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춤하다고 무시하지말라, '대박' 가능성 품은 중견 게임사들
불과 2 년전만해도 블루홀은 '테라'의 개발사로 기억될 뿐 완곡하게 하강 곡선을 그리며 업계에서 잊혀져가는 모습을 보였다. 세계적인 게임사로 위명을 떨치기 시작한 것은 회사 내의 한 비주류 개발팀이 개발한 '배틀그라운드'의 대박 이후부터 였다.
플레이위드 또한 PC 온라인 게임 '로한'의 개발사로 기억될 뿐, '로한M'이 등장하기 전인 6월말까지 '듣보잡'(듣도 보도 못한) 취급을 받으며 과거의 영광에 만족하던 게임사일 뿐이었다.
이처럼 게임 하나만 잘 만들어도 게임사에 대한 평가는 180도 바뀌는 현실에, 업계에서는 '대박'을 낼 수 있는 저력을 가진 게임사들에 대한 재평가에 들어갔다. 당장은 주춤하더라도 기술력이나 IP 등 모멘텀이 높은 개발사들을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10분기 연속 적자행진을 보이며 고전하고 있는 게임빌은 이렇게 재평가 받을 수 있는 대표적인 게임사 중 하나로 손꼽히고 있다.
2016년 8월에 야심차게 내세운 'RPG 더 넥스트' 프로젝트가 연이어 침몰하고, 2018년 상반기에 내놨던 자체 대작RPG인 '로열블러드'의 참담한 실패로 2년반 넘게 시장의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게임빌이지만, 이들 RPG들의 실패가 게임빌에게 꼭 독으로만 다가온 것은 아니다.
게임빌은 3년 가까이 글로벌RPG 육성의 노하우를 착착 쌓아나가면서 '엘룬', '탈리온' 등에서 소기의 성과를 내고 있다. '엘룬'은 현재 국내 구글플레이 48위, '탈리온'은 43위를 기록하며 특출난 모습은 아니지만, 글로벌 지역에서 100억 대 이상의 매출을 내는 등 둘 다 기존의 RPG 보다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 회사를 이전하면서 컴투스 '서머너즈워'와 더욱 긴밀하게 연계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그동안의 노하우를 총집결시켜 '제노니아 온라인' 등의 대형 RPG에 쏟아붓는 것도 게임빌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게 하는 요소다.
또 오는 8월5일부터 사전예약을 시작하는 '게임빌 프로야구 슈퍼스타즈', NBA의 공식 라이선스를 받은 농구게임 'NBA 나우' 등도 세계적인 IP를 활용한 게임으로 게임빌의 가치를 급등시켜줄 수 있는 게임으로 손꼽히고 있다.
게임빌에 이어 '데스티니 차일드'를 개발한 시프트업(SHIFT UP, 대표 김형태)도 높은 잠재력을 가진 요주의 게임사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데스티니 차일드'가 현재 국내 안드로이드 오픈 마켓에서 100위 밖으로 밀려나고 야심차게 진행했던 일본 서비스 마저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한 상황이지만, 업계는 시프트업이 내놓은 '프로젝트 : 니케'와 '프로젝트 : 이브'에 주목하면서 시프트업의 행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프로젝트 니케'는 2.5D 폴딩 기술을 활용하여 기존의 모바일 게임과 차별화된 생동감 넘치는 전투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작품이며, '프로젝트 이브'는 국내 게임시장을 놀라게할 차세대 콘솔 게임으로 시프트업의 회사 가치를 높일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 두 게임 모두 다양한 게임 퍼블리셔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으며 시프트업에 대한 투자 문의도 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 번째로 글로벌 2천만 다운로드를 넘은 '크루세이더 퀘스트'를 서비스 중인 로드컴플릿(대표 배정현)도 주목할만 하다.
지난 2014년 12월에 출시한 '크루세이더 퀘스트'는 NHN(대표 정우진)과의 찰떡 궁합을 통해 다양한 콜라보레이션을 연이어 성공시키며 5년째 승승장구하고 있다.
'크루세이더 퀘스트'가 조금씩 하강곡선을 그리며 오픈마켓 100위권 밖으로 밀려나더라도 로드컴플릿은 걱정하지 않는다. 다른 IP 콘텐츠와 콜라보레이션을 하는 순간 매출 순위 20위권에 안착하기 때문.
로드컴플릿은 그동안 '길티기어', '킹오파', YS VIII', 'RWBY' 등 다양한 IP와 콜라보를 진행했고, 콜라보 때마다 높은 다운로드 수 증가와 매출 증대의 효과를 보여주면서 '콜라보 불패' 신화를 써나가고 있다. 평소에 친 게이머적인 행보와 꾸준한 업데이트로 휴면 게이머들을 언제든지 복귀시키기에 가능한 일이다.
또 로드컴플릿이 내놓은 차기작들을 보면 후속작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진다. 로드컴플릿은 흔히 한국 게임시장의 공식으로 불리우는 자동전투나 확률형 아이템을 최소화하면서도 시장에 없는 특이한 장르를 개발해나가면서 글로벌 성공 신화를 위한 디딤돌을 쌓고 있다.
일례로 지난 2016년에 내놓은 '라이드 제로'의 경우 리듬게임과 슈팅게임을 조화롭게 배치해 일부 매니아들로부터 극찬을 받기도 했으며, 최근 또 글로벌 트렌드를 바꿀 수 있는 신작 게임 개발에 착수하면서 기대감을 모으고 있는 상황이다.
마지막으로 국산 미소녀 액션 게임 '소울워커'를 개발하고 있는 라이언게임즈(대표 윤성준)도 대박 가능성이 높은 게임사로 주목을 받을만하다.
지난 2016년에 첫 서비스를 시작했던 '소울워커'는 강력한 캐릭터성과 액션성 등으로 무장해 국내 대표하는 미소녀 액션의 터줏대감으로 자리잡고 있으며 지난 2018년에 PC방 점유율 20위권에 진입하며 장기 서비스에 대한 기반을 다져왔다.
70여 명의 적은 인원으로 '소울워커'의 글로벌 서비스를 착착 진행하는 한편, 최근에도 스마일게이트 메가포트(대표 장인아)와 함께 게임 내 최고 레벨에 도달한 게이머들이 자신의 캐릭터를 한층 더 성장시킬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데자이어 워커' 업데이트를 공개해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또 하나 주목해야할 점은 이 라이언게임즈가 지난 2018년에 8개 VC로부터 125억 원의 투자유치를 진행하면서 차기작에 대한 여력을 확보했다는 점이다. 당시 이미 600억 원의 회사 가치를 입증받은 상황이다.
이런 자금을 바탕으로 라이언게임즈는 2년째 그동안의 노하우를 집중시킨 차기작을 개발중이며, 이 차기작이 '소울워커'를 능가하는 국내 대표급 미소녀 액션 게임으로 제작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회사에 대한 기대감도 더욱 커지고 있다.