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구 세력의 대결" LCK 결승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
모두가 기다리던 대전이 완성됐다. 기존 팀들과 레벨을 달리한다는 '어나 더 레벨'의 칭호를 지닌 그리핀과 각 팀의 에이스를 영입하며 새로운 '슈퍼팀'으로 불리는 SK 텔리콤 T1(이하 SKT)의 결승전이 오는 4월 13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지는 것.
SKT와 그리핀은 '2019 스무살우리 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스프링'이 지난 1월 16일부터 시작된 이후부터 꾸준한 흥행 카드로 자리잡았다.
지난 서머 시즌에 LCK의 세미 프로 리그인 'LoL 챌린저스 코리아'서 처음으로 승격한 그리핀은 승격 첫 스플릿에서 준결승까지 차지하는 저력을 보여주며, LCK 신생팀 열풍에 불을 지폈다. 비록 KT를 상대로 3세트에서 역전을 당한 이후 내리 2세트를 내줘 아쉽게 준우승에 머무르긴 했지만, 2019 LCK 스프링 정규 리그에서도 기세를 이어가 15승 3패, 1위의 성적으로 '어나 더 레벨'이라는 별명까지 얻으며, 새로운 강팀으로의 면모를 갖췄다.
이에 맞서는 이에 맞서는 SKT는 LCK 최다 우승(6회)과 3회 연속 우승, 최다연승(19승), 전승 우승, LOL 월드챔피언십(이하 롤드컵) 최다 우승(3회), 최다 연승(19연승)이라는 전무후무 한 기록을 지닌 LOL의 e스포츠가 생긴 이래 전세계 LOL 프로팀 중 최고 명문으로 손꼽히는 팀이기도 하다.
비록 지난해 급작스러운 부진으로, 창단 이래 처음으로 단 한 곳의 국제 대회에 출전하지 못했으며, 2018 스프링 시즌 4위와 서머 7위에 그치며 위기론까지 돌았지만, 탑라이너 칸(김동하), 정글러 클리드(김태민), 원거리딜러 테디(박진성), 서포터 마타(조세형) 등 팬들을 깜짝 놀라게 만든 역대급 영입행보를 보이며, 다시 정상궤도에 올라선 모습이다.
이처럼 이름값은 SKT가 더 높지만, 사실 역대 전적만 놓고 보면 그리핀이 SKT를 압도적으로 앞선다. 지난 2017년 케스파컵에서 처음 만난 이후 두 팀은 지금까지 총 5번의 경기를 진행했고, 그 결과는 그리핀의 4승 1패 압승이었다.
특히, 이 SKT의 1승 마저도 아직 그리핀이 LCK 정규 리그에 승격하지 않았던 2017년 케스파 컵에서 거둔 승리이며, 정규 시즌에서 SKT는 그리핀에게 한번도 승리한 적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럼에도 이번 결승전에 이토록 많은 이들의 쏠리고 있는 이유는 수 많은 국내외 수 많은 대회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린 SKT의 저력과 '어나 더 레벨'의 칭호를 지녔지만, 아직 우승이라는 타이틀이 없는 그리핀의 결승전 변수 때문이다.
SKT는 이번 2019 LCK 스프링에서 4패를 기록했지만, 2라운드에 들어서면서 영입된 선수들의 손발이 맞아 가며 팀플레이가 눈에 띄게 향상됐다. 그 대표적인 예가 지난 플레이오프 2라운드에서 맞붙은 킹존과 경기다. SKT는 1~2세트 모두 킹존의 전략에 휘둘리며, 불리하게 경기가 진행됐고, 심지어 2세트는 사실상 다음 경기를 준비할 상황에 이르렀지만, 놀라운 집중력을 보여준 한타와 상대의 빈틈을 찌르는 매서운 운영으로 결국 3:0 스코어를 기록하며 결승에 진출했다.
이 경기에서 SKT의 선수 모두 한 몸처럼 움직이는 빛나는 플레이를 펼쳤지만, 이 중에서도 LOL e스포츠의 슈퍼스타로 불리는 페이커(이상혁 선수)가 다시 전성기의 폼을 되찾은 듯한 뛰어난 활약을 보여준 것도 이번 결승전의 관전 포인트라 할 수 있다.
이에 반해 그리핀은 정규 리그에서는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줬지만, 아직 우승컵을 들어 올린 기록은 없다. 지난 2018 LCK 서머 시즌 결승전에서 그리핀은 신인의 패기를 보여주며, 로얄로더(데뷔 시즌 우승을 달성한 기록)를 노렸지만, 3세트서 급작스럽게 패배를 겪으며 내리 2세트를 내주며 KT에게 아쉽게 패배했다.
다만 대 SKT 전을 압도하는 전적을 지니고 있고, 지난 9일 진행된 ‘결승 미디어 데이’서 단 한 순간의 방심도 하지 않겠다는 바이퍼 선수의 발언처럼 와신상담하며, 칼을 갈아온 그리핀의 저력도 만만치 않다는 것도 결승전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해외 대회의 진출권의 행방이 가려진다는 것도 이번 결승전이 주목받는 이유다. 지난 시즌 한국 LCK는 역대 최악의 성적을 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e스포츠가 처음으로 올림픽 시범종목에 지정됐고, 롤드컵 역시 한국에서 열렸지만, LCK 팀들은 2018년 열린 모든 국제 대회에서 단 하나의 우승컵도 들어올리지 못했다.
더욱이 롤드컵에서는 8강 이전에 LCK 세 팀 전원이 탈락하는 초유의 사태까지 벌어져 LOL 세계최강을 자처하던 한국에게 큰 시련으로 다가오기도 했다. 때문에 이번 결승전은 두 팀의 승패여부를 떠나 LCK의 최고 실력을 가진 팀들의 수준을 알아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며, 우승팀은 'LoL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에 진출하는 만큼 상처입은 LCK의 부활을 이끌 수 있을지 여부도 관심이 쏠리고 있는 중이다.
여기에 우승컵을 새롭게 제작할 만큼 LCK 리그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라이엇 게임즈가 주관하는 최초의 결승전이라는 점에서 매번 뛰어난 결승 무대를 꾸며왔던 기존 방송사들과 어떤 차별화된 무대를 선보일지 역시 기대되는 부분 중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