개최해 괄목한 성과를 거뒀으며, 이를 통해 "아직은 이르다"는 평가를 받았던 모바일 e스포츠에 대한 시선을 완전히 바꿔 놓았다.
약 3개월에 걸쳐 LA, 뉴욕, 파리, 도쿄, 상하이, 서울, 타이페이, 방콕, 홍콩 등 총 9개의 주요 도시에서 온라인과 오프라인 본선이 진행된 'SWC'은 한국을 포함해 미국, 독일, 프랑스, 일본 등 11개 언어로 방송되어 온라인 방송의 동시 접속자수는 7만 건을 넘어서는 등 서머너즈워의 글로벌 시장 인기를 다시 확인시켜 주었다.
이러한 인기에 힘입어 컴투스는 'SWC'의 두번째 대회인 'SWC 2018'의 개최를 일찌감치 확정 지었으며, 규모를 더욱 확장시켜 아메리카컵, 유럽컵, 아시아퍼시픽컵 등 세 개의 지역컵으로 나눠 대회를 진행하는 등 전세계 서머너즈워 게이머들을 위한 대규모 축제의 장으로 연다는 계획이다.
선데이토즈 역시 북미에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위 베어 베어스의 IP를 활용한 '위베어베어스 더 퍼즐'로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한 모습이다. 애니팡을 통해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의 성장을 이끈 선데이토즈였지만, 후속작들이 표절 논란를 비롯해 이렇다할 성적을 거두지 못하면서 성장 동력을 잃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의 눈초리를 받았던 것이 사실이었다.
이에 선데이토즈는 세계 192개국에서 인기리에 방송되고 있는 애니메이션 '위베어 베어스'의 IP과 자사의 강점인 퍼즐을 융합한 게임을 글로벌 시장에 출시하여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켰다. '위베어 베어스 더퍼즐'은 원작의 개성 넘치는 세 마리의 곰과 분위기를 게임 속에 그대로 담아 냈으며, 국내 오픈마켓에서 매출 순위에서 퍼즐 장르 1위, 게임 전체 10위권의 인기작으로 자리잡기도 했다.
이러한 게임사들의 움직임에 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국 시장 진출이 판호 문제로 막혀 세계 최대 시장으로의 진출이 어려워지고, WTO의 게임 중독 질병 코드가 등록되는 등 게임 시장 전체에 악재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게임사들은 글로벌 진출 및 e스포츠 등을 통해 돌파구를 찾고 있는 상황이다”라며, “끊임없는 위기 속에 새로운 반격에 나선 게임사들의 긍정적인 소식도 이어지고 있어 앞으로의 모습이 기대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