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전? 격차확인?" 2019 MSI가 관심 받는 이유
리그오브레전드(이하 LOL)의 상반기 빅 이벤트 '2019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이하 '2019 MSI') 그룹 스테이지 개막이 이제 하루 밖에 남지 않았다.
MSI는 전세계 LOL 프로리그 스프링 시즌 1위 팀들이 맞붙는 대회로, 가장 권위있는 대회라 할 수 있는 LOL 월드챔피언십(이하 롤드컵)처럼 대규모로 진행되지는 않지만, 스프링 시즌 1위 팀들간의 대결인 만큼 각 지역별 실력 차를 가늠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롤드컵의 전초전이라는 점에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대회다.
이번 2019 MSI 키워드는 크게 두 가지다. 일종의 와일드카드 전이라 할 수 있는 플레이-인 스테이지에서 보여준 베트남(VCS) 지역 '퐁 부 버팔로'를 비롯한 북미, LMS 지역 팀들의 경기력과 한국 LCK의 1위로 출전하는 SKT의 명예회복이 그것이다.
먼저 지난 5월 1일부터 5월 7일까지 진행된 MSI 플레이-인 스테이지에서는 북미(LCS) 지역의 '팀 리퀴드(Team Liquid)'와 대만/홍콩/마카오(LMS) 지역의 '플래시 울브즈(Flash Wolves)' 그리고 베트남(VCS) 지역의 '퐁 부 버팔로(Phong Vũ Buffalo)'가 본선 진출을 확정지었다.
특히, 이 세 팀은 25분 만에 무려 40킬이 넘는 스코어가 등장할 만큼 매 경기마다 화끈한 경기력을 보여줘 많은 LOL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더욱이 LOL의 1세대 프로게이머라 할 수 있는 '팀 리퀴드'의 원거리딜러 더블리프트(피터 팽)이 녹슬지 않은 실력으로 다시 MSI 본선에 오르는 쾌거를 기록하기도 했으며, '퐁 부 버팔로' 역시 홈 어드밴티지를 바탕으로 녹록지 않은 실력을 보여 돌풍을 일으키는 등 다양한 이슈가 발생한 것이 사실.
물론, 이들이 상대한 지역 팀과 탑 랭커로 꼽히는 한국, 중국, 유렵 지역과의 실력 격차는 분명하지만, 눈만 마추치면 바로 전투에 돌입하는 화끈한 공격력과 시종일관 몰아붙이는 강력한 라인전을 보여준 만큼 의외의 복병으로 떠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국내 팬들에게는 SKT의 성적이 초미의 관심사다. SKT를 비롯한 LCK 팀들은 지난 2018년 LOL의 e스포츠 리그가 출범한 이례 가장 암울한 시기를 거쳤던 것이 사실이었다. 한국에서 개최되어 많은 주목을 받았던 롤드컵에서 한국 LCK 팀들이 모두 8강 이전에 탈락한 것을 비롯해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도 중국에게 밀려 2위를 기록하는 등 국제 대회에서 단 하나의 우승컵도 들어올리지 못했다.
특히, 그 패배의 대부분이 중국 LPL 소속 팀이었다는 것은 LOL 세계 최강국으로 꼽히던 한국의 명성에 큰 치명타로 다가와 LCK 위기론이 불거지기도 했던 것이 바로 2018년 LCK의 현실이었다.
많은 위기와 시련을 겪었던 만큼 2019년 첫 국제 경기에 나서는 SKT에 국내 팬들이 쏠릴 수밖에 없는 상황. 여기에 2018 롤드컵 우승팀이자 엄청난 경기력으로 세계 최고의 팀이라는 칭호를 받았던 '인빅터스 게이밍'(이하 IG)이 중국 LPL 대표로 MSI에 나선 만큼 SKT와의 경기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SKT는 흔들렸던 초반의 위기를 극복하고, 더욱 단단해진 전력으로 경기에 나선다. 탑 라이너 칸은 가끔 ‘솔로 킬’이라는 참사를 겪기는 했지만, 리그 최고의 운영과 한타 능력을 보여주었으며, 정글러 클리드는 LCK 사상 최고의 영입이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경기의 맥을 짚어주는 플레이를 선보였다.
여기에 경기를 거치며 다시 전성기의 모습으로 돌아 간 듯한 무서운 폼을 보여주고 있는 페이커와 서포터의 정석 같은 플레이로 SKT 우승의 숨은 공신인 마타 그리고 킹존과 그리핀과의 경기에서 최고의 스타로 떠오른 원거리딜러 테디까지 SKT의 5명은 한타, 소규모 전투, 운영 등 전분야에서 약점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뛰어난 모습을 여러 차례 보여주기도 했다.
물론, 이와 맞서는 IG도 만만치 않다. 우선 지난 롤드컵의 우승 주역이었던 ‘더샤이’와 ‘루키'가 여전히 막강한 실력을 보여주었고, 나머지 라인도 흠잡을 곳이 없다는 평가다. 더욱이 벤(상대 챔피언을 금지하는 것)으로 인한 전략을 무색하게 만들 정도로 방대한 IG의 챔피언 폭은 역대 LOL 프로팀 중 최고로 평가받고 있어 경계해야 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두 팀의 플레이 스타일도 극명하게 다르다. SKT는 후반 한타를 통한 대역전 극을 연달아 선보이며 우승을 차지했지만, IG는 중국 LPL 스프링 플레이오프에서 라인전부터 격차를 보여준 경기력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IG의 막강한 라인전의 배경에는 상체 싸움에서 불리한 적이 없었을 정도로 탑의 ‘더샤이’, 정글의 ‘닝‘ 그리고 미드의 ‘루키’로 이어지는 막강한 라인업이 있었다. 때문에 과연 이 상체 싸움에서 SKT와 IG가 어떤 결과를 보여줄 지 초미의 관심을 끌고 있으며, 후반 캐리의 정석이라 할 수 있는 원거리 딜러 간의 경쟁도 기대를 모으는 포인트 중 하나다.
이번 MSI는 그룹 스테이지는 6개팀 간 단판제 풀리그 형식으로 각 팀과 두 번씩 대결하게 된다. 이중 SKT와 IG는 5월 11일 오후 9시에 열리는 그룹스테이지 2일차 경기와 5월 15일 오전 12시 그룹스테이지 마지막 경기에 맞붙게 될 예정이다.
과연 지난해 부진했던 LCK의 영광을 다시 재현하려는 SKT가 여전히 건재한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는 2018년 챔피언 IG를 맞아 어떤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 5월 10일 열리는 MSI에 국내 e스포츠 팬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