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 아날로그 게임잼 종료..신감각 게임잼에 개발자 모두 '함박웃음'
“제가 일반 게임잼에 여러 번 참여해봤지만 이번에 열린 ‘아날로그 게임잼’도 정말 재밌네요. 다음에도 꼭 참석하고 싶어요.”
지난 9월28일에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라인게임즈 8층 카페 플로어에서 제2차 ‘아날로그 게임잼’이 성황리에 개최됐다.
'아날로그 게임잼'은 게임 제작에 관심이 있는 개발자들이 즉석으로 팀을 이룬 후 당일 공개되는 주제에 맞추어 보드 게임처럼 오프라인에서 즐길 수 있는 게임을 총 8시간 동안 제작하게 되는 개발 프로그램.
기존의 게임잼이 기획, 개발, 디자인 등으로 직군이 나누어져 협업을 통해 개발에 임한다면, 아날로그 게임잼은 전부 ‘어떤 게임을 만들 것인가’에 집중해서 즉석으로 게임 물품을 만들어가는 방식으로 더욱 창의적인 게임을 만들어 볼 수 있는 행사다.
블루홀에서 근무하는 양명진 씨, 데이터 마케터인 하준혁 씨, 그리고 라인게임즈에서 근무하는 서유진 씨 3명이 주축이 되어 진행하는 이 행사에는 보드 게임을 비롯해 새로운 형태의 게임을 개발해보고 싶은 개발자 26명이 참석해 새로운 게임 개발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교환했다.
선착순으로 회비를 내고 현장에서 바로 팀이 구성되어 첫 만남이 어색하기도 하건만 아날로그 게임 개발이라는 하나의 울타리로 모인 참가자들은 나이, 성별과 관계없이 행사의 분위기에 녹아들었다.
팀이 정해진 후에는 활발한 게임 개발에 대한 토론이 이어졌고 모두가 한 뜻이 되어 즉석에서 주제와 관련된 다양한 게임 개발 아이디어를 내고 응답하며 게임을 다듬어가는 과정에 돌입했다.
기존의 게임잼의 경우 그래픽 리소스를 제작하고 코딩을 하는 동안의 절대적인 시간이 필요해서 게임 개발에 착오가 용납되지 않는 반면, 아날로그 게임잼에서는 즉석으로 종이에 그리고, 자르고 바로 대입해봄으로써 몇 번의 오차가 생겨도 부담이 없었다.
특히 프로그래밍 직군의 참여자들은 “게임 기획에 직접적으로 참여해서 의견을 내는 것이 이렇게 즐거운 일인줄 몰랐다.”며 더욱 다양한 의견을 내는 등 적극성을 보여주는 모습이었다.
순식간에 지나간 8시간.. 각 팀들의 결과물 공개와 함께 시연이 진행됐다. 독특한 아이디어로 무장한 다양한 작품을 보면서 참가자들은 완성도의 유무를 떠나 즐거운 마음으로 다른 팀의 작품을 감상했다.
별도의 시상식은 진행되지 않았다. 이유는 수상을 위해 경쟁해야 하는 스트레스를 주지 않고 싶었다는 주최 측의 배려였고, 각 참여자들은 다른 팀의 발표를 들으며 즐거운 마음으로 서로 호응해주는 모습을 보였다.
오전 10시에 시작된 행사는 오후 6시에 마무리됐으며, 참여자들은 새로운 만남을 기약하며 각자의 집으로 돌아갔다.
아날로그 게임잼에 참여한 한 개발자는 "낯선 사람들과 함께 8시간 동안 다양한 기획을 하고 시행착오를 겪고 즉석으로 몇 번이나 게임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 아날로그 게임잼의 최고 매력인 듯하다. 앞으로도 자주 참석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아날로그게임잼의 주최측은 내년부터는 더욱 행사를 확대시키고 1년에 2번씩 진행되는 정규 행사로 탈바꿈시키겠다는 계획이다.
(행사를 진행하는 3인방. 좌측부터 하준혁, 양명진, 서유진씨)
<다음은 행사 주최측 질의 응답>
Q : 어떻게 아날로그 게임잼 행사를 진행하게 되었는지 궁금하다.
A : 개인적으로 게임잼 행사를 10회 넘게 참석했을 정도로 행사 경험이 많은데, 일반 게임잼의 경우 시간이 워낙 촉박하다 보니 한 번
기획이 정해지면 끝이다. 그러한 부분이 좀 아쉬워서, 사람들이 온전히 기획에 집중할 수 있는 게임잼이 있으면 어떨까 생각했다.
또 평소에도 보드게임에 관심이 많아서 보드게임을 개발한 경험도 있고, 실제로 디지털 게임 개발을 하는 중에도 프로토타입을 페이퍼 버전으로
만들어서 테스트 해보고 만드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충분히 아날로그 게임잼 만의 매력이 있을 거라고 생각해 행사를 진행하게 됐다.
Q : 아날로그 게임잼 참가모집은 어떻게 했나?
A : 평소에 보드게임 관련 모임을 운영하다보니 주변을 통해서 홍보를 진행했고, 보드게임 커뮤니티나 게임잼 커뮤니티에 홍보를 했다. 아직
2회까지 진행된 행사여서 시행착오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대대적인 홍보는 진행하지 않았다.
Q : 주제는 게임잼처럼 매번 바뀌는 방식인지 궁금하다.
A : 그렇다. 현장에서 참가자분들이 종이에 자신이 원하는 주제를 하나씩 쓰고, 바구니에 넣고 섞어서 그중에 하나만 골라서 진행하는 방식으로
정했다.
Q : 게임을 주로 종이랑 가위로 만드는 방식인가?
A : 그렇다. 종이나 칼, 가위를 도구를 써서 자르고 붙이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해 카드 모양으로 잘린 흰색 종이, 검은색 종이, 이 종이를
넣을 수 있는 비닐 등을 제공해드렸다. 간단하게 카드를 만들 수 있게끔하고 있고, 다음에는 프린터를 제공해서 더욱 빨리 작업이 진행되도록 할
계획이다.
Q : 일반 게임잼과 아날로그 게임잼에는 어떤 차이가 있는가?
A : 일단 코딩이 없다 보니 직군별로 나누지 않고 같은 팀을 하고 싶은 분들이 있다면 함께 게임을 개발할 수 있다는점이 좋다. 그리고
모두가 함께 기획회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모두의 의견이 담겨있는 게임이 만들어지기 수월하다는 뜻이다.
또 디지털 게임잼과는 다른 경험을 가져갈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짧은 시간 내에 많은 실험을 할 수 있는 게임잼 행사로써 거듭나기 위해
계속 보강해나갈 예정이다.
Q : 다음 행사에 대한 계획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린다.
A : 아날로그 게임잼은 참가자들이 게임 개발 초기에 많은 착오와 프로세스를 경험해보고, 그런 프로세스가 주는 이점을 알아갈 수 있는 행사로
제공해드리는 게 목표다.
또 다음부터는 보드 게임업체 관계자분들을 섭외해서 실제로 게임화가 가능한 제품들을 매회 정식으로 평가받아서 가능하면 이 아날로그 게임잼에서
만들어진 게임이 상용화까지도 가능하도록 추진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