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마블 신입 직원 된 '마구마구' 올드팬, "이용자 목소리 전할게요"
오랜 시간 즐겨온 게임이 있고, 그리고 자신에게 그 게임을 서비스 중인 게임사에 취업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면 어떤 기분일까? 지난해 넷마블컴퍼니는 하반기 공채와 함께, 유저 특별채용을 진행했다. 그리고, 온라인 PC 야구 게임 ‘마구마구’로 유명한 넷마블앤파크에서는 그간 게임을 즐겨온 올드팬 유저를 신입 직원으로 맞았다.
유저 특별 채용의 치열한 경쟁을 돌파한 주인공은 건장한 청년인 정헌재 씨와 박현우 씨다. 두 명 모두 넷마블앤파크의 대표작인 ‘마구마구’를 10년 이상 즐긴 게이머다. ‘마구마구’가 최근 서비스 13주년을 맞았으니, 게임의 초창기부터 함께 해온 셈이다. 두 청년은 지난해 말 약 한달 차이로 입사를 했으며, 이제 조금씩 신입 직원의 티를 벗고 있는 듯했다. 유저에서 이제는 어엿한 게임사의 직원이 된 두 청년의 이야기를 함께 들어보자.
Q. 일단 간략한 자기소개를 부탁드린다.
정헌재 : 넷마블앤파크 사업전략실의 정헌재라고 합니다. 사업과 운영에 관련된 일을 하고 있습니다. 게임 회사라서 그런지 분위기가 굉장히 좋고, 지금은 일을 체계적으로 배우고 있습니다. 최근 진행한 마구마구 왕중왕전에서도 많은 경험을 했습니다.
박현우 : ‘마구마구’ 개발실에서 기획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박현우라고 합니다. 유저 특별 채용이 우리가 최초인데 좋은 선례가 되려고 서로 의지하고, 많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일적으로는 앞으로 어떤 업데이트를 하고 운영할지 고민이 있으며, 이런 부분에서 책임감을 많이 느끼고 있습니다.
Q. 유저 특별 채용인 만큼 ‘마구마구’ 경력도 중요할 것 같은데 ‘마구마구’는 얼마나 즐겼나요?
박현우 : 12년 정도 게임을 플레이한 것 같습니다. 학창 시절부터 해서 가장 많은 시간을 함께해온 게임이기도 합니다. 게임 내 래더에서 최상위권 성적을 기록해보기도 했고, 각종 마구마구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도 했습니다. 유저들이 원하는 점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유저 때부터 클럽 활동이나 래더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지금도 어떻게 하면 이 부분을 활성화할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습니다.
정헌재 : 마구마구는 11년 정도 즐긴 것 같습니다. 즐긴 시간에 비해 실력은 중상 정도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주로 친한 지인들과 함께 즐겼는데, 요즘에도 술 한잔하고 나서 ‘마구마구’나 ‘스타크래프트’와 같은 게임으로 게임비 내기를 하고 있습니다.
Q. 유저 특별 채용 이후 소감과 주의의 반응도 궁금합니다.
정헌재 : 좋아하는 게임 회사에서 일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그리고 아무래도 부담도 조금 있습니다. 회사에서는 유저 관점의 새로운 아이디어 등 이런 부분을 바랄 것이고, 유저는 자신들의 목소리를 전하는 것을 원할 것입니다. 양측 모두 만족할 만한 결과를 내기 위해서 많이 노력하겠습니다. 주변에서는 적성에 잘 맞는 회사에 입사한 것 같다고 축하해줬습니다.
박현우 : 가장 많은 애정을 가지고 오랜 시간 즐겨온 게임이 ‘마구마구’입니다. 이제는 이 게임의 개발자가 되었습니다. 당연히 감회도 새롭습니다. 앞으로 개발자로서 유저와 회사의 입장을 잘 절충해서 노력할 것입니다.
