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DC 2019] 몰락하던 브롤스타즈를 성공시킨 슈퍼셀의 기업 문화

클래시오브클랜부터 브롤스타즈까지 전세계 모바일게임 시장을 뒤흔드는 히트작을 쏟아내는 슈퍼셀의 저력은 무엇일까?

금일(25일) NDC 2019(넥슨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브롤스타즈- 도전과 극복의 슈퍼셀 문화'라는 주제로 강연을 진행한 김우현 아트 디렉터는 각종 지표에서 쇠퇴해 가던 브롤스타즈를 성공시킨 슈퍼셀의 독특한 기업문화를 소개하고, 이를 한국 게임사들과 접목할 수 있는 자신만의 의견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슈퍼셀 김우현 아트 디렉터
슈퍼셀 김우현 아트 디렉터

평균 근무 기간이 8.2개월에 불과할 정도로 청개구리 정신이 강했다는 김우현 아트 디렉터(이하 AD)는 창업도 하고, 조직을 운영하고 관리하는 등 다양한 과정을 거친 경험이 있어 처음 슈퍼셀에 입사했을 때는 회사의 이미지가 마케팅으로 만들어진 것이라 생각해 딱히 기대를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더욱이 '클래시오브로얄'의 아티스트가 2명, '클래시오브클랜'의 아티스트가 3명에 불과한 것도 이러한 의심을 증폭시켜 슈퍼셀에 엄청난 각오를 가지고 들어갔다고 말해 웃음을 이끌어 내기도 했다.

NDC 2019 브롤스타즈- 도전과 극복의 슈퍼셀
문화
NDC 2019 브롤스타즈- 도전과 극복의 슈퍼셀 문화

하지만 입사를 하고 나니 택배를 받는다고 연차를 쓰고, 이에 대한 증거를 요구하지 않는 회사의 분위기와 회장이라도 같은 수준의 비행기와 호텔을 이용하고, 임원을 위한 상석이 존재하지 않는 것을 비롯해 일반 직원이 성과금에 대해 CFO와 토론하는 등 자유로운 분위기에 놀랐다고 말했다.

다만 자유로운 분위기와 함께 회사는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고, 자신이 스스로 모든 것을 찾아야 하는 독립성을 지니고 있어 기존 문화에 익숙한 이들은 적응하기 힘든 요소가 많았으며, 각자 독립성을 지니고 있어 소규모 조직으로 게임을 만들고 성공시키는 기반이 되었다고 설명했다.

브롤스타즈의 개발과정도 들을 수 있었다. 슈퍼셀은 팀을 이뤄 게임의 기획을 CEO에게 보고하면 바로 개발에 착수하며, 중간 보고 없이 핵심 콘텐츠가 만들어질 때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테스트를 하게 되는 등 아이디어를 지니고 있으면 누구나 게임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NDC 2019 브롤스타즈- 도전과 극복의 슈퍼셀
문화
NDC 2019 브롤스타즈- 도전과 극복의 슈퍼셀 문화

그러나 앞선 게임들이 엄청난 성과를 거둔 이후 게임의 허들이 엄청나게 높아졌고, 국가별 정체성부터, 10대 청소년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에 대한 도덕적인 영향까지 고려하는 등 다양한 부분에서 고민을 해야 하기 때문에 수 많은 게임이 정식 서비스 이전에 사라진다고 전했다.

김우현 AD는 브롤스타즈 역시 콘텐츠가 너무 많았고, 이전까지 게임과 완전히 다른 구조를 지녀 처음 도입하는 기술도 많았을 뿐더러 기존 슈퍼셀의 색과는 다른 굉장히 생소한 스타일의 게임이라 거부감도 심해 슈퍼셀 내에서 사라질 수도 있는 게임이었고, 수 많은 우려를 낳은 게임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브롤스타즈의 시작은 우주 배경의 터치형 슈팅 게임이었으나, 슈팅 컨트롤의 문제를 비롯한 다양한 문제가 발견됐고, 이후 가상패드의 도입과 그래픽의 대대적인 변화를 더하는 등 많은 변화를 주었지만, 이러한 시도에도 불구하고, 브롤스타즈의 이탈하는 게이머들을 막을 수 없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팀원들 역시 저조한 성적에 다음 게임의 프로젝트 이야기까지 나오는 상황. 브롤스타즈 팀은 반 자포자기 한 상태로, 안드로이드 출시를 결정했고, 새로운 시장인 아시아 마켓에 진출해 신규 시스탬의 피드백과 유저 풀을 확보했으며, 코어 시스템 안정을 위해 미뤄 두었던 신규 콘텐츠를 대대적으로 추가하는 강수를 두었다.

NDC 2019 브롤스타즈- 도전과 극복의 슈퍼셀
문화
NDC 2019 브롤스타즈- 도전과 극복의 슈퍼셀 문화

그 결과 반응은 폭발적이었고, 글로벌 사전예약 30일 만에 1,400만 게이머를 모집한 것에 이어 60%의 전환율을 기록하는 등 성공을 거두며 브롤스타즈가 세계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두는 기틀을 마련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우현 AD는 이러한 도전이 가능한 이유는 개인과 팀 그리고 보상으로 이어지는 슈퍼셀의 안정망이 그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슈퍼셀은 300명의 직원을 지니고 있을 정도로, 채용 프로세스가 매우 길고 고통스럽지만, 검증 시스템을 통과한 직원에게는 맞는 팀을 찾을 때까지 이동시켜 주는 등 세심한 배려를 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실패를 축하하는 샴페인 파티가 진행될 정도로, 프로젝트가 성공하지 못하더라도 그 경험을 얻으면 조직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 프로젝트가 실패하면 그 프로세스를 모두 공유하고, 매출이 잘 나오는 팀이 모든 보상을 독차지하는 것이 아닌 공평한 성과금 분배가 이뤄진다고 말했다.

NDC 2019 브롤스타즈- 도전과 극복의 슈퍼셀
문화
NDC 2019 브롤스타즈- 도전과 극복의 슈퍼셀 문화

이 덕에 돈을 잘 버는 프로젝트나 못 버는 프로젝트나 똑같은 비율로 성과금을 받기 때문에 다른 팀을 견제할 필요로 없고, 회사의 발전만을 위해 모두가 노력하는 풍토가 자리잡았고, 이 같은 문화가 슈퍼셀을 성장시키는 요인 중 하나라고 말했다.

한국 게임 회사 문화에 대한 이야기도 이어졌다. 김우현 AD는 이러한 슈퍼셀의 문화는 물론 겉보기에는 좋지만, 상사와 부하직원의 관계가 존재하는 한국의 문화에서 이를 곧바로 적용시키기 어려우며, 무조건 서양에 것을 추종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를 낳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슈퍼셀의 자유, 평등, 독립도 중요하지만 이를 적절히 적용해야 되며, 리더까지 서서 진행하는 스탠딩 회의에서 의자에 누워서 자기 의견을 말하는 광경이 자주 벌어지는 슈퍼셀의 문화를 곧바로 적용시키기 어려운 것처럼 수평적인 구조는 받아들이고, 한국 게임사들의 장점을 융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회사 또한 직원을 관리해야 할 대상이 아닌 어른으로 대하면, 직원 또한 어른스럽게 행동하고, 도구가 아닌 동료로 대하고 존중할 것이라고 말하며, 한국 게임업계도 찬란한 시기가 있었지만, 업무 프로세스의 논의가 없었던 과거를 되짚어보며 해외의 사례를 우리의 정서에 맞는 식으로 도입한다면 더욱 긍정적인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며 강연을 마무리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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