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죽고, 또 죽고, 그리고 또 죽고, '세키로'

다크소울, 블러드본 시리즈로 악명(?) 높은 회사 프롬소프트웨어가 신작을 내놨다. '세키로: 쉐도우 다이 트와이스'가 주인공이다. 게임의 난이도가 높아 게임오버가 이어지며 '유다희(YOU DIED)양'과의 지겨운 데이트를 선사했던 그들이기에 '세키로'도 만만치 않은 난도를 자랑한다.

세키로
세키로

게임의 제목을 직역하면 그림자는 두 번 죽는다는 뜻이다. 게이머들은 게임을 진행하면서 한 번 죽어도 '회생'의 힘을 이용해 다시 살아날 수 있다. 또한, 주인공이 닌자라서 게임에 등장하는 어지간한 캐릭터보다 빠른 속도를 지녔다. 회피에만 신경 쓴다면, 공격 여부와는 별개로 어지간해서 적의 공격을 맞지는 않는다.

게다가 다크소울 시리즈에 있었던 스태미나 게이지도 사라졌다. 이렇게만 보면 기존의 프롬소프트 게임보다 모든 면에서 유저 친화적으로 변화해 쉬울 것이라 판단할 수 있다. 하지만, 프롬은 프롬이다. 잠시나마 게임이 쉬울 것이라 생각하는 과거의 자신을 반성하게 될 것이다.

세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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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키로'에는 '체간'과 '인살' 개념이 도입됐다. 이 체간 시스템이 만만치 않은 난도의 주범이다. 기존 다크 소울 시리즈의 경우 상대 체력을 조금씩 깎아서 클리어하는 플레이가 가능했다면, 세키로는 그렇지 않다. 일종의 방어 게이지인 체간을 게이지를 끝까지 채워 적을 무너뜨리고, 인살이라는 특정 마무리 동작을 진행해야 적을 물리칠 수 있다.

하지만, 이 체간 게이지는 엄청나게 적을 몰아붙여도, 잠시만 틈을 준다면 어느새 모두 회복하고 만다. 적에게 공격을 퍼붓고 회피하면서 체간 게이지를 채워가는 일이 결코 만만치 않다. 또한, 기존의 다크소울처럼 HP를 깎아서 공략하는 것도 힘든 일이다. HP는 찔끔찔끔 닳아 한 줄을 모두 깎아서 인살에 돌입하는 것에는 큰 인내심이 필요하다. 아무래도 이런 식의 플레이는 게임의 재미도 반감시킨다.

세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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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간 시스템의 도입으로 여전히 높은 난도를 자랑하는 세키로는 한번 죽어서 끝날 것을 다시 살아나서 또 한 번 고통을 겪게 만든다. 여기에 나중에 '회생'의 힘을 파워업하면 이론상(보스 전투 페이즈마다) 한 명의 보스에게 3번 죽는 것도 가능하다. 죽고, 또 죽고, 그리도 또 죽을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 것이다.

그럼에도 '세키로'는 게이머들을 계속해서 도전하게 만든다.(물론 포기하는 게이머도 많을 것이다.) 게임의 베는 맛이 최근 등장한 어떤 게임보다 좋다. 기본적인 빠른 전투와 인살이 주는 베는 쾌감이 확실하다. 보스와 1:1 대결을 하고 있으면, 사무라이 간의 치열한 전투를 대리 체험하고 있는 느낌이 든다.

세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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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주인공은 닌자이기에 점프를 활용한 수직 상태의 다양한 액션도 더해졌다. 건물과 건물이나 나무 사이를 이동하는 액션도 가미돼 보는 재미도 배가 됐다. 또한, 한쪽 팔을 잃고 의수를 얻은 주인공이 의수에 다양한 장치를 더해 게임을 더욱 재미있게 풀어나갈 수 있다. 가끔 타고 남은 재를 상대방에게 던지고, 폭죽을 터트리며 치사하게 공격하는 닌자다운 모습도 보여준다.

노력만 하면 어떻게든 결과로 이어지는 프롬의 시스템도 여전하다. 자신이 안 죽고 플레이 가능한 구간을 계속 반복하다 보면 다양하게 마련된 스킬도 오픈할 수 있고, 자금도 많이 벌어 아무래도 플레이가 조금 수월하다. 다만, 공격력 상승과 HP 상승은 강력한 중간 보스나 보스들을 물리쳐야 가능해 노력만으로는 해결이 불가능한 점이 있어서 조금 아쉽다.

세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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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는 좋아하지 않지만, 게임 내 스토리 전개 방식도 프롭 답게 준비했다. 보스를 물리치는 순서도 큰 상관이 없고, 다양한 등장 인물들과 대화를 통해 게임에 숨겨진 이야기를 만날 수 있도록 했다. 엔딩을 보고 나서도 이거 그래서 도대체 무슨 이야기야? 라는 생각이 든다면 게임을 좀 더 꼼꼼하게 즐겨보는 것을 추천한다.

단순히 황자를 구하기만 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특히, 엔딩이 4가지에 달하는 만큼 게임을 마스터 한 게이머라면 반복 플레이는 필수다. 게다가 엔딩 이후에는 지금 능력치를 그래도 이어 할 수 있는 회차 플레이도 지원하기 때문에 더 수월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세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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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그래픽도 뛰어난 편으로 동양의 모습을 아름답게 표현했다. 가만히 배경만 보고 있으면 이렇게 한가로운 게임이 따로 없을 정도다. 뱀신이나 거대 보스와 전투 등은 뛰어난 그래픽을 기반으로 더욱 박진감이 넘치는 재미를 선사한다. PS4 프로로 즐겨도 뛰어난 그래픽을 보여주지만, 사양이 받쳐주면 PC로 즐기는 편이 아무래도 초당 프레임 측면에서 유리하다. (실제 기자도 초반은 PS4 프로로 즐기다가, PC버전의 프레임을 보고 PC로 갈아탔다.)

세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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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키로'는 프롬이 만들어낸 소울라이크 장르를 또 한번 다르게 해석해내며 게이머들에게 새로운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다크소울을 재미있게 즐긴 게이머도, 그렇지 않았던 게이머도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것이 나쁘지 않을 것이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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