Q. 입사 전부터 ‘이 부분은 꼭 내가 개선하고 바꾸고 싶어’라는 부분이 있었나요?
박현우 : 입사 전부터 래더나 클럽전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어떻게 하면 해당 콘텐츠를 활성화할 수 있을까 고민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의견을 내고 있습니다. 입사 이후에 의견이나 아이디어를 내고 있습니다. 물론 아이디어가 모두 게임의 개발로 이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그저 ‘이거 하고 싶어요’, ‘저거 하고 싶어요’ 전달하면 끝나는 게 아니더군요. 지금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또한, 입사 전에는 운영에 대해서도 많이 생각했는데 회사에 다니고 보니까 단순히 아이디어를 내는 것이 아닌 것을 배웠습니다. 회사에서 배운 것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이 ‘하늘을 날고 싶다고 하면, 그냥 하늘을 날고 싶다가 아니라. 하늘을 날 수 있는 구체적인 것들을 준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정헌재 : 저는 복귀 유저 유입에 관심이 많은 편입니다. 제 주변에도 예전에는 게임을 같이 즐기는 사람이 많았는데, 요즘에는 줄었습니다. 기존의 ‘마구마구’와 현재의 ‘마구마구’는 콘텐츠적으로 많이 변경되었으니 가이드라인을 더욱 추가하자는 식의 의견을 낸 적이 있습니다. 장기 서비스 중인 게임은 복귀 유저와 신규 유저 유입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많은 유저들 만족할 수 있은 결과를 내기 위해서 노력하겠습니다.
Q. 실제 개발 과정에서 유저 입장과 개발사 직원 입장의 차이가 크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었나요?
박현우 : 그저 유저 입장에서는 문제를 직관적으로 바로 해결해주지 않는가?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입사 이후에는 아이디어 하나가 아니라 구체적인 안이 모두 나와야 개발팀부터 설득이 되고 더 나아가서는 유저의 설득도 가능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최대한 많은 분이 수긍할 수 있는 업데이트를 준비해야 하니까요. 때문에 지금도 유저분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있습니다.
정헌재 : 입사 전에는 이해가 안 됐던 부분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실제 현장에서 일을 해보니까 다르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유저 입장에서 메이저리그 라이선스가 한동안 재계약이 안 돼서 아쉬웠는데, 이번에 재계약 발표를 했습니다. 회사에서는 동시다발적으로 정말 많은 일이 일어납니다. 많은 분이 노력해줘서 나온 결과물인 것 같습니다.
박현우 : 이번에 메이저리그 카드 재평가에 신입 사원들도 참여했습니다. 마구마구 최초로 2015, 2016, 2017년 3개년 MLB카드가 재평가됐는데, 유저 입장과 개발자 입장에서 차이가 크게 났습니다. 유저 때는 그냥 빨리해주면 끝나는 것 아닌가 했는데. 개발자 입장에서 보니 모두를 납득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지난 능력치 책정 자료의 검토는 기본이고 객관적으로 표현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정말 출근해서부터 퇴근할 때까지 고민해서 만든 것 같습니다.
Q. 입사 후 얼마 되지 않아 마구마구 최강자전이 진행됐습니다. 소감이 남달랐을 것 같은데요?
박현우 : 유저로서 대회를 참가하다가 직원으로 가본 첫 대회인데요. 많은 것을 느꼈습니다. 유저들의 열정은 여전히 뜨겁다는 것을 알 수 있었고, 한국 게이머와 대만 게이머의 선호하는 선수카드 등이 다른 것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한국과 대만이 오프라인에서 만나서 붙은 것도 재미가 있었고 이런 방향이 ‘마구마구’가 나아가야 할 방향 중에 하나가 아닐까 합니다.
정헌재 : 워낙 바쁘게 흘러가다 보니 마냥 즐기지는 못했습니다. 순식간에 지나갔다는 이야기가 맞을 것 같네요. 값진 추억이고 배운 것도 많습니다. 현장에서 현장 중계와 방송 중계를 준비하며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대회가 끝나고 나니 대회 운영이 좋다는 의견도 비판하는 의견도 나왔습니다. 내부적으로 더 보완하고 다듬어서 다음 대회를 준비하겠습니다.
Q. 마지막으로, 마구마구 유저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린다.
박현우 : 정말 게임을 많이 즐겼습니다. 이제는 게임 개발자가 되어서 개발 프로세스를 잘 배워가고 있습니다. 유저들의 목소리를 귀 기울여
듣고 유저들과 함께 게임을 만들어 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정헌재 : ‘마구마구’를 그동안 참 편하게플레이 했는데, 요즘에는 채팅 한 줄도 조심해서 하고 있습니다. 직원이 되고 나니 게임이 어려워진 것이 사실입니다. 이런 마음을 살려서 앞으로 더 좋은 모습으로 찾아 뵐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